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 : 신분 사회를 비틀다 역사로 통하는 고전문학 3
김경란 지음, 김연정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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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을 떠올리면 단오날 그네를 뛰는 춘향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이몽룡이 떠오르고
야밤에 몰래 춘향의 집 담을 넘어 춘향과 사랑을 나누는 이몽룡이 떠오르고
기약없는 만남을 약속하고 떠나 버린 님을 기다리며 새로 온 사또의 수청을 거부하다
곤장을 맞으며 한 수 한 수 시를 읊조리던 춘향이 떠오른다. 그리고 암행어사 출두야의 그 통쾌한 장면!

우리의 고전은 그냥 흥미진진한사랑 이야기만을 담고 있는것이 아니라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으며
또한 신분제도를 벗어나 자유롭고 싶은 그당시 모든 사람들의 바램을 담고 있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휴이넘의 [역사로 통하는 고전문학]시리즈는 청소년들에게 유용한 책인듯하다.
보통은 책 제목이 커다랗게 표지를 장식하지만 이 시리즈는 책의 주제를 제목으로 담고 있어
이 고전이 어떤 의미를 일깨워 주려하는지를 아이들에게 미리부터 알도록 한다.
이야기의 의미를 스스로 깨달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 이해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책의 이야기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미리 알고 책을 읽게 하는것도 그리 나쁜것만은 아니다.




또한 책의 중간 중간 춘향전 이야기의 배경이 되었던 곳과 그당시의 시대상을 담고 있어
소설로만 여기고 있던 춘향전 이야기가 실제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무척 고전스러운 그림 또한 밋밋할 수 있는 책 읽기의 재미를 더해 주기도 한다.
치마를 펄럭이며 창공을 가르듯 하늘로 날아 오르는 춘향이의 그네뛰는 모습에 반해 버린 이몽룡!
매일 하얀 종이에 까만 글씨의 책만 들여다보던 이몽룡이 한눈에 반할수 밖에 없는 장면이다.





'얘, 춘향아, 저리 가거라. 가는 모습을 보자. 이만큼 오너라. 오는 모습도 보자. 빵긋 웃으며 아장 아장 걸어라. 걷는 모습을 보자. 너와 나는 참으로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니 죽은 뒤에도 우리 사랑은 이어질 것다. '         ---p60

그리고 그 유명한 사랑가의 장면 장면들을 표현해 놓은 그림과 글을 읽으며 괜히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사랑하는 연인들의 사랑 놀음이 참 유치하기 그지 없지만 이만큼 달달한 사랑을 잘 표현해 놓은 글이 또 있을까 싶기도 하다.

둘의 사랑이 끝이 없이 계속 될거 같지만 세상은 그들이 그렇게 사랑만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만나고 사랑하는 순간을 거치고 나면 반드시 찾아오는 가슴 아픈 이별의 순간이 이들에게도 닥쳤으니
기생의 신분인 춘향은 양반의 신분인 몽룡과 혼인할 수 없어 기약없이 기다릴 수 밖에!
신분, 조선시대의 신분의 벽은 아버지가 비록 양반인 춘향이었지만 그녀를 양반으로 용납하지 않으며 
국경도 초월하는 사랑이라지만 조선시대의 엄격한 신분의 벽은 높아도 너무 너무 높았다.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는 서방님은 오시지를 않고 탐욕스러운 변사또가 등장해서는 춘향을 괴롭힌다. 
이미 한사람의 지어미가 된 춘향이 일편단심 오매불망 몽룡만을 사모하고 기다리는데
변사또는 그런 춘향에게 열녀문은 세워주지 못할망정 자신의 권력에 힘입어 폭정을 휘두르다니
조선시대라는 사회의 양반이란 신분과 권력의 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다. 
결국 굴복하지 않은 춘향의 몽룡을 향한 지조있는 행동은 몽룡을 암행어사로 출두 시켰는지도 모른다. 

또한 자신이 어사가 되어 탐관오리의 비리를 캐내면서 춘향의 변하지 않는 사랑을 확인한 몽룡 또한
한낱 기생 신분의 천한 춘향에 대한 사랑이 한때의 불장난이라 생각하고 잊어버릴수도 있었을텐데 
신분사회의 높은 벽을 허물 사랑의 힘을 지니고 있어 두 사람의 사랑이 해피엔딩을 가져온지도 모른다. 
아무리 엄격한 신분제도라도 남녀간의 우주를 넘나드는 사랑앞에는 허물어질 수 밖에 없는가 보다.
또한 사랑의 힘은 아무리 견디기 힘든 고통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준다는 사실이 놀랍다.
춘향이 만약 고문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정절을 지키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춘향의 몽룡이 애절하고 가슴뭉클하고 통쾌한 사랑이야기가 끝나면 고전 파헤치기가 기다리고 있다.
고전을 읽고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내어 좀 더 심도 있게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주는 페이지다.
조선시대의 엄격한 신분제도가 어떻게 변화가 되어 갔으며 왜 흔들릴수 밖에 없었는지,
또한 탐관 오리들의 부정부패가 어느 정도 였는지, 춘향의 신분을 뛰어 넘기 위한 피나는 노력에 대해서도
요목요목 정리를 해주고 있어 가슴과 머리가 꽉 차는 뿌듯한 고전읽기가 되는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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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언덕의 집
타카도노 호코 지음, 치바 치카코 그림, 서혜영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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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흥미진진하게 열두살의 감성을 잘 다루고 거기에 환타지한 요소까지 가미해 신비로움을 더하는 성장소설이 또 있을까?  베일에 가려진 외할머니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밝혀 내는 과정과 후코가 비밀의 정원으로 빠져드는 과정이 느릿한듯 흐르다 클라이막스에 이르러서는 소용돌이치듯 무척이나 긴박감이 넘치고 숨막히는 위기의 순간 숨을 트이게 하는 작가의 글솜씨에 읽는 내내 소름이 돋고 더욱 빠져들게 되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한참을 품안에 안고 남겨진 여운에 젖게 하는 책이다.  

 열두살, 이제막 사춘기로 접어드는 시기는 몸과 마음의 변화가 심상치 않아 왠지 마법같은 신비로운 일들이 벌어질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가지고 무지개 너머를 쫓아 마구 달리고 싶은 그런 나이다. 그런때 시계가 움직이고 할머니가 떨어져 돌아가신 그곳에 신비로운 정원이 펼쳐지니 후코는 점 점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다. 자신을 불러들인 마리카는 어딘지 낯설기만 한데 그녀의 사촌이라고 등장한 에이스케라는 소년은 이상하게 친근하게 후코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에이스케와 시계탑에 가면서 할머니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할아버지의 회중시계와 같은 시계를 보고 같은 사람이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리고 에이스케와 후코 두사람이 러시아 시계세공마술사 체르누이쉐프와 할머니의 죽음을 파헤치며 만나게 되는 놀라운 이야기들은 읽는 사람에게 더욱 흥미로움을 불러 일으키며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에이스케와 후코의 긴박한 상황이 번갈아 전개되는 부분에서는 숨막히는 순간 작가의 놀라운 글솜씨에 한숨 덜게 되기도 한다. 에이스케는 마법사에 관련된 이야기로 후코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후코는 막 자신이 찾고자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텅빈 어둠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에이스케가 부르는 소리에 난간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모면하게 된다.   

할아버지의 가정부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를 닮은 리사 아줌마에게 숨겨진 비밀과 마지막 고백같은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반전을 주며 후코의 아주 특별한 열두살의 여름이 착각이었는지 진짜였는지 헷갈리게도 하지만 그것이 진짜거나 착각이거나 이제 후코는 훌쩍 성장해 환상을 쫓기보다 자신앞에 놓여진 현실을 직시하고 현명하게 헤쳐나갈 지혜를 얻게 되었음을 우리는 안다.  

  

 딸아이가 열두살즈음 학교 알뜰시장에서 친구에게 몇백원에 사 온 이 마트료시카 인형에도  

혹 딸아이의 특별한 여름 이야기가 숨어 있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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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밖으로 달리다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6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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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짐케리가 주연한 트루먼쇼란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탄생부터 성장기와 그의 일상생활이 드라마처럼 방송되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트루먼이 결국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게 되고 탈출하게 되는,,, 그 영화를 보며 주인공처럼 그런 사실을 몰랐을때는 보통의 사람의 삶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사실이 밝혀지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를 속이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참 어이없고 황당하고 끔찍한 일이 아닐수가 없었다. 그리곤 문득 지금의 내 생이 진짜인걸까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던!

책속의 주인공 제시는 19세기 클레이프턴이라는 마을에서 살고 있는 10대소녀다. 어린 동생들이 있으며 대장장이 아빠와 아기를 받는 조산사일을 하는 엄마와 함께 산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아프면서 무언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제시에게 엄마는 도대체 믿기지 않는 당황스러운 이야기를 한다. 제시가 19세기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는 지금 이 마을은 과거를 재현해 살고 있는 관광지로 만들어진 것이며 실제로 지금은 20세기라니! 게다가 지금 이 마을은 디프테리아라는 전염병으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러 바깥 세상에 도움을 청해야하는데 그 일을 맡을 만한 인물로는 제시가 적임자란다.

19세기에 살고 있다고 철썩같이 믿고 살아왔는데 타임머신을 탄것도 아니고 20세기에 타인들에게 관광의 목적으로 1800년대의 삶을 연기가 아닌 실제생활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황당하기만 했다. 물론 요즘은 현대의 도시문물에 회의를 느끼고 귀농을 하거나 아토피같은 피부질환을 고치기 위해 자연을 찾아 산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20세기의 문명을 알고도 자신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선택한 삶인것이지 이처럼 감쪽같이 아이들까지 속여가며 진짜 과거속 시간을 사는것은 아니다. 도대체 왜 이런 마을이 만들어지게 된것일까?

엄마의 폭탄같은 고백으로 혼란스러운 제시는 그간의 의문스러웠던 어른들의 행동과 1800년이라는것을 강조했던 학교 선생님과 높은 나무가지 위에 매달려 있던 상자의 정체와 친구들과 함게 즐겁게 놀던 그곳이 왜 금지되어졌는지를 차츰 이해하게 되었고 제시가 살던 전기도 없고 수도도 없으며 전화는 커녕 자동차도 없던 19세기의 마을을 탈출하면서부터 받아들여야 하는 과학문물이 발달한 20세기의 상황들에 말할수 없이 당황스럽지만 자신이 자라며 터득한 지혜로 모든 상황을 순발력있게 판단하며 사건의 진상을 밝혀 나가는 제시의 클레이프턴의 생활이 거짓된것만은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된다.

과학문물이 발달해 지구의환경 문제가 심각해지고 강력한 항생제에도 끄덕없는 수퍼박테리아가 만들어지는 세상이 되고 보니 누군가 오로지 순수한 자연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병을 이겨내는 힘을 키우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의도로 실험적으로 만들어진 19세기 클레이프턴 마을, 그 마을의 진실이 밝혀지고 나서도 한참동안 제시는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속에서 갈등하고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의 발달된 과학문물속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죽어가는 상황을 이용해서까지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실험을 해야만 했는지, 그것말고는 방법이 없었는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용감하고 지혜로운 제시는 바깥 세상의 20세기 문물을 접하며 세상에 놀라지만 자신이 살아온 삶 또한 자신에게는 거짓없는 세상이었으므로 클레이프턴 마을을 쉽게 떠나지 못한다. 부모는 자신들의 선택에 의해 클레이프턴 마을에서 살아왔지만 자신이 관광객들의 관찰대상으로 살아가고 있는 생이란걸 모르는 선택권이 없는 아이들을 생각해볼때는 이건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일이란 생각을 하지만 이 이야기가 남겨놓은 지구 환경과 내성이 수퍼박테리아 등에 대한 이야기들은 곱씹어 생각해봐야 할 문제로 우리에겐 꼭 풀어야만 하는 숙제인것만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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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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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에 걸려 점 점 죽어 가는 신세가 된다면 나는 어떤 기분이 들까?
우리가 살면서 죽는다는 생각을 하기란 극히 드문 일인데
문득 어느 누군가 죽었다거나 죽을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내 삶을 되돌아보고
뭐 아둥바둥 살게 아니구나 하며 괜히 죽음에 대해 초연해 지려 멋을 부리곤 한다.
그런데 여기 모리 교수는 루게릭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하루 하루 자신이 죽어 감을 알면서도
오래전 제자를 만나 화요일마다 인생에 대해 스스로 터득한 참된 진리를 알려주며 죽음을 담담히 맞이하려한다.

'일단 죽는법을 배우게 되면 사는법도 배우게 되지'

미치 앨봄은 대학을 졸업하며 자신을 성장시킨 모리 교수는 까맣게 잊은채
출세와 성공과 돈을 위해 아둥바둥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모리교수의 이야기를 티비를 통해 접하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를 찾아간다 .
생의 어느순간 운명처럼 만나게 되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스승과 제자는 다시 만나게 되는데
미치 앨봄은 모리 교수를 만나는 화요일이면 그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가고
점 점 마비되어 가는 그를 곁에서 지켜보며 자신 또한 도우미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그럴때면 죽음에 직면한 모리 교수의 죽음에 초연한 모습에 미치 앨봄은 당황스럽지만
때로는 죽음이 두렵다며 솔직한 심경을 이야기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모리교수에게 감동받는다.

'자신을 용서하게, 그리고 타인을 용서하게, 시간을 끌지 말게, 누구나 나처럼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건 아니야, 누구나 다 이런 행운을 누리는게 아니지.'

모리 교수가 자신이 살아온 여정속에서 터득한 생의 진리를 한마디 한마디 자신의 삶을 고백하듯 말하고
그것을 곁에서 받아 적고 녹음을 하며 미치 앨봄은 그와 함께 생의 마지막 논문을 작성한다.
모리교수는 생에 있어 모든걸 경험하라 말하며 또한 벗어 나라구도 말한다.
자신에게 닥친 모든 상황속에서 당당히 다른 삶속으로 걸어 나올것을 주저하지 말라 한다.
또한 사랑을 배우고 자신이 줄 수 있는 것이라면 타인에게 주며 사랑을 나누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 내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일들을 하기를 주저하지 말라고도 이야기한다.

'2등이 어때서?' 라고 당당히 말할 줄 아는 모리교수의 특별하고 감동적인 화요일이 언제나 계속 될것 같지만
결국 그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고 그의 몸을 태우고 남은 재를 묻으며 그를 보내야한다 .
더이상의 모리 교수와 함께 하는 화요일은 없을거 같지만 이제는 언제든 들어 줄 수 있으니
자신의 무덤을 찾아와 이야기하기를 권하던 마지막 말은 진한 감동을 주었다.
끝은 또다른 시작이라고 모리 교수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살아가는 힘을 주었으며
죽음 후에도 이렇게 책으로 남겨져 월화수모금토일을 모리 교수와 함께 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주었으니
이미 그는 이세상 사람은 아니지만 책으로라도 그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감사하다.

이 책을 쓴 모리 교수의 제자였던 미치 앨봄은 모리교수가 남긴 것들을 모두 실천해 나가고 있을까?
문득 궁금한 생각이 든다. 
또한 생의 마지막을 함께 하며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이런 스승이 내게 없다는 사실이 참 슬펐다 .
또한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살지 못하는 어리석은 한 인간이란 생각에 
그의 창가에 놓인 히비스커스 화분에 담긴 깊은 뜻을 되새겨본다. 
그가 진짜 어렵다고 말한 '살아가는 것과 화해하는 일'을 해나가고 있는 나는
비록 죽음으로 가는 나의 생일지라도 생과 화해를 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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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8
허균 원작, 박윤규 다시 씀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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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 홍길동은 왠지 참 악동스럽고 정의롭고 용맹한 사랑받는 캐릭터다.
게다가 홍길동이라는 이름은 서류등의 견본 이름으로 쓰일만큼 우리에게 참 친근한 인물이며
각 시대별 드라마, 영화, 애니등 다양한 버전의 이야기로 만들어낼만큼 흥미진진한 인물이다.
아기호랑이 부루가 백두대간을 오가며 산왕이 되기까지의 모험을 그린 [산왕부루] 박윤규님의 글로
다시 태어나는 홍길동은 또 어떤 모습일지 무척 기대가 되어 얼른 책을 펼친다.

양반집의 서자로 태어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한 채
없는듯이 지내던 홍길동이 모함을 당하고 죽음의 위기에 처하자 그를 물리치고 집을 나온다.
그리고 산적소굴로 들어가 그들을 굴복시키고 두목이 되어 아무재물이나 터는 산적 노릇을 접게하고 
활빈당이라는 이름으로 탐관오리의 재물을 빼앗아 어렵고 불쌍하고 가난한 백성을 돕는데 힘쓰는
홍길동의 대활약을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어 점 점 이야기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청룡의 꿈을 꾸고 그 꿈의 기운이 사라지기전에 가까이에 있는 종을 취해 길동이를 잉태시켰음에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데다 위험하다고 여기기까지 하는 길동의 아버지가 참 원망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길동은 그런 아버지를 원망하기보다 그 상황을 스스로 극복하고 스스로 자신의 기개를 펼치며 
산적소굴로 들어가 그들을 두려워하기보다 오히려 그들을 개과천선시켜 의적이 되게 하는가 하면
동에번쩍 서에번쩍하는 신출귀몰한 도술과 둔갑술로 탐관오리들을 골탕먹이니 이 얼마나 멋진가?

게다가 홍길동이 학문을 통해 도술을 부리는 경지에 이르기까지 했다는 사실이 참 놀랍다.
보통은 깊은 산속 도술을 부리는 도사나 신선을 만나 도술을 전수받는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데
홍길동은 자신이 서자여서 당하는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해 학문을 갈고 닦는것에 집중하다보니 
남들과는 달리 글만 깨친것이 아니라 둔갑술을 하고 도술을 부리는 경지에까지 이르게 된듯 하다.

홍길동이 산적패의 두목이 되어 해인사의 절을 찾아 부당하게 모은 재물을 빼앗아 오는 이야기는
다시 읽어봐도 참 통쾌하고 재미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또한 '동에 번쩍 홍길동, 서에 번쩍 활빈당'하고 노래를 부를 지경이니 임금의 귀에 까지 이르러 
그를 잡기위한 암행어사를 내보내지만 오히려 홍길동이 암행어사가 되어 수령을 혼내주고 
포도대장을 출동시키지만 오히려 그를 속여 꼼짝 못하게 하니 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이야기전개인가?

사실 홍길동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그 끝이 어땠는지 기억속에서 가물거렸는데
율도국의 왕이 되어 신선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한편의 환타지소설을 방불케한다.
그런데 율도국이 어디일까 싶은 호기심에 검색을 해보니 일본속 작은 한국이라 일컫는
실제로 존재하는 곳으로 된장과 김치 제조비법을 가지고 있는 곳이란다.
홍길동이라는 인물은 비록 소설속 주인공이지만 그 당시의 부패한 시대상을 비판하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꾸었던 작가의 소망을 담은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비록 가상의 인물 홍길동이지만 그가 스스로 도술을 깨치고 무리를 이끄는 리더가 되는데는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타인을 굴복시키며 새로운길을 개척하는 끈기와 용기와 지혜가 있기 때문인듯,
홍길동, 그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 시대가 바뀐다해도 우리 기억속에 영원히 자리할 멋진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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