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은 그저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랐는데, 비경이 저렇게 우는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괴롭구나."
하자, 비경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지낼 때 나는 운영과 단짝이 되어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자고 맹세했어. 이제 남궁 서궁으로 서로 떨어져 살게 됐지만, 그렇다고 옛 맹세를 저버릴 수 있겠니? 이왕에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내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다 말할게. 전에 운영이 나날이 야위고 핼쑥해질 때만 해도 영문을 몰랐는데, 이제 보니 그게 다 그리움 때문인 것 같아. 이대로 두면 운영은 정말로 죽을지도 몰라. 얘들아, 내가간곡히 빌 테니 우리가 운영을 도와주자. 자란이 이번에 소격서로 가자고 한 뜻을 나는 이미 짐작했단다. 자란이야말로 운영의 진정한 벗이라는 것도알았지. 우리가 다투다가 끝내 궁을못 나가면 운영이 어떻게 되겠니? 운영이 병들어 죽기라도 한다면 모든 원망은 남궁에 있는 우리에게 돌아올 텐데, 그래도 괜찮겠니? 이제 모두 고집을 거두고, 우리가 힘을 모아 줄을 목숨 하나 살려 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