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은 도대체 왜 걸으려고 하는걸까?
그것두 혼자서?
자신을 찾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를 주로 듣게 되는데
나를 찾는다는건 또 뭘까?
어쨌거나
한번쯤 순례길을 걸어보는 상상을
진짜 상상만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그 한걸음의 용기가 순례길에서 어떤 것들을
느끼고 깨닫게 해주는 지를 보여주는 에세이!


순례길은 어떠한 자격도 요구하지 않는다.
실행력만 있다면 누구나 산티아고 순례자가 될 수 있다.
길 위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며 스스로 삶의 전환점을 만들어낼 힘이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이 불안 속에서 용기 내어 한 걸음씩 걸어갈 순례자들을위한 작은 등불이기를.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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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구를 걱정만 할것이 아니라
300미터 깊이의 호수를 건너야하는
저자와 같은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1킬로미터 너머로 보이는 것은 주황색 줄기 꼭대기의 늘푸른우듬지가 이루는 가느다란 선뿐이다. 나무들이 손짓한다. 올 수있으면 와보라고, 방법은 하나뿐이다. 30분 걸려 헤엄칠 용기를끌어내고 또 30분 걸려 실제로 물을 건넌다. 거리가 아니라 내 마음이 문제다. 사실 중간께에서 나를 의기소침하게 하는 것은 내마음이다. 쥐가 나면 어떡하지? 기운이 빠지면? 머리호 한가운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내 밑의 시커멓디 시커먼 물은 깊이가 300미터이고 앞뒤로 거리는 500미터다.
1027 번 물장구를 쳐야 한다. 해낸다. 저 멀리 맞은편에서 물이 화강암 판돌에 부딪혀 까마득히 사라진다. 따끈따끈한 바위에 누워 숨을 고른다. 그러고는 주위를 둘러본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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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하나 심고 싹이 나는걸 보면서
우주를 느낄 수 있다니....
해마다 계절마다 수없이 많은 씨를 뿌리고 키운 나는
그동안 뭘 느끼며 산걸까?
그저 생명의 위대함?
그럼 우주는?

농사는 씨앗을 뿌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씨앗의 위대함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고 있노라면,
씨앗 뿌리는 행위의 의미 또한 남달리 느껴진다.
어쩌면 농부는 창조주의 또 다른 현현顯現일지도모른다. 농부가 심는 씨앗 한 톨에서 수많은 우주와 거대한 세계가 태어나 우리와 만나고 다시 땅으로 돌아가니까. 그러니 오늘부터는 마트에서보는 평범한 채소 한 개도 조금 더 특별한 눈길로봐주길. 모든 작물은 씨앗에서 탄생한 우주의 또다른 모습이며, 그 우주에는 씨앗 한 톨을 땅에꼭꼭 심고 그것이 무탈하게 자라길 바라는 농부의 진심이 담겨 있으니까.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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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잠에 들지 못하는 신랑에게
내 이야기를 한다.
잘때 고민거리를 생각하면 더 잠이 오지 않으니
좋아하는 것을 상상하다보면 어느새 잠이 든다고,
나만 그런가?
좋아하는 것,
그게 내가 꿈꾸는 세상일수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여행지에서의 풍경일수도 있고,
소설에서나 등장하는 이야기일수도 있고,
나를 어느새 잠으로 이끄는 상상,
어쩌면 꿈에 기대어 잠을 잔다는 작가의 말이
이런 말일까?

소란스러운 하루도 좋네.

꿈이 있어야 잠이 든다. 앞으로 나에게 길을 열어줄 도전에 대해 젖어들거나 누군가를 떠올리며꿈을 미리 꺼내어 꾸며 잠이 든다. 잠들어버리고서는 잠을 위해 꺼낸 꿈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이뤄졌으면 하는 소망인지 아니면 예견인지 아니면 개꿈인지 모를 소설을 꾼다.
꿈에 기대어 잠을 자고 잠에 기대어 꿈을 떠올리고 다시 꿈에 기대면 어느새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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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일기장 한켠에 적어두었던 애너벨리의 시인 에드거 앨런 포의 미스터리 스릴러 단편소설 검은고양이!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시인이라고만 알고 있었다면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또다른 반전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소설이 아닐 수 없다. ​

검은 고양이를 비롯 총 10편의 미스터리스릴러적인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이 책. 아름다운 시를 짓는 필력만큼 세밀하고 섬세하게 장면 장면을 묘사하고 있으며 등장인물 저마다의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끌어 가고 있다. 또한 이야기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시키고 혼란스럽게 만들어 그의 이야기에 끌려다니게 만든다. ​​

인간의 잔혹한 본성과 두려움등의 영역이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검은 고양이, 그렇게 사랑스러워하던 고양이의 눈을 파내고 목매달고 아내까지 도끼로 내려쳐 죽이는 인간이라니, 게다가 생각지 못한 장치로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오싹하게 만든다. 책을 읽어주는 장면이 현실에서 그대로 발현되는 어셔가의 붕괴 이야기나 어릿광대의 복수극이 펼쳐지는 껑충 뛰는 개구리, 죄의식에 결국 스스로의 죄를 떠벌리고 마는 고자질하는 심장까지 호러영화 한편을 보는 기분이 든다. ​​

말도 안되는 조건을 거는 큰할아버지에게서 결혼 승낙과 재산을 얻어 내려는 손자의 재치가 번뜩이는 일주일에 세번의 일요일은 의외의 즐거움이 있고, 스스로를 찻주전자나 당나귀나 개구리등으로 생각한다는 미친사람들의 이야기가 무척 흥미진진하게 들리는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치료법은 뒤통수를 맞는것 같은 기분이 들고 궤변을 늘어 놓는것 같지만 뛰어난 추리력이 돋보이는 도둑맞은 편지의 명탐정 뒤펭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

어떤 이야기를 읽든 100년도 훨씬 전에 이토록 짜임새 있는 미스터리 소설을 써낸 작가를 다시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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