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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의 끝은 괜찮아지는 순간이 아니라, 그 관계를 다른 이름으로 마음속에 남겨두는 일
<엔딩은 있는가요>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정아은 작가를 그리며 그녀를 기억하는 8명의 작가들이 함께 쓴 추모집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의 부재를 둘러싼 애도를 하나의 목소리가 아닌, 서로 다른 감정과 거리, 온도를 가진 글들로 담아낸다.


이 책을 읽으며 애도는 그렇게 단순한 이름으로 묶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문장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 조용했고, 또 어떤 장에서는 이미 끝난 관계가 여전히 말을 걸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책을 덮으며, 애도는 끝내야 할 감정이 아니라 관계가 다른 형태로 접히는 과정에 가까웠다. 완전히 사라지는 대신, 기억은 한 칸에 고이 담기고 감정은 아직 덜 정리된 채로 옆에 남아 있는 상태. 그래서 애도는 극복의 대상이라기보다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그 관계를 부를 수 없다는 사실에 조용히 합의하는 일에 가까웠다.




이 책은 괜찮아지는 법을 말하지 않는다. 왜 이런 감정이 생겼는지, 언제쯤 끝날 수 있는지 묻지 않는다. 대신 이해하지 않아도 남아 있는 감정이 있고, 정리하지 않아도 존재해도 되는 상태가 있다는 것을 조용히 허락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마지막에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엔딩은 없는 것이 아니라, 다만 우리가 익숙한 방식으로 닫히지 않을 뿐이라는 것. 애도의 끝은 괜찮아지는 순간이 아니라, 그 관계를 다른 이름으로 마음속에 남겨두는 일일지도 모르겠다고. 이 책은 그 이름을 서둘러 붙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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