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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18일 오후 5:22 공개
공포의 문법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보고 싶어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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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장르와는 거리를 두는 성향이라고 생각했다. <곡성>, <부산행>처럼 너무나 유명한 작품뿐만 아니라 얼마 전 개봉한 <호프>, 명불허전 해외 공포 영화의 끝판왕 <엑소시스트>에 이르기까지 관심조차도 없었다. 평소 겁이 많은 스타일이어서 일부러 피했다. 그런데 호러 장르의 소설이 생각보다 무섭지 않게 느껴진다. SNS에서 뜨거운 작품들을 하나씩 읽는 중인데 지금까지 그 기대에 부응하는 스토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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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을 조금이나마 재미있게 즐기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 바로 듀나 작가님의 인문학 도서다. 그동안 작가님의 작품을 종종 접했지만 솔직하게 기억에 남지는 않았다. 나의 제한된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그 세계관들을 그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흥미있는 스토리도 단편적으로만 이해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번에 공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 발간 소식을 듣고 소설과 다른 인상을 경험하고 싶어서 페이지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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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공포를 다루지만, 이론적인 이야기보다는 작가님의 사견이 담긴 책이다. 호러 장르의 영화 감독인 '스티븐 킹'과'스탠리 큐브릭'의 기법 차이,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와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이해처럼 소설이나 영화 속 문화에서 드러나는 공포 이야기, 처녀귀신과 괴물, 뱀파이어, 좀비 등 우리가 매체에서 자주 보고 들었던 귀신에 이르기까지 공포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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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와닿았던 책이다. 언급한 것처럼 그동안 공포 장르를 잘 모르는 사람 중 하나다. 최근 접하고 있는 소설들도 대부분 한국 작가의 작품에 편중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책에 등장하는 감독과 작가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다. 읽는 내내 인터넷으로 검색했는데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더라면 더 풍부한 감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포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더욱 재미있는 게 와닿는 책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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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14장의 <남은 것들에 대하여>라는 목차의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이스라엘에는 이상한 법이 통과되었다. 바로 테러 혐의로 유죄를 받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기본 형량이 사형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60년 넘게 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나라에서 특정 집단의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법을 만든 것이다. 공포의 크기가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가장 피부에 와닿았던 파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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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에서는 인간이 가진 욕심으로부터 오는 생명의 위협감을, 같은 지구 안의 누군가는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는 원초적인 본능을, 작가님께서는 원고 마감 기한으로부터 오는 약속의 압박감을, 이야기를 접한 나는 새로 알게 되는 세계에서의 혼란을 느낀다. 그저 저마다 가지고 있는 공포의 형태와 크기만 다를 뿐이다. 어쩌면 살고 있는 이 세상이 하나의 공포는 아닐까. 앞으로 경험하게 될 공포의 세계는 깊고도 다르게 보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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