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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 12일 오후 9:44 공개
펫페페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잠깐이면 가능할지 몰라도 희망은 장기적 동력이 아니야.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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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는 무더위 에피소드가 있다. 사람이 냉장고에 들어가 포도를 먹고, 집 앞에 나와 돗자리를 펴고 눕는다. 시청했을 당시에는 너무 과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이 덥다고 느끼고 있지만, 그렇게까지 행동하는 것을 보거나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1994년으로부터 32년이 지나고, 그 드라마가 종영한 지 13년이 지난 지금은 그게 더 이상 가상의 세계가 아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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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더위를 갱신하는 지구를 생각하다가 읽은 이 작품은 짐리원 작가님의 단편소설집이다. 다른 리뷰에서도 많이 언급했지만, 소설 장르 중에서 유독 약한 분야 중 하나가 SF다. 그래서 보통은 망설이게 되는데 기후와 생태의 이야기를 다룬 장르여서 더 고민할 것도 없이 선택했다. 환경에 관심이 부쩍 높아진 최근 몇 년을 생각한다면 분명히 시사점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기대감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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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에는 총 열 편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오리, 8만 년 후의 현대 시대로 돌아오게 된 매머드와 코끼리처럼 기후와 생태를 전면적으로 다루는 작품들도 있었지만, 기후 우울증이 곧 자살로 이어지는 사회, 기후대격변 시대를 지나가면서 과거로 돌아오는 사람들 또는 무기한 수면에 돌입하는 사람들까지 인간과 지구의 공존을 이야기하거나 인간 자체를 주제로 두는 작품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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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어렵게 느껴졌다. 시작은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인간들이 등장하지만,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세계관을 생각해야만 이해가 되는 작품들이 많았다. 특히, 상상력이 가장 부족한 독자로서 활자를 읽으면서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그리기가 어려웠다. 거기에 주어진 메시지를 곱씹다 보니 읽는 속도가 현저히 느릴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독창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어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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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기억과 사회>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화자는 기후 우울증이 하나의 위험한 질환이 된 사회에 살고 있다. 기후의 영향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2030 세대의 사람들이 많아진 것인데, 이는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연구하는 정원 교수는 딥클렌징이라는 기술을 백신으로 제공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화자는 이 실험에 참가하기로 결정한다. 마냥 허구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많은 공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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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40도가 넘는 더운 여름을 버티면서 못살게 굴었던 지구에게 다시금 미안한 마음으로 넘겼던 페이지가 다른 해답을 가지고 돌아왔다. 여기에 등장하는 동물과 인간들은 단순하게 무조건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외치지 않는다. 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동물과는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 보자고 말한다. 우리는 이들이 내미는 손길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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