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독 : 서극

출 연 : 장 국영, 원 영의, 유 청운, 강 흔연, 홍 흔

이상주의자인 홍중(장국영)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신의 위대한 사랑을 실천하기로 맹세한 젊은 신부이다. 어느 날 그는 우연한 기회에 창녀 백초화(원영의)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본심은 선량하지만 속마음을 숨기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한편 형사인 유청발은 폭력 조직이 창녀들을 이용해 갑부들을 협박하고 있는 사건을 수사하던중 백초화가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유청발은 신부로 가장해 고해성사까지 엿듣게 되어 홍중과 마찰을 일으킨다. 홍중은 백초화 등을 돕기 위해 직접 창녀 소굴로 뛰어든다.


*

홍콩의 스필버그로 널리 알려진 서극 감독의 최신작. 세 명의 유명한 배우들인 장국영, 원영의, 류청운이 주연한 작품이다.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 <타락천사> 등을 촬영한 두가풍이 뮤직 비디오와 같은 화려한 영상을 창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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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3.18 개봉 / 18세 이상 / 100분 / 코미디,드라마 / 홍콩

감 독 : 이 동승

출 연 : 장 국영(아성), 서 기(몽교), 막 문위(메이), 서 금강



포르노 감독과 그의 애인 그리고 포르노 여배우그들의 아슬아슬한 만남... 어처구니 없게도 포르노 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다.아성은 두 편의 영화를 연출했지만 관객과 비평, 양쪽에서 냉대를 받고 흥행에도 실패한 무능력한 감독이다. 경찰로 근무하는 애인 메이에게 얹혀 살며 생활고에 시달리던 아성에게 기다리던 영화 제안이 들어온다. 그것도 아성이 쓴 시나리오로 직접 영화를 만들어보라는 제안이다. 그런데 제작사가 바라는건 어이없게도 포르노 영화다. 그것도 저예산으로... 그녀를 만나는 순간 은밀한 상상이 시작되었다.얼굴과 몸매만 믿고 신음소리 하나 제대로 내지 못하는 여배우, 불평만 내뱉는 촬영감독, 아성은 뒤죽박죽된 스탭들을 데리고 포르노를 찍기 시작한다. 이왕 시작한 일인만큼 최고의 포르노를 찍고 싶어하는 아성. 하지만 영화에 몰두할수록 메이와의 사이는 자꾸 멀어져 간다. 반면, 옷벗기를 꺼려하던 여배우 몽교는 오히려 점점 아성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하면서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한다.아성 역시 배우가 되고 싶었던 몽교의 솔직한 고백을 들으면서 그녀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

포르노를 기대한다면 실망하기 십상이다. 물론 포르노 배우 출신 서기가 연기를 하고, 장국영이 포르노 영화 찍는 감독으로 출연한다. 하지만 포르노 영화를 찍을 수밖에 없는 감독의 고민을 통해서 홍콩 영화계의 문제를 우회적으로 까발리고 비리를 폭로해 보자는 것. 이동승 감독의 이런 기특한(!) 의도가 영화에 깔려 있다. 하지만 그런 의도까지는 좋았지만 영화는 서기라는 여배우의 무능 때문에 감독의 의도만큼 표현되질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영화찍는 현장의 스탭까지 모두 알몸이 된다는 결정은 보는 이에 따라 의견이 갈린다. 비슷하지만 훨씬 괜찮은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부기나이트>를 보면 그 차이가 금방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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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8.28 개봉 / 12세 이상 / 104분 / 드라마 / 홍콩

감 독 : 이 인향

출 연 : 장 국영(다츠야/가보), 토키와 다카코(히토미), 양 자경, 고 첩



그들의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슬픈 비밀이 있기 때문입니다...

홍콩의 일류 호텔 매니저로 일하는 다츠야와 결혼을 약속한 히토미는 홍콩에서의 결혼생활을 위해 광동어 학원에 다니고 있다. 어느날 수업을 마친 히토미를 태운 다츠야의 차가 사고를 당하게 되고 히토미 혼자만 살아 남는다.



수개월 후 다츠야와 생활하기로 했던 홍콩을 혼자 방문한 히토미는 그가 일했던 호텔 로비에서 다츠야를 그대로 닮은 남자를 보게 된다.그는 히토미와 시선이 마주치자 그녀를 강하게 끌어 안으며 키스를 해온다. "왜 이제 온거니? 너무 오래 기다렸어." 히토미는 정신을 잃는다.

남자의 이름은 가보. 홍콩의 비밀 경찰로 그 호텔에서 대만의 마피아와 접촉 중 이었다. 자신의 신분을 노출할 수 없었던 가보는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히토미를 안았던 것. 그런 것을 알지 못하는 히토미는 죽은 연인과 닮은 그를 필사적으로 쫓아간다. "그가 누구인지는 몰라. 죽은 다츠야일리가 없어. 하지만 그를 보낼 수는 없어."



겨우 가보를 다시 찾은 히토미는 그의 아파트까지 함께 간다. 그러나 그녀를 난폭하게 안으며 강제로 옷을 벗기는 가보. 히토미는 완강하게 저항한다. "이걸 원하게 아냐? 왜 따라 온거야?" 화를 내는 가보. 그는 부드럽던 다츠야가 아니다. "당신은 그를 닮았어요." 다츠야와의 생활을 위해 배운 서툰 광동어로 대답하는 히토미에게 "그럼 그 자식한테 가!" 가보는 소리치지만 "그는 죽었어요..." 라는 그녀의 대답에 할 말을 잃고 방을 나가 버린다.



다음날 경찰과 마약조직의 충돌에서 부상을 입은 가보는 히토미의 아파트로 몸을 피한다. 정신을 차린 가보가 본 것은 탁자위에 놓인 자신과 너무나 닮은 남자의 사진. "다츠야에요. 홍콩에 온 건 그가 보여주겠다고 약속한 장소에 가보고 싶어서예요." 그런 히토미를 연민어린 눈으로 지켜보는 가보... 그러나 그에게도 6년전 연인을 자살로 잃은 상처가 있다.

히토미는 단 하루만 다츠야가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 영화관, 레스토랑, 빅토리아 파크... 다츠야가 약속했던 장소들을 함께 다니며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사람.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것이 눈 앞에 있는 가보인지, 아니면 다츠야의 환영인지 히토미는 크게 동요되는데...
 



*

홍콩 느와르도, 무협 영화도 시들한 인기로 주춤거리고 있는 홍콩은 로맨틱 드라마로 새롭게 부활하려 하고 있다. 근래 들어 홍콩산 로맨틱 드라마가 꾸준히 우리나라에 소개되고는 있지만 예전 다른 장르의 영화들이 누렸던 만큼의 영광은 얻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할리우드의 로맨틱 드라마와는 다른 동양적 정서를 담고 있는 까닭에 꾸준한 관심을 받고는 있다.



한 여인이 죽은 연인을 닮은 남자와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성월동화>는 홍콩과 일본의 합작 영화로 홍콩 멜로의 대표적인 배우 장국영과 'TV 드라마의 여왕'이라고 불리우는 일본 최고의 청춘 스타 다카코 토키와가 호흡을 맞추었다. 두 배우의 열애설이 영화 자체보다도 더 기사거리가 되기도 했는데 촬영장에서 동료 이상의 친밀감과 관심을 서로 보여 기자들과 스텝들로부터 많은 억측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물론 두 사람은 이 사실을 부인했다. 예스마담 양자경과 <메이드 인 홍콩>에서의 막나가던 주인공 이찬삼이 카메오로 출연한 점도 흥미롭다. 감독 이인항은 이연걸 주연의 <흑협>을 역시 홍콩과 일본의 합작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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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3 개봉 / 15세 이상 / 95분 / 드라마,로맨스 / 영국,룩셈부르크

 

감 독 : 피터 웨버

출 연 : 스칼렛 요한슨(그리에트), 콜린 퍼스(요하네스 베르미어), 톰 윌킨슨(밴 뤼즈벤)



주인과 하녀, 스승과 제자, 화가와 모델
그러나 그들에게 사랑은 허락되지 않았다.


1665년 네덜란드 델프트. 16세 소녀 그리트는 아버지가 사고로 시력을 잃자 화가 베르메르 집의 하녀로 들어간다. 베르메르의 작업실을 청소하기 위해 방에 들어선 순간 그리트는 다른 세상에 온 것만 같은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게 되고 그런 그녀를 본 베르메르는 신선한 영감을 얻게 된다. 베르메르는 그리트에게 색을 보는 법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서 가까워 지지만 탐욕스러운 아내, 장모와 함께 살면서 여섯 명의 아이들을 건사해야 하는 베르메르는 안타까운 시선 이상의 관심을 그리트에게 표현할 수가 없다.



"내 영혼을 담아… 널 그리고 싶어"
이루어질 수 없는, 그래서 영원히 간직된 사랑


베르메르의 마음을 눈치 챈 그의 아내와 딸은 이들의 시선조차 감시하고 베르메르의 후원자인 라이벤은 청순한 그리트를 보고선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모델로 해서 그림을 그리라고 베르메르에게 종용한다. 그리트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쓰는 베르메르와 하녀라는 신분 때문에 안타까운 눈빛만 보낼 수 밖에 없는 그리트. 그럴수록 베르메르는 신비하고 오묘한 그녀의 매력에 더욱 더 빠져들게 되는데…

*



부드러움과 정확성을 동시에 지닌
당대 최고의 위대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

1632년 네덜란드 델프트에서 태어난 요하네스 베르메르. 그의 생애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으며, 평가도 오랫동안 미루어져 오다가 19세기 중반에 와서야 겨우 진가를 인정 받았다. 1675년 43세의 젊은 나이에 찾아온 죽음은 그의 후원자들이 몰락하고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전쟁으로 야기된 미술 시장의 몰락으로 인한 스트레스 발작 또는 심장병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베르메르는 조심스럽고 침착하게 작품에 임하는 화가였기 때문에 일생동안 많은 작품을 남기지는 않았다. 현존하는 그의 작품은 불과36점 정도이고 대부분의 작품은 전형적인 네덜란드 가옥의 실내에 서 있는 단순한 인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식사준비>와 같은 작품은 우유를 따르고 있는 여인과 같이 단순한 일을 하고 있는 한 인물 밖에 묘사하지 않고 있다.

베르메르의 작품 중에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중요한 작품으로 추앙받으며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타국에서 그의 작품전이 열리더라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만큼은 절대 나라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고. 이는 네덜란드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얼마나 소중한 국가적 보배로 여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단적인 증거다.




절제된 사랑, 그러나 격정의 연기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로맨스 커플!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브리짓'(르네 젤위거)의 사랑을 얻기 위해 '다니엘'(휴 그랜트)과 경쟁하는 '마크' 역으로, <러브 액츄얼리>에서는 말이 통하지 않는 포르투갈 처녀와 사랑에 빠지는 '제이미' 역을 열연해 뭇 여성의 사랑을 받고 있는 콜린 퍼스(Colin Firth). 그가 긴 머리를 하고 중세 시대의 천재 화가로 돌아왔다.

그림에 영감을 줄 정도로 신선하게 다가온 그리트(스칼렛 요한슨)에게 끌리지만 신분상의 차이와 유부남이라는 상황으로 인해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절제돼 있지만 한편으론 강렬한 눈빛의 연기로 콜린 퍼스는 올 가을 새로운 로맨스의 히어로로 다가올 것이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로 2004 BAFTA(영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스칼렛 요한슨은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은 매력적인 배우다. 이번 영화에서 그녀는 청순한 소녀의 모습 뿐만 아니라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은밀하게 빠져드는 고혹적인 아름다움까지 정확하게 짚어냈다.

외모도, 연기력도 완벽한 두 사람의 만남만으로도 흥분을 안겨주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더욱이 두 배우는 원작의 작가가 직접 캐스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뿌렸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우리 시대 새로운 로맨스 커플의 탄생을 알린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전세계 독자를 감동시킨 베스트셀러,
드디어 아름다운 영상으로 돌아왔다!

북구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화가의 삶 만큼이나 신비에 싸인 작품이다. 특히 매혹하는 동시에 매혹당한 듯한 그림 속 소녀의 눈길은 다양한 해석을 불러 일으키며 끊임없는 감탄의 대상이 되어왔다.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17세기 네덜란드 델프트에 대한 치밀한 복원과 정확한 미술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주인과 하녀, 화가와 모델, 남자와 여자로 만나는 베르메르와 소녀 그리트의 안타깝고도 절제된 사랑 이야기를 만들었다. 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는 1999년 발표됨과 동시에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한국에서도 역시 2003년 베스트 셀러로 선정되어 많은 화제가 되었다.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제작자인 앤디 패터슨은 출판 몇 개월 전에 원고를 읽고 큰 감동을 받아 영화화하기 위해 슈발리에에게 갔다. 그러나 슈발리에는 자신의 영혼이 담겨있는 소설이 할리우드식 멜로 드라마로 변해 버릴까 염려했고 이에 앤디 패터슨은 소설에 담은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오면서 각색 작업 중에도 원작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영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런 신중한 작업 끝에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원작자가 충분히 만족함과 동시에 영화적인 작품성까지 두루 인정받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 미술상, 촬영상 등에 후보로 올랐으며 골든 글로브 시상식 드라마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편,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미술상, 촬영상, 분장상, 미술상, 각본상을 휩쓸어 원작을 뛰어넘는 작품임을 공인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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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11-26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게 보셨네용. 주변사람들이 별로라 하기에 원작의 감흥이 흩어질까봐서 일부러 안봤건만... ㅎ

하늘바람 2005-11-26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영화로도 나왔었나요? 그림과 똑같네요.

보슬비 2005-11-26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을 가지고 있는데, 영화를 먼저 봤어요. 책은 아직 읽지 않고 있답니다.^^
영화는 기대를 안해서 인지 저는 정말 좋았어요. 책을 읽고나서 다시 한번 영화를 보려해요.

보슬비 2005-11-26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영화로 나온지가...^^
DVD로도 가지고 있어요.
 

2003.09.19 개봉 / 18세 이상 / 113분 / 공포,스릴러,SF / 영국,미국

감 독 : 대니 보일

출 연 : 킬리언 머피(짐), 나오미 해리스(셀레나), 메간 번스(한나), 브렌단 글리슨(프랭크)



세상이 분노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한 영장류 연구시설에 무단 잠입한 동물 권리 운동가들은 여러 대의 스크린을 통한 폭력 장면에 노출되어 있는 침팬지들이 쇠사슬에 묶여 있거나 우리에 갇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침팬지들이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경고를 무시한 채, 동물 권리 운동가들은 그들을 풀어주게 되고, 그 즉시 감염된 동물들로부터 피의 공격이 시작된다.



분노 바이러스가 유출된 28일 후,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었던 짐이 런던의 한 병원에서 깨어난다. 텅 빈 병원에서 어리둥절하며 밖으로 나온 짐은 런던 시내 어느 곳에서도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자 경악한다.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사람들을 찾아 거리를 헤매던 짐은 성당에 들어갔다가 겹겹이 쌓여있는 시체 더미를 발견한다. 짐이 다가오는 신부에게 말을 걸려는 순간, 두 눈이 핏빛으로 물든 신부와 감염자 무리들이 그를 뒤쫓는다. 필사적으로 달아나던 짐은 또 다른 생존자 셀레나와 마크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다. 그들로부터 영국을 완전 황폐화 시킨 후, 전 세계로 퍼졌을 바이러스의 재앙을 알게 된 짐은 혹시라도 무사할지 모를 가족을 찾아 갔다가 오히려 감염자의 공격을 받고 마크를 잃는다.

또 다시 은신처를 찾아 방황하던 짐과 셀레나는 어느 빌딩에서 프랭크와 해나 부녀를 만나고 그곳에서 생존자들을 안전하게 지켜주겠다는 무장 군인의 방송을 듣는다. 이에 마지막 희망을 건 네 사람은 헨리 소령을 찾아 맨체스터로 향한다. 하지만 감염자들의 공격보다 훨씬 더 끔찍한 사태가 그들을 덮쳐오기 시작하는데...



*

혼수 상태에서 깨어난 뒤 사람들을 찾아 거리를 배회하는 짐의 몰골과 같이 을씨년스러운 텅 빈 런던의 거리를 찍는 것은 언뜻 듣기에 미친 짓처럼 들릴 것이다. 하지만, 800만 이상의 인구 외에도 수 천 명의 관광객이 드나드는 런던을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 상태의 황폐한 도시로 만드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 상상해본 도전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짐이 런던의 버려진 거리를 헤매는 장면은 7월에 촬영되었는데, 촬영은 러시아워 전 여명을 이용해서, 런던의 거리를 막기 용이한 이른 오전에 진행되었다. 7월의 한 주 동안 새벽 3~4시부터 스텝들은 아침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촬영이 가능했던 시간은 도시가 복잡해져서 교통 흐름을 방해하기 전인, 한시간이나 두시간의 여유 뿐이었다. 전혀 인적이 없는 웨스트민스터 다리, 모든 상점들이 닫혀 있고, 교통은 멈춰서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에서의 촬영은 매우 흥분되는 것으로, 신나면서도 아주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고 대니 보일은 당시를 회상한다. 불가능하게만 보이던 그들의 도전은 황폐하게 버려진 런던을 적막 그 자체로 만듦으로써 대단한 성공을 이루었다.

이 영화의 가장 힘든 일 중의 하나는 적막한 고속도로를 촬영하는 것이었다. 제작진은 일요일 오전 7-9시까지만 촬영을 허가 받았는데, 경찰의 도움으로 양 방향의 교통흐름을 늦추고, 10개의 카메라를 사용하여, 프랭크가 그의 택시를 운전하여 맨체스터로 가는 길의 공허함을 나타내는 1분을 찍어냈다. 대니 보일은 이 장면에 대해 기술적으로는 아주 끔찍한 일이었지만, 아주 환상적이고도 신기한 장면을 얻어냈다고 뿌듯해 했다. 실로 그 장면은 관객에게 온 영국이 황폐화된 것처럼 느끼게 할 것이다.

대본 초기 작업에서부터 디지털 카메라로 영화를 찍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디지털 카메라는 솜씨있게만 다룬다면, 단순히 한 개의 샷이 아닌 정교하고 복잡한 장면들을 얻을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니 보일과 여러 번 작업을 함께 했던 촬영 감독 앤서니 도드 맨틀은 이 영화를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야 하는 유기적인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이 영화의 포맷이 바이러스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후 황폐해진 도시의 전경을 찍는데 적절하다는 것이었다. 도시인들은 어떤 대도시건 간에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찍는 폐쇄회로로 둘러싸여 있고, 이것이 현재의 우리의 삶을 기록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시골을 잠시 거쳐가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매우 도회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낮은 조도에서 좀 더 잘 반응하는 디지털 카메라는 폐쇄회로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도시영화-비록 황폐화된 도시이기는 하지만-를 위한 놀라운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디지털 카메라 없이는 영화를 촬영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실질적인 이유도 있었다. 이 영화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텅 빈 런던 장면과 고속도로 장면은 경찰과 지방 정부의 도움 없이는 얻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들의 협조를 수월하게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함으로써 촬영을 상당히 빨리 했기 때문이었다. 이 장면들을 찍는데 단 6분 안에 촬영을 위한 6대의 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었고, 교통 흐름을 한번에 1,2분씩 정지시킬 수 있었다. 이런 작업이 수 많은 주요 지점에서 반복되었는데, 만약 한 장면을 촬영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35미리 카메라로 촬영했더라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들이었다.

또한 디지털 카메라로의 촬영은 좀비를 연상시키는 감염자들의 움직임을 제작진의 의도대로 잡아내는데 한 몫 하였다. 맨체스터에서 TV용으로 2개의 디지털 영화를 만든 경험이 있는 대니 보일은, 어떤 특정한 방법으로 빠른 동작을 녹화할 수 있는 카메라 워크에 대해 발견하였다. 또한,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장면은 우리가 영화 속에서 흔히 예상할 수 있듯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스타카토식의 (띄엄띄엄 단편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이로써 대니 보일은 감염자들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잡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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