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완벽한 청소‘여도 모든 흔적을 지울 수는 없는 법이니까.
책을 덮었을 때 든 생각은... 이게 진정 신인 작가의 첫 책이라고..? 심지어 01년생..? 읽는 동안 몇 번이나 작가 소개를 다시 보고 싶어질 만큼 정말 잘 만든 이야기였다. 특히 01년생이면 이제 스물다섯? 스물여섯일 텐데, 한 인물의 생활과 심리를 이렇게까지 깊게 그려냈다는 게 신기했다. 돈 때문에 마음이 바뀌는 순간이나 자기 행동을 스스로 정당화하는 모습이 구체적이라,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이야기였다. 앞으로 분명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이야기를 들려줄 작가가 될 것 같아 기대기대..!!
돈을 받고 누군가의 가짜 엄마로 살아온 사람이 가짜 딸의 죽음을 마주한다는 설정부터 흥미로웠다. 가족인 척은 해왔지만 진짜 가족은 아닌 사이. 그런 관계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되는 걸까 싶었는데, 주인공이 내린 선택 때문에 상황이 자꾸 예상 밖으로 흘러간다. 하나만 해결하면 될 것 같다가도 일이 더 꼬여서, 읽는 내내 마음 편히 안심할 틈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300페이지가량 되는 책을 쥐도새도 모르게 술술 하루만에 읽어버렸다.
특히 살아남기 위해 시작한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부르고, 결국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로 커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분명 잘못된 선택인데 그 순간에는 왜 그게 유일한 방법처럼 보였는지 알 것 같아서 더 조마조마했던...
가족과 거짓이라는 익숙한 소재도 ‘가족대행서비스’와 맞물리니 꽤 신선하고 요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읽다 보니 가족인 척하는 것과 진짜 가족으로 살아가는 건 어디서부터 달라지는 걸까? 싶기도 했다. 가족이라는 이름만으로 서로에게 진실한 건 아니고, 돈으로 시작된 관계라고 마음까지 전부 가짜인 걸까. 가족을 가족답게 만드는 게 뭔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전!! (사실 반전이 너무 많아서? 이걸 하나의 반전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다.) 주요 인물 중 한 명의 존재와 정체에 관한 반전은 진짜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 문장’을 봤을 때 아니 우뜨케..? 어뜨케..? 뭔;;; 싶어서 잠깐 멈췄다가 앞부분을 다시 펼쳐봤다. 돌아보니 내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말과 상황들이 다르게 읽혀서 더 놀랐다. 분명 읽었던 내용인데 왜 그때는 그렇게만 생각했을까 싶고... 자세히 말하고 싶지만 이건 반전적인 부분이 나오는 해당 문장을 직접 봐야 더 충격이 클 것 같기에 쉿!!
제목 이야기를 다시 하자면, 읽기 전에는 ‘청소’라는 말에만 눈이 갔는데 다 읽고 나니 ‘완벽한’이라는 말이 더 신경 쓰였다. 흔적을 지우면 정말 없던 일이 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당장 들키지 않으려고 지워낸 흔적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거짓말이 필요해지는 걸 보면, 대체 어디까지 치워야 끝나는 걸까 싶었다. 아무리 ‘완벽한 청소’여도 모든 흔적이 지워지지는 않는 법이니까. 읽는 동안에는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지 궁금해서 바빴는데, 덮고 나서야 천천히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긴장감 있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재미있게 읽었고, 다음 작품이 나오면 찾아보게 될 것 같다. 겨우 이십대에 첫 책이 이 정도라니,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더 써낼지 궁금해지는 작가를 만난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