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VivaVivo (비바비보) 14
쿠로노 신이치 지음, 장은선 옮김 / 뜨인돌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학교폭력에 관한 기사가 매일 계속된다. 그동안은 학교폭력을 어떻게 처리했나 싶을 정도로 사건 사고가 참 많다. 그리고 고등학생보다는 중학생이 더 위험한 시기이며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둔 엄마로서 괜히 걱정도 된다. 그런 수선스러운 요즘 <어쩌다 중학생 같은 걸 하고 있을까> 라는 도전적인 제목의 이 책이 눈에 들어온다. 학교 폭력중 하나인 왕따를 다룬 일본 중학생들의 성장소설이다. 왕따문제는 일본이 더 심각하다지.     

"6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이 된 순간 마치 다른 차원에 내던져진 것 같았다. 양쪽 다 한 살 더 먹은 것뿐인데."
공부도 운동도 잘 못하는 평범한 소녀 스미레는 중학교 2학년때 학급 친구들로 부터 왕따를 당한다. 나름 친구 무리에 들어가려고 노력하지만, 종교에 맹신하는 친구들에게 회의를 느끼고 다시 외톨이가 된다. 갖은 노력끝에 겨우 어울리게 된 외모에 관심이 많은 아오이 무리들은 화장품을 훔치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스스로 무리에서 이탈한다. 
철저히 외톨이가 된 힘든 2학년을 보내게 된 스미레는 다행히 3학년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귀고, 평범한 고등학생, 대학생이 된다.  

"노력은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중2때의 나는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노력해도 잘 안 될때는 지나치게 고민하면 안 된다. 좋아하는 간식이나 따뜻한 차라도 들면서 폭풍이 지나가기를 얌전히 기다리는 편이 낫다. 폭풍우는 금방 지나갈 테니까. 절대로 리스트 컷 따위를 해서는 안된다. 이것이 열아홉 살이 된 내가 내린 결론이다."

새로운 학년이 시작될때면 늘 친구문제가 신경쓰였다. 그땐 화장실도, 매점도 같이 가고, 도시락도 같이 먹을 친구가 필요했으니까. 가끔 외톨이가 되는 꿈도 꾼듯 하다. 지금 아이들은 그 때보다 더 심하게 친구를 찾는다. 틈 날때마다 카카오 톡을 하면서 서로를 확인한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은 친구때문에, 혹은 왕따로 고민한 흔적은 보이지 않지만 언제든지 당 할 수 있기에 주인공 스미레가 겪은 일들이 가슴으로 와 닿는다. 성장통을 심하게 앓으면서 그렇게 그렇게 성장해 가는 것이리라. 중학생 아이들과 함께 읽고 토론해도 좋을듯하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2-02-22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풍노도의 중학생을 거쳐야 아이도 부모도 진짜가 되는 거 같아요.
중학생이 되는 아드님과 세실님도 아자아자~~~

세실 2012-02-24 08:51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걱정되지만 세심한 관찰(?)과 함께 지켜보렵니다.
어제 즐거웠어요. 오기언냐~~~~

2012-02-25 0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27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2-02-25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정말 의미심장합니다. 공감이 되기도 하구요.
일생에서 가장 기억이 희미할 때가 '중학생' 때라는 말도 들은적 있습니다.
그런데 언니처럼 항상 인기있으셨을법한 분도 친구에 신경쓰셨나요? 오우, 전 내성적이라서 많이 그랬는데..

다시 개강하시겠네요. 바쁘시죠? 결국 얼굴 못 뵙고 지나가네요.. 죄송해요. ^^

세실 2012-02-27 10:40   좋아요 0 | URL
그쵸? 곧 1학년이 될 규환이땜에 바짝 긴장하고 있어요. 요즘 감언이설로 무언가를 꼬시기(?) 하고 있습니다.
학년이 바뀌면 아무래도 새친구 사귀는것이 힘들죠. 특히 고등학교때 그랬어요. 반이 많다보니 친했던 친구들이 나눠지고.... 항상 '인기있으셨을법'에 함정이 있다니깐요. 저 요즘 외로워요~~~ ㅋ
왔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더라구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죠?

같은하늘 2012-02-27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 수록 이런 책들이 눈에 띄네요.
요즘 아이들은 질풍노도의 시기도 빨라지는듯~~
여기저기 중학생이 되는 아들들이 있던데, 잘 지켜보고 한 수 배워야겠어요.^^

세실 2012-02-27 10:41   좋아요 0 | URL
그쵸. 빠르면 초딩 고학년때부터 오더라구요. 울 아들은 아직은 아니었고, 지금부터 걱정. ㅠㅠ
그져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교우관계 좋고, 학원 잘 다니면 만족.
우리 함께 좋은 정보 나누어요~~
 
멋지다 열일곱
한창욱 지음 / 예담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멋지다 열일곱>은 바이크 레이서를 좋아하는 고등학교 1학년 재하가 주인공인 성장소설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자기개발서의 느낌이 강하다. 자기개발서를 좋아하지 않지만 끝까지 읽어나간 이유는 주인공이 꿈을 향해 도전하는 구체적인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첫사랑 다연이를 만나기 전까지 재하의 유일한 꿈은 멋진 바이크를 자신의 능력으로 장만하는 것이다. 학교 성적은 바닥이고, 선생님께 인정받지 못하던 재하는 다연이의 독서토론 모임인 '드림 레이스' 가입을 권유받으면서 일곱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3%의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일곱가지 미션은 나의 일대기를 적어 보는 것, 중, 단기 계획을 세우는 것, 파워지수를 높이는 것, 시간을 관리하는 것, 인맥을 쌓는 것, 교양을 쌓는 것,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교양을 쌓는 여섯번째 미션으로 '고등학생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100권',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100곡', '월드 뮤직 100곡', '세계 100대 미술가', 한국 현대 미술가 100인', '세계 영화 100선'..... 으로 이루어진 목록이다. 공부 하면서 가끔은 책도 읽고, 음악도 읽고, 전시회도 가면 좋겠지. 책의 내용처럼 구체적인 꿈을 위해 미래에 내가 다닐 대학교를 방문하고, 최고급 호텔에서 정식을 먹어 보는 것도 동기유발에 도움이 되겠다.    

"인간의 능력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무한한 능력을 얼마만큼 끄집어 내느냐에 따라서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는 걸 보면 말야. "예전에는 몰랐는데 미션을 하나씩 수행해 가면서 알았어. 내안에 나도 몰랐던 무한한 능력이 잠재되어 있다는 걸! 열정만 있으면 이 세상에 해내지 못할 일이 없는거 같아!" "열정에다 긍정적인 사고까지 겸비한다면 그야말로 무적이지! 긍정적인 사고는 흥부네 제비처럼 신념의 씨앗을 물어다 주거든. 그런데 막상 나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에 빠지게 되면 그게 잘 안 돼. 이성보다 감성이 앞서게 되고.... 모든 걸 팽개치고 나만의 동굴로 도망가고 싶어지기도 하고 말이야."
                                                                                                                           - 재하와 다연이의 대화중에서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도와주고, 격려해주는 재하, 창수, 태훈의 우정도 빛이 난다.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아닌 win-win하는 친구가 주변에 있다면 꿈을 향해 노력하는 과정이 덜 힘들듯 하다. 살아가면서 혼자 결정하기 힘들때, 감당하기 힘든 일이 생길때 우리는 누군가에게 나의 힘듦을 이야기할, 나아가 무언가 조언을 해줄 멘토를 원한다. 가족이 그 역할을 해주면 바람직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때 친구 혹은 선배, 선생님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나의 삶에 도움이 되어 줄, 나를 업그레이드 해 줄 누군가가 내 곁에 있다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재하에게 다연이와 다연이 삼촌이 있는 것처럼. 만약 아직 멘토가 없다면 지금부터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막연한 꿈을 꾸고 있는 청소년, 성적이 중간 정도의 의지가 약한 청소년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05-05 1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05 1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1-05-05 19:37   좋아요 0 | URL
그럼, 현실성이 있나없나 보림양에게 평가를 맡겨 보죠. ^^

세실 2011-05-05 21:15   좋아요 0 | URL
호호호 그러죠~~ 어제, 오늘 읽은 두 권의 책 보림이에게 추천했답니다.
엄마처럼 두 권 모두 금방 읽어야 할텐데...ㅋ

hnine 2011-05-05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교적 긍정적이고 밝게 끌어가는 구성이 돋보인다는 평을 듣고 궁금해져서 저도 언제부터인가 보관함에 담아놓고 아직 읽어보진 못한 책이랍니다.
멘토라는 말은 예전엔 참 흔하지 않던 말이었는데 요즘은 초등학생에서부터 성인까지, 멘토의 역할이 참 많이 강조되는 것 같아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일곱가지 미션, 정말 멋진 미션인데 현재의 열일곱 아이들이 실제 미션으로 삼고 있는 것과 얼마나 비슷할까 생각하니 한숨도 좀 나오고요. 에효~

세실 2011-05-05 17:22   좋아요 0 | URL
편안한 휴일 보내고 계시겠죠. 보림인 내일부터 시험이라 꼼짝없이 집에 있습니다.
점심 먹으러 잠깐 나갔었는데 초여름 날씨네요.

이 책 조금은 작위적인 글들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청소년이 읽으면 도움이 될듯해요. 보림이 시험 끝나면 읽게 하고 느낌 들어보려고 합니다. 제 느낌과는 사뭇 다르겠지요.
내년이면 열일곱이 되는 보림이(와우~), 이런 구체적인 미션을 실천하며 살았으면 좋겠네요. ㅎㅎ

순오기 2011-05-06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거 읽고 리뷰 써야 하는데...
우리 애들은 청소년을 위한 책은 절레절레 사절해서 읽을지 모르겠어요.ㅋㅋ

세실 2011-05-06 23:19   좋아요 0 | URL
읽기도 쉽고, 리뷰쓰기도 쉬운 책이랍니다.
정작 열일곱의 청소년들은 읽기 싫어하는 책읽까요? 내일 보림이 시험끝나면 ㅋㅋㅋ

마녀고양이 2011-05-09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인 100곡 하니 생각나는데,
제가 이번에 홈쇼핑 보다가 코알라의 책을 화악 질렀잖아요?
전기 관련 세트와, 고학년을 위한 웅진 소설 세트.
어마어마한 양인데, 과연 울 딸네미가 언제 읽을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안 그래도 읽을 것들과 할 일 쌓아놓고 절절 매는 중인데 말이죠.
차라리 제가 읽을까요?

세실 2011-05-09 20:36   좋아요 0 | URL
ㅎ 아이들 어릴땐 질러주는게 예의죠. 요즘 규환이도 세계명작 열심히 읽고 있답니다.
삼총사, 지킬박사와 하이드...요런거요.
전집은 좀 질리니까 낱권을 보여주는것이 좋을듯해요.
전 세계명작은 한번에 한권씩만 빌려다 줘요.
코알라랑 같이 읽으세요~~ '재밌다, 재밌다'를 연발하면서요.
 
소희의 방 푸른도서관 41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저자인 이금이는 청소년기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글을 주로 쓰는 좋아하는 작가이다. 가능하면 그녀의 책을 모두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특히 <유진과 유진>, <벼랑>, <우리반 인터넷 소설가>는 읽으면서 공감대가 형성된 인상적인 작품들이다. 

전에 읽은 <너도 하늘말나리야>의 주인공 소희의 다음 이야기가 되는 이 책은 열 다섯살 소희가 어릴때 집을 나간 엄마의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살면서 갈등과 대립으로 방황하는 시간을 보내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진정한 소통을 통한 한층 성숙한 삶을 살게 되는 내용이다.  

할머니의 죽음으로 엄마의 집에 살게 된 소희. 전에 살던 작은엄마 집에서는 미용실 청소와 사촌 동생을 챙기면서 힘겹게 살았지만 마흔살이면서 30대로 보이는 멋진 엄마의 집에는 넓은 정원과 소희의 방이 있는 풍족한 가정이다. 따뜻한 엄마를 기대했지만 자신을 귀찮게 여긴며, 빚 갚는다는 생각에 의무감으로 보살핀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소희는 엄마와 사사건건 대립을 한다. 엄마는 소희 생각에 밤마다 잠을 자지 못하는 소희는 엄마에게 벗어날 수 없는 족쇄였는데..... 소희를 곁에 둔 엄마는 비로소 편안한 잠을 잔다.

다행히 소희에게는 밝고 명랑한 친구 채경과, 자신의 과거를 털어 놓는 키다리 아저씨같은 채팅 친구 디졸브, 여학생들이 흠모하던 인기짱 남자친구 지훈이, 그리고 소희를 믿고 따르는 동생 우진이가 있다.    

가난했던 시골 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기억, 작은엄마집에서의 힘겨움 그리고 친아빠가 아니라는 부끄러운 가족사를 숨기고 싶었던 소희는 자신의 속이야기를 털어놓던 디졸브가 반 친구였다는 놀라움에 불안해 하지만 친구들에게 자신의 과거를 털어 놓음으로써 한층 가까운 관계가 된다. 그리고 소희의 가출후 찾아온 엄마와의 눈물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쌓였던 앙금을 풀게 된다.  

이제 소희에게는 밝고 힘찬 미래가 펼쳐지리라 믿는다. 가끔은 소희를 무시하는 동생 우혁이로 인해 힘들수도 있지만 현명하게 이겨내리라 믿는다. 아픈 과거가 때로는 살아가는 힘이 되고, 지탱해주는 힘이 될것이다.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여름날의 무성함과 찬란함이 아니라 겨울날의 초라함과 힘겨움에 담겨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는 작가의 말이 와 닿는다.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여름날의 무성함과 찬란함이 아니라 겨울날의 초라함과 힘겨움에 담겨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달밭마을의 느티나무처럼 밧줄에 가지를 의지한 채 눈바람을 맞는 일이, 그것을 견디는 일이 인생일 것이다. 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도 삶은 그럴 것이다.  그것을 알기에 나는 앞으로 이 일기장에 담기는 행복하고 즐거운 일은 물론 힘들고 괴롭고 아픈 일까지도 모두 다 사랑할 것이다. 그럴 것이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1-02-27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금이 작가의 팬이라면 이 책도 꼭 읽어야죠.^^
소희보다 소희의 엄마의 삶에 더 가슴이 아팠어요. 족쇄와 폭력을 견뎌내는 그녀의 자존심에 감정이입 해버려서.ㅜㅜ 그리고 젊은 며느리를 재혼시키기 위해 모질게 소희를 빼앗았을 시어머니도 이해되고...

2011-02-27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1-02-27 17:3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새아빠가 화를 참지 못해서 순간적으로 때리는것도 폭력이죠. 폭력은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될수 없죠. 아 모질게 소희를 빼앗은걸까요? 전 그냥 나쁜 시엄니라고만 생각했어요. 결혼하고도 몇 번 소희를 데려 가겠다고 했잖아요.

2011-02-27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7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7 2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7 2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7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7 2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8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1-02-28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년기 아이들의 심리를 어떻게 이렇게 잘 알까 하는 감탄을 하면서 쭈욱 읽은 책이에요. 작가 사인본으로 얻을 수 있는 행운까지 덤으로 겹쳐 행복했지요. 이금이 선생님 너무 멋져요.

세실 2011-02-28 20:4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 책 읽으면서 감탄 했습니다. 아이들의 청소년기를 생생하게 표현했어요. 엄마와 딸의 갈등 장면에선 눈물도 찔끔 나오더라구요. 오홋 사인본까지. 축하드려용.
전 요즘 도서관 책을 제 책처럼 보고 있습니다.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 - 73개의 꿈을 쓰고 세계에 도전하다
김수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곧 중 3이 되는 딸은 구체적인 꿈을 갖고 있다. 좀 더 자유로운 직업을 선택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지만 희망 학교, 희망 분야가 확고하기에 꿈을 향한 도전에 힘이 되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 책을 추천해 주었다. 73개 꿈을 향한 도전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은 그녀의 당당함과 아름다운 도전을 보여준다. 

책을 덮고 호기심에 방문한 그녀의 블로그에는 '쾌락주의자 유목민의 지구이야기' 라는 대문글과 직장이야기, 해외취업에 도움이 되는 글,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등을 여행한 이야기등이 알차게 담겨져 있다. 그녀의 직업을 묻는 사람들에게 "저는 마케터이자 여행가이자 번역가이자 블로거이자 사진작가예요" 라고 말한다는 그녀의 당찬 삶이 블로그에 녹아 있다.

첫 직장 골드만 삭스를 과감히 그만두고 떠난 영국에서의 공부, 암 수술, 로열더치쉘 영국본사 매니저인 그녀는 한달에 한번 해외여행을 하고 취미로 마라톤, 요가등을 하며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친구들은 그녀의 훌륭한 조언자이자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동반자들이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지방 실업계 고등학교에 다니던 그녀가 골든벨을 울리고, 연세대학교에 합격한 꿈을 향한 도전이 아름답다. 수능을 준비하던 그녀를 비웃던 사람들에게 " 전 연세대 갈 거예요!" 했다는 그녀의 자신감과 강한 바램이 현실이 된 것이다. 

병든 아버지와 파출부를 하며 생계를 책임지는 엄마를 부모로 둔 그녀의 삶은 사춘기때 학교까지 자퇴할 정도의 방황과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생기면서 그녀에게는 또 다른 삶이 펼쳐진 것이다. 물론 그녀에게는 명석한 두뇌와 집중력등 평범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겠지만 노력이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이 책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고민하는 청소년, 어떤 꿈을 가져야할지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필독도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김수영은 청소년들에게 인생의 훌륭한 롤 모델이 될 것이다. 그녀는 73가지 꿈을 충분히 이루어 내리라 믿는다.

'한국에서 태어나 인생의 3분의 1을 살았으니 다음 3분의 1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그리고 나머지 3분의 1은 가장 사랑하는 곳에서 살기' 이것이 김수영의 73가지 꿈 중 첫번째라니. 나의 첫번째 꿈은 뭘까?  10가지라도 구체적인 내 꿈을 세워야 겠다.  

내게 있어 일터는 단순히 월급을 받고 경력을 쌓는 곳이 아니라, 매일매일 배우는 속에서 나 자신이 한명의 프로페셔널로 성장해 나가는 곳이다. 회사 내 다양한 네트워크에서 만난 사람들로 부터 끊임없이 영감을 받는다.

너무 어렵다고, 부족하다고, 시간이 없다고, 늦어서 불가능하다고 핑계만 대고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도전할 때 꿈은 현실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꿈은 저 멀리 달나라 이야기에 불과하다. 꿈을 간절히 바라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 전 우주가 움직여서라도 그 꿈이 실현되는 기적이 만들어진다. 견우와 직녀의 끈질긴 애정이 까치들의 마음을 움직여 깊은 강물위에 다리가 놓인 것처럼.

사실 해보면  별것 아닌데도 나 자신을 둘러싼 틀을 깨고 나온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이유는 많다. 그 틀 바깥에 더 멋진 세상이 있는지를 몰라서, 그 틀안에 있는 것이 편하니까, 그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 귀찮거나 고통스러워서...... 하지만 애벌레가 나비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껍질을 벗겨내는 혹독한 과정이 필요하듯,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나비들을 부러워만 하면서 계속 머뭇거리고만 있다면 평생 나비가 될 수 없다. 나를 둘러싼 껍질을 벗겨내는 일은 고통스럽지만 용기를 내어 그 고통을 감수할때 비로소 새로운 세상을 훨훨 날아갈 수 있는 것이다.  
소설 <데미안>에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이다. 라는 구절이 있다. '아프락사스'라는 신은 자신의 내면에 있으며,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진정한 나로 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명품으로 몸을 휘감기 보다는 나 자신이 명품이 되자'

쉘의 CEO에게 미래의 CEO가 될 저 같은 젊은이를 위해서 딱 세가지 팁만 주세요 하는 질문에 '집중하라', '나보다는 기업 전체를 생각해라', '사람을 중시해라' 라는 소중한 조언을 해주었다.

공부 자체는 별로 어렵지 않아요. 그냥 외우고 문제 풀고 그러면 되는데, 문제는 그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거든요. 슬럼프가 왔을때 확고한 목표가 있다면 자기 자신을 이길 수 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년을 위로해줘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일곱 살 우리가 폭발물이면서도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것은, 도화선이 없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모든 것을 실천에 옮길 만한 기회와 행동력과 돈과 시간이 없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분노와 불안을 극한까지 상상할 수 있는 안전장치다.

열일곱 살, 고등학교 1학년때 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들면서도 아직은 공부에 대한 부담이 덜했던 시기였기에 친구들과 사소한 일에도 웃고, 울던 순진했던 시기였다. 간혹 따라 다니던 남자애들이 있었지만 사귐은 대학 이후라는 고정관념으로 매몰차게 대했던 기억 뿐이다. 부모님과 떨어져 할머니와 살아서인지 주인공 연우의 친구 채영이나 태수처럼 가족과의 갈등으로 고민한 기억도 없다. 

신간이 나오면 꼭 읽고 싶어지는 작가가 있는데 은희경도 그 중 한명이다. 여성 작가 특유의 구성상의 섬세함과 주인공에 대한 디테일한 심리묘사는 때로는 주인공 연우가 되고, 때로는 연우의 엄마 신민아가 되어 마음 아파하면서도 행복했다. 연우는 공부에 관심은 없지만 학교에서 조용히 지내는 우리나라 학생의 절반 정도되는 지극히 평범한 고등학교 1학년생이다.
그에 비해 연우의 엄마 신민아씨는 이혼녀이며 옷 칼럼니스트이다. 마흔 나이에 일곱 살 어린 재욱형과 사귄다는 자체만으로도 평범하지 않다. 그럼에도 그녀가 사랑스러운건 애써 자신을 포장하지 않으며 우울해 하지 않고, 아들과 친구처럼 지내면서 20대의 감수성을 간직하고 있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명랑 쾌활한 소녀같은 이미지 때문이다.   

남의 눈에 거스르지 않게 살고 싶어 친절을 익혔다지만, 어쨌거나 남들 눈에 조금은 튀게 살고 있는 엄마.

바람 보러 가자. 바람? 응 빨리 챙겨. 고작 바람을 보려고 이런 폭우를  뚫고 밖으로 나간다고? 도로 침대로 가서 이불을 뒤집어 쓰는 나를 엄마가 재촉했다. 지금 가면 숲 전체가 미친 듯이 흔들리는 걸 볼 수 있어. 쉽게 못 보는 그림이야. 네 감수성 훈련을 위해 교육적 목적으로 데려가는 거라니까. 남자는 날씨와 장소에 섬세하게 반응할 줄 알아야 해. 됐거든요! 나의 볼멘 대꾸에 엄마가 말했다. 할 수 없네. 만원 줄게. 신민아씨는 종종 이런 그런 식이다.

너는 방치된게 아니라 방목되고 있는 거야. 방목은 말이지. 공자어머니, 한석봉 어머니, 그리고 페스탈로치도 못하는 고난도 교육이라구. 신민아 식 자기 합리화 엄마의 특기다. 하지만 맞다고 생각되는 구석도 없진 않다. 방목이란 것, 넓은 곳을 혼자 다닌다는 게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나는 그곳에 울타리가 있다는 것만은 알고 있다. 잘못해서 낭떠러지에 이르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 울타리가 나를 지켜주리난 것을. 결국 신만아씨 말에 넘어가버린 건가. 

주변의 위험한 물건 다 치워놓고 마음껏 놀게 해주는 것. 그게 방목이야. 대부분 혼자 하도록 내버려두지만 결정적일 때는 개입을 해야 해. 그러니까, 멀리 있더라도 연결은 끊어지면 안된다 이거야. 그런 걸 방목의 기술이라고 하지.

주인공 연우를 중심으로 한 엄마 신민아씨와 그녀의 애인인 평범하지 않은 음악 칼럼니스트 재욱형, 그리고 전학 첫날 만난 미국에서 사고치고 돌아온 태수와 태수의 동생 마리, 그리고 경직된 삶을 살고 있는 태수의 부모님. 억압적인 부모 밑에서 힘들어 하는 연우의 여자친구 채영과  그의 부모가 이 책의 등장인물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어른들은 만나지만 합일점을 찾지 못하고 또 다른 상처만 남기게 된다. 

태수의 죽음이라는 다소 무거운 결말이 부담스럽지만 부모의 이기심 혹은 비뚤어진 교육관이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몬다고 생각하니 마음 아프다. 그런 점에서 연우를 믿어주고, 끊임없이 배려하는 신민아씨의 교육관은 그녀가 주장하는 고난도 교육관이다. 친구처럼, 애인처럼 자녀를 대한다면 가정은 참 편안한 곳으로 기억되겠지. 비오는 날 빗소리 들으러 보림이 데리고 커피숍 가고, 아이들 믿어주고 나름 방목하는, 내 일을 사랑하고 가볍게 살려고 노력하는 그런 점에서 난 신민아씨와 조금은 닮아 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양철나무꾼 2011-01-10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신민아 씨, 세실 님처럼 발랄한 거 같아요~^^
아니다, 신민아 씨가 세실님처럼 발랄한 건가?

전, 열일곱살 연하남과 사는...지극히 평범한 아줌도 봐서 말이죠~


세실 2011-01-10 02:07   좋아요 0 | URL
앗 리뷰 쓰다가 옆지기 들어오는 소리에 보림이랑 같이 자는척 하자구 후다닥거리며 들어갔다가 다시 나온 사이에 들르셨네요. 보림이가 가끔 엄마랑 자고 싶다고 하면 이렇게 자는 척 한답니다. ㅋㅋ

호호호 맞아요. 발랄하고, 때로는 철없는 소녀같은 이미지죠.
신민아씨 참 예쁘게 사네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음 열일곱살 연하남이면 그 아줌은 몇살?


마녀고양이 2011-01-10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꾼님 리뷰에서도, 세실 언니 리뷰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네요.
신민아에 대한 묘사가 마음에 들어요...
자신이 단단하지 않다면, 자식을 믿어주고 배려하고 살짝은 방목하는 교육 어려울거 같아요.

좋은 한주되셔여~

세실 2011-01-10 13:58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나요? ㅎㅎ
나무꾼님이 신민아랑 저랑 닮았다고 해서 기분 좋았어용.
마음은 20대~~ 상큼 발랄? 켁...
방목이란 말 참 좋아요. 울타리는 되어 주면서 자유롭게 뛰어 놀수 있도록 해주는 육아법.
이 책 참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