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5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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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느낌을 그냥 단순하게 말하자면 아직 미성숙한 어린 여자아이를 님펫이라 칭하며 사랑한 한 남자의 무척이나 수다스러운 고백을 듣는 기분? 어쩌면 자신의 비 정상적인 집착과 사랑과 애증을 증명받고 싶어 안달하는 것만 같은 절규? 누군가로부터의 이해를 구하거나 용서를 구하고자 하는 고백이 아닌 어쩔수 없이 찾아든 치명적 사랑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고백을 담은 이야기랄까?

 

책을 읽다보면 우리는 자신을 어떤 명확한 이름으로도 칭하지 못하는 한 남자의 보통의 사람이라면 결코 겉으로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을 이야기를 꼭 이글을 쓴 작가의 자전적 소설처럼 느끼며 읽게 되는데 그런 면에 대한 작가의 변명과도 같은 이야기가 이책의 뒷편에 실려 있다. 그러니까 이 글은 거짓을 꾸며낸 소설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인데 어쩜 이토록 리얼하게 쓸 수 있는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천재적인 글 솜씨에 놀라게 된달까?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결코 선정적인 문구로 가득 채운 애로틱한 그런 소설이 아니다. 물론 전반부의 롤리타를 만나 사랑에 빠져 혼자 허우적 거리는 장면에 있어서는 사람의 원초적인 부분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글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중반부를 접어들면서부터 님펫을 사랑해서 병적으로 집착하기에 이른 한남자의 질투에 눈이 먼 심리적 갈등을 담은 어째 쉽게 읽기 어려운 문장들을 대충 섞어 놓은 글을 어렵사리 읽어 내려가게 된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내 심장 밑에서 푸른 파도가 불쑥 솟구치고,

햇빛이 쏟아지는 돋자리 위에 반라의 몸으로 무릎을 꿇은 내 리비에라의 연인' ---p64

 

롤리타와의 첫만남을 이토록 격하게 표현한 주인공 험버트는 열세살 어린시절 바닷가에서의 못다 이룬 첫사랑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아직 미성숙하고 여린 피부의 여자라고 칭하기에 아직 이른 소녀를 요정 즉 님펫이라 칭하며 병적인 사랑을 하기에 이른다. 그는 서른 여덟의 나이에 과부로 살아가고 있는 샬럿의 집에 하숙을 하게 되면서 그녀의 딸인 열세살 그 시절 첫사랑과 똑같은 나이의 어린 롤리타를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되는데 이 소녀를 스치거나 혹은 자신의 눈앞에서 아무렇게나 행동하는 모습을 관찰하며 쓴 찬양의 글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롤리타를 끔찍하게 사랑하는지 알게 될수록 병적인 그의 사랑에 독자들은 살짝 방황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실 사랑에는 국경도 없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성숙한 어른들의 사랑이 아닌 아직 탐해서는 안되는 어린 소녀를 탐하는 어른의 탐욕적인 사랑이라는 생각에 치를 떨게 되기도 하지만 그가 전하는 절절한 사랑을 담은 문장들과 그 애틋한 감정들은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이르는데 결국엔 그 잘못된 사랑으로 아빠를 가장해 한 소녀를 범하고 자신의 울안에 가두려 했던 이 남자의 좌절에 이르는 후편의 이야기를 읽어내려 가면서 그의 인생이 참 가련하다는 생각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나는 너를 사랑했다. 내 비록 다리가 다섯 달린 괴물이었지만 너를 사랑했다. 내 비록 비열하고 잔인했지만, 간악했지만, 무슨 말을 들어도 싸지만, 그래도 너를 사랑했다. 너를 사랑했다! 그리고 때로는 네 심정을 헤아릴 수 있었고, 그때마다 지옥의 괴로움을 맛보았다. 나의 아이야, 롤리타, 씩씩한 돌리 스킬러. --- p458

 

결국엔 자신을 속이고 떠나버린 사랑이지만 그사랑을 끝까지 지키고 싶어했던 이 남자의 잘못된 사랑도 사랑이라고 여겨야하는걸까? 자신을 괴물이라 칭하면서까지도 어린 소녀를 사랑해야 했던 이 남자의 사랑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왜 이 소설가는 이런 문제적 소설을 써야만 했을까? 성숙한 여인을 사랑한 한 남자의 이야기였다면 아름다울 수 있었을 문장들이 미성숙한 한 소녀를 사랑하고 집착했다는 이유로 그를 경멸하고 처벌해야하는게 맞는걸까?

 

이 책에는 책을 좀 더 깊이 있게 사실적으로 혹은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험버트와 롤리타가 둘만의 여정에 올랐던 미국의 여정이 담긴 지도와 여행지가 한눈에 정리되어 있으며 롤리타의 연대기와 작가의 연대기가 실려 있다. 롤리타 콤플렉스라는 말을 유행시키기까지 한 블라디미르 나브코프의 이 소설은 아마도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서 문제작이 될 수 밖에 없을듯 한데 소아성애를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문장과 문장사이를 또 다른 문장이끼어들다 못해 주를 달아 놓은 형식의 글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쉽게 읽히지 않는 소설인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알듯 모를듯한 문장과 수려한 수식어가 달린 글들은 어느 문학작품의 글 못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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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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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엔 까칠한 고양이와 우직한 곰의 알콩 달콩 사랑이야기를 담은 만화를 봤었는데

이번엔 사람과 일상을 함께 하며 친구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형제처럼 지내는

개와 고양이와 사람과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가 가슴을 뭉클하게 하네요,

특히나 나이를 먹어 눈까지 먼 낭낙이라는 늙은 개의 이야기가 참 찡했어요,

물론 귀도 먹고 눈도 멀어가는 고양이에 대한 각별한 애정두요!

 

 

 

고양이가 참 무서워하는게 많더라구요,

특히나 큰소리를 그렇게 무서워한다는데 그보다는 자신을 돌보는 사람들이 저를 싫어할까봐

더 무서운지도 모른다는 작가의 짤막한 말이 더 가슴에 와 닿네요,

 

 

 

'사랑받지 못하는것도 슬프지만 사랑할 수 없는건 더 슬픕니다.' ---p105

 

가끔 뭐가 좀 허전하고 공허하고 미묘한 그런 기분이 들때가 있잖아요,

조용한데 시계 초침이 유난히 크게 들리고 낮잠을 잠깐 잤는데 한참 잔거 같고

그런 미묘한 순간에 문득 곁을 지키던 강아지를 보게 되면 정말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질까요?

아직 강아지나 고양이를 길러 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왠지 그럴것도 같아요,

 

 

 

사랑할 힘도 사랑에서 온다. ---306

 

동물들이 사실 사람들이 하는 말을 다 알아듣지는 못할텐데도 사람들은 개나 고양이에게

투정을 부리거나 이런 저런것들을 괜히 물어 보기도 하면서 말을 걸곤 해요,

딱히 무슨 답을 하는것도 아닌데도 무언가 고민이 생기면 물어보고 해답을 찾기도 하는데

그건 아마도 의사소통은 하지 않지만 서로가 교감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꼭 말을 하지 않더라도 뭔가 답을 해주는거 같은 그런 기분을 느끼게 되는

이런 친구가 곁에 있다면 정말 좋을거 같아요,

 

 

 

한창 아이를 키우던때 주택가에서 고양이가 우는 소리가 꼭 아기소리 같았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어느집 아가가 그렇게 우나 했었는데 그게 알고보니 고양이 소리였더라구요,

길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같이 울어주는 고양이를 보며 혹시 자유로운 삶을 사는 길고양이를

부러워하는건 아닐까 싶어 지레 걱정을 하는 사람을 보는 고양이의 심정이 정말 저럴까요?

 

 

 

고양이나 강아지나 털을 날리고 무언가를 갉아 먹는등 말썽을 피울때가 많더라구요,

그런데 가끔은 정말 도둑고양이처럼 몰래 맛있는걸 빼먹고 범죄의 흔적을 싹 없애기도 하나봐요,

하지만 어느날 주인에게 딱 걸리고 말았네요, 그런데도 얘네들이 귀엽고 사랑스러운건 왤까요?

 

나이 들어 혼자 쓸쓸히 지내다가 여생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간 자신과 비슷한 개를 키우는 이야기나

길고양이지만 이집 저집에서 각자 맡아서 키우는 강아지처럼 돌봐주는 사람들 이야기나

그리고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에 따라 달리 행동하는 강아지 이야기나

한번도 강아지나 고양이를 길러본적 없는 사람이 동정으로 불쌍한 강아지를 데려다 키우는 이야기나

모두가 사랑받고 싶어 하고 사랑하고 싶은 동물과 사람간의 가슴찡한 이이더라구요!

 

그리구 동물들이 사람말을 할 줄은 모르지만 사람말을 알아듣는것 같기는 해요,

그래서 아마도 사람들은 더 개나 고양이를 친구나 가족처럼 여기며 함께 사는건가봐요,

아주 오래전 자기를 따라 오던 강아지가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엉엉 울던 아이가 생각나요,

그때는 뭐 그게 그렇게 큰일이라고 저렇게 대성통곡을 할까 싶었는데 이제는 좀 알것도 같아요,

이렇게 그냥 곁에서 묵묵하게 내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사랑해주는 친구같고 가족같은 고양이라면 정말 그럴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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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5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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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성애에 대해 할말 많은 그가 가장 사랑했던 한 소녀에 대한 사랑을 증명받고 싶어한 한남자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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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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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으로 꽤 알려진 작가인가봐요!
딸아이가 보더니 아주 코를 쳐박고 가슴에 끌어안으면서 좋아라 하며 보네요!
저더러 엄마도 이 책보면 강아지 한마리 키우고 시플꺼라나요?




오랜 새월을 함께하며 눈까지멀어버린 늙은개 낭낙이와
귀가 잘들리지 않는 어린 고양이순대!
사람말은 못하는 동물이지만 사람이 하는 얘기도 들어주고위로가 되어주는 이야기가 참 가슴 찡하네요!




언젠가 카우던 개다 교통사고로 죽었다며 몇날며칠 울고불도 야단을 떠는 친구를 보며 좀 심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이렇듯 내맘을 위로해주고 내게 친구가 되어준동물의 죽음이라면 그럴수 있겠다는 것을 이제서야 실감하게 되요!





강아지건 고양이건 장난감이나 인형이 아닌 사랑해주고 돌봐주어야할 친구라는 생각을 하니 이런 진정한 친구 하나 가지고 싶기도해요! 이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가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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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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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친구 낭낙이와 순대와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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