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4학년인 첫째 아이가 사회 시간에 '옛 도읍지와 문화재'를 배웠다.
이미 <<한국사 편지>>, <<한국사 탐험대>> 같은 역사 책을 여러 번 읽은 터라 수업 시간에 처음 배우는 역사를 어려워 하지 않을 줄 알았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수업 시간에 보는 퀴즈에서 '경회루'와 '근정전', '웅진'과 '사비'를 헷갈려하더니, 어제는 창덕궁의 부용정에 관한 문제를 풀다 말고 교과서를 다시 뒤적이면서 "엄마, 사회가 암기과목이라는 말이 이해돼요."라고 한다.
이전에 읽었던 책들은 거의 통사에 가까운 이야기이고, 아이가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은 세부적인 문화재들이니 쉽지 않은 것도 이해가 된다.
최근에 가보고 책도 함께 읽었던 종묘, 창경궁이나 수원화성에 대해서는 별로 어려워하지 않는 것을 보면, 역시 직접 경험하고 익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다. 그러나, 지금 모든 문화재를 돌아볼 수는 없으니 책으로라도 살펴볼 수 밖에 ... 우리 역사를 '암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힘들고 재미 없는 일이 되는지, 내 경험을 얘기해 주며, 아이에게 챙겨준 책들 ...
경복궁은 3~4년 전에 다녀왔던 곳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 모양이다.
'경회루'와 '근정전'을 헷갈려할 때 다시 읽으며 얘기 나누었던 책들이다. 경복궁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그 안에서의 왕의 하루를 따라가보니, 경복궁에 대해서 이해하기가 훨씬 쉬워졌다고 한다.
임진왜란 이후에 법궁을 경복궁에서 창덕궁으로 옮기게 된 이야기, 임진왜란 이전에도 잠시 법궁으로 쓰인 적이 있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창덕궁의 정원을 비원이라 부르지 않고 후원이라고 불러야 한다거나, 일제강점기에는 돈화문 아래로 자동차가 다니거나 창덕궁에서 학교 행사를 하기도 하는 기막힌 일들이 있었다는 이야기까지 ... <<창덕궁>>을 읽는 내내 내게 '창덕궁 강의'가 이어지더니, 7줄*7칸짜리 십자말풀이를 만드는 것으로 정리를 한 모양이다. ^^
이제 창덕궁에 대한 문제(?)는 헷갈리지 않겠다. 단풍이 들 때쯤 창덕궁에 다녀오자~.
(창덕궁은 세계문화유산인데, 경복궁은 세계문화유산이 못 된 이유에 대해서 묻던데 답을 못해주었다. 직접 찾아보라고 해야 하는지, 내가 찾아줄 것이지 잠시 고민중~)
창경궁과 종묘 이야기는 이미 여러 번 읽어서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챙겨보고 .... ^^
신라의 도읍지 유적에 대한 책들~.
청운교와 백운교를 직접 건너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단다. ^^;
나머지 이야기도 꼭 기억해 두었다가 후에 경주 여행을 갈 때 안내를 해주렴~.
백제 이야기도 빠뜨릴 수가 없다. 백제의 도읍지는 공주, 부여에서부터가 아니라 서울의 두 토성에서부터 시작을 해야지.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은 다른 체험학습시리즈보다도 '배경'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백제가 고구려의 영향을 받은 부분, 고구려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문화를 갖추게 되는 이야기에서부터 '아차'산성에 이르기까지. 백제에 대한 기본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이 발견된 사연이나 토성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진, 발굴하지 못하고 아파트에 묻혀버린 유물에 관한 이야기를 읽은 동안, 내 의견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음 ... 어려운 질문은 하지 말라고 책을 챙겨준 거란다. 엄마도 모르는 게 많단 말이야~ ^^;)
<<우리 아이 첫 백제 여행>>도 백제의 문화 유산을 이해하기 좋은 책. 생각보다 이 책은 술술 읽히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다른 책에 없는 유적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 쉬엄쉬엄 읽어보렴~.
도읍지의 문화재는 아니지만,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인 해인사 장경판전도 살펴보고, 수원화성 이야기도 한 번 더 읽어보고~.
고구려, 발해, 고려의 도읍지 유적은 체험학습 시리즈로 볼 수가 없으니, <<한국생활사박물관>>으로 보는 수밖에 없겠다. 쉬엄쉬엄 그림책 삼아 ...
용이가 <<한국생활사박물관>>을 뺀 나머지를 모두 챙겨보고는 옛 도읍지의 문화재를 '암기해야 한다'는 부담은 조금 벗은 듯하다. 다행히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