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푹푹 나리는 날이면
자연스레 백석시인의 시가 떠오른다.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푹푹 내리는 눈,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눈이 되어 내리는 것 같은
그런 날,

백석시인의 시 한편에 괜히 울적해진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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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야기가 참 많아서 자꾸 밑줄치게 되는 책.

산책은 정말이지 단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약속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궁극의 여가였습니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고 마음에 창을 내듯 시원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딱30분 남짓이라는 건 정말 놀랍지 않은가요? 친구도 술도 해주지 못하던 것들을 산책이 해준 것이었습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매일 습관을 들이면 식습관이 바뀌면서 살도 빠진다고 했습니다만...
아쉽게도 거기까지는 아직 못 미쳤습니다. 여전히 밤의 유혹에 시달리곤 해요. 붙잡고 있으면 해결될 것 같아서 

큰 꿈은 멀리 있지만 작은 목표는 오늘부터 달성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성취들이 하나하나 모이면 언젠가 꿈에 닿을 수있을 거예요. 첫 문장을 마무리하면서 찍은 마침표가 마침내마지막 문장에 도달한 것처럼. 그렇게 한 편의 에세이를 완성한 지금 이 순간처럼 말입니다. 완벽한 글은 아닐 거예요. 하지만 만족합니다. 우리는 같이 시작했고, 함께 불안했지만, 이제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21

가까스로 좋은 것들을 찾았다면 기꺼이 곁에 두세요. 가까이 두고 자주 보세요. 자주 경험하고 즐기세요. 그 감각과 취향과 마음가짐으로, 좋은 것들을 흠뻑 좋아하는 마음 자체로 스스로를 정의하세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사람에게,
소중한 사람에게 그렇게 하세요. 맘껏 사랑하고 가꾸면서 표현하는 겁니다. 좋은 것들이 귀한 만큼 좋은 마음도 귀합니다.
그런 마음을 제대로 쓸 줄 아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에요. 부정보다 긍정, 욕보다 칭찬, 야유보다 환호로.
싫어하기만 하면서 쉬워지지 마세요. 부정적인 마음으로 흔한 사람이 되지도 마세요. 부릅뜬눈으로 좋은 사람과 좋은 것들을 알아보세요. 좋은 마음을 아낌없이 쓰세요. 모쪼록, 어려워도, 주변을 좋은 것들로 채우려고 해보세요. 싫은 게 너무 많아서 흔해빠진 세상에서 스스로를 소중하게 가꿔가는 거의유일하게 효과적인 방법이에요.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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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본 고장을 찾아 술의 역사를 더듬어 술을 빚고 주조하며 그 마을의 축제에 참여하는등 술을 즐기는 여정들이 흘미롭게 펼쳐지는 책이다.

3000회 이상 저어줘야 술이되는 몽골의 마유주, 16일동안 600만명 이상이 즐긴다는 독일의 옥토버페스티벌, 입구에서부터 식당까지 거듭 술을 권하는 중국 서강 천호 묘족 마을, 흰눈이 2층 창까지 쌓이는 마을에서 만드는

일본 탁주 도보로쿠 왕국, 슬리퍼 끌고 마음편하게 술한잔 즐길 수 있는 가곳마 야타이무라, 인어의 가슴에서 맥주가 나오는 축제 등등 술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축제장에서의 풍경과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글을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술을 찾아 나선 여행자의 밤은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즐겁고 유쾌하다. 저녁에 숙소에 짐을 풀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마치 동네 사람처럼 슬리퍼를 끌고 거리에 나서는 것도 묘미다. 낯선 이국의 밤거리에 나 자신을 밀어 넣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큰 묘미다. 이때 술 한 잔이 빠질 수 없다. 그 술도 기호대로 여러 가지를 골라서 맛보고 싶다. 술집도 많이 모인 곳에서 골라 들어가고 싶다. 가곳마 후루사토 야타이무라는 그런 관광객들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공간이었다.‘ -p277

‘행복은 작은 동네에 더 많이 모여 산다. 웃음도 작은 에피소드에서 자주 나온다. 파안대소보다 빙긋 웃은 미소가 마음에 잔잔한 파문일 일으킨다.‘-p121

술을 좋아한다면 한번쯤은 술의 본고장을 찾아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꼭 그곳에 가지 않더라도 세계의 술을 찾아다니는 저자의 이야기에 미소와 감동등 작은 행복을 쏠쏠하게 느끼게 되는 책, 진정 술을 사랑하고 나아가 우리의 막걸리를 전세계에 알리고 싶어하는 저자의 바램이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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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찾아 나선 여행자의 밤은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즐겁고 유쾌하다. 저녁에 숙소에 짐을 풀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마치 동네 사람처럼 슬리퍼를 끌고 거리에 나서는 것도 묘미다. 낯선 이국의 밤거리에 나 자신을 밀어 넣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큰 묘미다. 이때 술 한 잔이 빠질 수 없다. 그 술도 기호대로 여러 가지를 골라서 맛보고 싶다.
술집도 많이 모인 곳에서 골라 들어가고 싶다. 가곳마 후루사토 야타이무라는 그런 관광객들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공간이었다.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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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으면 못사는 세상,
돈에는 다리가 네개 달려서
쫓아가기는 어렵지만
돈이 나를 쫓아오게 만들라는 말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어떻게?
아무튼 먹고 살자고 버는 돈인데
정작 생사를 오가게 하는 돈이라니
세상 참 아이러니하다.

책소개>>>

너나없이 ‘영혼까지 끌어당겨’ 투자를 하고, 빚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일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평생 힘들게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는 김밥 할머니부터 다섯 살 아이에게 편법 증여를 하는 졸부들까지, 돈을 둘러싼 사람들의 민낯은 극과 극을 오간다. 중요한 생존 수단이되 오히려 그것이 생존을 위협하는 냉혹한 돈의 아이러니…… 과연 돈이란 무엇인가. 우리 시대의 소설가 조정래가 오늘 이 통렬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대한민국 근현대 3부작’인 대하소설『태백산맥』『아리랑』『한강』으로 1천 5백만 독자들에게 우리 현대사의 참모습을 알리고, 장편소설『정글만리』『풀꽃도 꽃이다』『천년의 질문』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핵심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루어왔던 조정래 작가. 그가 4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황금종이』(전2권)를 출간한다. 원고지 약 1,800매 분량의 이 작품에서는 돈을 둘러싼 인간 군상들의 비극의 향연이 펼쳐지며, 황금만능주의로 비인간화되어 가는 세태에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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