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26 개봉 / 15세 이상 / 118분 / 드라마,멜로 / 한국

감 독: 추 창민

출 연: 설 경구(우재), 송 윤아(연수), 장 항선(아저씨), 이 휘향(연수 엄마), 이 기우(상식)



"왜 이제야 알았을까? 인연은 늘 곁에 있다는 것을..."
가슴에 남는 건 추억뿐, 곁에 있는게 진짜 사랑이다.

10년 전... 그 남자 _우재 이야기


대학 조정 선수인 나는 사귄 지 200일 되는 날 여자친구에게서 이별통보를 받았다. '왜?'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떠난 그녀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아픈 마음을 술로 달래보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 친구 '연수'와 '현태'는 그녀를 잊으라며 위로해줬지만 결국, 나는 군대로 도망치듯 떠나버렸다. 어느 날 친구 '연수'가 면회를 왔다. 학교에서 보던 모습과 달리 훨씬 여성스러워진 그녀의 모습에 자꾸 눈길이 간다. '이럼 안 되지'라고 마음을 굳게 먹고 그녀를 막차에 태워 보낸다. 차에 올라타는 그녀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이는 건 왜지?



10년 전... 그 여자 _연수 이야기


오늘 '우재'가 여자친구에게 차였다며 또 술 먹고 울고불고 해댄다. 처음으로 담배를 피워봤다. 콜록콜록. 눈물이 난다. 담배가 매워서 그런 건지 내 마음이 아파서 그런 건지.. 그냥 난 더 이상 그가 술 먹고 우는 모습을 보기 싫은 거다. 내가 그의 위로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그는 내가 머뭇거리는 사이 군대로 도망치듯 떠나버렸다. 용기를 내서 면회를 갔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언제나 그랬듯 나를 너머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역시 그는 날 친구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래, 이걸로 됐다. 이젠 다 잊어버려야지.' 그렇게 간직하고 있던 그의 사진과 함께 그에 관한 모든 기억을 버렸다.

10년 후... 그 남자, 그리고 그 여자의 이야기

어느 날 고교 조정부 제자들이 다른 학교 학생들과의 시비로 파출소에 있다는 연락을 받은 '우재'는 급하게 파출소로 향하고, 같은 시간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 '연수'는 꼬마 단골손님이 아끼는 애완견을 찾기 위해 파출소에서 경찰관과 한참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그 순간, 파출소 안으로 '우재'가 들어서고 그들은 그렇게 10년 만에 다시 재회하게 되는데...

*



설경구, 조정코치는 사랑보다 한 수위!

설경구가 연기한 '우재'는 옆에 있는 자신의 짝을 알아보지 못하고 인연의 타이밍에서 언제나 한발 늦는 남자로 극 중 대학교 조정선수 출신 고등학교 조정팀 코치이다. 설경구가 조정팀 코치 역을 어떻게 소화할지도 관심사. 매번 자신이 맡은 역을 가볍게 연기하는 법이 없는 설경구는 이번에도 극 중 '조정 선수'인 '우재'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 전 한달 여 동안 수 차례 미사리 조정 경기장을 찾아 실제 조정부 코치의 도움을 받아가며 '조정' 연습을 했는데, 이제는 제법 물위에 배를 띄우고 노까지 저을 수 있는 실력이 됐다고. 극 중 고교 조정부 학생들을 가르치는 실내 연습장 장면에서는 촬영 내내 실제 조정 코치가 보는 앞에서 전문 용어를 섞어가며 능청스런 연기를 펼쳤다. "라이트 페달, 하이 피치, 하나 밀고, 들어가자"등 전문적인 용어들을 구사하는 설경구의 모습에 서울고등학교 조정부 코치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최고의 영상을 위해 팔도를 돌았던 끝없는 사랑 여정

현장에서 '추선생'으로 불리는 추창민 감독은 전작 <마파도>를 통해서도 꼼꼼하고 철두철미하기로 소문이 자자했었다. 그런 그의 명성에 걸맞게 작은 소품 하나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추창민 감독은 인물들의 심리만큼이나 인물과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담을 그릇 역할을 할 최적의 장소를 찾기 위해 팔도를 도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영화 속 주 촬영 지 중 하나인 '연수'(송윤아)의 고향집 양식장은 전국 수 십여 곳의 저수지를 모두 뒤져 찾아낸 곳이다. 추창민 감독은 "전작 <마파도>가 산의 풍경을 담아냈다면 <사랑을 놓치다>는 물의 이미지를 통해 한적한 시골의 풍경을 영상에 담고 싶다"며 양식장 촬영이 이야기 전개의 중요 모티브일 뿐 아니라, 영화의 영상미를 돋보이게 하는 장치임을 강조했다. 덕분에 제작진들은 서울부터 전라도, 충청도 등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돌며 촬영하는 수고를 해야했지만 차츰 완성 되어가는 영화를 보고는 만족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제작진들의 노고는 이뿐이 아니었다. 주로 여름 내내 촬영이 진행됐던 탓에 계속되는 장마, 태풍과의 싸움을 치러야 했던 제작진들. 촬영만 나가면 비가 쏟아지는 통에 현장에 나가 발만 동동 구르다 돌아와야 하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이들의 수난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날씨가 좋아 촬영을 할라치면 어디선가 나타나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소리 때문에 정상적인 촬영을 할 수가 없었다. 이때, 내려진 극단의 조치는 달리기용 총. 총을 들고 스태프 한 명이 나무에 올랐다. 모두 귀를 막고 긴장을 한 순간. 땅!!! 정작 놀란 건 스태프들 뿐, 매미들이 잠시 조용했던 건 나무에 올라간 스태프를 보고 놀라서였다. 결국 매미 울음소리는 포기하고 자연의 소리를 그대로 담아야만 했다.


설경구, 송윤아도 긴장하게 만든 네티즌이 뽑은 배우 연기자 데뷔하던 날!!

신촌의 한 실내포장마차에서 있은 <사랑을 놓치다>의 촬영장. 주연 배우인 설경구와 송윤아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네티즌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젊은 배우들의 열연이 두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것. 이날 촬영은 지난 9월 26일 네티즌 공개 오디션을 통해 최종 선발된 김성오, 서하나 두 예비스타가 함께했다. 총 3천 여명이 응모한 이번 네티즌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1차 서류심사와 네티즌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되는 2차 네티즌 투표 그리고 추창민 감독과 두 주연배우 설경구, 송윤아가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3차 면접 심사를 통해 최종 선발됐다. 두 사람이 맡은 역할은 우재(설경구)와 연수(송윤아)가 우연히 들른 포장마차에서 만난 이별을 앞둔 20대 커플로 우재와 연수에게 과거를 연상케 하는 마치 분신같은 캐릭터이다. 이들은 설경구, 송윤아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연기 대결을 펼쳐 주위를 놀라게 했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두 네티즌 배우들은 짧은 시간 안에 이별을 겪는 커플의 감정을 보여줘야 하는 농축된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세상 모든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모은 공감(共感) 멜로, <사랑을 놓치다>

어제까지만 해도 잘 만났던 여자친구에게 어느 날 문득 이별 통보를 받아 본 적이 있다면, 날 여자 친구로만 대하는 그에게 큰 맘 먹고 고백하려 했다가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선 적이 있다면. 사랑은 누가 하든 다를 것이 없다고 했던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 영화 <사랑을 놓치다>가 더 많은 사람들과의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그 중 첫 번째 야심만만 이벤트는 바로 대한민국 사랑에 웃고 아파하는 연인들의 마음을 모아 '세상에서 가장 큰 연인의 사진'을 만드는 것.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 혹은 사랑을 하고 싶은 이들의 각기 다른 사연과 함께 올려준 일반인들의 사진을 모아 대형 포토 월 포스터로 만들어 극장에 스탠디 배너 형태로 제작되어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함께 이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적어 소원함에 넣으면 신청인과 함께 보고 싶은 이를 동시에 시사회에 초대하는 이벤트 등도 준비되어 있어 연말 연시 사랑을 하고 있는 혹은 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6.04.13 개봉 / 12세 이상 / 93분 / 코미디,범죄 / 미국

감 독 : 숀 레비

출 연 : 스티브 마틴(클루조), 케빈 클라인(드리퍼스), 장 르노(길버트), 비욘세 놀즈(자냐)

배꼽 빠지는 초특급 액션 탐정 코미디 <핑크 팬더>!



수만 명의 관중이 밀집한 프랑스의 축구경기장.
지금 막 치뤄진 경기에서의 승리를 열광적으로 축하하던 프랑스 축구팀 감독이 운동장에서 살해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의 손에 있던 세계에서 가장 큰 핑크 다이아몬드 '핑크 팬더'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수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계적인 축구감독의 목에 독침을 꽂아 살해할 만큼 간 큰 범죄를 꾸민 사람은 과연 누구??



사건 해결을 위해 시골에서 스카웃된 '클루조'(스티브 마틴)경관은 그 나름의 독특하며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차례차례 용의자들을 조사해 나간다. 먼저 감독의 여자친구이며 살해되기 며칠 전 감독의 복잡한 여자관계 때문에 큰 싸움을 벌인 세계적인 팝스타 '자냐'(비비욘세 놀스분) 그리고 감독을 미워하는 코치와 선수들... 그들 중의 한 명은 '자냐'를 감독에게 빼앗기는 모멸을 당하기도 해 누구에게나 살해동기가 존재하는 듯해서 사건해결은 미궁속으로 빠진다.



그러던 중... 유력한 용의자 중의 한 명인 축구선수가 살해당하는 두 번째 사건이 발생하여 전 프랑스는 경악하게 되고.... 유일한 희망인 클루조는 자꾸 딴짓만 하는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5.03.25 개봉 / 12세 이상 / 118분 / 드라마,판타지,멜로 / 일본

감 독 : 도이 노부히로

출 연 : 다케우치 유코(아이오 미오), 나카무라 시도우(아이오 타쿠미), 다케이 아카시(아이오 유우지)



1년 후 비의 계절에 돌아온다…’는 약속을 남기고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에겐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아들과 그 아들을 챙겨야하는 어설픈 아빠가 있다.



그리고 비오는 어느 날, 늘 놀러 가던 숲에서 산보를 하던 아빠와 아이 앞에 아내가 거짓말처럼 다시 나타난다. 하지만 그녀는 생전의 모든 기억을 잃은 상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두번째’의 사랑을 맺어가고 아이 역시 ‘두번째’의 엄마를 만나게 된 사실에 너무나 큰 기쁨을 느낀다. 하지만 그 여인은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약속을 남겼다. 비의 계절이 끝나는 6주뒤에 떠난다는 것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5.12.29 개봉 / 15세 이상 / 119분 / 드라마,시대극(사극) / 한국

감 독 : 이 준익

출 연 : 감 우성(장생), 정 진영(연산), 강 성연(장녹수), 이 준기(공길)



세 번의 공연, 그 절체절명의 순간들!

첫 번째, 먹고 살기 위해 한판 놀아라!

“왕을 가지고 노는거야!
개나 소나 입만열면 왕 얘긴데, 좀 노는게 뭐가 대수야?”

조선시대 연산조. 남사당패의 광대 장생은 힘있는 양반들에게 농락당하던 생활을 거부하고, 자신의 하나뿐인 친구이자 최고의 동료인 공길과 보다 큰 놀이판을 찾아 한양으로 올라온다. 타고난 재주와 카리스마로 놀이패 무리를 이끌게 된 장생은 공길과 함께 연산과 그의 애첩인 녹수를 풍자하는 놀이판을 벌여 한양의 명물이 된다. 공연은 대성공을 이루지만, 그들은 왕을 희롱한 죄로 의금부로 끌려간다.



두 번째, 목숨을 부지하려면 한판 놀아라!

“왕이 보고 웃으면 희롱이 아니잖소! 우리가 왕을 웃겨 보이겠소!”
“왕께서 보고도 웃지 않으시면 네놈들의 목을 칠 것이다”


의금부에서 문초에 시달리던 장생은 특유의 당당함을 발휘해 왕을 웃겨 보이겠다고 호언장담하지만 막상 왕 앞에서 공연을 시작하자 모든 광대들이 얼어붙는다. 장생 역시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왕을 웃기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만 왕은 꿈쩍도 하지 않고... 바로 그 때 얌전하기만 한 공길이 기지를 발휘해 특유의 앙칼진 연기를 선보이자 왕은 못 참겠다는 듯이 크게 웃어버린다. 이들의 공연에 흡족한 왕은 궁 내에 광대들의 거처, 희락원을 마련해 준다.



세 번째, 누군가의 목숨을 걸고 한판 놀아라!

“소극을 할 때마다 누가 작살이 나니 살 떨려서 하겠어 어디?”


궁에 들어온 광대들은 신바람이 나서 탐관오리의 비리를 풍자하는 공연을 선보이고, 왕은 즐거워한다. 하지만 중신들의 분위기가 싸늘함을 감지한 왕이 중신 중 한 명을 웃지 않는다는 이유로 탐관오리라는 명목으로 형벌을 내리고 연회장엔 긴장감이 감돈다.
연이은 연회에서 광대들은 여인들의 암투로 인해 왕이 후궁에게 사약을 내리는 경극을 연기하고, 연산은 같은 이유로 왕에게 사약을 받았던 생모 폐비 윤씨를 상기하며 진노하여 그 자리에서 선왕의 여자들을 칼로 베어 죽게 한다. 광대들이 공연을 할 때마다 궁이 피바다로 변하자, 흥을 잃은 장생은 궁을 떠나겠다고 하지만 공길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남겠다고 한다. 그 사이 왕에 반발한 중신들은 광대를 쫓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왕의 관심을 광대에게 빼앗겼다는 질투심에 휩싸인 녹수 역시 은밀한 계략을 꾸민다.

*



<왕의 남자> 그 시각적 볼거리의 향연!

땀으로 빚은 신명 나는 놀이판!!!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부터 공중제비를 넘는 화려한 재주까지 선보이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아온 광대들. 광대들의 재주에 시선을 빼앗기던 우리는 어느덧 그들이 풀어놓는 풍자와 해학에 빠져들게 된다. 조선최초의 궁중광대를 주인공으로 신명이 살아있는 유쾌한 광대놀이를 완벽하게 재연해낸 <왕의 남자>의 통쾌한 놀이판은 오랫동안 저잣거리에서 민초들의 사랑을 받아온 풍자와 해학으로 시대를 초월하는 전통의 힘을 보여준다. 재치 있는 말장난과 음담패설, 성대모사로 언어유희의 절정을 보여주는 광대놀이는 그들이 폭력에 저항하는 방식이자 삶을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특히, 광대들이 궁중을 뒤흔들며 선보이는 궁중연회의 역동적인 놀이판은 세상을 희롱하는 동시에 광대들 자신을 아슬아슬한 운명으로 몰아넣는 희열과 파란의 명장면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이 같은 완벽한 광대놀이를 재현하기 위해 가장 많은 열정을 쏟아야 했던 이들은 바로 감우성과 이준기를 비롯한 광대 역할을 맡은 배우들. 이들은 2개월여 동안 '안성남사당 바우덕이'에게 직접 광대 놀이판에 필요한 기예와 신명을 익혔다. 또한 연기력에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배우들이지만, 걷잡을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광대들을 연기하는 데 있어 광대 놀이판에서 신명을 흉내만 내서는 작품에 몰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배우들 스스로가 광대 훈련에 매진했다.

특히 세계줄타기대회 최고기록 보유자인 명인 권원태 선생에게 직접 사사 받은 감우성은 실제 촬영에서 5미터 상공에 매달린 외줄 위에서 능숙하게 걷는 수준급의 실력을 선보이며 '장생'으로 거듭났다. 이는 감우성이 자택 마당 한 켠에 직접 외줄을 설치하고 개인시간에도 꾸준한 연습을 통해 노력한 결과였다.

<왕의 남자>가 광대들의 놀이판만을 담은 작품이 아님에도 '광대'라는 캐릭터 설정을 더욱 리얼하게 전하기 위해 노력한 배우들의 열정은 보다 작품을 풍성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조선시대 궁의 완벽재현! 세트

민가는 물론 궁 내부, 왕이 정사를 논하던 수조지조(受朝之所)와 왕의 처소 내부까지 다양한 장소를 담아내야 했던 <왕의 남자>는 부안영상테마파크와의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보다 합리적인 제작방식을 구현할 수 있었다. 궁중 세트와 내부를 제작했을 때 소요되는 80억원 규모의 순제작비를 45억원 규모로 절감하게 해 준 것. 190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부안영상테마파크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촬영지로도 널리 알려진 곳으로 리얼리티를 살린 시대극의 촬영지로는 부족함이 없었다. 현재까지 궁을 제대로 재현한 세트가 없었기 때문에 기존의 시대물은 궁의 외경만 제작해 외부만 촬영하고, 실제 궁 안은 실내 세트장에서 촬영해야 했다. 그러나 부안영상테마파크에서 촬영한 <왕의 남자>는 유려한 카메라 워킹으로 궁궐 외부의 전경과 화려한 내부가 하나의 화면에 담기는 스펙터클하고 밀도 있는 영상을 담아낸다.



하지만 <왕의 남자> 제작진은 기존의 세트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로 보다 풍성한 화면을 만들고자 오픈세트를 제작했다. 광대들이 궁중에서 왕과 중신들 앞에서 신명난 놀이판을 벌이는 무대이자, 정치적인 음모와 암투가 벌어지는 궁중연회장면을 화려하면서도 비극적인 공간으로 만들기에는 영화적인 상상력에 기반한 새로운 공간이 필요했던 것. 또한 연회가 거듭될 수록 더해가는 광대들의 신명과 이들이 휩싸이는 정치적 음모를 표현하고자 광대놀이의 컨셉에 맞춰 매 공연마다 연회장 전체를 새롭게 세팅했다.



한편, 부안영상테마파크는 <왕의 남자>에 출연한 배우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장소가 되었다. 서울에서 4시간 가량이 소요되는 부안에서 함께 생활해야 했던 배우와 스탭들은 아침이면 감우성이 발굴한 산책코스에서 아침 운동을 하는 등 <왕의 남자> 제작진이 여느 영화와는 비교할 수 없는 돈독한 친목을 다지게 해준 것. 또한 정진영은 숙소 주변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순례해 왕이 사복을 입고 백성들을 순찰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이처럼 부안영상테마파크와의 전략적인 제휴는 <왕의 남자>가 보다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한 단계 발돋움하게 하는 초석이 되었고, 의상과 미술, 소품의 디테일을 살리는 데 절감한 제작비를 재투자한 <왕의 남자>는 고풍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영화로 완성되었다.




멋지게 입는다! 의상

<왕의 남자>의 광대들은 민가에서는 소박한 전통미를 살린 자연주의 의상을, 궁중에서는 단아한 화려함이 살아있는 궁중의상을 선보이며 그 신명을 더해간다. 특히 궁중연회를 배경으로 하는 광대놀이에서 사용될 '종이의상'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새로운 시도로 주목 받았다. '종이의상'은 중국 경극 공연 때 실제 사용되던 옷으로 영화속에서 광대들이 경극 공연을 할 때 한국적으로 변형시켜 입은 옷이다.



천을 안감으로 삼고, 한지로 겉감을 대는 것을 기본으로 한 종이의상은 <혈의 누>에서 한차례 선보인바 있다. 하지만, <왕의 남자>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겉감이 되는 종이 마다 전체에 한 폭의 그림을 그려 넣음으로써 독특한 한지의 질감은 물론, 그림이 걷고 있는 듯한 독특한 미를 발산한다. 배우들은 단 한 벌뿐인 귀한 종이의상을 입은 덕분에 옷이 상할까 극도로 신경을 쓰며 연기에 임해야 했으며 스탭들은 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 종이의상이 땀에 젖을까 배우 곁에서 부채질을 해대며 의상 보호작전에 나서는 등 종이의상은 배우보다 귀한 대접을 받았다. 종이의상은 제작에만 한 벌당 3명이 꼬박 한 달 밤낮을 들여 완성해낸 땀과 열정의 산물로 가격으로는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값지다.



한편 궁중의 주인인 연산과 녹수는 비단 원단 전체에 화려한 자수를 입혀 화려하면서도 권위감을 드러내는 의상으로 대비를 이루도록 했다. 연산의 의상은 그간의 왕을 대표하는 색감인 적색보다 청색을 기본으로 한 의상으로 연산이 간직한 슬픔과 분노를 표현했고, 희대의 요부 녹수는 팔색조를 연상시킬 만큼 화려한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각각의 색감이 어우러지도록 저채도 저명도로 색감을 조정하는 등 고증과 영화적 상상력의 조화는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한층 돋보이게 해준다.



또한 제작진은 각각의 주인공 캐릭터에 맞춰 주연배우들은 물론 궁인에서 저잣거리의 군중 의상까지 손수 제작하는데 장장 1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 6백여벌의 의상을 완성해냈다.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새로움으로 작품을 풍성하게 만든 <왕의 남자> 의상은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영상미를 선보일 것이다.




숨결이 살아있다! 소품

광대들이 놀이판에서 사용하는 '버나'에서 궁중에서 왕이 타고 다니는 가마 '홍연'까지 <왕의 남자>는 광대들의 일상과 궁중의 화려한 모습을 개개의 소품으로 화려하게 형상화했다. 광대들의 얼굴이 되어주는 탈, 자신을 대변하는 손인형은 또 하나의 신명을 실어주고 손자수로 수놓은 방석과 침구, 부채 하나하나가 궁중의 화려함을 더한다.

특히 녹수의 처소에는 소 뼈에 각양각색의 문양을 넣어 만든 가구 '화각장'을 배치해 강렬함을 발산하는 요부 캐릭터를 강조했다. 한 점에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이들 소품을 보호하기 위해 제작진은 별도의 자물쇠를 세트에 채워둬야 했고, 별도 소품 보험으로 특별관리하기도 했다.



또한, <왕의 남자> 제작진은 주 촬영지인 부안영상테마파크 내에 200여평의 별도 소품 창고를 제작해 궁중에 필요한 모든 소품을 재현해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과거의 물건들이지만 여느 하나 예사로운 것이 없는 <왕의 남자>의 소품들. <왕의 남자>는 영화가 공개되기도 전에 '10년에 한번 만날까 말까 한 소품이 돋보이는 영화'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는 2004년 5월, 전체 미술 컨셉회의를 시작으로 2005년 6월 <왕의 남자> 크랭크인까지 1년여의 시간을 투자한 결과다.

관객들은 <왕의 남자>를 만나면서 배우들의 명연기와 신명 나는 놀이판은 물론 디테일이 살아있는 소품을 찾아보는 재미까지 이제껏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감 독 : 오 우삼

출 연 : 장 끌로드 반담(챈스), 랜스 헨릭슨(푸촌)



20년만에 아버지를 찾아온 넷 빈더는 아버지가 어머니와 이혼한 부랑자로 거리에 살았으며, 얼마전 실종된 것을 알아낸다. 도시를 잘아는 사람을 고용해 아버지를 찾아보라는 형사의 충고에 따라 전직 해병정찰대원이었고 지금은 특별한 일자리가 없는 챈스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그를 안내인으로 고용한다. 부친을 찾던 넷은 화재사건으로 부친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지만 챈스는 빈더씨의 사체에서 구멍 뚫린 인식표 한장을 찾아내어 살인사건이었음을 밝힌다.

한편 연고없는 부랑자들을 사냥감으로 삼아 특권계층의 부자들에게 인간사냥을 알선해주던 푸촌 일당은 빈더가 살해됐다는 증거가 나타나는 바람에 자신들의 사업이 노출될까봐 전전긍긍하게 된다.

그후 또다른 사냥감인 한 흑인이 죽게 되고 이를 아는 챈스와 넷은 포우라는 사람을 찾아 그들에 대해 알아내려고 형사와 가지만 형사는 그자리에서 죽고 둘은 푸촌 일당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삼촌이 있는 곳까지 도망친 챈스는 삼촌과 넷을 딴곳으로 보내고 푸촌 일당을 유인하지만 20대 1의 수적 열세에 몰리게 된다. 챈스의 삼촌과 넷도 챈스를 도우러 그곳으로 찾아오지만 오히려 넷이 푸촌의 손에 잡혀 인질이 되고 마는데......

*



오우삼 감독의 할리우드 입성작. 그의 작품치고는 교과서적인 딱딱한 톤으로 일관하는 범작이다. 할리우드에의 부적응이 드러나는데, 거리의 부랑자, 홈리스들을 상대로 인간 사냥을 즐기는 부유층 같은 소재부터가 오우삼이 즐겨 하는 주제가 아니다. 오우삼 하면, 일단 사나이들의 의리, 우정, 장엄한 액션 같은 게 떠오르는데, 자기 색깔을 잃어버린 채 너무 할리우드식으로 밀렸다. 할리우드 액션 영화로 치부하면, 그럭저럭 즐길만하지만, 오우삼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찬 팬이라면 실망감은 숨길 수가 없다. 또한 장 클로드 반담은 웃통을 벗고, 격투하기를 좋아하는 액션 배우인데, 그런 그에게 총을 들게 했으니 얼마나 어색하겠는가. 인간 사냥이라는 비인간적인 설정 위에 한 여인이 아버지를 찾기 위해서 음모 속으로 뛰어드는데, 액션 영웅이 가만 놔둘 리가 있을까. 그렇고 그런 액션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