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동물농장.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반양장)

알라딘을 오래 전부터 사용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시들했다. 

알라딘을 어떻게 나와 연관시켜야 하는지 몇 년을 고민했지만 도저히 풀리지 않는 난해한 문제였다. 

오늘 그 문제를 풀었다. 


알라딘에 예전처럼 들어와서 일상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100줄평을 이용해서 읽은 책들에 대한 간단한 흔적을 남기기로 했다. 

나중에 100줄평들을 보면서 나의 독서 역사를 참조할 것이다. 


독서에 대한 기록과 기억은 나에겐 큰 고민거리였다. 

도대체 언제 무슨 책을 읽은 거지?

이 고민과 알라딘 접속에 대한 고민 두 개를 연결했더니 솔루션이 나왔다. 


인생의 어떤 답이라는 것은 이렇게 단순히 질문의 배치와 결합만으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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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3-13 14: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신 페북하잖아.
어디든 한군데만이라도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감?
나도 여기저기 계정이 있어 관리를 해 보지만 다 안되더군.
알라딘은 그나마 댓글 소통을 하니까 하는 거고...

승주나무 2018-03-13 14:46   좋아요 1 | URL
그래도 알라딘은 나의 정체성의 일부여서 고민이 되더라고요. 독서활동의 고민도 이참에 같이 해결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제 서재의 100자평을 통해서 제가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서양 소설들을 좀 보고 있어요.
 
동물농장.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7
조지 오웰 지음, 김기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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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건부두, 카탈로니아, 1984, 동물농장, 나는 왜 쓰는가. 이 작품들을 다 따라가며 읽었는데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은 오웰 의 출발점이다. G.D.H콜와 쓴 <승리냐, 기득권이냐>도 출간되었으면. 나도 광화문에서 시사인 창간지 들고 홍보한 후 전단지는 거절하지 않는다. 20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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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라딘 사용법을 발견하다
    from 승주나무의 책가지 2018-03-13 14:22 
    알라딘을 오래 전부터 사용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시들했다. 알라딘을 어떻게 나와 연관시켜야 하는지 몇 년을 고민했지만 도저히 풀리지 않는 난해한 문제였다. 오늘 그 문제를 풀었다. 알라딘에 예전처럼 들어와서 일상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100줄평을 이용해서 읽은 책들에 대한 간단한 흔적을 남기기로 했다. 나중에 100줄평들을 보면서 나의 독서 역사를 참조할 것이다. 독서에 대한 기록과 기억은 나에겐 큰 고민거리였다. 도대체 언제 무슨 책을 읽은 거지
 
 
 
변신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재황 옮김, 루이스 스카파티 그림 / 문학동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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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동안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붙잡고 매달렸다. 아이들과 문학고전 수업을 하려고 읽은 것까지 하면 세 번 정도 정독했다. 이번에는 느낌이 너무 강렬하고 작품의 문제의식이 전부 이해되는 것 같아서 어리둥절했다. 카프카의 소설작품은 환상과 현실이 종잡을 수 없이 펼쳐지기 때문에 난해했지만 이번에는 하나도 난해하지 않았다. 


그리고 사건이 터져버렸다. 


나는 요즘 책을 읽고 좀처럼 독후감을 남기지 않지만 기념비적인 사건이 터진 시점과 내가 《변신》을 덮은 시점이 묘하게 일치하고 그 내용의 유사성 때문에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정치인의 몰락과 그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영화 <터미네이터2>의 마지막 장면인 T-1000의 최후를 떠올렸다. 


우리는 서로를 괴물로 만들면서 살아간다. 괴물로 만들지 않을 도리가 없고, 괴물을 만들 만한 동기는 충분하다. 


피해자는 차기 대통령감으로 지목된 절대권력자인 도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을 뿐 아니라 끊임없이 이어진 부드럽고 감성적인 억압과 폭력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을 것이다. JTBC 인터뷰에서 '다른 피해자'를 언급한 것을 보면 자신의 처지와 같이 고립된 사람들을 위해서 용기를 냈던 것으로 보인다. 용광로에서 죽어가며 여태까지 자신이 변신(살해)한 사람으로 한번씩 몸부림친 T-1000. 하루 아침에 벌레로 변신한 카프카 소설 《변신》의 첫 장면. 이 두 장면이 그 정치인에게 비로소 도달했다.  



정치인이 괴물로 변신한 순간 쏟아진 반응은 아버지 유형, 어머니 유형, 여동생 유형으로 나뉜다. 


어머니 유형 : 안타까워 어쩔 줄 몰라 하며, 그레고르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리라는 희망과 그럴 리 없다는 절망속에서 불안하게 흔들린다. 피해자를 공격하고 가해자를 두둔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는 믿고 싶은 사실이 사라지는 것이 두렵다. 사람들은 진실보다는 믿고 싶은 것을 더 선호한다는 점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가구를 모두 치워버리면, 그애의 병세가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모두 포기하고 매정하게 그앨 혼자 내버려두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니? 방은 예전 그대로 놓아두는 게 좋겠어. 그러면 그레고르가 다시 우리에게 돌아왔을 때 그앤 모든 게 전과 달라진 게 없음을 확인하게 될 테고, 그럼 그 동안의 일을 그만큼 더 쉽게 잊을 수 있을 거야."(프란츠 카프카,

 《변신》 본문)


아버지 유형 : 집안의 가장 자리를 빼앗겨 숨죽이며 살았던 2인자가 뜻밖의 불행으로 1인자의 자격을 되찾으며 정치적 보복을 가한다. 故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천막 안에서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던 정치인들처럼, 도지사의 몰락은 매우 큰 정치적 기회이기도 하다. 정치인은 본인의 죽음만 빼면 모두 이용한다는 항간의 말처럼. 


두 여자가 양쪽에서 겨드랑이 아래에 팔을 넣고 일으켜세울 때가 되어서야 그는 눈을 번쩍 뜨고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번갈아 바라보며 말하곤 했다. "이것이 인생이야. 이것이 내 말년의 휴식이로군." 두 여자의 부축을 받아 몸을 일으키며 아버지는 마치 그 자신이 스스로에게 더없이 무거운 짐이라도 되는 듯 귀찮아했다. 그렇게 두 여자의 손에 이끌려 가다가 방문 옆에 이르면 아버지는 그만 물러가라고 손짓하곤 혼자서 걸어 들어갔지만 어머니와 여동생은 각기 바느질감과 펜을 황급히 던져 놓고는 계속 뒤따라 들어가 아버지를 거들어주었다. (프란츠 카프카, 《변신》 본문)


여동생 유형 : 뒤바뀐 현실에 매우 민감하고 유연하게 반응하며 활로를 모색한다. 특히 버릴 건 확실히 버리는 유형. 그것이 오빠일지라도.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여동생 유형에 들 것이다. 


"내쫓아야 해요." 여동생이 소리쳤다.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어요, 아버지. 저것이 오빠라는 생각을 버리셔야 해요. 우리가 그토록 오랫동안 그렇게 믿어왔다는 것 자체가 바로 우리의 진짜 불행이에요. 도대체 저것이 어떻게 오빠일 수 있겠어요? 저것이 정말 오빠라면 우리가 자기와 같은 짐승과는 함께 살 수 없다는 것쯤은 벌써 알아차리고 제 발로 나가주었을 거예요. 그러면 우리는 계속 살아가면서, 오빠는 비록 잃어버렸을망정 오빠에 대한 기억은 소중히 간직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그런데 저 짐승은 우리를 못살게 굴고, 하숙인들을 쫓아내고, 나중엔 틀림없이 이 집 전체를 독차지하고서 결국 우리를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신세가 되도록 만들 거예요."(프란츠 카프카, 《변신》 본문)


결국 여동생의 마지막 발언을 들은 괴물 그레고르는 죽음을 재촉하고 말았다. 


《변신》이 발표된 시기는 일제시대였던 1912년. 지금으로부터 100년 조금 넘었다. 지금 우리가 땅을 밟고 숨쉬는 현대 사회 구조를 매우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작품이다. 평론가들에 의하면 카프카가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형상화한 거라고 하는데, 나는 미투 운동으로 몰락한 정치인의 사건을 독후감으로 소환함으로서 현대 정치사회 구조를 가미하고 싶었다. 


개인은 무력하다. 경제적 또는 정치적 능력을 상실하면 삶 전체가 위기에 처하고 목숨이 끊어지는 것도 감당해야 한다. 미투 캠페인이 위대한 까닭은 정치적 경제적 터전을 모두 상실당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기회에 현실을 합리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하면 용기를 낸 사람들 모두 괴물의 탈을 뒤집어써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괴물 폭탄 돌리기'라는 위험한 놀이를 죽을 때까지 해야 할지도 모른다. 방아쇠는 당겨졌고 전쟁은 시작되었다. 과연 누가 괴물이 될 것인가. 칼을 잡고 있는 그들이 장애물들을 하나씩 격파하면서 선량한 사람들을 하나씩 괴물로 만드는 마술을 회복할 것인가, 쪽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괴물을 하나씩 찾아내 공기를 정화시킬 것인가. 전쟁 없는 변화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그건 이미 헛된 희망이 되어버렸다. 우리 모두 마음의 군복을 꺼내입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진짜 전쟁은 바로 《변신》 전체와 우리 현실 전체에 흐르는 비열한 공기다. 촛불이 바꾼 것은 훌륭한 민주정치의 반쪽일 뿐이다. 차악이 최악을 제거하고 스스로 최악에 등극하는 악순환은 아직 끊어지지 않았다. 하루 아침이든 서서한 시간 동안이든 괴물로 변신한다는 사실 자체가 무거운 과제다. 일상생활에서 집안에서 일터에서 마시는 공기는 전혀 민주적이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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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 리(理)와 기(氣)로 해석한 한국 사회
오구라 기조 지음, 조성환 옮김 / 모시는사람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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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ㆍ정치ㆍ중심ㆍ도덕의 가치로부터 자유로운 일본의 예술과 몰(沒)정치적ㆍ몰(沒)도덕적일 수 없는 한국예술의 대비에서 우리가 노벨문학상을 가질 수 없는 이유가 암시된다. 오구라 기조는 매우 언급을 절제했지만 욕망 억압, 위선, 도덕 집착 등 좀더 과감한 비판론은 한국인이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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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5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18-02-26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라우져 뭐 쓰세요. 저는 구글크롬을 쓰고 있는데, 인터넷 익스플로러 같은 거 쓰면 그렇게 될 수도 있어요.간만에 알라딘 왔어요. 문학고전 요새 좀 읽고 있어서 문학리뷰는 좀 남겨보려고요~~
 


저도 선생님이 조언하신것처럼 엑셀에 매일 읽는 성경읽기와 관련해서 기록을 조금씩 하고 있는데요. 과연 독서의 질이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 경기도의 한 독자님





저도 이 분처럼 논어나 경서, 인문고전을 또박또박 메모하고 틈틈이 코멘트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문장이나 생각에 대한 내 최초의 해석인 셈인데요. 놀라운 점은 해석도 하나의 생명이기에 성장한다는 점입니다. 메모를 다음에 보면 이전의 메모가 생각의 출발이 되고, 다음에 보면 또 그 지점이 생각의 출발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양화> 편의  한 구절을 저는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하면 덕 있는 사람의 말을 버리는 것이다."(논어 양화편)

♡ 나의 해석 : 무비판적인 수용은 범죄다.


유명한 도청도설입니다. 이렇게 써두고 몇 번 읽으면 나의 무의식은 그 다음을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물이 흘러가다가 파인 홈을 만나면 일사불란하게 흘러가는 것과 같습니다. 좋은 말을 들으면 퍼뜨리는 게 맞는데 왜 이 좋은 걸 하지 말라고 한 걸까요? 말한 사람이 고민 끝에 얻어낸 좋은 말은 당장 듣는 사람의 좋은 말이 될 수 없고, 듣는 사람 역시 자신의 좋은 말로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죠. 이것이 바로 좋은 말이 전해지는 방식이죠. 좋은 말이 나쁜 사람에게 가면 당장 나쁜 말로 둔갑합니다.


저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접했던 말을 토시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이 반복하는 앵무새 같은 사람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분들이 자신에 차서 신나게 이야기하면 주변에 있는 분들은 옳은 말로 착각합니다. 저도 모르게 좀비PC가 되어 여론조작의 디도스 공격에 이용되는 줄도 모르고. 주변에 있는 분들은 대개 순진한 분들이니까 퍼뜨리진 못하지만  동조합니다. 이렇게 여론이 가랑비이 옷 젖듯 조작됩니다.


방송사들에서 조잡한 내용을 가지고 동네 시장 양말장수 아저씨처럼 쉴틈없이 떠들면 지나가다 얼핏 들은 사람에게 쏙 박힙니다. 가끔 저런 황당한 이야기를 진짜 믿는 사람이 있을까 어이 없을 때가 있지만 그건 안일한 생각입니다. 실제 많은 사람들에게 그와 똑같은 이야기를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반복해서 들은 뒤에야 이게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메모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도청도설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저는 메모를 한 것 중에서 제가 글에 쓸 내용과 관련된 것은 빨간 볼펜으로 ○표시를 해둡니다. 그러고 한참 기다리죠. 성급히 쓰려고 하면 글을 망친다는 걸 경험으로 배웠기 때문입니다. 무의식이 열심히 작업해서 숙성이 되면 그걸 가지고 요리를 하듯 글을 이어갑니다. 이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글쓰기는 의식과 무의식의 협업이다


메모는 의식이 시작하지만, 마무리는 무의식이 관여합니다. 그러니까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메모가 있는 셈입니다. 메모를 생각의 계단으로 삼아서 자주 들여다보세요. 계단이 무르면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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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1-19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메모를 생각의 계단으로 삼아서 자주 들여다보세요. 계단이 무르면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흠..좋은 말이다!^^

승주나무 2018-01-19 23:10   좋아요 0 | URL
오~ 고마워요. 누나가 꾸준히 댓글 달아주니까 저도 꾸준히 쓰게 돼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