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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YLA
  • 2025년 11월 2일 공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5 밑줄긋기

먹여주길 바라고, 재워주길 바라고, 이유 없이 사랑 받고 싶어 한다. 다만 그럴 팔자와 아닌 팔자가 있는 거다.
이런 일련의 일을 통해 그녀는 친절과 선의가 완성되는 데에는 두 가지 조건이 있음을 배웠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친절과 선의는 있는 그대로 주고 있는 그대로 받을 수 있는 두 사람 사이에서만 유효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염되고 변질되고 공중분해되면서 자신 혹은 상대를 다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누구나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취약했고 위험했고 다르기 까다로웠다.
그녀는 오래되어 제대로 기억나지도 않는 옛 여행지들을 떠올렸다. 어쩌면 자신도 그 낯선 곳들에 자신의 일부를 남기고 오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그렇다 해도 이젠 모두 사라져버렸을 것 같았다. 그건 그녀가 시간을 감각하는 방식이었다. 그녀에게 시간은 모든 걸 흔적도 없이 지우는 무언가에 가까웠다. 그 순간, 그녀는 무심코 거울을 보았고 약간 놀랐다. 그동안 자신에게서 사라져버린 것들이 한꺼번에 자각되는 기분이었고, 자신의 얼굴이 이상할 정도로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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