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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소리를 둘러싼 숨 막히는 미스터리
오빠의 의문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독기를 품고 과감히 남장까지 결행한 여주인공의 복수극인 이 책은 시작부터 긴장감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역사소설이다. 핑크색의 밝은 표지와 다르게 짙은 어둠 속 서쪽으로 흘러가는 밤구름처럼 비밀스러운 분위기가 책 전체를 감싸고 있다.


주인공이 복수의 무대로 선택한 조선 시대 궁중 음악 기관인 '장악원'을 배경으로 쉴 새 없이 사건들이 몰아친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음모와 비밀들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몰입감으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섬세하게 묘사되는 다채로운 음악의 세계와 가혹한 운명 속에서도 주인공을 돕는 이들의 따뜻한 우정은 단순한 복수극을 넘어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 소설을 읽으며 인간의 삶에서 음악과 예술, 즉 '악(樂)'이 과연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주목하게 된다. 주인공의 손에 쥐어진 것이 누군가를 해치는 칼이 될지, 아니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가야금 줄이 될지 추적하는 과정에서 예술이 가진 힘을 실감할 수 있다. 가혹한 운명 앞에서도 끝내 자신만의 본질을 잃지 않으려는 인물들의 고결한 태도에서, 현대인들은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의 중심을 지켜내는 단단한 지혜를 배울 수 있다.


*도서협찬 *서평단활동



#밤구름은서쪽으로흐르니 #역사소설 #마음연결#라온혜윰_서평 #북큐레이터_라온혜윰
소리는 결코 거짓을 말하지 않소. 허나 그리 대단하게 볼 건 아니오. 보이는 이들이 눈앞만 보듯, 나 같은 이는 눈 대신 다른 길로 세상을 보게 되는 법이오.
다 똑같은데 질문이 왜 필요하지요? 굳이 물으시는 건 무언가 다른 점을 찾아 답하고 또한 그 다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하라는 것인데 오라버니꼐서도 사실, 이 세상을 가르려는 사람들과 같은 마음이 아니신지요?
악은 내면을 움직이고 예는 외면을 움직인다 하였네. 악이 지극하여 조화를 이루면 백성이 화합하고, 예가 지극하면 백성이 순종하게 된다는 말처럼 예와 악은 하나가 곧 둘이고, 둘이 곧 하나이니, 그대가 나와 함께 장악원을 세워주게.
기쁨은 마주 웃어야 진정 기쁨이 되고, 슬픔은 서로를 어루만질 때에야 비로소위로가 됩니다. 또한 곤경에 처한 이를 불쌍히 여길 줄 알아야 손 내밀 수 있지요. 말이 닿지 못하는 자리, 그 빈 곳을 메우는 것이 곧 악이옵니다.
세상을 바꾸란 소리가 아니야. 사람을 바꾸란 말도. 너부터 네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아야지. 그럼 너 자신은 변할 수 있으니까.
운명같이 거창한 걸 내 알 리 없지만, 다만 흐름을 바꾸는 건 한순간이 아니라 켜켜이 쌓인 모든 일들의 결과라 생각하오. 그날이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그 운명을 만났을 것이오.
음악은 마음을 옮기는 것이라. 연주하는 이의 숨결이 소리에 실리면 듣는 이의 가슴에 스며들어 다시 울림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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