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문화제가 한창이던 6월5일~8일 동안 일본 여행을 했습니다.
거리로 다니고 촛불문화제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이 사진들을 묵혀 두었습니다. 감히 올릴 수가 없더군요. 그런데 주말에 좀 짬이 나서 올립니다.
간사이공항을 이용해 난바시트 근처의 '슈퍼호텔'이라는 곳에 머물렀습니다. 슈퍼호텔은 일본 호텔 체인점인데 값이 싸면서도 시설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나라 국립공원과 동대사, 오사카성, 오사카 시립박물관, 텐포쟌소핑몰, 빅카메라, 난바거리 등을 돌아다녔습니다.
거리는 깨끗하고 사람들은 친절했습니다. 서울과 비슷한 것이 참 많았는데, 서울과는 다른 독특한 것들을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그 중에는 서울에 있었으면 하는 것들도 많았습니다.
우선 숙소입니다. 일본의 치약은 참 실용적인 것 같습니다. 몇 번 쓰지 않을 것이니 우리나라 치약처럼 양이 많을 필요는 없겠죠. 딱 하루 정도의 양을 담고 있습니다.
소방대 진입 전용 입구입니다. 불이 나면 이쪽으로 소방대원이 창문을 깨고 들어옵니다. 역시 안전제일대국 답게 비상시의 장치들이 섬세했습니다.
지하철입니다. 지하철은 거의 다 자동인 것 같습니다. 우리처럼 상시 직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시직원은 자판기 가지고 장난치거나 어떻게 할지 몰라 하고 있으면 불쑥 나와 이용자를 깜짝 놀라게 합니다. 저기가 문이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지하철 출입구입니다. 승차권을 넣었을 때 뒷사람을 대기시키기 위해서 승차권 투입구에 '정지(停止)라는 팻말이 쏙 나타납니다. 일정 시간이 되었을 때 자동으로 사라지게 돼 관리가 자동으로 됩니다.
손잡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키에 맞게 올망졸망하게 늘어져 있었는데 노약자석 쪽으로 갈수록 낮은 손잡이가 많이 달렸습니다. 이런 거는 우리나라 지하철에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약자석에 대한 안내도 상세했습니다. 왼쪽부터 지팡이를 든 노인, 만삭의 임신부, 갓난아이 어머, 목발을 짚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장애우, 천식이나 상사병(?) 걸린 사람들이 이 자리에 앉게 돼 있습니다. 좌측 상단에 휴대폰 사용 금지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일본의 친지에게 물어봤더니, 지하철에서 휴대폰 통화하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건이 있은 후로부터 휴대폰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푯말이 붙게 되었다고 합니다.
신문 수거용 쓰레기통이 있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중학생 이하 청소년은 요금의 거의 공짜였습니다. 심지어 중학생 이하 청소년과 동석하면 어른 요금을 할인해주기도 했습니다. 갑자기 대선 때 선관위가 나눠준 투표증으로 시끌시끌했던 때가 생각납니다. 하루 밖에 쓰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디서는 쓸 수 없었지요.
우산함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비밀을 씌워서 갖고 들어가지만, 이렇게 열쇠로 보관하면 참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4개국어로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한국어가 가장 아래 있네요^^
이 사진을 왜 올리느냐구요~ 오른쪽 하단에 보면 어디서 제공했는지 정보가 적혀 있었습니다. 워낙 눈여겨 보아서 이런 게 보였겠지만, 우리도 이런 거 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광고인지 아니면 일본인들의 기본 습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저만 그렇다구요^^;
우리도 일반택시와 모범택시가 있듯이 일본에도 택시마다 기본 가격이 붙어 있었습니다. 나는 모범택시에 얼마를 더 줘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무서워서 타질 않습니다만, 이렇게 안내판이 있으면 모범택시도 탈만 할 것 같습니다. 싼 택시와 조금 비싼 택시의 외양이 확 차이가 납니다.
장애우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병원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엘레베이터에 점자로 된 단추가 있었습니다. 이거는 우리나라에서도 본 적이 있습니다. 횡단보도에는 이런 점자 안내판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버튼으로 횡단보도가 켜졌는지 알려주는데, 일본은 이렇게 점자판이 있었습니다.
일본의 횡단보도에 그려진 사람은 우리나라에 비해서 조금 나이들어 보였습니다. 역시 노인의 천국인 일본이라 횡단보도도 중년의 신사로 해놓은지 모르겠네요.
아기자기한 구석에서 일본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일본을 찬양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실용정부가 이제 섰으니 이런 실용적이고 세심한 부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의 여행은 즐거웠는데, 이런 장치들을 거리에서 만나면 기분이 또 좋아졌습니다.
일본여행후기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