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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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가 일러주는 삶을 견디는 기쁨

사랑하는 친구들이여, 딱 한 번이라도 시도해 보라! 한 그루의 나무와 한 뼘의 하늘은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다. 굳이파란 하늘일 필요도 없다. 햇살은 어느 하늘 아래에서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아침마다 하늘을 쳐다보는 습관을 가지면 어느 날 문득 우리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공기를 느끼고, 잠에서깨어나 일터로 향하는 도중에도 신선한 아침의 숨결을 맛볼수 있을 것이다. 매일매일이 새롭게 느껴지고, 심지어 집집마다 지붕 모양이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눈에 들어올 것이다. - P17

꽃이나 열매에서 나는 아주 특별한 향기를 맡는다든가, 눈을 감고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는 것이라든가, 아이들이 조잘거리며 나누는 대화를 엿듣는 경험 같은 것 말이다. 어떤 노랫말을 흥얼거리거나 휘파람을 부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하루하루 살면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소한 일들과그로 인해 얻은 작은 기쁨들을 하나하나 꿰어 우리의 삶을 엮어 나간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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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가는 도중 다소 낡아 보이는 리조트의 해변 바에 앉아한갓진 시간을 보냈다. 역시 세이브루를 마시며 저녁노을을하마하마 기다렸다. 기대와 달리 비를 한껏 머금은 구름이 무거워 보였고, 바람은 점차 거세졌다. 야멸찬 석양은 끝끝내기침하지 않았다. 그래도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방식대로 해변과 바다를 품에 안았다.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저녁을 먹으러 방을 나서는데 굵은 비가 듣기 시작했다. 비 내리는 밤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해산물 뷔페와 화이트 와인으로 호사를 누렸다. 다음 날 아침, 비는 그쳤지만 바람은 여전히 억셌다. 체크아웃 전 잠시 호텔 주변을거닐었다. 턱없이 짧은 스케줄. 그나마도 우기라 하늘이 흐린적이 많았지만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세이셸의 풍모는 마모되지 않았다. 그러니 경쾌한 날씨와 넉넉한 일정의 도움까지받는다면 더 말해 무엇할까. 다시 가야 할 강력한 이유를 남긴 채 비행기 트랩에 올랐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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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사진과 문장이 아름다운 여행에세이, 풍경의안쪽

늦은건 없어요.
늦었다는 생각이 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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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사진과 문장이 아름다운 여행에세이, 풍경의안쪽

《풍경의 안쪽>은 1999년 4월 첫술을 떠서 지금까지 중단없이 먹고 있는 제 ‘여행 밥‘의 중간 결과물입니다. 운이 좋아무수히 많은 곳들을 돌아다녔는데, 그중에서도 유난히 마음이끌렸던 장소와 홀연히 마음의 빗장이 풀렸던 시간과 한순간마음이 일렁이게 만든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핍진하게 모았습니다. 문장을 짧게 쓰려 애썼고, 과도한 감상주의를 경계하고자 했으나 미진한 구석이 많습니다. ‘풍경의 안쪽에 가닿지 못한 안타까움은 앞으로 성취해야 할 작업의 원동력으로 삼겠습니다. 나아가고 나아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울울창창한 블랙포레스트에 며칠간 유하며 목격한 가장 신비로운 장면은 마지막 날 밤 홀연히 찾아왔다. 밤 10시가 살짝 넘은 시각. 눈꺼풀이 아직 무겁지 않아 객실 테라스로 나갔더니 불과 20분 전만 해도 실체를 어리비치지 않던 물안개가 어느 틈에 사부작사부작 피어올라 호수 위를 자욱하게 메우고 배후의 산등성이마저 휘감고 있었다. 비록 높낮이의 차이는 있지만 북유럽 오로라의 ‘커튼 퍼포먼스‘를 보는 듯했다. 하늘하늘한 밤안개와 총총한 별들이 힘을 합쳐 내뿜는광채 때문에 쉼 없이 옷깃을 파고드는 높바람 속에서도 커피한 잔을 다 마실 때까지 3층 테라스를 벗어날 수 없었다. 방으로 돌아와 푹신한 침대에 몸을 파묻었지만 방금 전 눈앞에 펼쳐진 환상곡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잠들 수 없었다. 맹렬하고도 적막한 밤이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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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은 자신의 진짜 소원이 뭔지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됐다. 그녀가 소망하는 건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동네 배달 음식은 어디가 맛있는지 물어볼 수 있는 사람, 할 일 없고 심심할 때 거울도안 보고 나가서 만날 수 있는 사람, 별거 아닌 물건을 사러 갈 때같이 가자고 청할 수 있는 사람, 시시껄렁한 농담을 할 때도 긴장할 필요 없는 사람, 할 얘기를 미리 외워 가지 않아도 되는 사람,
별거 아닌 대화 속에 위안과 배려를 슬쩍 묻혀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꿈꿔왔다. 엄마가 말한 친구도, 바로 그런 사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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