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닥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아니, 내 일상에서 조그만 어려움이 있을 때에도 제 주변의 아름다운 것들은 눈에 잘 안 들어옵니다. 예쁜 꽃도, 맑고 푸른 하늘도, 붉게 물든 고운 단풍도 눈에 안 들어오지요. 그러다 어느 순간 고개들어 하늘을 보면서 "아, 이렇게 예쁜데 말이야, 무슨 그리 큰 일이라고 아웅다웅하고 살았을까..."라고 반성을 합니다.
<<리디아의 정원>> 은 그런 저에게 다시 한 번 반성(!)을 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리디아의 정원>>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그림), 이복희 (옮긴이)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삼촌네에 가서 지내게 된 아이, 리디아.
가족과 떨어져지내게 된 걸 속상할텐데, 그런 내색 없이 엄마, 아빠, 할머니에게 사랑을 가득 담은 편지를 보내 (오히려) 위로를 하고...
삭막하고 멋없는 삼촌네 건물에 진심 어린 꽃들을 피워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이 책의 주인공 리디아 그레이스는 삭막한 도시에서 아름다운 빛과 공간을 찾아낼 줄 아는 아이,
가족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아이,
꽃보다 더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을 가졌을 것 같은 아이입니다.
리디아의 편지글과 따뜻한 시선이 담긴 멋진 그림이 어우러져,
보는 내내 마음이 행복한 ... 그런 책입니다.
원제, <<The Gardener>>.
한글 번역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에 반해 베오영에서 나온 영어 책도 덜컥 구입을 했습니다. ^^
같은 내용입니다만, 한글로 읽을 때와는 또다른 맛이 있습니다.
여자아이가 조곤조곤 읽어주는 오디오테이프를 듣고 있으면, 리디아가 이런 목소리로 편지를 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글도, 그림도, 정말 멋진 책입니다.
* 한글 책은 용이 혼자서 읽게 그냥 두었었는데, 영어 책은 잠자리에서 아이에게 읽어주었습니다.
용이는 직접적인 반응을 안 보이는데, 오히려 슬이가 좋아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옆에 앉아서, 마치 내용을 알아듣는 듯이 진지한 표정으로 듣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