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척 긴 글(A4 13장)입니다. 하지만 아이와 책으로 친해지고 싶은 부모님은 진지하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 이 글은 서울특별시립어린이도서관 개관 30주년 기념호(2009)에 특별 기고한 것입니다

원제 : 아이에게 “꿈의 책”을 선물하는 9가지 방법



책으로 보는 부모와 아이의 동상이몽


책을 사러 서점에 가면 어린이책 코너에서 엄마와 함께 놀러 온 아이들을 쉽게 보게 된다. 아이들은 무척이나 익숙하게 읽고 싶은 책을 꺼내 읽는다. 예전에는 어린이책 코너에서 어린이들을 잘 볼 수 없었다. 부모님들이 책을 사서 아이들에게 선물해 주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를 잘 살펴보고 어떤 주제에 흥미가 있는지, 혹시 책 자체를 따분해 하지 않는지 등을 따져보아야 아이와 어울리는 책 후보를 고를 수 있다. 하지만 보통 부모들은 책 한 권을 선물하기보다는 “통 크게” 전집 한 질을 선물하며 뿌듯해한다. 그러고 나서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틈만 나면 자랑을 한다. 마치 아이에게 큰 선물을 한 것처럼 자랑하고, 아이가 크게 고마워할 것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정작 그 자랑스러운 명작 전집은 먼지랑 놀고 있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날 때가 많은데 어떤 신도시에서 많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책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싫어한다’고 대답한 아이들이 적지 않았는데 집에 책이 많으냐는 질문에는 하나 같이 “가득 쌓여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권도, 아니 한 페이지도 걷어보지 않았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와 부모 사이에 마치 하나의 긴 강이 흐르는 것처럼, 동상이몽도 이런 동상이몽이 없다. 이런 부모님들은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남의 눈치를 보며 값비싼 사교육을 시켜주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세월을 희생하기 쉽다. 대학시험을 치를 때까지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못하니 마음의 문은 닫혀 버린다. 아이는 부모의 영혼을 그대로 닮아 똑같은 부모가 된다. 차라리 책을 읽지 않고 맘껏 논다면 영혼이 훨씬 자유롭게 되겠지만, 우리들에게 ‘책’이란 ‘교육’과 직결되고, 사교육의 한 분야로 인식될 때가 많아서 번번이 책의 진면목이 퇴보해 버린다.


사교육으로부터 책을 구출시키기


책 자체가 아니라 책에 교육과 좋은 대학 등 과도한 목적성이 부여돼 있기 때문에, 목적을 다하면 죽을 때까지 책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사라진다. 목적성이 부여된 최고의 책은 단연 토익, 토플책이다. 주변에 있는 어떤 도서관이든 들어가 보면 열람실은 모두 토익, 토플책이 점령했다. 도서관 역시 일상적인 문화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독서실”이라는 인상이 무척 강하다. 그것은 우리들이 “책”에 과도한 목적성을 부여하는 것처럼, “도서관”에도 역시 목적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책이 한 사람의 인간을 낳으려면 책을 읽는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영감을 줄 수 있을 만큼 큰 뜻을 담고 있어야 한다. 목적성이 있는 책이란 기껏 해야 읽는 사람의 필요에 의해서 쓰이다 버려질 도구로 전락할 뿐이다. 시험이 끝나거나 학기가 끝나면 토익책, 전공책이 버려지듯이.

책은 먼저 깨달은 사람[先覺]이 뒤에 깨닫는 사람[後覺]에게 건네는 마음이므로 필연적으로 ‘교육’이라는 특징이 담겨져 있다. 교육과 책이 결혼해 낳은 아이가 바로 교과서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교육과 책이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교과서적이다”는 말만 봐도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것 이 때문이다. 교육과 책의 관계를 ‘연애’의 비유로 설명했지만, 둘 사이의 관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손해를 본다. 교과서 공부하느라 아이들은 책 읽을 시간을 빼앗기고, 여유 있게 읽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기가 워낙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이 점점 책과 담을 쌓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대학입시교육을 중심으로 초등, 중등교육을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맞춰지다 보니 ‘책’이 들어갈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권장도서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다. 책과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멀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대입 진학이라는 지상 목표 때문에, 대학 가서는 학점과 스펙에 대한 압박, 직장인이 되어서는 승진시험과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더 나이가 들어서는 처자식 먹여 살리기 바빠 책을 들지 못한다. 운이 나쁘면 죽을 때까지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게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08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 중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무려 10명 가운데 3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책을 사교육으로부터 구출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책의 제대로 된 쓰임을 찾는 것이다. 특히 교육적인 쓰임을 잘 찾아내면 아이들이 학교 공부하느라 책과 담을 쌓을 일도 줄어들고 교육과 책이 지금보다는 더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책벌레 꼬마 시인을 만나다


어릴 적 읽었던 책은 인생을 빛나게 한다. 어린이는 몸과 마음 전체가 감수성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어릴 적 감수성을 적셔 주면 평생 동안 향기가 난다. 어릴 적 읽었던 계몽사의 세계명작동화집. 거기서 보았던 솔로몬의 명판결 이야기는 잊히지 않는다. 아기의 신체를 잘라 나눠 가지라고 판결함으로써 진짜 엄마를 찾아주는 장면은 충격 그 자체다.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거대한 심연이 어린 마음속에 만들어지는 듯했다. 뭐든지 먹어치워도 허기를 느껴 결국 자신의 팔다리까지 먹어치운 노인, 목사를 바다에 빠뜨려 죽인 벌로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저주를 받은 선장 이야기는 20년도 넘은 이야기인데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내가 이 이야기를 기억하는 까닭은 책이 가져다주는 뇌의학적인 강점 때문이다. 뇌의학자들이 제시한 뇌 구조에 맞춘 ‘3단계 뇌 단련법’을 따르면 건망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첫째는 크게 파악할 것, 둘째는 순서를 밟아가면서 기억할 것, 셋째는 몇 번 실패하더라도 떠올리도록 노력할 것이다. 어떤 지식을 암기할 때 이러한 방법을 쓰면 오래도록 기억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인위적인 암기는 한계가 있다. 책은 깊이 생각해보고 다듬은 마음의 정수이므로 의미가 크게 파악되면서도 단계와 단계가 세밀하게 연결돼 있다. 목차만 봐도 논리적인 연결고리가 잡혀 있다. 책을 읽으면 기본적으로 이 논리구조를 익히게 된다. 책을 즐겨 읽는 어린이들이 학습능력이 뛰어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어릴 적 독서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온몸으로 보여준 아이를 만났다. 나는 그 아이에게 “꼬마시인”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지난 여름 판교 신도시의 주민자치도서관과 함께 <아동문학 작가와의 대화>를 공동주최할 때 이성자 시인(아동작가)이 아이들에게 동시를 쓰게 했는데, 한 아이의 시가 눈에 띄었다.


비 오는 날 길가에 지렁이 한 마리가 나타났는데

날이 그쳐도 돌아가지 않고 애를 태워

간밤에 집나간 동생을 찾으러 왔나 봐


맨 앞에 앉아서 작가의 물음에 맨 먼저 대답하고, 동시를 제일 먼저 써서 제출하는 부지런한 어린이였는데 책벌레였다. 이성자 시인은 책을 많이 읽은 어린이는 ‘발견’하는 힘이 길러진다고 말했다. 발견은 인생을 긍정적으로 보도록 하고 세상에 대해서 애착을 갖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책을 읽지 않는 아이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에이, 씨!”라고 하면서 한 번 더 걷어차지만, 책을 읽은 아이는 “돌부리야 많이 심심한 모양이구나, 그치만 나 많이 바뻐”라고 말할 줄 아는 여유를 갖는다고 한다. 그렇게 발견과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자란 어린이는 세상을 긍정적인 것으로 만들어준다.



수천년 세계의 현자들이 어린이를 동경한 까닭


책읽기를 즐기고 생활화한 어린이는 죽을 때까지 단 한번도 ‘어린이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 세월이 가면 누구나 어른이 되고 노인이 되지만, 마음속에서 어린이를 없애고 어른이 되는 것과 어린이를 안고 어른이 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사실 어린이는 영혼의 대변자다. “어른이니까 이제 철 들어야 해”라는 말은 영혼을 함부로 하겠다는 무서운 말일 따름이다.

어린이의 마음을 잃지 않은 채 어른이 되는 것은 동서양을 통틀어 수천년을 거쳐간 현자들의 공통된 관심사다. 그들이 어린이를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지 그 말을 보면 알 수 있다.

천재성이란 스스로를 표현하기 위해 이제 튼튼한 기관과 제멋대로 축적된 재료들을 모두 정리해 주는 분석적 정신을 갖춘 마음껏 되찾은 어린 시절에 지나지 않는다. (보들레르, 꿈꾸는 알바트로스)


“대인이란 그 어릴 적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맹자)


만약 너희가 어린이처럼 되지 않는다면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든지 자신을 낮추어 이 어린이처럼 되는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가장 위대하다. (예수 그리스도)


중후한 덕을 품은 이는 갓난아이와 같으니, 독충이 쏘지 않고, 맹수도 덮치지 않으며 독수리도 할퀴지 않는다. (노자, 도덕경)


"그 천진난만함과 완전한 것에 이를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가지고 아이들이 끊임없이 태어나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무서운 것으로 되어 버릴까!" (故이오덕 선생)


영혼을 다치지 않고 어른이 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책을 방패로 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현실의 벽이 높아가고 부당한 사회적 압력 앞에 사람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세계에 대한 이해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다. 이 힘은 지혜의 빛을 따라가지 않고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다. 책은 수천 년을 살다 간 사람들이 세상으로부터 영혼을 지켜온 비법을 담은 보물이다. 시대가 변하면 조금씩 수리해야 하겠지만, 수천 년 동안 강력한 광채를 뿜으면서 영감을 주는 태양과 같은 책들이 많이 있다. 그것을 우리는 고전이라고 부른다.



초등학교 때부터 플라톤, 칸트를 읽는 사회


몇 년간 초등학생에게 논술을 가르칠 기회가 있었다. 강의 계획을 세우기 위해 참고자료를 찾던 중 인터넷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어느 학원의 초등학교 논술 커리큘럼이었는데, 서울대 추천 100권이나 플라톤, 칸트의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 플라톤의 대화편을 몇 번 들여다본 적이 있는데, 어른들도 반복해서 읽지 않으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내용을 초등학생에게 가르치겠다는 발상이 놀라웠다. 실제로 시중에서는 <서울대 추천 100권>을 만화로 풀어 초등학생과 부모들에게 인기를 얻기도 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플라톤도 아니다.

초등학생에게 플라톤을 읽히는 세태는 몇 가지를 알려 준다. 먼저 선행학습의 측면이 강하다. 고등학교 때 배워야 하는 내용이 점차 중학교, 초등학교로 내려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체계는 대학입학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초등, 중등과정 자체의 의미가 살아나지 않는다. “좋은 대학 가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학원가의 상술이 부모들로부터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선행학습에 비싼 돈을 들이겠다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앞서고 싶기 때문이다. 왜 앞서야 하고 왜 겨뤄야 하는지는 별로 문제되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우리가 아직도 아이들에게 무엇을 읽혀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비싼 전집을 사다주는 부모님, 비싼 사교육비에 많은 것을 희생하는 부모님, 동화·동시도 모르는 아이에게 플라톤을 배우게 하는 부모님을 보고 있으면 부모님과 아이들의 거리감이 절로 느껴진다. 사실 핵심적인 문제는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 아이들 옆에 없다는 것이다.


아이 옆에 부모가 있고 나서 책이 있다


아기를 낳은 지 100일이 지나서인지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귀가 솔깃해진다. 엄마, 아빠 한쪽만 돌본 아기에 비해 부모가 함께 돌본 아기의 인지능력이 현격히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들었다. 아기랑 놀고 있으면 그런 것을 많이 느낀다. 엄마랑 하루 종일 있지만 가끔 놀아주고 재워주면 아기의 반응이 다르다. 아기는 다양한 반응을 접하므로 다양한 행동이 나올 수 있고, 따분함이 덜하다. 아내가 아기를 재우려고 하면 낑낑대면서 자지 않으려 했지만, 아내에게 아기를 받아 대신 재우면 엄마 손길보다 서투르지만 아기는 이내 편안히 잠든다. 때로는 아기가 울음을 통해서 “아빠를 불러주세요”, “엄마를 만나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와 책’에 대한 주제의 글에는 ‘아이와 부모의 만남’이라는 주제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지 책과 만나는 자체가 아니라 책을 만나는 모습을 세분화해서 그 안에 담겨 있는 부모의 정성을 촉구하는 게 먼저다. 사실 그 미세한 과정이 모두 차단되고 책이라는 상품만 남겨진 부모의 편의주의가 아이의 꿈을 멍들게 한다. 도서관 역시 책의 과정을 세분화해서 접근할 수 있다.


아이랑 부모가 책으로 만나는 9가지 방법


1. 아이의 앞에 책의 길을 곱게 놓기


책을 한권 한권 펼쳐놓으면 하나의 길이 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책의 활주로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이는 하늘 높이 날아갈 수도 있고, 우주까지 높이 올라갈 수도 있다. 아이가 책을 모르던 때 좋은 책길을 잘 깔아두면 그 다음부터는 스스로 책길을 만들어 간다. 아이의 연령에 맞는 책을 선택하면서 또래 아이의 부모가 반복해서 칭찬한 책 목록을 정리해 두면 후회가 없다. 아이가 볼 책을 직접 보고 틈틈이 아이가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살펴본다.


2. 책을 고르는 순간까지 함께 하기


아이의 마음 크기는 얼마나 많은 책을 선물하는가보다 가족이 얼마나 많이 서점과 도서관에 가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부모님이 아이들과 함께 서점에 간다는 것은 책 선물뿐만 아니라 책을 고르는 행동과 책을 읽는 행동을 함께 선물해 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두 배의 선물을 받게 되니 기쁨도 두 배다. 사실 아이들은 부모와 대화를 하고 싶어하지만 서로 대화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거나, 기회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책을 통해서라면 서로 마음을 나누고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도서관 가는 길을 걸으면서 나누는 짤막한 대화도 놓칠 수 없다. 서로에게 기다려지는 시간이 될 것이다.


3. 행동으로 책을 권하기


아이들은 부모의 사소한 행동도 모방한다. 매일 같이 생활하면서 보고 듣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 읽는 습관이 잘 된 부모는,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누구나 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며 책 습관이 없는 사람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가령 책 습관이 없다고 하더라도, 아이 앞에서 책 읽는 시늉이라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만큼 부모의 행동이 중요하다. 책을 권하기보다는 책 읽는 행동을, 책 읽는 행동보다는 책 읽는 습관을 권해 주자.


4. 어린이에게는 이성보다 감수성이 좋다


요즘 어린이들에게 “논리적 사고”를 가르치려는 부모들이 많다. 아이들은 습성상 모든 것을 “놀이”로 받아들이려 하는데,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전달하거나 가르치기 위해서는 ‘놀이의 언어’에 익숙할 필요가 있다. 이에 비해 ‘논리’는 전체를 설명하고 규정짓는 틀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 아이들은 상징으로 다가가고 나중에 이성과 논리로 이것을 해석하게 하는 게 좋다.

사람의 성장 과정은 인류와 국가의 성장 과정과 유사하다. 결국 사람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를 가든, 어느 민족을 만나든 초창기에는 신화가 등장한다. 그리고 나서 시스템이 생기고, 이를 규정하는 논리가 가다듬어진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어릴 적에는 환상과 감수성, 놀이에 파묻히고 이를 토대로 이성능력을 고양시키는 것이다. 앞서 예를 든 성현들의 ‘어린이관’도 이와 다르지 않다.
어린이 시절에 논리가 모든 것을 규정하고 설명해버리면 아이의 마음은 삭막해지고 심연이 깊어지지 않는다. 세상에는 설명할 수 있는 일도 있고,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일도 곧잘 일어난다. 이 때 논리와 감수성이 두 개의 심연을 가지고 서로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 있다. 어느 한쪽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5. 마음에 드는 가족 도서관을 찾아라


가장 어려운 주제가 바로 도서관 찾기다. 미국과 일본은 지척거리에 동네도서관이 일상화되어 있고 장서 대여도 30권으로 인프라가 넓지만 우리 나라는 척박한 상황이다. (아래 표 참조)









걸어다닐 만한 위치에 마을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이 있다면 대단한 행운이지만,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이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도서관은 책만 빌리는 곳이 아니라 각종 문화 프로그램이 있다. 강좌 가격은 무료이거나 아주 저렴하다.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맞춰 가족의 도서관 방문 일정을 잡아보는 것도 좋다.

맨 처음 도서관에 가면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고 낯설지만, 도서관에서 비치한 자료를 모아 살펴보거나 발품을 팔다 보면 어느새 도서관이 익숙한 공간이 된다. 만약 아이에게도 도서관이 익숙해졌다면 더할 나위가 없이 좋다.


6. 책이라는 공통언어로 대화하라


어린이 조카들이 많이 있다. 고향이 시골이라 명절때만 만나는 조카도 있고, 지척거리에 있는 조카도 있다. 만날 때마다 잘 놀아주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애쓰다 보니 나를 곧잘 따르고 반가워해준다. 특히 조카들과 대화할 때는 조카의 눈높이에 최대한 맞춘다. 이 때는 일상의 언어를 쓰지 않고 조카의 언어를 최대한 쓰려고 노력한다. 상상력이 많은 조카와 이야기할 때는 나의 상상력을 최대한 열어놓는다. 나는 이 대화법을 “4차원 대화법”이라고 부르는데, 예컨대 조카가 “우주선이 날아왔어요” 하면 어느 별에서 출발했느냐고 묻는 식이다. 비록 대화의 내용이 비현실적이지만 현실은 아이가 스스로 찾는 것이지 강요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어느 날 조카가 말한다.

“이모부, 이 동심 끝까지 변치 마세요.”


다소 엉뚱한 말이었지만 “잘 알겠다”고 대답해 주었다.

이처럼 한국말이라도 다 같은 언어가 아니다. 아빠의 언어, 엄마의 언어, 아이의 언어. 한 지붕 안에서도 우리는 많은 외국인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책은 훌륭한 가족 공용어가 될 수 있다.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 갈등구조 등 이야기할 소재는 무한하다. 아이는 부모가 자기와 함께 책을 읽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좋은 대화 상대를 만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대화를 통해 책의 내용을 되새기고 질문을 통해 책 속에 숨은 뜻을 전달하면 자연스럽게 피드백이 된다. 질문 내용이 참신하고 훌륭하다면 아이의 독서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사실 아이가 읽는 책만큼 분량이 얇고 쉬운 단어로 된 것도 없지 않은가. 책이라는 공용어를 사용하다 보면 단지 책과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훨씬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확장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7. 작가를 만나러 가족 대출동



"저는 여기 오기 싫었는데요 엄마가 억지로 끌고 왔어요. 그러면 엄마는 독재를 하는 건가요?"(아이)

"본인이 원치 않겠지만, 본인을 위해서 좋은 거라면 '선의의 독재'는 용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엄마)

"역대의 모든 독재자들이 자신의 독재를 '선의의 독재'라고 불러 왔습니다."(강사)

"하하하!!"


<철수와영희>라는 출판사에서 어린이가 읽는 정치학 교과서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를 간 적이 있다. 오랫동안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맡아온 고성국 박사가 “10대와 통하는 정치학”을 냈는데, 어린이가 볼 만한 인문사회 도서가 간만에 나와서 그랬는지 가족 단위의 손님이 많았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어색해 했는데, 작가가 어린이의 언어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어린이의 질문 위주로 간담회를 진행해서 점점 분위기가 좋아졌고 웃음소리도 많아졌다.



▲ 어린이도서 중에서는 인문사회 분야가 많지 않다. 어린이 인문사회 책이 많이 출판되어야 가족들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아진다. 강연에 참석한 가족의 동의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의 질문은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오히려 어른보다 나을 때가 많다는 생각이 자주 들 정도다.


"공산주의 반대가 민주주의인가?"

"공부를 꼭 해야 하나?"

"우리 학교는 교복을 안 입는데, 다른 학교의 친구들은 다 입는다. 이것도 어떤 정치적인 의미가 있는 것인가?"

"수업 내용이 너무 어려웠는데, 쉽게 말해서 정치가 뭐냐?"

"정치가 꼭 좋은 거냐?"

"대통령과 장관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직접 손들고 질문하려 하니 수줍어했지만 또박 또박 질문내용을 말하는 모습이 어찌나 대견하고 귀엽던지. 작가는 어떤 질문에도 정성을 들여서 답변해 주었는데, 답변을 듣고 난 아이의 표정이 환해 보였다. 질문이 혹시 틀리지 않았을까 걱정하는 아이에게 정성껏 대답을 해주니 자신감도 많이 얻게 된다. 그 날 그 자리에 있었던 어린이들은 좋은 경험을 듬뿍 가져갔을 것이다.

예전에는 출판사도 많지 않고 작가군도 한정돼 있어서 출판종수가 적었다. 책의 주도권이 작가와 출판사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출판사와 출판종수가 많아지면서 좋은 작가들이 많이 나타나 경쟁하게 되었다. 그리고 독자들이 리뷰를 쓰는 데 익숙하고 피드백을 하는 흐름이 힘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주도권이 독자에게 넘어왔다. 그래서 조금만 온라인 검색을 해보면 틀림없이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대중강연을 만날 수 있다.
부모가 책을 함께 읽더라도 그 책을 쓴 작가보다 이야기보따리를 많이 풀어놓을 수는 없는 법이다. 글 잘 쓰는 작가라고 해서 한정된 지면에 모든 생각을 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작가와 독자의 만남이 잦아질 만한 조건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작가를 만나기가 쉬워졌다고 하더라도, 책을 쓴 작가를 직접 만난다는 것은 독자로서 아직도 특별한 경험이다. 게다가 가족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집에 돌아가 풀어놓을 이야기가 얼마나 많아지겠는가?


8. 가족 블로그를 만들어서 책 이야기를 쓰자


지금부터는 일종의 심화편이다. 앞에서 말한 조건들이 성숙했을 때는 자연스럽게 ‘생산’의 욕구가 생긴다. 책을 읽으면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는 인터넷서점과 포털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가끔 가족 블로그를 만나면 무척 반갑다.

엄마는 엄마의 책 이야기를, 아빠는 아빠의 이야기, 아이는 아이의 이야기를 쓰지만 접속한 김에 서로의 글을 보고 댓글을 달아주기도 하고 책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을 “온천하에” 알리기도 한다.
블로그는 철학적으로도 강력한 하나의 질문이다. 어쩌면 정체성의 도전을 받을 수도 있다. 나를 세상에 꺼내놓고 세상과 소통을 하는 데다, 사적 언어를 쓰는 것 같으면서도 공적인 대화를 하는 나와 만난다. 그래서 아이에게 “설명”을 해주어야 할 부분이 많다. 혹시 악플이 달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블로그 자체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책 읽는 사람들의 블로그에서 악플이 달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댓글 차단 기능 등의 부수적인 조치도 가능하니 알아보면 유용한 “가족 독서 카드”가 될 수 있다.
책을 읽고 피드백을 남긴다는 것은 독서의 최종 단계이면서도 필수적인 과정이다. 모든 책에 흔적을 남길 수는 없지만 되새기는 과정을 통해 생각을 모을 수 있다. 뇌의학 전문가들이 조언했던 “떠올리도록 노력할 것”을 훈련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원고지에 독후감을 쓰던 시절에는 “피드백”이 꽤 번거로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컴퓨터만 켜면 되는 온라인 세상이니 온라인 세상을 즐길 필요가 있다.


9. 가족이 함께 책을 만드는 꿈을 꾸기


지금까지 가족, 책, 도서관이라는 주제로 글길을 열어 왔다. 결국 가족의 집단체험을 통해 책, 도서관이라는 매개로 대화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 이 글의 목표다. 책과 만나는 과정에서부터 책으로 가족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갈래를 소개했다. 책은 과거의 내용을 밑바탕으로 삼아 불안정한 현재를 살아가도록 도와 주지만, 책이 주는 가장 중요한 선물은 “미래”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책이 주는 지식은 과거와 현재의 영역이지만, 강력한 창조성은 미래를 위해 책이 가꿔 둔 화단이다. 때문에 책을 읽는다는 것은 미래를 창조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한 사람이 평생 책 한 권을 쓰기란 쉽지 않다. 책을 써도 독자의 사랑을 받고 오래도록 읽힐 책을 쓰기는 더더욱 어렵다. 하지만 ‘가족의 책 만들기’는 이런 부담이 없다. 책을 만들어가는, 혹은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수준까지만 가도 대성공이다.
책의 주제를 정해보고 목차를 만들어보기도 하면서 책을 직접 만들거나, 블로그를 통해 글을 공유하고 온라인으로 책을 만들어주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책을 만들고 가족끼리 나눠 갖는 것을 권한다. 가족이 책을 만든다는 것은 일반적인 출판과정이 아니라 가족 체험의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다. 책을 읽고 책의 역사적 배경이 되는 곳(문학작품의 경우)을 함께 여행한다거나, 책에 나오는 실험을 직접 실습해보고 이에 대한 보고서나 후기를 쓸 수도 있고, 어떤 주제로 글들을 모아서 펴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가족이 책을 읽는 행위를 통해 얻은 결실이다.

책은 사람을 만들지만, 결국 책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책에는 사람이 꿈꾸는 미래가 담겨 있다. 결국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을 쓰는 사람의 꿈과 읽는 사람의 꿈의 만남이 아닐까.

책으로 가는 길목은 여러 갈래지만 책을 타고 나아가는 데에도 무수한 길이 놓여 있다. 책은 길과 길, 꿈과 꿈이 만나는 교차로인지도 모르겠다.



※ 책 읽는 사람들의 소셜한 생각, 페이스북 소셜북스

http://www.facebook.com/socialbooks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1-01-17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7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특집, 동네도서관을 말한다1] 당신의 도서관은 안녕한가요?


당신의 동네 도서관은 안녕한가요?


누구나 책을 빌리기 위해서 이용하는 공공도서관.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http://www.libsta.go.kr) 에 따르면 2009년 12월 현재 전국의 공공도서관 수는 703개이다. 이 중에 인터넷을 통해 도서 검색을 할 수 없는 도서관은 얼마나 될까? 도서관 4곳 중의 1곳은 인터넷 상에서 도서검색을 할 수 없다. 기자는 2011년 1월3일~10일까지 8일간 전국 703개 공공도서관 중 어린이도서관 77개를 제외한 전국의 625개 공공도서관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해서 분석을 해보았다. (동해시립발한도서관, 동해시립북삼도서관은 동해시립도서관으로 사이트 통합되었으므로 총 분석 대상은 702개 도서관)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 나타난 공공도서관의 명칭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였고, 이를 통해 사이트 주소를 알아냈다.
그 중에서 도서관 홈페이지가 아예 없거나 접속불가, 검색기능 오류 등의 원인으로 인해서 인터넷 자료검색을 할 수 없는 도서관의 수는 224개였다. 가장 심각한 지역은 대전으로 대상도서관 18개 중에서 12개 도서관이 인터넷검색 불가였다.(66.7%) 반면 인터넷 검색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지역은 광주로서 전체 대상도서관 13곳 중 단 1곳만 검색불가 상태였다. (92.3%)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전국의 만 3세 이상 7만2천658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 전국민의 인터넷 사용 실태 파악을 위해 가구별 방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권역별 인터넷 이용률자는 수도권이 82.0%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영남권은 74.3%, 중부 및 호남권은 각각 73.0%와 73.3%였다. 인터넷 이용자에 비해서 도서관이 제공하는 인터넷 도서검색시스템은 낙후되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물론 도서관의 사정상 일시적으로 오류가 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조사는 일반인이 일반적인 컴퓨터로 검색했을 때 나타난 결과이다. 도서관 이용자 입장에서 이 기사를 작성했다.

▲ 전국 공공도서관(625곳)의 정보화 실태(어린이도서관 77곳, 사이트통합1곳 제외)


누구나 알 만한 책, 도서관에는?

도서관의 생명은 역시 장서이다. 전국 도서관의 장서를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도서관 1개만 분석하는 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서 채택한 조사방법은 “누구나 알 만한 책”을 기준으로 간접적으로 분석하는 조사방법이었다. 이 조사방법 역시 “누구나 알 만한 책이 없다는 게 도서관의 품질을 말해주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지만, 이 조사를 통해 간단한 시사점을 얻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대상도서는 3개월만에 20만부가 팔린 조정래 작가의 <허수아비춤>(문학의문학), 역시 40일만에 20만부를 돌파한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부키)와 국방부 불온도서 파문 때문에 유명해진 <나쁜 사마리아인들>(부키), 2010년 최고의 책으로 떠오르며 2011년 1월 현재 16만부의 누적판매를 기록한(한겨레21, 2011.01.07 제843호 보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사회평론)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베스트셀러 책이라면 일단 도서관에 1권씩은 꽂혀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결과는 반반이었다. 비교적 최근작인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238곳(38.1%)에서 검색되었고 오히려 <나쁜 사마리아인>이 53.8%(336곳)에 책이 있었다. 도서관에서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더 잘 나가는 셈이다. <허수아비춤>은 50.4%(315곳)에서 검색되었다. 딱 반반인 셈이다. 출간된 지 얼마 안 돼서 그랬을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삼성을 생각하다>의 경우 352곳(56.3%)로 가장 많은 도서관에 비치돼 있지만 역시 60%를 넘지 못한다는 점은 마찬가지이다. 도서관 장서율 60%는 마의 숫자인 것처럼 보인다.

위 4개의 책을 모두 더해 전체 대상도서관의 4배수로 나눈 "종합성적"을 비교했을 때 최고의 성적을 낸 지역은 부산지역으로 장서율 71%(종합 71권)을 차지했으며, 가장 낮은 종합성적을 낸 지역은 대전으로 고작 19.4%(종합 14권)에 불과하다. 베스트셀러책이 5권중 1권도 안 되는 것이다. 대전은 앞서 인터넷 검색률에서도 최하성적을 거둔 바 있으니 대전의 도서관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취약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대전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공공도서관이 너무 멀고 검색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관련책은 ‘기지개’ 수준

키워드 검색을 하나 더 해보았다. "페이스북이 대세"라는 말들을 자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앞선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SNS 이용 비율은 65.7%였으며, 특히 20대의 경우 89.0%에 달했다. 이용자만으로 따지면 “대세”라고 부를 정도다.

과연 공공도서관에 페이스북 관련 책이 많이 확보돼 있을까? 현재 인터넷 서점에서 "페이스북"으로 키워드 검색을 하면 34권의 책이 검색된다.(인터넷서점 알라딘 기준)
전국 공공도서관 중 "페이스북"이라는 제목으로 1권 이상 검색되는 곳은 195곳(31.2%)에 불과하다. 3곳중의 1곳도 안 되는 셈이다. 그나마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이 82곳(42.1%)다. 이 세 지역(210곳)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만 보면 27.2%로 더욱 떨어진다.

도서관의 경우 이용자가 정기적으로 신간도서를 신청할 수 있다. 비수권 지역의 SNS 이용자일수록 이웃을 위해 도서관에 페이스북 관련 책을 신청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10만권 이상의 베스트셀러에 대한 공공도서관 검색률

미국 시애틀의 조그만 공공도서관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낳았다. 그는 "지금 나를 있게 해준 것은 우리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라고 말했다.  '걸어다니는 스토리뱅크'로 불리는 잡스 역시 아이디어가 막힐 때마다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집을 펼친다. 시적 상상력과 문학적 영감이 그의 모든 이야기의 원천인 것이다.

이렇듯 국가의 미래와 21세기의 신 성장동력은 모두 동네 공공도서관의 서가에서 나온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허름하고 취약한 공공도서관의 서가에 방치돼 있다. 이것은 4,800만 전 국민과 연관된 이야기다.


※ 책 읽는 사람들의 소셜한 생각, 페이스북 소셜북스
http://www.facebook.com/socialbooks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11-01-16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도서관에는 4권다 있어용. 허수아비의 춤은 3권 있는데 모두 대출되었네요.
참 다행이죠? ㅎ
제2의 빌게이츠가 우리나라에서 탄생해야 할텐데...... ㅋ

승주나무 2011-01-17 04:37   좋아요 0 | URL
수도권에는 성적이 좋더군요. 역시 구석으로 갈수록 취약...
 

나에게 이제까지 "서평쓰기"는 "숙제검사"와 같았다.
내가 읽은 것을 나에게 맞춰서 쓰는 대단히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 만족적인 글쓰기였다.
그래서 글쓰기의가장 근본적인 문제, 글쓴이와 읽는이의 사정이 담겨 있지 않다.
이제까지 허공에 글을 지르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내가 느끼고 공감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강화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공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랜덤일 뿐이다.

색다른 리뷰쓰기를 하나 추가하려고 한다.
읽는 사람이 누구인지 염두에 둔 글쓰기이다.
때로는 허공에 내지르지 않고 "그들"을 명확하게 보면서 글을 쓸 것이다.

이것이 내 서평쓰기(글쓰기)의 다음 단계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페이스북에서 책 처뮤니티 소셜북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나를 가장 흥분시킨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의 출판사와 협의한 결과 소셜북스에서 댓글토론회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타벨>이 매력적인 점은 이렇습니다.

- 인간애 가득하고 지성과 활동력을 갖춘 여성 저널리스트의 진실을 위한 싸움과 그 승리
...- 오늘날 <삼성>보다 100배는 더 강력한 문어발 대기업(트러스트)의 원조 스탠더드 오일과 록펠러의 대성공 이면에 담긴 추악한 진실 폭로
- 탐사보도라는 형식을 창조해내고 '언론'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를 사례로 증명한 가치 있는 역사
- 미국의 기업사, 경제 규제사, 언론사 등을 이해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철도 등 국가기간산업이나 공공재라는 말이 처음 생겼고 대기업 형태인 트러스트의 탄생기, 언론의 탐사보도 기능 탄생기)

많은 링크를 걸었는데, 정확히 아래 링크에 가서 글을 남기면 됩니다. 소셜북스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신청하러 가기(클릭)




※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의 집중분석기 (링크 클릭하세요)
http://blog.aladin.co.kr/booknamu/4412364

예전에 조정래 <허수아비춤>으로 한번 했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아래 링크로 맛을 보세요.

http://www.facebook.com/socialbooks?%21%2Fnote.php%3Fnote_id=177086545652901&id=158407580860652

위 링크는 70개의 댓글로 토론을 벌인 원문입니다.

http://www.facebook.com/socialbooks#!/notes/social-books/70gaeui-daesgeullo-heosuabichum-iyagihagi/181015338593355
위의 링크는 토론을 정리한 글입니다.


★ 참여 방법

1. 책 신청은 소셜복스 이벤트 담벼락에서만 받겠습니다.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신청하러 가기(클릭)


소셜북스 회원이 아니신 분들은 소셜북스 페이지(클릭)에 가서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2.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간략하게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3. 책 신청 대상자는 배송정보 접수를 위해 소셜북스 운영자(http://www.facebook.com/dajak97)의 친구신청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4. 책은 20분에게 제공되며 신청자가 20명을 초과하면 읽고 싶은 이유 등을 보고 선별하겠습니다.

5. 책을 받으시는 분은 2월1일까지 소셜북스 담벼락에 짧은평이나 서평 링크 등을 올려주시면 됩니다.

6. 2월1일 이전에라도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과 관련된 피드백이 올라오는 순간부터 소셜북스 노트를 통해서 댓글 토론회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토론회는 최초 시작일로부터 7일간 진행합니다.

※ 좋은 책과 2011년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댓글(6) 먼댓글(2)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
    from 제발 제발 2011-01-31 21:30 
    아이다 미네르바 타벨스티브 와인버그 지음, 신윤주.이호은 옮김 / 생각비행 / 2010년 11월       잘 알려진 대로 록펠러와 타벨에게서는 많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남다른 수완, 철저한 종교 교육으로 함양한 신앙심, 청교도적
  2. 설명은 충분해요. 이제 그만. 그녀가 쓴 책을 직접 보고 싶습니다.
    from 제발 제발 2011-02-03 23:05 
    전체는 463쪽짜리 책이다.솔직히 100쪽까지는 지루하다. 틈만 나면 책을 잡았는데도 참 진도 안나가구.. 누군가 신나게 얘기하는데 듣는 사람이 지루한 경우는 딱 두 가지 경우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얘기일 때, 또는 아는게 별로 없거나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이런 기분 들어서 듣는 둥 마는 둥 할 때. 이번 경우는 후자다.그래두 참구 읽는다. 왜냐! 댓글토론회에 참여해야하니까. 뭐라두 한마디 하려면 뭘 좀 알아야 할거 아닌가. 그래서 지루해도
 
 
stella.K 2011-01-12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스북은 댓글을 어떻게 다는지 모르겠네.
뭐하나 클릭해서 댓글 썼는데 달리지도 않은 것 같아.
나도 너한테 낚여서 읽어 볼 생각이야.^^

승주나무 2011-01-12 13:31   좋아요 0 | URL
스텔라 누나, 링크 수정해서 올려놨어요. 아래 링크 복사해서 들어가셔도 돼요. 소셜북스 '좋아요'를 누르면 바로 등록이 가능할 거예요^^
http://www.facebook.com/notes.php?id=158407580860652¬es_tab=app_2347471856#!/event.php?eid=169148099795952

귀를기울이면 2011-01-12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보기 전에 페이스북 설명해주는 책을 먼저 봐야겠습니다. 컴퓨터로 먹고사는 놈이 페이스북 들어가서 어버버하다가 나왔네요. 암튼 위에 소개해주신 책은 언제든 꼭 읽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승주나무 2011-01-12 17:05   좋아요 0 | URL
페이스북책을 계속 수집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마감치고 연재를 하겠습니다.

2011-01-15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5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이 글은 1998년~2011년까지 햇수로 14년 동안 책을 읽으면서 고민했던 방법을 담았습니다.

 

 

1. 왜 "책"이 아니라 "책 읽는 방법"인가?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친다"는 유명한 말이 있죠?

좋은 책을 추천하기는 참 쉽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좋은 방법으로 좋은 책 읽기"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 람마다 개성이 있으니 독서 방법 또한 스타일이 다를 것입니다. 제가 소개한 방법과는 도무지 맞지 않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10년 넘게 나름대로 독서 방법을 계속 고민하면서 제게 이로웠다고 생각하는 것만 골라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받아들이시는 분이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취하시면 되겠습니다.

 

 

2. 메모하며 책 읽기

 

▲ 처음에는 노트에 옮겨 적었었는데 부피도 있고 잘 안 들여다보게 되더군요. 무엇보다 "검색"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애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두꺼운 독서노트가 사라졌습니다.

 

1998년도부터 "메모"를 통한 독서가 시작되었습니다. 최초로 메모를 하나 책은 스피노자의 <에티카>였습니다.

대 학 때 한창 더운 여름날 "막노동"을 하고 저녁에 대학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는데다 메모까지 하면서 읽으니 책 1권 완독하는 데 2개월이 걸렸습니다. 그 때는 메모를 하지 않으면 10권을 읽었을 텐데 하며 '메모'를 하기로 결정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어떠한 피드백도 없이 한권을 뚝딱 읽는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 론 소설이나 가벼운 책들은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은 책을 덮고 잠시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어려운 부분이나 용어에 대해서는 따로 검색하거나 찾아야 하고, 중요한 부분은 메모를 하는 등 책읽는 과정 속에 수많은 자기 되먹임(피드백)이 있어야 좋은 음식을 잘 먹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로 메모 방식의 독서는 계속 발전을 거듭합니다. 최초에는 조그마한 노트를 사서 거기에 기록했습니다. 그러다가 밑줄을 긋고 책 앞에 밑줄그은 부분을 써놓았죠. 아니면 책에 견출지 같은 것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군 대 다닐 때 행운이 있어서 참모부 행정병으로 근무했었습니다. 이 때 주말마다 "워드 독서"를 했습니다. 형광펜으로 그어놓은 부분을 워드로 치고 인쇄해서 오탈자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3~4회 반복해서 읽게 되었죠. 전역 후에는 이 방법을 절대 쓰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작업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의 원형만은 지금도 쓰고 있습니다. (형광펜을 긋거나 견출지를 붙이는 방법은 사라졌습니다. 책이 많이 아팠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헌책방에 팔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책은 깨끗하게 읽고 물려주자 ㅎ)

 


▲ 견출지는 너무 번잡하다는 이유로 바로 퇴출되었습니다. 미적으로도 상당히 안 좋죠 ㅎ

 

3. 확정된 방법

 

▲ 독서노트가 엑셀파일로 옮겨간 가장 큰 이유는 "검색" 때문이었습니다. 오래 전에 읽은 책의 키워드 하나만 검색하면 그 부분이 내 눈앞에 자세히 나타나니 수십권의 책을 읽어도 정확하게 책을 인용할 수 있는 기반이 생겼습니다. 이런 인센티브가 아니라면 굳이 워드나 OCR 프로그램으로 엑셀화하는 작업을 할 이유가 없겠죠.

 

A4를 접으면 웬만한 책에는 다 들어갈 정도가 됩니다. 지하철을 타거나 밖에 가거나 집에 있을 때 항상 옆에 검빨파 3가지 볼펜이 있습니다. 이 대목이 특히 중요하니까 집중! 파란색 볼펜으로는 "직접인용"을 씁니다. 짧은 인용문의 경우입니다. 그러면 긴 인용문은? 98년도만 해도 노트에 다 썼습니다. 그래서 10쪽을 읽는데 하루가 걸린 적도 있습니다. 긴 인용문은 페이지와 시작 어절, 끝 어절은 표시한 후 옆에 빨간펜으로 그 부분이 뭘 이야기해놓은 건지 적어놓습니다. 나중에 자기가 글을 쓰거나 참고할 때 알아먹을 수 있도록 명확하게 요지문을 써야 합니다.

 

독서가 끝나면 A4용지는 앞뒤로 4면이 가득 찰 때가 많습니다. 짧은 인용문은 워드로 치는 편이고 긴 인용문은 책 페이지 자체를 스캔해서 OCR 프로그램을 통해서 엑셀에 집어넣습니다. OCR 프로그램의 역사도 아르미6.5→fineReader12→Readiris pro 11 등 사연이 있습니다만, 가장 오류가 적은 프로그램으로 Readiri를 추천합니다.

 

엑셀표를 인쇄해서 오탈자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리뷰의 개요를 함께 짜고 집어넣을 부분 등에 메모를 남깁니다. 이 과정이 지나가면 리뷰를 쓸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대체로 제가 남기는 리뷰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쓰입니다.

 

▲ 항상 주머니에 빨간색과 파란색 볼펜을 가지고 다니는 이유. 빨간색 볼펜은 나의 요약력 훈련 도구

 

 

 

4. 초등학생~일반인까지 적용할 수 있는 독서 방법론

 

(1) 1권의 책을 1장의 표에 담기

 

자~ 이제부터 앞의 방법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논술강사 출신입니다.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시문 요약"입니다. 논술뿐만 아니라 내신, 수능 또는 세상 모든 일에서 "요약"만큼 필요한 능력도 없습니다. A가 나에게 1시간 동안 어떤 일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B가 내게 와서 "걔, 뭐래?"하고 물어보면 "응, 직장 그만뒀대" 이런 식으로 짧게 요약해서 대답해줍니다. 요약은 단지 분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요한 부분을 판단하고 전체를 설명할 수 있는 짧은 키워드를 판별하는 기능입니다. 학생들이 논술에 실패하는 이유는 제시문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거나, 알 것은 같은데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알면 쓸말이 생기지만, 그렇지 않으면 천편일률적인 논술문이 탄생합니다.

 

제 가 책을 읽을 때 메모하는 단위는 짧은 제시문, 긴 제시문 두 가지 종류밖에 없습니다. 책 한 권을 몇 개의 짧은 제시문으로 나눠놓은 것입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서 만들어지는 A4 1장의 메모장은 책의 일람표입니다. 굳이 이것을 엑셀에 옮기지 않아도 되지만 메모장만큼은 권장을 하고 싶습니다. 다산 정약용이 고을을 다스리러 가면 항상 1장의 일람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표에는 마을의 재산, 인구 수, 가축 수, 부역 대상자, 범죄자 등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다산은 표 하나로 마을의 정보를 넣을 수 없다면 절대로 제대로 다스릴 수 없을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A4용지에 메모를 하는 동안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책 한권의 정보를 A4 1장에 담아내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 내게 유용한 정보 선택하기

 

▲ "읽기→ 서평쓰기"라는 과정이 따로 없습니다. 읽는 과정에서 동시에 서평쓰기 준비가 시작됩니다. 특히 정리하는 과정에서 개요가 확정됩니다. 저는 빨간펜이 좋습니다^^

 

저 의 경우는 중요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처음부터 "서평쓰기"를 염두에 두고 책을 읽습니다. 머릿속에 글의 개요를 그려넣고 책 읽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개요가 수정됩니다. 제목이나 소제목, 의도된 표현 등도 책읽는 과정 속에서 생겨납니다.

 

아 무 정보나 책에 넣을 수 없습니다. 넣다 보면 A4 한장이 금새 찹니다. <미디어의 이해> 같은 대작이나 고전이 아닌 바에야 A4 한장을 넘어가면 정보가치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메모장에 한줄 한줄 넣는 행위는 "단순한 책의 정보를 '나의 정보'로 변환시키는 과정"이 됩니다. 정보 홍수에서 내게 필요한 정보를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서 과정에서 내게 필요한 부분을 선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책은 비로소 내 것이 됩니다.

 

인생은 한마디로 선택의 강요입니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유일한 것은 태어났을 때뿐일 것입니다. 저마다 선택의 강요를 당하기 싫어 수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해 버립니다. 선택을 주체적으로 할 때 적극적인 인생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데, 책을 읽는 작은 행동에서 "선택의 훈련"을 하면 자신의 생활에 변화가 생기리라고 생각합니다.

 

스크롤의 압박이 있어서 더 길게 설명드릴 순 없으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궁금한 것은 댓글에 질문을 달아주시구요.

요 약을 하자면 이렇습니다. 1. 멍하니 책을 읽는 것은 멍하니 TV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과 같다. 메모 등의 중간 되먹임 장치를 두면서 끊임없이 자극받자. 2. 책이라는 정보의 바다에서 나에게 중요한 부분을 고르고 선택하는 훈련을 하자. 3. 긴 제시문을 한줄로 요약하는 훈련을 통해서 사고의 명료함을 계속 강화시키자. 4. 책을 읽은 후 메모한 부분을 한눈에 바라보며 책의 정보를 가늠해보자.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정보는 당연히 흘러넘쳐 사라져버린다.

 

독서생활하는 데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혹시 글에 언급된 엑셀파일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누르면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Ge.tt라는 놀라운 공유 사이트가 있더군요. 가입도 필요없이 링크 주소만 올려놓으면 다운받을 수 있는 사이트. 링크 타고 가셔서 엑셀파일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지금 확인해보고 오는 길입니다. 즐거운 독서생활하시길. 엑셀파일도 엑셀파일이지만, 사이트 자체도 놀랍습니다.

 

http://ge.tt/#363QhJQ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잘잘라 2011-01-11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약하는 훈련이 필요한 사람, 접니다!!!
요약은 창조라고, 누가 한 말이었더라.. 가물 가물~

독서 생활에 자극을 주시는 페이퍼, 고맙습니다.

승주나무 2011-01-11 15:32   좋아요 0 | URL
네,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이네요. 독서 관련 페이퍼를 올리니 금방 메인에 올라가네요. 역시 알라딘..

꿈꾸는섬 2011-01-11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의 독서습관을 배우야겠어요. 올해 목표는 다독이아니라 정독이거든요.^^

승주나무 2011-01-12 00:36   좋아요 0 | URL
네, 2011년은 정독의 해로 다 함께 정독해봅시다^^

blanca 2011-01-1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추천을 백만 개쯤 날려드려야 하는데. 내일 맑은 정신으로 한 번 더 읽어 보겠습니다. 특히 선택 부분. 주로 외부 탓을 잘하는 저로서는 정신이 번쩍 뜨이는 대목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뭐든 명료하게 정리하는 건 엑셀 만한 게 없는데 저는 엑셀에 약해서요.

승주나무 2011-01-12 00:36   좋아요 0 | URL
덕분에 백만 추천을 처음 받아봅니다^^

herenow 2011-01-12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노하우, 요긴하게 잘 참고하겠습니다.
정말 독서 내공 깊은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감은빛 2011-01-12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도 엑셀을 활용하긴 하는데, 조금 초보적인 수준에서.....
요즘에는 엑세스를 통해 독서이력을 DB로 만들어볼까 생각중이지만,
거기에 투자할 시간 여유가 없어서 그냥 생각만 하고 있어요.
그 DB만들 시간이면 책을 한 자라도 더 읽는게 낫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