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의 눈썹달 글라이더 청소년 문학 1
서동애 지음 / 글라이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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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라는 압도적 소재에 눌리지 않고 메시지를 온전히 담아낸 점이 훌륭하다. 문학은 형식이며, 하나의 표현수단일 수 있다는 주장의 좋은 사례가 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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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주머니 - 김진철 창작동화집
김진철 지음 / 파우스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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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이 없는 현대판 전래동화. 흑설공주류의 동화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현대적인 소재로 교훈을 주는 동화는 언제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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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판 카프카 전집 5
프란츠 카프카 지음, 오용록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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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여태 못 읽었던 카프카. <변신>을 중학생들과 읽고 나서 내친 김에 고독의 3부작인 <소송>, <실종자>, <성>을 읽었다. <소송>은 헌법 초유의 사법농단 사태가 있기에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다. 현실 그 자체가 <소송>이니까. <실종자>는 자본주의 세계, <성>은 좁게는 관료주의 세계이지만 실체가 되어버린 관념의 세계를 다룬다. 이를테면 국가보안법 같은 것이다.

성은 환상이고 관념이고 허상에 불과하지만 마을 사람 중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성은 백성들을 평생동안 지배하는 실체로 작용한다. 누구나 의식하고 두려워하고 이쁨을 받으려고 집착하는데 어찌 실체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느 세계든 성의 지배를 받는 백성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

K, 바르나바스 가족, 페피처럼 정직하게 살다가 말라가거나 프리다처럼 성의 여왕으로 살지만 단 한 순간도 눈치보기와 신경과민을 벗지 못하든가. 거칠게 비유하면 군자와 소인의 삶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른 선택지는 없어 보인다. 성의 안개를 걷어내지 않고서는.

온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보기에 이건 웃기는 이야기고 유치하기 짝이 없다. 문제는 온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이다. 성 이야기가 섬찟한 현실이 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성>은 대학 시절 펼쳤다가 앞장에서 죄절한 기억이 있다. 요즘 중학생들과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읽고 있는데, 소설의 문장을 읽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읽히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하고 있다.

카프카가 로베르트 발저의 작품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발저의 소설도 탐독했던 생각이 난다. 좀처럼 발저의 작품은 번역되지 않아 아쉽다. 이제는 카프카가 세상의 어떤 모습을 목격했는지 알 것 같다. 소설 문장에 익숙하지 않으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카프카의 소설이야말로 진정한 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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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2-05 16: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은 어렵다고 징징대더니 기어코 다 읽었네.
그럴 줄 알았다.ㅋ
마지막 문장이 비장하군.

승주나무 2019-02-07 15:40   좋아요 1 | URL
네. 어렵긴 어려웠죠. 카프카 해설서들을 좀 훑어봐야겠어요^^ 어쨌든 고독의 3부작 완독한 것은 만족합니다
 
- 개정판 카프카 전집 5
프란츠 카프카 지음, 오용록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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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소송>, <실종자>를 읽은 후에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옳은 결정이었다. 소름끼치도록 현대적인 이 세계는 서람들이 만들어낸 환상이지만 지금은 이미 실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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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조지 오웰, 빅브라더를 쏘다 - 감시사회를 예언한 천재 작가의 모든 것 만화로 보는 교양 시리즈
데이비드 스미스 지음, 마이크 모셔 그림, 방진이 옮김 / 다른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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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몰래 스승으로 여기는 네 명의 작가가 있다. 도 선생(도스토예프스키), 나 선생(나쓰메 소세키), 카 선생(카프카) 그리고 조 선생(조지 오웰)이다. 특히 조지 오웰은 에세이와 틈만 날 때마다 에세이와 소설 작품, 그리고 해설서를 챙겨 본다. <만화로 보는 조지 오웰, 빅브라더를 쏘다>도 눈에 띄자마자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후루룩 흡입했다. 


저자인 데이비드 스미스는 미국 캔자스주립대학의 사회학과 교수이자 왕성한 사회활동가로 노동자의 생활임금 보장을 위한 운동을 활발하게 펼친 공로로 2004년 올해의 시민상(미국사회사업가협회 수여)을 받았다. 이 정도면 조지 오웰을 이야기할 자격이 충분하다. <만화로 보는 조지 오웰>은 1984년에 출간되었다. 원래 이 책은 오웰의 작품을 분석한 1부로만 나왔는데, 최근에 조지 오웰이 아서 쾨슬러, 철학자 버트런트 러셀 등과 함께 새로운 인권 선언문 초안을 작성하고 심리적 무장해제와 국제사회의 민주주의를 압박하는 조직을 만드는 일에 열정을 바쳐왔다는 자료가 발견돼 '부록'처럼 2부로 새롭게 삽입되었다. 


이 책은 조지 오웰의 작품을 충실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나는 책을 읽으면서 이제까지 읽지 않았던 조지 오웰 작품을 알 수 있었다. <버마 시절>, <숨 쉬러 나가다>, <목사의 딸>, <엽란을 날려라>를 빼놓고는 대부분 읽은 것 같다. 1984년 이후에 업데이트된 내용이 무척 풍부하다는 게 특징이다. "빅브라더와 빅데이터가 만나다"는 표현을 보자마자 등골이 오싹했다. 스노든과 <1984> 윈스턴의 대비, 푸틴의 언론인 살해, 시진핑의 온라인 장악 등 현재의 시사점이 대부분 담겨 있어서 확실한 전면 개정판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나는 왜 쓰는가>에 수록된 오웰의 자전적 에세이 '정말, 정말 좋았지(Such, Such Were the Joys)'(1947.5)는 새롭게 발견한 느낌이었다. 예전에도 두 번 정도 읽은 것 같은데, 불쾌하고 지루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고등학생들과 르포르타주 쓰기 연습을 하기로 했는데 이 에세이를 분석하면서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를 쓰는 연습을 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으며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왜 조지 오웰의 전집은 아직이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같은 경우는 투철한 반공 사상을 선전할 의도로 우리나라에 매우 빨리 소개되었을 정도였다.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오웰 전집은 요원한 걸까? 나는 오웰 전집이 나올 때까지 오웰에 관한 글을 많이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새롭게 삽입된 2부 '오웰의 행성'은 짧지만 오웰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미 1부에서 오웰의 전기와 전 작품의 성장 과정을 보았기 때문에 오웰이 세계대전과 권위주의, 전체주의, 파시즘이 인류를 가루로 만들어버리려는 위험에 몸을 던져 마치 노동조합의 조직부장처럼 행동하게 했던 이유를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거기에는 모순도 있었고, 오웰 스스로가 부도덕하다고 비난받을 수 있는 마음 약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미심쩍은 작가 목록을 작성해 영국 정부에 제공한 일은 비판을 영원히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아래 문장이 좀 가슴 아팠다. 


이렇듯 오웰은 잠시나마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실수도 했다. 엄격한 윤리관을 지키며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직접 보여준 셈이다.(276)


가족여행을 가면서 가방에 넣은 책이 <만화로 보는 조지 오웰>뿐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훑었는데, 읽고 나서는 메모를 하면서 다시 한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미처 읽지 않은 작품들을 마저 읽어야겠다. 

시민운동가 잔 아이종은 이 모든 것이 "<1984> 속 사회의 모습과 똑같다"라고 말했다. 서구 언론도 동의했다. "빅데이터와 빅브라더가 만났다." 심지어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빅데이터가 시따따(시진핑의 별칭)를 만났다.‘(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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