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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저버리지 않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응원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면 늘 아픈 기억들이 먼저 마음에 걸리곤 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면 감사했던 순간들보다 부정적인 것들이 먼저 생각났고, '세상에 나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갇혀 지냈다. 누군가에게 내 과거를 이야기할 때면 나도 모르게 피해자처럼 신세 한탄을 늘어놓게 되던 시절.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의 눈으로 그 시간을 차분히 되짚어보니, 그때는 미처 몰랐던 고마운 사람들과 반짝이던 순간들이 참 많았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특히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도태'라는 감정이었다. 나에게 도태란 단순히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단절되고 관계에서 고립되는 것 같은 깊은 수렁이었다. 그 어두운 그늘 속에 나 스스로를 가두고 채찍질하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비로소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진정한 도태는 세상이 나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스스로 도태시킬 때 시작된다는 것을.


남들의 기대와 세상의 기준에 억지로 나를 맞추려 할수록 나는 점점 작아지고, 그만큼 도태의 공포는 더 절실하게 나를 덮쳐왔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내 안의 기분과 감정을 스스로 인지하고 나를 보듬어 줄 때, 나는 나 자신으로부터 도태되지 않는다. 타인의 기준에 맞춰 나를 지나치게 몰아세우지도 않게 된다.


이런 깨달음을 얻고 나니, 인생 선배이자 동반자인 '엄마'의 마음으로 쓰인 이 책이 조금 더 일찍 내게 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SNS에서는 무조건적인 친절을 강조하고 충고하는 사람을 멀리하라는 콘텐츠가 넘쳐나지만, 나는 오히려 나를 진정으로 걱정해 주는 '현실적인 조언'이 절실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에 서로의 부족함을 보완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관계의 본질이 아닐까. 때로는 따끔하면서도 그 안에 깊은 사랑이 담긴 작가의 솔직한 문장들이, 나라는 인격체의 품위를 지키며 살아가는 인생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
"가슴이 아팠던 것은 내 껍데기가 깨지는 아픔이었다. 세상의 모든 좋은 것이 내게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무례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두꺼운 껍데기."
책 속의 이 문장처럼, 어쩌면 나를 가두고 있던 것은 내가 만든 두꺼운 껍데기였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그 껍데기를 깨고 나와, 사소한 찰나에 고여 있는 눈부신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 보려 한다.
내가 어떤 삶을 살든, 나 자신만큼은 스스로를 열렬히 응원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 스스로를 도태시키지 않고 내면의 단단함을 지키며 살아가고 싶은 나에게, 이 책은 따뜻하면서도 명확한 이정표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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