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인터뷰하다

slow news가 요청되는 시대

slow와 news를 함께 쓰는 것은 언어도단이자 모순이다.
속도경쟁을 부추기는 기성의 언론들에게는 슬로우 뉴스를 기대할 수 없다. 사건이 생긴 날 저녁에 이미 뉴스의 생명이 기울어지며, 다음 날 저녁이 되면 그 뉴스는 완전히 사망한다. 
하지만 그것은 과도한 속도에 길들여진 우리들의 관성일 뿐 뉴스란 반드시 ‘속보’라는 이미지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뉴스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성찰부재'이다. 시사IN의 1주년 기념식에 초대가수로 무대에 선 정태춘 씨는 신문을 끊은지 한참 됐다고 했다. 신문은 태교에도 안 좋기로 소문이 났고, 예술가나 학자에게도 필요악일 뿐이다. 그래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꼭 신문을 통해서 알아야 하느냐는 자조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각인된 신문은 '사기' 그 자체다. 신문은 새로운 정보를 알려주는 척하면서도 실은 하나도 새롭지 않을 때가 많다. 신문을 한달 정도 보다 보면 지겨워서 덮어버리고 싶을 때가 많다. 신문을 놓지 못하는 것은 오로지 '관성' 때문이다. 미국의 양심인 노엄 촘스키는 신문을 정의하며 "가치관과 신념, 행동규범을 간섭하면서 사회의 제도적 구조 속으로 대중들을 통합시키는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사고를 갖지 못하고 대충 현실에 영합하며 살도록 조장하는 게 신문이라는 이야기다. 예술가 같은 초감수성자들이나 지식인들이 신문을 멀리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신문을 통해 대중을 선동하고 물건을 팔아먹을 수 있다는 말은 그만큼 신문이 대중화돼 있다는 말이며 대중과 가깝다는 말이다. 때문에 관점만 달리한다면 얼마든지 대중에게 성찰적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책을 읽을 여유가 되지 않는(사실 이것은 거짓말이지만) 사람에게는 좀 느린 속도로 걷는 뉴스가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문제는 느린 뉴스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전해주느냐이다. 실로 슬로우 뉴스가 요청되는 시대다.


슬로우 뉴스slow news 운동

걷기를 즐겨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걷는 것이 뛰는 것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섬광같은 영감이 지나가는 속도는 뛰는 데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래서 누군가는 “걷기는 온몸으로 하는 기도요, 두 발로 추구하는 선(禪)”이라고 말했다.

슬로우 푸드는 우리 몸에 붙어서 우리 몸이 되지만,
패스트 푸드는 생김새만 음식이지 몸에 붙었다 이내 쓸려나가버리거나 몸을 괴롭히기만 한다. 슬로우를 회복하는 것은 우리 인식의 섬광과 자생적 진화를 회복할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속도가 빨라지고 기술이 발전되면서 사람들의 인식 수준은 점점 외부 사물에 의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인식의 진화는 그만큼 더뎌지고 있다. 다만 인식을 독점한 사람들에 의해 세상은 점점 불균형해져만 간다.

슬로우 뉴스는 기존의 뉴스 개념을 거부한다. 시간 개념을 완전히 거스르지는 않지만, 집착하지는 않는다.
슬로우 뉴스는 당장 클릭하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곱씹으며 찬찬히 생각해볼 수 있게 한, 인터넷 기반과는 매우 이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정서는 속도가 아니라 슬로우에 더 반응하며, 속도에 환멸을 느낀 많은 사람들은 느린 것을 갈망하리라는 것을 믿는다.
이미 유통되고 있는 살아가는 이야기나 생활글, 책에 관한 글들은 슬로우 뉴스의 조건을 만족시킨다.



30년 동안 기자질을 해온 서명숙이라는 여성의 글을 읽으면서 나부터 슬로우 뉴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제주 걷기 여행>은 저널리스트의 탈 저널리즘적 도전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이런 조용한 일탈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나는 기성 기자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사를 써왔지만, 그들과 마찬가지로 속도경쟁을 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앞으로도 속보가 나의 기사에서 사라지는 날은 없겠지만, 조용히 반 속보적인 기사를 선보이려 한다.

만약 그것이 정말 가치 있는 행보라면 먼저 그 일을 하고 있거나 함께 하는 사람이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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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8-09-18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 소식을 보고 저도 이 책을 보관함에 담아놓았습니다. 멋진 행보입니다...

승주나무 2008-09-24 17:52   좋아요 0 | URL
드팀전이 응원해주셔서 힘이 나네요. 더 굼벵이가 되보도록 하겠습니다^^

2008-09-24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8-09-24 17:51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어쩐지 쌩스투가 들어왔더군요..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슬로우뉴스 첫 번째 기획으로 특별한 인터뷰를 선보인다. 인터뷰어는 당신의 '아들'이며, 인터뷰이는 아들의 '엄마'다. 지금까지 해본 인터뷰 중에서 가장 의미 있지만, 부끄러운 인터뷰가 될 것 같다. 나도 모르는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의 가장 오랜 증언자라면 가장 중요한 인터뷰이가 되어야 하건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인터뷰'란 '나'보다는 '우리' 혹은 '남들'에게 더 의미 있는 행위라는 것이 분명해진다. 오래도록 나에게 여운을 남길 나와 엄마를 위한 인터뷰를 슬로우 뉴스의 첫 번째 기획으로 삼은 이유다. - 기자 주


해녀 일을 하는 제주 토박이 고순자 씨(63세)는 자식 셋을 키운 평범한 어머니다. 1남4녀의 넷째 딸로 태어났지만 제주 4.3으로 부모를 잃어 어려서부터 받을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하고 그 대신 엄격한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19세에 해녀 일을 시작해 26세에 시집을 갔고, 남의 집 살이 13년 만에 집을 장만했으며, 작년에 남편과 사별했다. 인터뷰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아들이 추석에 맞춰 낙향한 13~14일 이틀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성산포 집과 슈퍼 가는 길목, 부둣가 해녀의 집 등지에서 이루어졌다. 그는 이제까지 어떤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았으며, 최초로 응한 인터뷰는 바로 아들과의 인터뷰다. 자식 키우면서 가장 기쁠 때가 언제인지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아들의 생환'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얻은 막내아들은 태어난지 3개월 만에 급성폐렴과 임파성 결핵 등 생사를 위협하는 굵직한 병마만도 대여섯 차례나 맞았다. 장기입원 등 수술을 한 것은 두 자리가 훌쩍 넘어갔다. 대학 시절 폐종양 수술을 마지막으로 병마의 기나긴 위협이 한풀 꺾였다. 이런 까닭으로 그는 아기가 자신의 눈을 속이는 것이 아닌가 항상 두려워했다고 한다. 금방 하늘나라로 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오늘 잠자다가 내일 없어져버리지 않을까 하다가 다음날 잠에서 깨면 살아있을 때가 가장 기쁘고 뿌듯한 순간이었다"고 술회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 어머니가 45년 동안 입고 다녔던 고무 해녀복. 해녀복은 오래 입으면 5~6년 입는데, 이 옷은 6년도 넘은 옷이다. 제주 해녀들은 모두 검은 고무옷을 입고 바다에 다닌다.


45년 해녀 인생

- 해녀 일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소라공장에서 7년 일하고 23세에 육지(제주도에서는 한반도 대륙을 '육지'라고 부른다)에서 몇 년 살다 왔지만 대체로 19세경부터다. 할머니는 가정살림하면서 해녀 일을 해도 늦지 않는다면서 그 일을 못하게 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 비해서 시작이 늦었다.

- 아기를 배고 나서 물에 들면 위험하지 않나? 해녀병 같은 것은 없나? (여느 해녀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뇌선'이라는 약을 달고 다닌다. 식품영양사인 작은딸은 약 자체가 고 카페인이기 때문에 당장 끊으라고 성화다)
"큰 아이 가졌을 때가 한겨울이었는데 바다에 들어가니 손발이 춥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애를 가지면 바다에 잘 안 들어갔지만, 그때야 그럴 여유가 있었겠나."

- 해녀 일을 너무 오래하는 거 아닌가. 환갑도 지난 나이인데.
"나는 젊은 축에 속한다. 보통 70이 넘도록 하고 80까지 하는 분도 있다. 해녀들은 노인정책의 중요한 모델이다. 60세 이상 노인들은 복지비가 많이 들어가는데 해녀들은 노력하는 것에 따라서 80까지 일을 할 수 있으니 경제활동을 남보다 더 많이 하고 복지비도 그만큼 적게 들어간다. 제주도가 해녀를 관광사업화하면서 보일러비며 각종 공과금 혜택을 주고 물질을 하러 오가는 때 photo time 같은 것을 하며 지원금도 주고 있는 것은 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이다. 옛날에는 해녀를 천대했지만 가장 정년이 긴 것이 해녀 아닌가. 이렇게 따지면 나도 아직 많이 남았다."

- 한달에 몇일이나 쉬나.
"물에 들어가는 날은 한달에 보름 정도다. 옛날에는 한달 30일을 물에 들어갔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지금은 파도가 세면 장사를 나간다. 장사는 18일이다."

- 물에 가는 거 15일하고 장사가는 거 18일을 더하면 33일 아닌가?
"물에 가는 날은 장사를 빠지고 물에 가기 때문에 그렇다. 어떨 때는 한달에 하루도 안 논다. 노는 날은 물에 안 가는 날이다. 물에도 가지 않고 장사도 나가지 않는 날은 조개 파러 간다. 조개 파러 가는 날이 노는 날이다." (웃음)



▲한달 내내 물에 들거나 장사를 하다가 쉬는 날에도 바다에 조개파러 다닌다는 해녀 엄마. 악천후에도 제주의 해녀들은 바다에 가서 일을 한다.  그래서 나는 제주의 여자들을 존경한다.


네가 아프면 내가 웃음을 잃는다

- 제일 속썩인 자식은 누구였나?
"제일 속썩였다기보다는 가장 걱정스러웠던 자식이 막내였다. 아픈 건 어쩔 수 없지. 태어나서 3개월때부터 급성폐렴으로 아프기 시작했다. 100일도 되기 전서부터 아프기 시작한 것이 15~16년 병을 바꿔가며 앓았다. 마지막 수술을 했던 것이 대학교 때니까 20살이었다. 그때는 의료보험도 없을 때니 돈도 적잖이 들었고. 당시에는 대학도 돈 없어 못 보낼 때라 이웃들이 '당신 아들은 나중에 대학 안 보내줘도 섭섭하지 않겠다'고 놀리기도 했다."

- 자식 키우면서 가장 기쁠 때는
"막내가 수술로 살아나고 소아마비처럼 다리를 절뚝이지 않도록 수술이 성공했을 때. 3살 때 유리창에서 떨어져서 동맥이 잘려나갈 때가 있었는데 그때 신경을 상해서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 크기가 현저하게 차이가 났다. 때문에 제대로 걷지도 못해 수술을 받게 되었다. 의사는 30%밖에 성공확률이 없다고 했다. 칼을 대야 하는 곳도 3군데나 됐다. 다행히 60% 정도 성공을 해서 지금은 정상인처럼 걷고 군대도 다녀 왔다."

- 아픈 자식을 너무 편애해서 다른 자식들이 원망하지는 않았나?
"솔직히 딸들에게는 미안하다. 하지만 아픈 자식에게 정이 많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만약 막내가 건강하고 딸들 중 하나가 아팠다면 정을 그쪽으로 쏟았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네가 아프면 내가 웃음을 잃고, 내가 아프면 네가 웃음을 잃는다는 사실이다."

- 아픈 아들이 장애인 취급을 받았다고 하던데.
"군청(당시 남제주군청)에서 해마다 장애인봉투가 날아왔다. 신경을 잃어서 절뚝거리고 다니니까 신고가 들어갔나 보지. 작은딸이 화가 단단히 나서 '내 동생이 왜 장애인이냐'며 봉투를 박박 찢어버리기도 했다. 친척들은 나를 위로하는 뜻에서 옛날에는 아들이 군인가면 집안이 울고불고 난리도 아닌데 군인 안 가게 되서 그래도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결국 아들은 건강하게 자라서 현역으로 전역했다."

- 마지막으로 자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건강' 한마디뿐이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은 거 아닌가. 특히 막내아들은 병이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기 때문에 술이나 담배는 절대적으로 해로우니 주의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서울에 있다는 핑계로 친구들의 대소사에 신경쓰지 않고 명절 때 고향 내려와도 한번 찾지 않으면 안 된다. 친구들을 잘 살펴주기를 바란다.


▲ 20여년 동안 엄마를 죽도록 고생시키고 본인도 죽다 살아난 아들(승주나무, 왼쪽)과 평생 자식 뒷바라지에 인생이 기울어버린 엄마.


동네에서 항상 회자되는 말이 있다. 당시 이웃에 살던 아무개는 사소한 병이었는데도 부모가 챙기지 않고 약만 쓰다가 끝내 숨지고 말았다. 내가 살아나리라고 생각한 동네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엄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지옥 입구에서 되살아났다. 나의 생명은 이미 나의 것이 아니고, 내가 함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엄마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내게 던져진 '삶의 물음'에 대답하려면 한 사람의 생을 갖고는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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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슬로우 뉴스(slow news) 운동
    from 승주나무의 책가지 2008-09-17 23:53 
    slow news가 요청되는 시대 slow와 news를 함께 쓰는 것은 언어도단이자 모순이다. 속도경쟁을 부추기는 기성의 언론들에게는 슬로우 뉴스를 기대할 수 없다. 사건이 생긴 날 저녁에 이미 뉴스의 생명이 기울어지며, 다음 날 저녁이 되면 그 뉴스는 완전히 사망한다.  하지만 그것은 과도한 속도에 길들여진 우리들의 관성일 뿐 뉴스란 반드시 ‘속보’라는 이미지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뉴스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성찰부재'이
 
 
마노아 2008-09-17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이 어머니를 많이 닮았네요. 한 사람의 생으로 모두 답할 수 없는 아름다운 생의 주인공이셨군요. 인터뷰 잘 보았어요. 추천 버튼 더 누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감동이에요.

승주나무 2008-09-18 00:00   좋아요 0 | URL
히히..속살을 드러낸 것 같아서 심히 부끄럽사옵니다. 어떻게 하다가 이런 기획이 떠올랐는지^^;;

웽스북스 2008-09-18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승주나무님... 이 인터뷰 정말 좋아요
승주나무님 이렇게 귀한 삶을 살고 있는 줄 몰랐네요

승주나무 2008-09-18 10:24   좋아요 0 | URL
세상에 귀하지 않은 삶이 어딨겠어요.
"아우슈비츠에서 역사상 가장 유머가 빛났다"는 말이 생각나요.
제가 삶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가지는 것은 이러한 사정 때문이지요^^

순오기 2008-09-18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의 정성으로 우리가 승주나무님을 만날 수 있었군요. 위대한 모성에 경배합니다!

승주나무 2008-09-18 10:24   좋아요 0 | URL
네..어머니의 정성으로 제가 순오기 님을 만날 수 있었던 거지요^^

드팀전 2008-09-1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이 '일신우일신' 하고 계신 모습이 보이네요..^^
김동춘 교수가 예전에 수업시간에 '우리 가족이 겪은 한국전쟁' 이란 제목으로 인터뷰 리포트를 내라한 적이 있었다는군요.
이런 인터뷰들이 갖는 세계와의 관계성을 포착한다면...그게 바로 '살아있는 역사책' 아니겠습니까.
승주나무님은 고향 제주와 관련된 어떤 일에서 빛을 보실 것 같아요.^^
전 고향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ㅋㅋ

승주나무 2008-09-18 10:26   좋아요 0 | URL
아~ 일신우일신..제 양파 껍질은 그 수가 무수히 많아서 얼마나 더 벗어야 사람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 인터뷰는 길에서 얻은 소중한 깨우침에서 나왔으니 공유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런데 고향이 없다니..혹시 니북에서 오셨나요^^?

드팀전 2008-09-19 09:19   좋아요 0 | URL
ㅋㅋㅋ...껍질이 이미 양파에요...양파 안먹어보셨남.

메르헨 2008-09-18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웃음으로 글을 대합니다...^^
어머니께 진심으로...박수를 드리고 싶어요.^^

소나무집 2008-09-18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동입니다.
다정한 모자지간이 정말 아름다워요.
어머님이 제주도 사투리를 쓰면서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
표준말로 번역(?)을 해놓으셔서 제주도라는 실감이 좀 안 나네요.
제 시댁이 제주도라서 우리 어머니의 말투가 막 떠올랐거든요.
전 기자도 뭣도 아니지만 우리 엄마를 인터뷰해보고 싶은 마음이 물씬물씬입니다.

울보 2008-09-22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너무 멋져요
그냥 엄마라는 이름으로도 멋진데,
 




환율에 웃고 울고

세상사는 참 오묘해서 한쪽이 막대한 손해를 보면, 그 반대쪽에서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전쟁이 나도 어떤 사람들은 억수로 돈을 벌고,
그래서 전쟁을 끝내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곤 한다.

지난해 환율이 엄청나게 떨어졌을 때 수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은 배를 두드린 반면
수출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고전을 했지만,
이번에는 반대의 상황이다.
환율이 한 달 새 100원 가까이 오르며 미칠듯이 치솟고 있다.
그나마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억 달러를 공중에 쏟아부을 수 있었지만,
선진국이라 일컬어지는 국가들 중에 외환보유액이 유일하게 마이너스인 상황에서는
강건너 불구경 하듯이 환율이 춤추는 것을 넋놓고 볼 수밖에 없다.

그건 심각한 이야기이고,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주소를 잘못 적어서 pin 번호를 두 달째 받지 못한 게 전화위복이 된 듯하다.
전업 블로거는 못 되고 생계형 블로거인 나 같은 사람은 아마 돈이 들어오면 들어오는 대로 다 썼을 게다.
그런데 pin 번호를 입력하지 못해 지급보류가 되니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앞으로 환율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오늘도 하루에만 10원 넘게 급락했음)
1~2달 참아준 게 나쁘지는 않았다.


블로그질에 불이 붙을까?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구글광고를 참 많이 보게 된다.
알록달록 모양을 한껏 낸 광고도 있고,
위아래 사이드 모두 도배를 한 광고도 있다.
나도 여기저기 하다가 딱 제목 밑에만 다는 것으로 정리했다.
미아찾기 같은 공익광고는 집어넣었지만,
올블릿이나 애드클릭스 같은 것은 과감히 뺐다. 소비자를 위하여(?)

그나저나 구글 광고는 달러로 들어오기 때문에
다른 광고에 비해서 가격경쟁력이 월등히 높아졌다.

미국 USD   현찰 송금
살 때 팔 때 보낼 때  받을 때
8월27일 1103.07 1065.13 1094.7 1073.5
8월26일
1091.98
1054.42 1083.7 1062.7
8월25일
1072.95
1036.05 1064.8 1044.2
8월22일
1069.9
1033.1 1061.8 1041.2
8월21일
1067.45
1030.75 1059.3 1038.9
8월20일
1065.83
1029.17 1057.7 1037.3
8월19일
1062.06
1025.54 1054 1033.6
8월18일
1056.67
1020.33 1048.6 1028.4
8월14일
1055.96
1019.64 1047.9 1027.7
8월13일
1051.48
1015.32 1043.5 1023.3
8월12일
1051.68
1015.52 1043.7 1023.5
8월11일
1041.2
1005.4 1033.3 1013.3
8월8일
1033.37
997.83 1025.5 1005.7
8월7일
1034.28
998.72 1026.4 1006.6
8월6일
1035.1
999.5 1027.2 1007.4
8월5일
1034.69
999.11 1026.8 1007
8월4일
1031.54
996.06 1023.7 1003.9
8월1일
1029.2
993.8 1021.4 1001.6

예컨대 똑같이 블로그를 해서 300달러를 벌었다고 할 때 8월1일은 ₩298,140원을 벌지만, 8월 27일인 오늘은 ₩319,539원의 수입이 생기는 거니, 앉아서 2만원 넘는 수익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이보다 더 기대되는 것은 블로거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생계형 블로거들이 얼마나 재미있는 포스트를 생산하는가이다. 자동으로 시장이 더 커진 셈이니 블로그의 질도 한 차원 높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더 좋은 상황은 안정을 유지하는 일이다. 크게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다면 크게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듯이, 크게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으면 크게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크게 이익을 보는 사람이야 많으면 좋겠지만, 크게 손해를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회적으로 좋지 못한 현상이다. 구글로 수입이 많아지지 않아도 좋으니 이놈의 환율시장이 좀 안정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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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예향 순천에는 화장실도 예쁘더군요.
제주가 고향인 저는 관광지에 가면 화장실을 가장 먼저 구경합니다.
화장실을 보면 그 곳의 감수성을 읽을 수 있거든요.
화장실을 일을 보는 곳이라거나 냄새 나는 곳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공간이 아니라 그야말로 뒷간이 되어 버립니다.

서울에서는 N타워 화장실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화려해서 좀 민망하기는 했지만, 가운데 분수 같은 조그만 조형물이 있고
유리창에는 각 도시의 위치가 박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향 순천에 갔더니 화장실 현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마치 수녀님처럼 정결한 여자화장실의 현판인데 처음에는 여기가 공방 입구인가 싶었습니다. 좀 나긋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표현해 화장실의 활용 폭이 남자화장실에 비해 훨씬 넓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 이에 비해 남자화장실의 남자는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는 것을 표현했네요. 좀 급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남자들은 화장실에 대한 감수성이 여자들에 비해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런 스피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 이 간판의 글씨체를 보니 문득 생각난 이미지가 있습니다.


▲ 마치 글자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게 괴물의 포스터가 생각났습니다.



▲ 겉모양만 그런 게 아니라 화장실의 작동 원리 또한 예쁘기 그지 없네요. 무급수/무방류 순환수세식 화장실이라고 합니다. 검색을 해보니
벤처인증 및 친환경인증 기업인 이엔후레쉬(주)(대표 엽성식)가 개발, 특허를 낸 ‘무방류 순환수세식 화장실 오수처리시스템(소멸식 분뇨처리장치)’이라고 하네요.

순환수세식 화장실을 좀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 관련 설명을 보니 "5가지 공정을 거치게 되는 데 변기에 배출된 분뇨 오수는 1차 공정과정인 저류조로 옮겨지며 스크린에서 비교적 큰 고형물이 제거되며, 분뇨 오수를 저장하고 다음 단계인 제1반응조로 이송된다.
1차 반응조에서는 유기물이 1차로 제거되며, 3번째 단계인 유량저장조에 전체 시스템의 유량 조정된다.
이 단계를 거친 뒤 다음 단계인 2차 반응조로 옮겨지게 되는 데 이 곳에서는 바이오우드칩에 의한 살수여상방식으로 유기물이 2차 제거되며 마지막 단계인 탈색조로 이송된다.

탈색조에서는 처리수의 잔류 색소 및 잔류 유기물이 제거되고 저장조에 처리수가 저장된다. 이 단계까지 거친 분뇨 및 오수는 최초 500∼2000ppm이던 BOD가 1급수 수준인 5ppm까지 떨어지게 된다. 그렇게 해서 물고기가 살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해지는 것. 이 물을 급수펌프를 통해 순환시켜 다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되어 있네요. 용어는 어렵지만, 자연친화적인 화장실 시스템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무방류 순환수세식화장실’의 기술적 원리는 분뇨를 ‘바이오우드칩(Bio-Woodchip)’에 서식하는 미생물에 의해 정화해 재사용하는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용한 물은 정화해 재사용토록 하고, 유기물은 미생물에 의해 자연 소멸시키는 첨단 시스템인 거죠. 제주도는 예부터 화장실의 시스템이 매우 발달돼 있었는데, 화장실에서 돼지를 기르면서 자연스럽게 분뇨를 처리하고 돼지가 만들어준 비료를 논밭에 뿌려 흙을 살지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화장실에서 기른 돼지의 육질은 맛이 썩 좋아 지금도 '똥돼지'라는 브랜드로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외양부터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많은 배려를 하고 있는 순천만 화장실에 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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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8-26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승주나무님께 반했습니다^^ㅎㅎㅎ

승주나무 2008-08-26 15:56   좋아요 0 | URL
어허..뭐에요 ㅡㅡ;
이런 건 비밀댓글로 ㅋㅋ

Mephistopheles 2008-08-26 16:38   좋아요 0 | URL
아닛..비밀댓글이 보이다니 어제 모기에게 물렸는데 그게 보통 모기가 아니였나..

승주나무 2008-08-26 18:12   좋아요 0 | URL
끝발 모기 조심하세요~~
방심하다가 크게 당하실 수 있으니..
그나저나 마노아 님도 모기에 물리신...(퍽퍽!!)

무스탕 2008-08-26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승주나무님께 반했습니다 ^^
조금만 더 채워서 하나 다 하겠습니다 ^^
아니.. 미혼이 반하고 기혼이 반했으니 이미 하나 채워진건가..^^
ㅎㅎㅎ

승주나무 2008-08-26 18:13   좋아요 0 | URL
이로서 승주나무의 팬클럽이 만들어진건가요 ㅋㅋ

L.SHIN 2008-08-27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추천을 아니 누를 수가 없는 무방류 순환수세식 화장실이라니~!! +_+
 

“언론의 자유, 기자·시민이 함께 지켜나가야”
1년간 기자와 함께 해온 참언론독자단, ‘해단식’ 통해 공식활동 마무리


입력일자 : 2007년 10월 16일
링크 :
http://www.jabo.co.kr/sub_read.html?uid=22031&section=section5&section2=

삼성관련 기사 삭제로 촉발된 시사저널 전 기자들의 파업 투쟁 과정에서 <시사IN>이라는 새 매체 창간에 이르기까지 지난 1년간 기자들과 함께 활동을 해왔던 참언론독자단(구 시사모)이 활동을 마무리했다.
 
16일은 <시사저널> 사태를 계기로 ‘시사모’가 결성된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이에 참언론독자단은 13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마포 상수동 극동방송국 건너편에 있는 <샤>에서 ‘해단식’을 갖고 사실상 공식적 활동을 종료했다.



▲조형근 참언론독자단 부회장(사진 우측)은 13일 오후 <샤>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독자단 활동의 종료를 선언했다.     © 박철홍





오승주 ‘시사인’ 서포터스 단장은 “지금 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심상기 회장 자택앞에서 1인 시위와 단식할 때이고, 지금이야 상황이 좋아져서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때는 절망적인 상황이라서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라고 싶을 정도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오승주 ‘시사인’ 서포터스 단장     © 박철홍

 또 그때는 독자와 기자도 반신반의였지만 어떻게든 견디면서 잘 싸워왔으며 그 순간에 우리가 좀 더 힘을 낸 결과로 이렇게 오게 되었다는 것이 오 단장의 생각.
 
오 단장은 이전 <시사저널>의 모습을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간다면 그때는 자유언론을 추구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단지 권력 및 자본과 언론간의 기사를 둘러싼 해프닝으로 전락되는 것이 아니라면 정말 새로운 형식에서 새로운 언어를 추구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시사IN>기자들의 짐이 더욱 무거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자들이 도와주었다고 해서 <시사IN>이 독자들에게 섣불리 공간을 열어주는 것은 좋지 않으며 제대로 독자가 참여할 수 있는 틀과 형식을 기자와 같이 ‘매체 참여모델’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오 단장의 바램.
 
또한 오 단장은 “이제까지 싸웠던 시간들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마무리하며 완성하는 단계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독자들은 진정한 독자의 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것을 다시 찾을 때 비로소 자유언론이라는 것이 눈에 보일 것 같으며 독자단 해단 이후, 서포터스는 내부 구성원들과 좀 더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사인’ 서포터스와 참언론독자단은 9월 17일 오전 광화문 사거리에서 ‘ 자발적 구독운동’의 일환으로 시민들에게 홍보물을 배포했다.     ©박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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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7-13 0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단장님이셨군요. 수고 많이 하셨고요~~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