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별점별점별점별점
  • 읽고싶어요
  • 읽고있어요
  • 읽었어요
마주 선 두 거장의 영혼이 건네는 깊은 위로
문학계의 거장 프란츠 카프카와 미술계의 이단아 에곤 실레가 살아생전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닮은 영혼을 지녔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모티브 세계문화전집'의 두 번째 책인 이 작품은, 서로 다른 영역인 문학과 예술을 교차시키며 두 천재가 공유했던 시대적 불안과 내면의 공통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사람은 거대한 벌레로 변해버린 인간의 비극을 글로 썼고, 다른 한 사람은 세상의 권위 앞에 발가벗겨진 인간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다.


저자는 가족과 사회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꼈던 두 사람의 치열한 삶의 흔적을 책에 담았다. 단순히 지식을 나열하는 텍스트 중심에서 벗어나, 카프카의 고독한 문장과 실레의 강렬한 미술 작품을 페이지마다 함께 실어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특히 책의 후반부에서는 카프카의 뼈아픈 잠언과 실레의 왜곡된 인물화가 서로 거울처럼 마주 보며 짝을 이루는 구조로 되어있다. 이처럼 만난 적 없는 두 거장의 글과 그림을 입체적으로 연결 지은 구성 덕분에, 인물들의 내면을 더 깊이 이해하며 예술을 감상하는 시야와 폭을 넓힐 수 있다.


우리가 세월의 거센 풍파를 견뎌내고 살아남은 고전을 오늘날 다시 읽고 감상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잃어버린 초심을 흔 깨우고 삶의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주기 때문이다. 국가와 사회가 흔들리고 삶의 방향을 잃어버렸을 때, 이 책은 "당신의 가장 깊은 내면의 방에서 흔들리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물음을 던지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도서협찬 *서평단활동


#만나지않은쌍둥이 #홍신기 #모티브#단단한맘수련서평단#라온혜윰_서평


국가가 흔들릴 때, 사람들은 비로소 자기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더 이상 "우리 제국은 위대하다"고 말할 수 없을 때, "나는 왜 이렇게 불안한가"를 묻기 시작합니다.
제 글쓰기는 아버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아버지의 가슴에 기대어 할 수 없었던 하소연을 했을 뿐입니다. 그것은 의도적으로 길게 늘인 아버지와의 작별이었습니다. 다만 그것이 아버지에 의해 강요된 것이긴 했지만, 제가 정한 방향으로 흘러갔을 뿐입니다.
우리가 고전을 읽거나 보거나 듣는 이유는 단순한 교양이 아닙니다. 세월이라는 잔혹한 시험을 통과하고 우리 시대까지 살아남은 고전은 우리 삶에 ‘질문’을 줍니다. 그 질문이 곧 새로운 것을 ‘창조’할 기회로 이어집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 안에 방 하나를 지니고 있다.
당신 내면의 방에서 가장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것은 무엇입니까?
카프카는 그 뒤에 한 줄을 더 붙였습니다. ‘수치심만은 그보다 오래 살아남을 것 같았다.’ 에곤 실레가 산문에서 쓴 한 줄이 카프카의 문장을 받습니다. ‘우리의 시간 개념만이 최후의 심판을 그렇게 부르게 한다. 사실은 즉결 재판이다.’

비밀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