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샘과 시바클럽 시공 청소년 문학
한정영 지음 / 시공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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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조금은 부담스러우니 나도 어쩔수 없는 꼰대 어른인가 보다. '시바'라는 단어가 걸린다. 요즘 심하게 예민한 우리집 수험생 아이는 괜찮단다. 작가도 변명하고 싶은듯 친절하게 부연 설명을 한다. 주인공 미소의 엄마가 좋아한다는 시바여왕은 성경에 나오는 인물이다. 시바여왕이 낳은 솔로몬의 아들이 에티오피아를 건국했다는 전설이 있고 미소가 시바의 여왕처럼 아름답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란다. 청소년에게 다가서려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인다. 중학생 대상 독서캠프를 기획중이라 청소년 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도서 '짝퉁샘과 시바클럽'은 영어 발음이 촌스러운 짝퉁샘과 문제아 태극이, 이들의 수상한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결성한 시바클럽의 미소, 다림, 세민을 중심으로한 성장 소설이다. 김밥집을 운영하는 아빠와 단 둘이 사는  미소. 정이 많고 유머러스한 아빠는 미소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다. 태극이의 셔틀이며 엉뚱한 성격의 다림이와 소심하고 마마보이이며 반장인 세민이가 등장한다. 문득 어릴적 친구들이 떠오른다. 언니처럼 보듬어주던 은주, 옆집에 살던 키가 큰 은숙, 얄미운 짓을 해서 가끔 왕따를 시켰던 은영이....시골에 가면 두명의 친구들이 여전히 살고 있는데 이젠 연락을 하지 않는다. 가끔 만나면 왠지 서먹하다. 

 

짝퉁샘은 월남전에 참전했고 베트남에 두고 온 부인과 아이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다문화 가정의 태극이를 살뜰히 보살핀다. 아이들은 태극이에게 유난히 관대한 짝퉁샘과 두 사람의 관계를 오해한다. 태극이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을 돕기 위해 친구들 사이에 불법 심부름센터를 운영한다.  

 

빌게이츠는 "태어날 때 가난한 것은 내 죄가 아니지만 늙어서 가난한 것은 내 죄다" 라는 말을 했는데 수긍하기 어렵다. 도서 ' 88만원 세대' 에서 보듯이 젊은 청춘들이 편의점이나 햄버거집에서 일하지만 최저 임금밖에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결혼하면 집 장만과 자녀교육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평생 빚을 져야 한다. 내 주변의 사람들도 아이들 대학 교육까지 마친후, 퇴직할 즈음에야 경제적 여유가 생긴다. 

 

태극이의 미래는 사실 암울하다. 빚이 많고 건강하지 않은 부모님, 다문화 가정....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극이가 웃을 수 있는 이유는 태극이를 아들처럼 보살피는 짝퉁샘, 한때 절친이었고 핑크빛이 감도는 따뜻한 미소,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준 다림, 세민, 본오까지....친구는 내 삶을 따뜻하게 해주는 빛이다. 내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비타민이다. 

 

내일 대학 친구들과 예술의전당에서 만나 함께 밥을 먹고 오르세미술관전을 관람하며 커피를 마실 예정이다. 한 명은 최근에 부인과 수술을 했고, 한 명은 디스크가 심해 오래 만나지는 못하지만 1년에 두 번은 보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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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 걸즈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6
김혜정 지음 / 비룡소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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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서관에서 학교도서관지원사업으로 인근 중학교에 김혜정 작가를 파견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소설가가 꿈이었고 작가가 된 현재의 삶에 만족했다. 강연은 시시한 어른이 되지 않는 법을 주제로 시시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나의 꿈 리스트를 적고 나의 기분을 달래주는 방법 찾기를 강조했다. 그녀의 꿈은 구체적으로 문학상 심사해보기, 내 책이 해외 수출 되는 것, 그림 동화책 내기 등인데 대부분의 꿈을 이루었다. 스스로의 기분을 달래주기 위해 좋아하는 친구와 마라톤 수다, 여행계획 짜기, 빅뱅이론 보기, 아모제의 초콜렛 쿠키 먹기 등이다.    

 

도서 하이킹 걸즈는 제1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는데, 이 상은 비룡소 출판사에서 제정한 청소년 문학을 위한 상이다. 소설은 비행을 저지른 고등학생 2명이 1명의 가이드와 중국의 실크로드를 걸으면서 겪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비행 청소년을 소년원에 보내는 대신 도보 여행을 시키는 점에 착안했다. 주인공 은성이는 미혼모인 엄마와 할머니 손에 크면서 아빠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친구에게 폭력을 일삼는 문제아다. 보라는 모범생이었지만 친구에게 왕따를 당하고 스트레스를 도벽으로 해소하는 또 다른 문제아다. 인솔자 미주언니를 포함한 세 명은 70일 동안 중국의 우루무치 공항부터 투루판, 하미, 명사산, 둔황을 도보로 여행하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여름 한낮의 뜨거운 길을 하루 종일 걷고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 허름한 숙소에서 생활하는 일은 한창 사춘기인 두 아이에게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무엇보다 슬픈 현실은 두 아이가 우리나라에 돌아와도 반겨줄 사람이 없다는 상실감이다. 두 아이는 여행에서 이탈하고 갖은 고생을 하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현재의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대열에 다시 합류한 그들은 70일간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치고 한층 성숙한 아이들로 성장한다.

 

이 세상에 자신을 사랑해주는 단 한 명만 있으면 자살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부모의 이혼 후 방치, 공부에 대한 중압감, 비난은 아이의 마음을 병들게 한다. 요즘 우리집 고1 아들과의 관계가 좋다. 아이의 성적은 내려놓고,  내가 업무적으로 또는 아빠와의 관계에서 힘들다, 피곤하다를 표현하니 아이는 가끔 말 없이 안아준다. 학교 갈 때 엄마의 뽀뽀를 기다리거나, 내가 화장하는 방으로 들어와 먼저 입을 내밀기도 한다. 부모는 조급해하기 보다는 기다려주고 믿어주며 잔소리 대신 사랑을 듬뿍 주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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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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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서관은 요즘 이용자에게 커피, 녹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추운 겨울날, 도서관에 오면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리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 사무실 문을 노크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인지 몇 명 되지 않지만 직원과 이용자와의 소통의 시간이다. 이용자 중에는 갈 곳이 없어 매일 도서관으로 출근하는 사람이 있다. 하루 종일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하며 소일한다. 경증 장애가 있거나 연로하며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소외받는 그들에게 도서관은 안식처다.

 

도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바바라 오코너 저. 다산책방)’을 읽고 나니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도서관 이용자가 오버랩 된다. 집이 없어 낡은 자동차에서 생활해야 하는 아이들이 인근 도서관에서 오후를 보낸다면 조금은 따뜻해지겠지. 이 책은 조지나와 토비 남매가 개를 훔쳐 사례금을 받아 집을 구하려고 벌이는 고군분투기를 담고 있다.

 

갑자기 사라진 아빠 때문에 살던 아파트에서 쫓겨난 조지나가 개를 훔치기로 결심하면서 시작된다. 평범한 삶이 갑자기 무너졌을 때 사춘기 소녀에게 가장 힘든 건 뭘까? 아빠의 부재보다 집이 없어 자동차에서 생활하는 비참한 모습을 친구에게 들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결국 씻지 않아 냄새 나는 몸을 수상히 여긴 친구 루엔이 알게 되고 학교 생활은 엉망이 된다.

 

다행히 엄마는 이런 악조건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열심히 생활한다. 화가 나면 아이에게 소리 지르고 짜증도 내지만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밤낮으로 일하면서도 토비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엄마의 여유에 미소가 지어진다. 때로는 친구처럼 의논하고, 의지하는 엄마와 아이의 관계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된다. 다소 황당한 내용이지만 어린이다운 발상으로 개를 훔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성공한다. 아이는 불행한 자신의 삶을 극복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공자는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에 한 사람은 나의 스승이 있다" 고 했듯이 살아가면서 인생의 멘토가 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도서관에서 나를 보면 인사하며 환한 웃음 짓는 아이, 늘 단정한 옷차림과 온화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이야기하는 직원도 멘토가 된다. 소설 속 조지나와 토비 남매의 멘토는 방랑자 무키 아저씨다. “때로는 뒤에 남긴 삶의 자취가 앞에 놓인 길보다 더 중요한 법이라는 거다.” “때로는, 휘저으면 휘저을수록 더 고약한 냄새가 나는 법이다.” 라는 멋진 말을 남긴다. 조지나가 개를 훔친걸 알면서도 아이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기다려준다. 결국 조지나는 개를 돌려주고 엄마도 살 집을 구하면서 해피앤딩의 결말을 맺는다. 개를 자식처럼 사랑하는 카멜라 아줌마의 단순함과 솔직함, 그런 아줌마를 보면서 죄책감을 갖고 마음이 흔들리는 조지나. 둘은 나이차를 떠나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타인의 불행을 보며 내 삶을 위로 받는 마음은 다소 이기적이지만 때로는 큰 힘이 된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으면 조금은 살아갈 힘을 얻을수도 있겠다. 긍정적인 사고의 지나친 발상일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더없이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두 아이와 엄마를 보며 조금은 우울했던 내 마음에 한줄기 햇살이 비춘다. 겨울 우울증은 햇볕을 쪼이면 좋아진다고 하니 도서관 마당 벤치에 앉아 커피라도 마셔야겠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김혜자, 최민수 주연의 영화로도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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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01-30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영화에 나온 `이레`는 우리구에 살아요. 초등2학년...
작은도서관은 동네사랑방 같아서 커피나 차는 쉽게 마시는데 공공도서관은 넓고 칸이 분리돼 있으니 차마시러 사무실로 들어가긴 어려울수도...

자몽 2015-01-30 18:53   좋아요 0 | URL
이레...넘 귀엽고 연기도 잘하더라구요

세실 2015-01-31 08:13   좋아요 0 | URL
소설 읽고 영화보려 했더니 이미 극장에서 내렸네요. TV로 오늘 봐야겠어요.
정수기 위에 붙여 놓았어요. 커피, 녹차 준비되어 있으니 사무실로 오시라구... 처음 오는 분들이 많이 찾아요^^

2015-01-30 1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몽 2015-01-30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 보고 넘 좋아서 원작소설을 보려고 했었는데 잠시 잊고 있었네요.
세실님 글보니 빨리 읽고 싶어져요

저에게도 도서관은 책을 읽기위해 거의 매일 가는 곳인데 왠지 사서분들께 가볍게 인사하는 것도 어렵더라구요...근데 이용자들과 소통을 위해 커피를 주는 도서관은 넘 부럽네요

세실 2015-01-31 08:15   좋아요 0 | URL
영화도 좋군요. 워낙 배역들이 탄탄하니...
전 얼른 영화 보고싶어요^^

시작이 어렵지 한번 소통하고 나면 편해요. 시골이라 더 가능할수도 있겠지만요. 마주치면 제가 먼저 인사해요~~~

blanca 2015-01-30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이 계신 도서관은 더욱 따사로울 듯해요. 저는 집근처 중학교에서 동네주민에게 개방한 도서관을 자주 가요. 언제든 가도 될 듯한 느낌이 따듯해요.

세실 2015-01-31 08:18   좋아요 0 | URL
겨울이라 도서관 들어올때 움추린 모습이 안타까워 준비했어요. 카페처럼 편하게 왔으면 하는 마음~~ 중학교에서 개방한 도서관도 신선하겠어요^^

2015-02-01 1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31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5-02-01 0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실한 멋쟁이 관장님!!! 맘도 푸근하시네~~~^^ 착해착해!!!!!❤️

세실 2015-02-01 10:56   좋아요 0 | URL
소음도 심하고 위생도 엉망이라 자판기 치웠거든요. 별다방 커피는 못주더라도 봉지커피 정도야? ㅎ
어제 별다방 텀블러 샀는데 맘에 쏙 들어요^^

페크pek0501 2015-02-02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무료 제공의 커피를 얻어 마시고 싶어라. 마음까지 따뜻해질 것 같아서요. ㅋㅋ

기억해 놓겠습니다.

“때로는 뒤에 남긴 삶의 자취가 앞에 놓인 길보다 더 중요한 법이라는 거다.”

세실 2015-02-02 14:37   좋아요 0 | URL
나도 페크님께 커피 드리고 싶어라~~~~~
서울에서 이곳 1시간 20분이면 오는데....ㅎㅎ
따뜻한 봄날, 훌쩍 날아오세용~~~~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야 겠습니다. 근데 지금 꾸벅꾸벅 졸고 있다는거.....
밥 먹고 오후 2시부터 3시 사이 넘 졸려요^^

페크pek0501 2015-02-02 14:57   좋아요 0 | URL
하하하~~~ 그럴까요?
시댁 대구도 왔다갔다하는데 말이죠.^^

세실 2015-02-02 21:35   좋아요 0 | URL
기다리겠습니다~~~ ㅎㅎ
2월중 서울도 가야겠죠? 보림 대학도 가볼겸~~~

[그장소] 2015-04-17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도서관 이름이 ..계신 도서관...?!^^
이군...했다가...아~~~

세실 2015-04-18 23:56   좋아요 0 | URL
응? 도서관 이름이 어디 있나요? ㅎㅎ
못 찾겠다. 꾀꼬리~~~~

[그장소] 2015-04-18 23:58   좋아요 0 | URL
blanca 님글속에 있죠!!^^

세실 2015-04-19 00:13   좋아요 1 | URL
개방(한)도서관? ㅎㅎㅎ
울 도서관은 충북에 있는 시골도서관이어요~~~

[그장소] 2015-04-19 00:15   좋아요 0 | URL
꾀꾀리도..울고요~~^^
 
신기루 푸른도서관 50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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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이 나오면 무조건 읽고 싶어지는 작가가 있는데, 그중 한 사람이 이금이 작가다.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의 생각을 읽는데 도움이 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청소년소설이어서 그녀의 신작은 빼놓지 않고 읽고 있다. 이 책은 구성이 독특하다. 1부는 열다섯살 다인이의 관점으로 엄마 친구들과 떠난 몽골 여행의 일상을 담고 있다면 2부는 다인 엄마의 관점에서 엄마가 바라보는 딸, 여행을 함께 한 7명의 친구들, 마흔다섯의 생애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청소년 소설이면서 성인 소설이기도 한 것이다.    

다인이는 엄마가 문학동아리 회원이었던 고교 동창들과 떠난 첫 해외여행에 함께 하게 된다. 떠나기 전 갈까 말까 고민한 것처럼 이번 여행이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다. 엄마 친구들의 별명을 지어주기도 하며 조금씩 적응해 나간다. 
"아줌마들에게도 배역을 줘야겠다. 듣보작가 아줌마는 패션 잡지 기자, 대박논술 아줌마는 스타일리스트, 바람맞은 아줌마는 헤어, 카이스트 아줌마는 메이크업 담당이다. 실적미달 아줌마는 운전기사, 그림자 아줌마는 없는 것처럼 조용하니 매니저를 시켜줄까? 그래도 의리가 있지, 매니저는 엄마를 시켜줘야겠다. 나보다 힘센 메니저가 아니라 나한테 절절매는, 내가 무시하고 구박해도  꼼짝 못하는 매니저." 아이들은 가끔 엄마와의 역할 놀이를 꿈꾸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겠지. 엄마의 언어 폭력이나 잔소리를 들으면서 TV 프로 '빅'처럼 몸이 바뀌는 생각을 할까? 현지 가이드 바뜨르를 좋아하는 마흔 다섯 아줌마들의 순수함과 다인이와의 신경전을 보면서 웃음이 난다. 맞아. 마음은 똑같다고!

엄마에게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다인이와 엄마의 대립, 현직 작가이면서 이혼녀로 자유부인인 친구 '춘희'의 삶을 멸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워하는 엄마, 여행오기전 암 선고를 받은 엄마는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친정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어린 시절의 삶을 반추한다. 그리고 딸과의 어긋난 관계도 조금씩 회복된다.

 

신기루, 한낮 거짓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기에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눈앞에서 신기루가 홀연히 사라지는 것을 본 순간 내가 믿고 있던 것들이 실은 신기루처럼 허상이었는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날 울게 만들었다.' 우리가 꿈꾸고 있는 미래의 핑크빛 삶도 신기루 일수 있겠지만 꿈은 꿀 때 행복한거 아닐까? 그래서 오늘도 난 꿈을 꾼다.


아직 한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친구들과 해외여행 가기' 이 책을 읽는내내 머릿속을 맴돈다. 책 속 아줌마들의 나이와 똑같은 마흔다섯의 나. 아이들에게서 어느 정도는 벗어난 나이. 올 겨울엔 꼭 도전해 보고 싶다. 안되면 제주도라도 다녀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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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백
김려령 지음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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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둑이다.
그러니까 사실은 누구의 마음을 훔친 거였다는 낭만적 도둑도 아니며, 양심에는 걸리나 사정이 워낙 나빠 훔칠 수밖에 없었다는 생계형 도둑도 아닌, 말 그대로 순수한 도둑이다. 강도가 아니니 흉기를 지녀서는 안되며 사람을 헤쳐도 안된다. 몸에 지닌 지갑이나 가방에 손을 대는 소매치기 날치기도 아니다. 나는 거기에 있는 그것을 가지고 나오는. 그런 도둑이다.

 

"나는 도둑이다" 로 시작하는 김려령 작가의 소설 가시고백은 첫줄의 여운이 오래 남는다. 열여덟살 고등학생인 해일, 진오, 지란, 다영은 같은 반 친구다. 주로 해일과 지란의 가정사가 중심 축을 이루는 이 소설은 '고등학생이 도둑질'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작가 특유의 발랄함과 가벼움으로 심지어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기에 도둑질 할 수도 있지뭐" 하는 너그러움도 갖게 한다. 

 

해일은 어릴때 부모의 맞벌이로 혼자 집에 있는 적이 많았다는 트라우마를 제외하면 지극히 평범한 집 아이다. 그러나 해일은 단지 손이 먼저 나간다는 비 논리적인 상황으로 일곱살때부터 도둑질을 시작해서 친구의 전자수첩, 넷북을 훔친다. 그에게 죄책감이나 죄의식은 없다. 지란은 아빠가 두명이다. 어느때부터인가 친아빠와의 사이가 멀어진 지란은 급기야 친구들과 아빠의 집에 몰래 침입해서 가구마다 낙서를 해 놓는다. 다행히 해일과 지란, 진오는 서로의 마음의 가시를 빼주며 힘이 되어준다.  

 

청소년 소설을 읽을때마다 느끼는데 아이들도 어른과 똑같이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단지 내색을 하지 않고 쿨한척 행동할뿐. 이 시기에는 부모보다는 친구를 통해 위안을 삼는다.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은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과정이리라. 아침에 잔소리로 내보내지만 저녁에 만날때는 해맑은 웃음을 보여주는 아이들. 우리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 겪어도 좋을 상처를 미리부터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잠시 엇나가도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럴때 보듬어 안아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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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12-05-13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삼 애들한테 친구가 얼마나 중요한가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 책 읽는 동안 걱정되면서도 한편 마음 놓이는 게 그런 이유였지요. (그리고 병아리 키우는 남자 고딩이라니 이건 너무 귀엽잖아요. ㅠㅠ)

세실 2012-05-13 14:0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친구가 참 중요하죠. 제 친구 딸내미는 밥 먹을 친구가 없어서 3개월을 굶었다고 하네요. 맘이 아팠어요. 의외로 친구들은 쿨하게 용서해주네요. 어른보다 더 나은거 같어....ㅎ 맞아 병아리 키우는 고딩. ㅋ

순오기 2012-05-15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못 읽었어요~~~~ 공감하고 대화하려면 얼른 읽어야겠군요.

세실 2012-05-17 09:01   좋아요 0 | URL
잠깐 시간 내시면 금방 읽을수 있어요~~~ 언능 읽어보세요^*^

희망찬샘 2012-05-28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직 다 못 읽었는데... 어여 마무리지어야겠어요.

세실 2012-07-07 11:19   좋아요 0 | URL
재밌네요. 아이들의 심리를 아는 것 참 중요해요. 요즘 아이들 눈높이에서 바라보려고 노력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