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요즘 지역 재생이 자꾸 궁금해질까
지역 재생 및 활성화 사례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 있다.
일본 야마나시현의 고스게촌 그리고 도쿠시마현의 가미야마.
고스게촌은 마을 전체를 호텔로 바꾸며 지역 재생의 상징적인 사례가 되었고, 가미야마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사람이 찾아오는 마을로 변화했다. 이미 워낙 유명한 이야기임에도 다시 <가미야마>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이 책은 성공 사례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진화해온 가미야마의 현재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사람이 모이는 마을'로 변화했는지에 대한 내용도 보여주지만, 그 이후의 최근까지의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마을'이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떻게 사람을 모았는가.' 보다 '어떻게 사람이 계속 찾아오는 마을이 되었는가.' 가미야마의 이야기는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된다.
프로젝트와 프로젝트가 연결되며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낸 가미야마 서클
가미야마는 인구 5천 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산골 마을이다. 지방 소멸 위기를 겪던 이 마을은 30여 년에 걸쳐 빈집 재생, 예술가 레지던시, 광대역 인터넷 구축, 위성 오피스 유치, 그리고 마루고토 고등전문학교 설립까지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다.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것은 각각의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프로젝트와 프로젝트가 연결되며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낸, 가미야마 서클이다.
학교가 생기고, 젊은 인재들이 유입되고, 예술가가 찾아오고, 창업가가 머물고, 이웃과 함께 지역 경제를 만들고 다시 사람들이 유입된다. 하나의 성공 사례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다음 시도가 가능해지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가미야마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단순히 머무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일을 만들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또 다른 사람을 불러들인다. 그렇게 만들어진 연결은 다시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진다. 이 선순환 구조가 반복되며 지역은 계속 성장한다.
사람 → 일 → 관계 → 새로운 사람 → 새로운 일
그리고 브랜드도, 조직도, 커뮤니티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모으는 이벤트는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머물고, 다시 다른 사람을 초대하고 싶어지는 공간을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다. 가미야마는 그 차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양성은 포용이라는 그릇 위에서 자란다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메시지도 이와 연결된다. 지역에서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서로 다른 사람들을 실제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가미야마에도 많은 이주민이 들어왔다.
자칫하면 지역 주민의 존재감이 옅어질 수도 있고, 갈등이 생길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가미야마 주민들은 새로운 사람들을 경쟁자나 침입자가 아니라 가능성으로 바라봤다. 이주민의 도전을 보며 기존 주민들 역시 새로운 시도에 나섰고, 마을에는 조금씩 활기가 더해졌다. 그 과정에서 행정은 주민들의 시도를 뒷받침했고, 민관 협력 조직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했다.
결국 가미야마의 다양성은 제도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을 기꺼이 받아들이려는 지역 주민들의 포용력과, 가미야마라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왜 가미야마에서는 프로젝트가 계속 생겨나는가
<가미야마, 지역 재생 교과서>는 지역 재생에 대한 책이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을 읽으며 공동체와 조직, 그리고 관계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을 모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머물고, 다시 누군가를 불러오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게 만드는 것은 훨씬 어려운 일이다.
가미야마는 그 답을 건물이나 정책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신뢰와 연결에서 찾고 있었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성장일까, 아니면 지속일까?"
그리고 어쩌면 그 답은, 사람을 모으는 힘보다 사람이 머물고 싶어지는 이유를 만드는 데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