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규정하는 것은 무엇인지, 타인과의 관계는 어떻게 맺는 것인지 갑자기 나 자신이 낯설게 느껴질 때 읽으면 좋은 책.
인 더 메가처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추천: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독서모임용 책으로 추천!
’관계‘에 대해 다정한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아사이 료 작가님의 글은 항상 사회적 문제를 담고 있다. 사회적 문제를 다루면서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데, 문제는 그 시선들이 마음을 자꾸만 콕콕 쑤신다는 것이다. 인 더 메가처치 역시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문제들을 담았는데 이번에는 ‘관계‘를 다루고 있다. 사회적 관계, 나 자신과의 관계 등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관계를 맺는다. 1부에서 요시히코는 딸 유학비와 생활비를 대는 아버지로서의 정체성과 이혼을 했지만 가족과의 관계를 놓치 못하고 있다. 2부에서 스미카는 대학을 다니며 해외 유학을 준비하고 있지만 사실은 실패할까봐 두려워하고 더불어 인간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가족에게는 말하지 않는다. 가족들이 바라보는 나는 영어와 팝 음악을 좋아하고 해외 유학을 가기 위해 노력하는 스미카니까. 3부에서는 아예 다른 사람이 등장하고 내가 읽은 가제본은 5부까지만 나와 있다.
인 더 메가처치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 규정하면서 ’관계‘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을 늘어놓는데, 수록된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는 말이 떠올랐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하고, 어떤 집단과의 공통점을 갖고 싶어한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워 반발심을 안고 읽었는데, 덕질하는 이의 관점을 읽고 간파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를 좋아함으로써 얻는 행복감도 좋지만, 그를 좋아하는 다른 이와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는 것. 그것이 덕질을 더 활기차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덕질을 한 사람이라면 그 동질감과 유대감을 모를 수가 없다.
자신을 소개할 때 MBTI를 말하거나 퍼스널 컬러를 찾는 등, 요즘은 나를 정의하기 위한 말들이 가득하다. 그러나 진짜 나를 정의하는 건 뭘까. 내 취향, 내가 좋아하는 음식, 내가 좋아하는 취미는 분명히 내가 정한 것인데 인 더 메가처치를 읽은 뒤 그게 어떤 집단에 속하기 위해서 좋아하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나는 취미를 다양하게 가진 사람인데, 내 취미의 시작이 누군가와 더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시작이 중요할까. 시작은 그럴지라도 지금 좋아하는 마음은 거짓이 아닌데. 그리고 그 마음이 거짓이라 할지라도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어서라는 이유이기에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혼란스러워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어렵고 험난할지라도 지금 내가 하는 건 가짜가 아니다. 그것까지가 나를 규정하는 것이다.
아사이 료 작가님의 작품 중 ’생식기’, ‘정욕‘을 읽어보았는데 이번 작품이 감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가장 마음에 남는 문장이 많았고, 평소 어렴풋하게 생각하던 주제를 담은 소설이라 더 허를 찔린 듯한 기분이 들어서기도 하다. 이번 작품인 ‘인 더 메가처치‘에서는 갑자기 신라면이나 참이슬 등 한국 음식 이름이 나와서 작가님과의 거리감이 더 좁혀진 것 같기도 하다. 이 작품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는 책이라 독서 모임을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