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님의 시집을 펼쳤는데
1부의 해인수녀님의 시가
오늘의 흐린 날씨와 딱 어울리는 느낌!

오늘은 이해인 수녀님의 이기적인 기도에
저도 힘을 좀 실어드리고 싶습니다.
비오는 날 맘껏 웃을 수 없는 몸이면서도
힘든 사람을 사랑하고 우는 사람부터 달래야겠다며 살아서도 죽어서도 메마름을 적시는
비가 되겠다는 수녀님!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아쉬움보다
아직 새롭게 다가오는 시간들을 희망으로 가득 채워
스스로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겠다는 수녀님!
오래 알고 지낸 고마운 이들을
꽃잎으로 포개어 천국까지 들고 가겠다는 수녀님의 아름다운 마음이 가득 담긴 시를 읽으며
이제는 수녀님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우리가 아닌
수녀님의 꽃잎 한장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육신의 고통도 힘든 마음도
숨김없이 솔직하게 풀어내며 스스로를 달랠뿐아니라
시를 읽는 우리들에게까지 위로를 주는
이해인 수녀님의 기도가 꼭 이루어지기를요!



이기적인 기도

하느님
오늘은 몸이 많이 아프니
기도가 잘 안 되지만
되는대로 말씀드려 봅니다.

앞으로의 남은 날들이
어느 날부턴가 누군가에게
짐이 될 거라 생각하면
종일토록 우울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은
스스로 사물을 분간하며
내 손으로 밥을 먹고
내 발로 걸어 다니는 것을
꼭 허락해 주세요.

누가 무얼 물으면 답해주고
웃으면 같이 웃어주고,
온전히는 아니어도
적당히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병명 없는 통증도 순하게
받아 안을 테니
오랜 세월 길들여 온
일상의 질서가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을 만큼
딱 그만큼의 건강과 자유는
허락해 주시기를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하느님

그동안 내내
남을 위해서만 기도했으니
오늘은 좀 이기적인 기도를
바쳐도 되는 거지요?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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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님의 시 한편으로
햇살 예쁜 봄날 아침을 엽니다.
새로운 얼굴로 오는 시간을 품에 안고서!^^


시간의 새 얼굴

젊은 날엔
더디 가던 시간이
나이 드니
너무 빨리 간다고
그래서 아쉽다고
누군가 한숨 쉬며 말했지

시간은 언제나 살아서
새 얼굴로 온다.
빨리 가서 아쉽다고
허무하다고 말하지 않고
새 얼굴로 다시 오는 거라고
살아 있는 내가
웃으며 말하겠다.

날마다 일어나서
시간이 내게 주는
희망의 옷을 입고
희망의 신발을 신고
희망의 사람들을 만난다.
희망을 믿으면 희망이 온다
슬픔도 희망이 된다.

아프다고 힘들다고
푸념하는 그 시간에
오늘도 조금씩
인내와 절제로 맛을 내는
희망을 키워야지

마침내는 시간의 은총 속에
나 자신이 희망으로 태어나
이 세상 누군가에게
하나의 선물로 안길 때까지!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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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시인의 문장은 뭔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시인들은 시어를 어디서 데려오는 걸까?
또 시인들이 시를 쓰는 순간엔 어떤 생각을 하며 쓸까?
시인들은 시를 짓는 일이 쉬울까?
시인들은 영화를 보며 또는 책을 읽으며
어떤 장면에 감동하고 어떤 문장에 밑줄을 그을까?

솔방울을 올려두고 그 속을 들여다보며
시를 짓는 시인의 마음이라니...
시인도 영화를 보며 할머니와 손녀의 대화에 감동받고
다른 사람들의 책속 문장과
다른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서 생각을 찾고 답을 찾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자연과 사람과 사물 그리고 일상과 책과 영화등등에서
시인이 수집한 문장이나 단어들을 만나게 되는 책!
시인의 첫 문장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이렇듯 관찰하고 생각하고 경험하는 것들이
시인의 손끝에서 단어가 되고 문장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책.

시인의 문장도 참 좋지만
뭔가 오손도손하고 다정해보이는 삽화가 정말 매력적!






우리의 마음이 하나의 항아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안쪽이 텅 비어서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항아리가 아닌가 싶다.
거기에는 시간과 사물과 생명이 담겨 있다. 어제의 자취와지금의 움직임과 내일의 시간이 담겨 있다. 지금의 표정과여러 감정이 담겨 있다. 봄날도 담겨 있어서 진달래꽃과 봄바람과 무논과 새잎이 있다. 그리고 우물처럼 들여다보는항아리에 이별한 옛 사람이 있다. 돌아오지 못하는 옛 사람에 대한 애틋한 기억이 있다.
- P35

우리가 덜조급해하고, 조금은 의연한 척도 하면서, 딴청을 피우는 척도 하면서 산다면 말이다. 못나고도 촌스러운 음식을 먹으면서,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잠깐씩 각별할 것 없는 평범한 때를 사는 것, 그것이 바로 소박한층복의 내용일 수도 있을 것이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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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걸 보면
네 생각이 나

꼭 그런게 있다.
맛있는걸 먹을때면 신랑 생각이 나고
예쁜 악세사리를 보면 딸아이가 생각나고
야구게임장을 지나칠땐 아들이 생각나고...
무얼하거나 볼때마다 생각나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책!

영화관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든 생각!
언젠가 혼자 영화관에 가본일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속에 아는이 없이
홀로 앉아 있을때의 그 느낌이란
고독하거나 쓸쓸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전혀 없이
뭐지 모르지만 혼자만의 안정감을 갖게 되고
오로지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것 같다.
다만 너무 좋은 영화를 함께 나눌 누군가가 없다는 사실이
다소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한번쯤은 사람 별로 없는 영화관에
혼자 가보는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한다.



 불이 다 꺼진 영화관, 몸을 감싸는 푹신하고 큰 의자, 달콤하고 바삭한 팝콘, 잠시나마 영화를 핑계로 나의 삶을 멈춰보는시간.
물론 영화가 끝나는 순간부터 내 삶은 다시 이어지겠지만 잠시 이렇게 어딘가에 기대어 마음을 쉬어본다. 이 영화가 끝나고나면 나는 아주 조금 행복해질 거야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그거면 된다는 만족으로,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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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입니다.
마침 북모닝으로 읽고 있는 책
박정민의 쓸만한 인간에도 새해에 관한 글이 나와
스리슬쩍 옮겨와봅니다.

상품검색을 했더니 큰글자책이 나오네요.
나이가 들면서 노안이 오니
이런책에 눈길이 갑니다.
ㅋㅋ

글도 잘쓰는데 글씨도 이쁘게 잘쓰고
일러스트도 잘 그리는 배우였네요.
언젠가 영화시사회 무대인사로 직접 봤는데
말도 잘하고 랩도 진짜 잘합니다.

너스레를 떨듯 문장을 아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써내려가는데다 꽤 재밌게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딱 박정민 배우 스타일의 글이에요.
부담없이 읽다가 훅하고 들어오는 한방!
그 한방에 웃기도하고 찡하기도 하고 먹먹해지기도 하고!

박정민배우가 지난해 기적이라는 영화를 찍었어요.
글속에 기적이라는 단어가 나오던데
박정민 배우는 알았을까요?
자신이 기적이라는 영화를 찍게될줄!!!
설에 가족들이랑 함께보면 딱 좋은 영화에요.
웃음도 있고 반전이주는 감동도 있고!

새해가 좋은게 새해라는 방어막뒤에 리뉴얼할 수 있다니
요즘 코로나덕분에 영 새해기분도 안나던차인데
이 참에 저도 리뉴얼좀 해볼라구요.
지난해 좀 게으름을 피웠던 알라딘 서재,

박정민님의 글을 빌어 인사드릴게요.
연락못해서 미안합니다 진짜.
새해는 조금이라도 복을 줄 수 있는 인간이 되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시길요!^^




새해에는 조금 더 건강해지시고 나이스해지시기 바란다. 결단력있는 한 해가 되시길 바라고 끝은 창대한 해가 되시기 바란다. 주변에 떠나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고 사기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꽃샘추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전기세 아끼는 에어컨이 나왔으면좋겠다. 벚꽃과 단풍이 좀 더 오래 떨어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개천의 돌다리가 조금 더 높았으면 좋겠다. 정말 새해에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으면 좋겠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모른다. 기적,
- P47

새해는 편하다. 케케묵은 감정도, 무너진 계획도 새해라는 방어막뒤에서 리뉴얼을 시킬 수 있다는 이유다.
연락 못해 미안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길 바랍니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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