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상에,
그리고 우리의 삶속에
잠깐 다녀간 작가님이지만
그녀의 숨결을 담은 글이 남아
이렇게 또 행복한 아침을 맞게 합니다.
누구에게나 행복해질 능력이 있다했던
작가님의 모래알만한 진실,
그 진실의 힘을 믿으며 책장을 펼칩니다.

으리번쩍한 서울을 벗어나
한적한 시골마을에 들어가 살다보니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날엔
집에서 드문불출해야하지만
그럼에도 산골짜기 집으로 이사를 한 까닭이
‘순전히 산때문‘이라는 작가의 글을 읽으며
요즘 자주 드는 내 생각을 먼저 실천에 옮겨
살아가는 모습에 깜놀!

‘1년 내내 아무하고도 안 마주칠 정도로‘
한적한 산책길이지만 새소리 들으며 꽃피는 숲속을
‘혼자 걷는게 좋은 것은 걷는 기쁨을 내 다리하고 오붓하게 나눌 수 있기 때문‘
이라는 이야기에
올해 들어 자주 혼자 산책하며 즐거워하던
나의 모습이 겹쳐져 어쩐지 따로지만
또 같은 길을 산책하는거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산책길에 열쇠를 잃어버려
한참을 찾아헤메다 포기한 어느날,
나무위 눈높이에 걸려있는 열쇠를 발견하고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함께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독은 처절하지 않고 감미롭다‘고 말하는 그녀!

그녀와의 산책은 앞으로도 쭈욱!^^

*따옴표 안의 글은 박완서 작가님의 글입니다*

#박완서모래알
#모래알만한진실이라도
#여우눈에디션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에세이추천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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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북모닝은 이 책, 시소!
시소란 시와 소설을 줄여 쓴 말로
봄여름가을겨울 좋은 시 한편과 좋은 소설 한편을 뽑아
널리 알리고자 만든 시와소설 문집!
시와 소설이 진짜 시소처럼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는것 같은 책!

그 첫번째 봄의 시가 먼저 눈길을 끌었습니다.
알듯 모를듯한 시가 주는 그 느낌,
그래서 참 좋은 시!

그리고
시에 대한 시인과의 인터뷰도 재밌습니다.
육아를 하며 쓴 사랑시라는데
같은 육아를 하는 사람과의 사운드북에 대한
아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등의
공통된 수다를 들으며
20년도 훨씬 전인 그때의 옛 일이 떠올라
함께 수다가 떨고 싶어집니다.

인터뷰속 시인의 이야기가 또 인상적입니다.

‘내가 이렇게 격정적이구나, 내 안에 이렇게 다양한 내가 들어 있구나‘ 하는 걸 알았어요. 아이도 굉장히 낯선 존재이지만, 그보다 육아는 나 자신이 낯설게 여겨지고, 그런 낯선 나와 화해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중략) 육아 이후에 뚜껑이 열리고 여기저기 구멍이 생겨서 뭔가가 내 안에서 막 빠져나가고 바깥에서 내 안으로 막 들어오는 걸 극심하게 느끼고 반응하는 존재가 되더라고요.‘

지금 돌이켜 그때를 생각해보니
정말 아이는 물론 나 자신조차 낯설었던 그때,
아이도 나도 함께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성장하지 못해 그렇게 힘이 들었나 보다는 깨달음이 이제사....

‘활짝 핀 꽃은 마르면서 작은 꽃으로 자랍니다‘

화초를 키우면서 늘 꽃이 피고 지는걸 보지만
이렇게 시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니,
역시 시를 쓰는 시인의 표현력은 놀라운거 같아요.

후렴부터 시작하지만 노래가사는 없는
사랑 노래 사운드북!
시 한편으로 시작하는 월요일이 왠지
참 기분 좋게 느껴집니다.

사운드북/안미옥

노래는 후렴부터 시작합니다

후렴에는 가사가 없어요
사랑 노래입니다.

노래를 듣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모르겠어요 잘하고 있는 건지
마지막에 했던 말을 자꾸 번복합니다

주소도 없이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는 엽서도 있습니다.

모든 일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나는 궁금합니다.

꽃병에 담긴 물은
언제부터 썩을까

믿음을 강조하던 사람이
귀퉁이에 써놓은 작은 메모를 볼 때마다 알게 됩니다.
그가 무엇을 염려하는지

꽃은 식탁 위에 뒀습니다
활짝 핀 꽃은 마르면서 작은 꽃으로 자랍니다.

말린 꽃의 온도로
깨진 조각을 공들여 붙인 그릇의 모양으로
오늘도 웃게 됩니다

어느 날엔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긴 울음은 이해가 되는데 긴 웃음은
무서워서

이 꿈이 빨리 깨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왜 슬픔이 아니라 공포일까

이해는 젖은 신발을 신고
신발이 다시 마를 때까지 달리는 것이어서

웃음은 슬프고 따듯한 물 한 모금을
끝까지 머금고 있는 것이어서

깨어난 나는
웃는 얼굴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 페이지를 열고
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나와요

사랑 노래입니다.

그냥 배울 수는 없고요.
보고 배워야 가능합니다.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 P9

내 안에 이렇게 다양한 내가 들어 있구나‘ 하는 걸 알았어요. 아이도 굉장히 낯선 존재이지만, 그보다 육아는 나 자신이 낯설게 여겨지고, 그런 낯선 나와 화해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아이를 낳고 키우며 나도 다시태어나 엄마로 자라는 거라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많이 들었는데, 이전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어요. 육아 이전의 나는 나로서 완성까지는아니더라도 이렇게 딱 닫혀서 어느 정도의 형식이랄까 항상성이랄까 그런 걸 유지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육아 이후에 뚜껑이 열리고 여기저기 구멍이 생겨서 뭔가가 내 안에서 막 빠져나가고 바깥에서 내 안으로 막 들어오는 걸 극심하게 느끼고 반응하는 존재가 되더라고요.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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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욕망, 조금 더 여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은 이미 삶을 낭비하고 있다는 신호다. 
"안 돼!" 라는 말의 위력을 배워야 한다. "고맙지만 안 되겠어", "미안하지만 그 일에 개입하기 싫어", "지금은할 수 없어"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말 때문에 누군가는 감정이 상해 내 곁을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을 더 많이 거절할 때 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갈 수 있음을 기억하라.- 거절의힘
- P15

잠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잠은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삶 또한 피폐해진다. 그러나 과도한 잠은 삶의 시간을 빼앗아 간다. 정해진 시간 이상으로 잠을 자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삶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일어나서 행하지 않는다면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을 위해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당신은 지금 살기 위해 자고 있는가 가기 위해 살고 있는가?-철인 황제처럼 아침을 맞는법
- P14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이해하게 된다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명징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마음속에 모든 것이 있다. 바깥 세상에 시선을 집중하지 말고 자신의 내면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 이 점을 기억하자.
-어디를 바라보라야 하는가 - P21

당신은 어떤가? 나는 누구이며 나를 드러내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가? 중요하지 않은 것을 뒤쫓고, 잘못된 것을 흉내 내고, 결코 충족되지도 않을 뿐더러 존재하지도 않는 길을 따라가려 하고 있지는 않는가?-나는 누구인가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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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는 듯한
프랑스 시인 스테판 살라메르의 시와
간결하면서도 우아한 앙리 마티스의 그림의 만남!
종이의 질감마저 톡톡한것이
참 아름다운 책!

환영APPARITION

달은 슬퍼졌다. 눈물 젖은 천사들이손가락에 활을 걸고, 어렴풋한 꽃들의 고요 속에서 꿈을꾸며,
잦아드는 비올라 소리에서
하늘빛 꽃부리 위로 미끄러지는 하얀 흐느낌을 끌어내고있었기에.
- 너와 첫 입맞춤을 한 축복받은 날이었다.
나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몽상은
슬픔의 향기에 묘하게 취했었네
후회도 환멸도 없다 해도
꿈이 꺾인 가슴에 슬픔의 향기가 남게 마련이니.
낡은 포석만 내려다보며 배회하던 내 앞에
머리에 햇살 두르고, 그 거리에,
그 저녁에, 환히 웃으며 네가 나타나
응석받이 아기였던 그 옛날 내 단잠 위로
살며시 쥔 향기로운 별들 하얀 다발을
눈처럼 뿌려주고 가던
빛의 모자를 쓴 요정을 본 것 같았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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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일흔쯤 되면 이토록 여유로워지고 너그러워지고 이뻐지는걸까? 꽃피는 봄이 되면 꽃살이 하러 가고 싶게 만드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에세이 꽃살이 일흔 살이면 꽃이지!

꽃살이가 뭘까 했는데 요즘 많이 유행하는 한달살기를 벚꽃 도화꽃 활짝 피는 남쪽에서의 한달살기를 말한다. 환갑의 나이엔 작은 자동차를 선물하고 콩알이라 이름 붙이고, 나이 일흔엔 꽃피는 남쪽도시에서의 한달살기를 선물하며 꽃살이라 명명하는등 이렇게나 예쁜 단어를 만들어내다니! 그림마저 귀엽고 앙증맞은데다 생기 발랄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삶의 여유와 지혜가 가득 담긴 소중애 작가님의 소중한 삶의 지혜들!

이제 막 꽃봉오리 올라오는 3월의 진해에 도착해 꽃이 만개하는 날까지의 여정을 자유로운 형식의 서정시와 그림으로 가득 담아 마치 함께 꽃살이 하는 기분마저 든다. 일흔의 나이란 남의 외로움도 알게 되고 꽃피기를 기다릴 줄도 스스로를 위로할 줄도 알고, 길을 헤매는 스스로를 천재라 여기며 모래 위의 인생도 즐거울 수 있으며 맛난거 먹고 꽃살찐다고 하고 내 입맛을 아는 나이라 말한다. 무엇보다도 만개한 매화꽃밭을 보며 훨훨 나는 칠순나비가 되었다는 표현에 감동!

매화가 활짝 핀 광양에서의 풍경과 벚꽃 팡팡 터지는 풍경을 천국 이미지로 삼는 이 작가! 그저 얻어 먹은 사탕 한알을 사랑이라 여길줄 아는 마음이 참 예쁜 작가!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혼자 여행하는등에 대한 사람들의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혼자만의 삶을 당당하게 즐기고 누리며 툭 던지듯 가볍고 아름답게 말할 줄 아는 작가의 짤막한 문장들이지만 그안에 일흔을 살아오며 터득한 깊은 혜안이 담겨 있는 문장들이다. 코로나로 4인 이상 집합 금지여서 일흔 잔치를 몇번이나 한다며 즐거워하는 이런 분이라니!

우리는 그저 코로나로 힘겨운 나날들을 불평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흔의 나이에 혼자서도 꽃을 보며 설레어 나비가 되어 날 줄 아는 감성을 일흔의 나이에 비해 서른 마흔 아직 한창 청춘인 우리들이라고 왜 갖지 못할까? 소중애 작가님의 삶의 지혜가 가득한 글과 귀여운 그림으로 우리만의 삶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기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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