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래 면역학자로서 미국에 왔다. 면역학을 선택한 이유는, 중국을 떠날 핑계와 먹고 살 기술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제외하면, 면역계의 작동 원리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면역계는 비자기물질을 발견하고 공격해서 제거하는 임무를 맡는다. 면역 세포는 기억하는 능력을 지녔는데, 어떤 세포는 자신이 생성된 시점부터 모조리 기억한다. 때로는 오류가 생겨 선택저으로 기억하거나, 더 위험한 경우에는 무분별하게 기억해서, 면역계가 자기를 마치 제거돼야 할 비자기로 잘못 인식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Immune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영단어 중 하나이다. 면역으로 방어하는 대상이 무엇이건, 질병이건 어리석음이건 사랑이건 외로움이건 괴로운 생각이건 사그라들지 않는 고통이건, 나는 면역을 원했고 내가 창조한 인물들에게도 면역을 주고 싶었는데, 헛된 바람이라는 사실은 내심 알았다. 생명이 있는 한, 삶에 면역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