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수학, 고등학교 수학의 시작 부분에 나오는 집합의 개념~
고3 모의고사 수학 시험지 풀이를 할 때마다 수학 담당이셨던 담임 선생님께서는 "얘들아, 수학 1번, 2번에 나오는 집합(+ 명제) 문제는 너네들 점수 주려고 있는 건데, 그걸 틀리는 녀석은 도대체 뭐냐?"며 타박을 하시곤 했었다.
그 말씀을 웃으며 넘기면서도, 가끔 들었던 의문은 "집합은 어디에 쓸까?" ...
집합과 벤 다이어그램에 대해 배운지 20년이 넘는 지금, 난 정보검색을 할 때 집합의 개념과 AND, OR, NOT을 잘 쓰고 있다. 정보검색교육을 할 때마다 "여러분이 고등학교 수학의 첫 머리에서 배운 집합을 기억하시죠? 여러분 중에는 저처럼 저걸 어디에 써먹나~ 하셨던 분들이 있었을 텐데요, 그 때 배운 게 불필요한 게 아니랍니다. 여러분의 수학 점수만을 위해서 배웠던 것도 아니고요. 집합과 AND, OR, NOT을 배웠던 걸 지금부터 활용해 보겠습니다~"라고 너스레도 떨면서 .. ^^
어쩌면 ... 내가 수학에 관련된 책들을 찾아 아이에게 자꾸 권하는 건, 아이의 수학 '공부'보다는 아이가 살면서 수학과 관련된(수학적인?) 것들을 보다 쉽게 깨닫고 즐기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
얼마전 수학에 대한 책을 찾다가 우연히 찾아낸 '수학자가 들려주는 수학 이야기' 시리즈.
초등학교에서부터 중/고등학교까지 연결되는 수학의 개념을 조곤조곤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어 '오오, 좋은 책을 찾아냈어~'라고 환호성을 질렀다.
시리즈 중 처음으로 본 책은 <칸토어가 들려주는 집합 이야기>와 <존 벤이 들려주는 벤 다이어그램 이야기>. (이 책을 보면서 자꾸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이 떠올랐다. ^^)
<칸토어가 들려주는 집합 이야기>는 ...
집합의 개념과 종류, 집합의 표현법(원소나열법, 조건제시법~), 집합과 원소의 관계 표현, 집합을 그림으로 표현한 벤 다이어그램, 집합의 연산(교집합, 합집합, 차집합, 여집합) 등의 개념을,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예를 이용하여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수학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7-가를 공부하는 중학생까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존 벤이 들려주는 벤 다이어그램 이야기>는 ...
벤 다이어그램이 무엇인지, 벤 다이어그램을 어떻게 그리고 해석(?)하는지, 벤 다이어그램을 어디에서 활용하는지 등을 설명해 준다. 또한 벤 다이어그램과 집합과의 관계, 벤 다이어그램을 이용한 집합 연산 방법을 알려주고, 벤 다이어그램을 그려 연산 규칙(드 모르간 법칙 등~)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보여준다.
이 책은 <칸토어가 들려주는 집합 이야기>를 읽은 후에 보면 좋겠다. 수학 7-가에서 집합의 연산을 처음 배우는 중학생부터 10-가에서 집합의 연산과 벤 다이어그램, 명제와 논리를 배우는 고등학생까지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에도 이 책이 유용하지 않을까? ^^)
꼬리)) 이 시리즈에 대해 개인적으로 걸리는 부분이라면, 머리글, 길라잡이와 수학자에 대한 소개 부분. 초등 고학년 정도면 그 내용을 이해할 수는 있겠으나, 본 내용에 비해 딱딱하고 재미없게 씌어있어서 자칫 본 내용을 읽기도 전에 지레 질리지 않을지 염려가 되는 부분이다. 이런 염려 때문에 아이에게 <집합 이야기>를 건네면서, "머리글에서 칸토어를 소개한 여기까지는 읽어도 되고, 읽지 않아도 된다."는 꼬리를 달았다. 기우이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