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과목에 대한 호불호가 불분명했던 내가, '이 과목 싫어'라고 말했던 유일한 과목, 생물.
외우는 것이 많은데다 재미없게 가르치면서 쪽지시험 점수대로 손바닥을 때리시던 선생님 ... ;;
대학에서 교양생물을 배우며 '나름대로 재미있는 과목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지금 아이의 책을 흘긋거리며 '신기하네', '아하, 우리 몸이 이렇게 생긴 건 다 이유가 있구나.', '아, 이게 그런 기능이었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건 내가 나이가 들었기 때문인지, 점수에 대한 압박이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사물을 보는 시야(?)가 조금 달라졌지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어느 쪽이든, 우리 아이는 생물을 (나처럼) '외우는' 과목으로만 여겨 재미있고 신기한 것들까지도 싫어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간혹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 교수법으로 배우는 경우에도 말이다.
(음, 서설이 너무 길었다)
아이가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 중에서, 인체에 대한 책들을 모아보았다.
좌충우돌 부딪히며 배우고 커가는 아이들 이야기, <<내일은 실험왕>> 7권, 인체의 대결.
우리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 골격과 장기와 신체 기관들이 어디를 어떻게 구성하고 있고 그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다룬다. 범우주의 성장기와 함께!
인체 뼈대와 장기를 붙여볼 수 있는 부록이 들어있어서 실습(?)을 해볼 수도 있다. 꽤 튼실한 부록~.
<<내일은 실험왕>> 7권과 함께 보면 좋을 책, <<구석구석 인체탐험>>.
우리몸의 뼈(골격), 근육, 혈액, 피부, 감각기관, 내장기관의 모양과 기능을 다룬다.
화려한 그림 없이, 요란하게 과장된 너스레 없이도 아이들이 즐겁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앗 시리즈~. 이 책도 즐겁다!
<<내일은 실험왕>> 8권, 인체의 대결. 강원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성장기로, 7권에 이어 몸의 기능과 역할을 좀더 다룬다. DNA의 구조와 추출실험, 유전법칙, 뼈와 근육, 면역계 등에 대해서 쉽게 설명해준다. (이번 편에서는 영재원의 똑똑한 아이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우리몸의 구석구석을 어찌나 유창하게 설명하는지 ... 설마 실제로도 아이들이 저 정도 실력??)
부록으로 들어있는 DNA 이중나선모형은 DNA의 구성물질과 함께 '이중', '나선'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확실하게 알게 해주는 모형.
재미와 실속을 동시에 찾을 수 있는 책이라 <<내일은 실험왕>> 시리즈가 늘 반갑다.
앗 시리즈의 <<튼튼탄탄 내 몸 관리>>.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증상과 현상들을 소재로, 인체의 각 부분의 기능과 역할을 설명하고, 내 몸을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말한다.
이 책에도 앗 시리즈 특유의 유머와 재치가 가득~ 들어있다.
우리 주변의 각종 현상, 사건(?)과 연결시켜 과학이야기를 풀어가는 초등과학뒤집기 시리즈의 <<인체와 질병>>. 인체의 여러 가지 활동 - 혈액순환, 호흡, 소화와 영양, 땀과 배뇨, 뇌의 활동, 눈/코/입, 귀와 피부, 면역 ~ 이 각각을 맡은 기관과 기능 체계, 관련되어 생길 수 있는 질병을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다.
초등과학뒤집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말하되 좀더 심화된 책 과학뒤집기 시리즈의 <<인체 : 부드러운 톱니바퀴>>.
우리 몸 전체를 설명하기 보다는 인체와 관련된 몇 가지 소재를 떼어내어 설명하는 책. 인체 중 손, 털, 소변 --> 우리의 감각과 감정 변화 --> 의공학, 생체모방 센서처럼 인체를 대신(또는 보완)하는 기술 --> 미라, 허준의 인체해부설, 생체실험과 같이 동서양의 역사 속에 나타난 인체 --> 그림 속에 나타난 인체의 아름다움, 법의학, 다이어트 같이 인체와 관련된 문화적 현상에 대해 말한다.
얼핏 보면 별로 관련 없어 보이는 얘기들이지만, 우리의 인체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난잡하지 않게, 난삽하지도 않게 보여주어 좋은 책이다. (뭔가 외우고 기억해야 할 것 같은 부담도 없고 ^^)
인체 관련 도서 중 결정판이라 할 만한 <<데이비드 맥컬레이의 놀라운 인체백과>>.
우리의 몸을 세포, 순환계/호흡계, 소화계, 신경계, 면역계, 골격계, 생식계로 나누고 각각의 모양새, 하는 일과 그 과정을 설명한다. 리처드 워커와 데이비드 맥컬레이가 같이 글로 설명을 하고, 데이비드 맥컬레이가 톡톡 튀는 그림(그의 그림은 언제 보아도 재미있고, 신기하고, 경이롭다!)으로 보여주는 멋진 백과. 앞선 책들을 모두 읽은 후에 봐도 좋고, 앞의 책들을 보며 부분부분 이 책을 봐도 좋고~.
리처드 워커가 인체에 대해 쓴 다른 책들은 좀더 사실적인 그림과 사진들이 많으니 한 번쯤 살펴보는 것도 괜찮겠다. (나는 너무나 사실적인 그림과 사진이어서 꺼리지만, 우리 아이는 어쩌면 괜찮을지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