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에 대하여 - 죽음을 생각하는 철학자의 오후
사이먼 크리츨리 지음, 변진경 옮김, 하미나 해제 / 돌베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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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막판에 지친 게 틀림없다. 무책임하다고 할 정도로 결론이 아쉽지만 책이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저자 크리츨리는 자살을 크게 둘로 구분한다. 1) 죽음이 삶의 괴로움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인 경우 2) 죽음 자체가 목적인 경우. 둘 중 우리를 더 두렵게하는 것은 후자다(납득할만한 설명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1번의 경우는 목적에 따라 다시 세분할 수 있다. 1-1)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피하기 위한 죽음 1-2) 자신의 생명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는 대의를 위한 죽음 "(119) 대의를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전우, 조국, 정당, 저항운동 또는 신을 위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 1-3) 개인 또는 사회에 대한 보복이나 앙갚음으로써의 죽음(여기에 해당하는 살인-자살 현상에 대해 저자는 "(110) 굳이 원한다면 당신 목숨은 버려. 하지만 다른 사람은 죽이지 마"라고 드물게도 강력히 규탄한다).


크리츨리의 관심은 2번의 경우에 더 쏠려 있는 듯하다. 그저 죽음을 원한다는 이유로 바로 지금 여기에서 누구나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면 질문은 왜 죽는지가 아니라 왜 사는지가 될 것이다. 이를 탐구하기 위해 그는 에두아르 르베 <자살>,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 장 아메리 <자유죽음>을 가져온다 (역시 이 책 읽어야 하나). 죽음이 삶에 일관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해서 자살을 택한다면 죽음의 순간이 삶의 복잡성을 지워버리는 방식으로만 일관성이 획득될 것이다. 즉, 자살이라는 치명적 순간으로만 삶이 해석되는 걸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방식의 일관성 획득은 무용하다. 삶의 부조리에 대한 대응은 자살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끝까지 삶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삶의 의미를 묻는 것은 오류이다. 의미 찾기에 실패한 인간에겐 존재의 이유가 없다는 잘못된 결론이 도출될 위험이 있다. 자살은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다. 이 힘을 지니고 있는 한 인간은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롭다. 그렇다고 그 힘을 당장 사용할 필요는 없다. "(135) 죽음이 어떤 문제든 해결해주고 보상과 보복과 응징을 하고 우리를 자신으로부터, 타인으로부터, 세계의 고통스러운 혼란으로부터 구해줄 거라는" 건 "낙관주의적 망상"이다. 자살을 통해서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를 인용하며 삶의 정지된 순간에서 '일종의 충분함'을 찾기를 촉구한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눈 속에서 황홀감이 솟아오른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뭐라는 거야?! 앞서 말했듯 결론이 좀, 많이, 미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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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 2023-04-13 23: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왜인지 <보르헤스의 말> 책이 생각나요…. “나는 여러 번 자살을 생각했어요. 그러나 언제나 그걸 미뤄두었지요. 이렇게 생각했어요. 내가 왜 걱정을 해야 해? 자살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는데 말이야. 그와 동시에 난 한 번도 그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어요. 앞으로도 그걸 사용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P74
이게 생각난 이유는 아마 책먼지님이 올려주신 “이 힘을 지니고 있는 한 인간은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롭다. 그렇다고 그 힘을 당장 사용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씀주신 부분 때문일듯요.

책먼지 2023-04-14 10:45   좋아요 2 | URL
우끼님 읽지 않고도 이 책 간파해버리셨음요!!! 정확히 이 책에서도 ‘무기’에 비유해요!!! 어떤 무기는 사용할 때가 아니라 그저 가지고만 있을 때 (가지고만 있어야) 가장 큰 효용을 내기도 하잖아요(예를 들어 핵??) <보르헤스의 말> 담아둡니다!!!

공쟝쟝 2023-04-14 19:12   좋아요 2 | URL
우끼님... 이거 사표 품고 다니는 월급노동자의 마음 같은데요?ㅋㅋㅋㅋㅋ

우끼 2023-04-16 19:53   좋아요 1 | URL
책먼지님//흑흑 어쩌면 이후에 자살에 관해 보르헤스가 한 말도 옮기면 1-3과, 1-1의 내용도 있었던것같아요
제가 핵이란 단어에 버튼눌려서 줄줄이 반핵 반전 주장을 적었는데.. 혹여나 부담일까 지웠습니다. ㅠㅠ 너무늦었지만요. 책먼지님께 주장하는 바라기 보다는 제가 요즘 고민하는 주제이기도 하구요.. 서로 용기가 되고 보듬고 이런 관계에서야 어떤 논의가 가능한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ㅠㅠ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공쟝쟝님// 오오 말씀듣고보니 정말 그렇네요…!!

책먼지 2023-04-16 20:36   좋아요 1 | URL
우끼님 제가 지우신 댓글은 보지 못했지만 그 댓글에도 틀림없이 크게 공감했을 것입니다(저 역시 기본적으로 반핵주의자입니다!!) 제 무신경하고 부주의한 댓글로 혹시 우끼님께 폐를 끼친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어떤 댓글을 주시든 일단 귀기울여서 들어볼게요!!!

우끼 2023-04-17 13:45   좋아요 3 | URL
전혀 부주의하지 않았어요 ㅜㅠ 전체 맥락에선 동의할지라도, 각자 평상시에까지 신경이 곤두서는 맥락은 다 다를거구요.. 그런 면에서라면 저야말로 부주의하게 사는걸요. 설령 저에게 폐를 끼친들 어떻습니까 ㅠㅠ 그렇다 해도 제가 책먼지님께 뭐라 할 입장은 못될거에요. 저 역시도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것 같기도 하구요… 책먼지님 잘못하신거 전혀 하나도 없습니다(강조*3)
그때 달았던 댓글은 전쟁을 막기 위해 안보라는 명목으로 무기를 사고 팔고 만드는 행위가 결국 평범한 사람을 죽게 만드는 일인데 이 메커니즘을 깨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전쟁없는 세상이 되려면 나도 타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고 타인도 나에게 그렇다는 것을 인지한 긴장상태일때 가능한데, 그걸 무기수출입없이(무기업자들이나 특정 국가가 돈버는 구조가 아닌채로) 어떻게 가능할까에 관한 고민을 적었습니다. 핵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 그걸 다루는 기술자에게든, 가까이 사는 인간에게든 해로우니 그게 무기가 되지는 않았으면 해서요 ㅠㅠ

희선 2023-04-14 0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살, 스스로 자신을 죽이는 것... 잘 모르겠어요 막연히 죽으면 이런저런 것에서 자유롭겠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여러 가지에서 벗어나고 사람에서도 벗어나고 바라는 것에서도... 사는 데 어떤 뜻이 있다고 할 때 그런 걸 못 찾으면 그것 또한 힘들겠습니다 예전엔 그럴까 했는데, 지금은 그런 걸 꼭 찾아야 할까 합니다 그저 자기 삶을 살다 가는 게 낫겠다 생각합니다


희선

책먼지 2023-04-14 10:53   좋아요 3 | URL
이 책도 삶에서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고 결국 작은 순간에서 충만함을 누리라는 말을 하고 있는데.. 제게는 이게 너무 쉬운(더 생각하기 싫어 타협한) 자기계발서식 결론으로 느껴졌어요!! 무명의 저는 당연히 아주 작은 데서 삶의 기쁨과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명색이 자살을 탐구해보겠다는 철학자가 나무 아깝게 저러면 안 되는 게 아닌가요!!! (워워..) 희선님의 생각의 흐름에 너무너무 공감하면서요!! 저는 그 혼란(?)에 불편하고 두려운 주제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대처하기로 한 것 같습니다!! 굳이 들여다보지 않고도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면 참 편하지 않을까 싶은데.. 제가 이렇게 생겨먹은 사람이라 어쩔 수가 없.. 어흑..

잠자냥 2023-04-14 08: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 책에서도 <자유죽음>이 나오는군요. 자살 관련 이야기할 때 그 책을 제외하긴 어려울 거 같긴 해요. ㅎㅎ

책먼지 2023-04-14 10:55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이 미리 귀띔해주셔서 나 이 책 들어봐써 훗.. 크리츨리 별거 없구먼 하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ㅋㅋㅋ 결국 <자유죽음>을 거쳐가야 하는 모양입니다!!!

은오 2023-04-15 16: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흐음 이거 전에 찜해둔 책이었는데 먼지님 이 리뷰 읽고 패스.... 자유죽음은 저도 추천합니다 근데 자유죽음 읽으면 진짜 자살하고싶어지긴하는데 암튼 장 아메리는 자살했지만 전 살아있구요ㅋㅋㅋㅋ

책먼지 2023-04-16 20:34   좋아요 2 | URL
은오님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저와 이렇게 알라딘으로 놀아줄 수 있는 선택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졌다 졌어.. 은오님까지 추천하시는데 이제 참을 길이 없습니다!! 자유죽음 담는김에 장 아메리님 다른 책도 담습니다💕😘

2023-04-20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러니까 일은 이렇게 된 것이다.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진리>에서 "자살하는 인간" 부분을 읽다 내가 정신적으로 크게 휘저어지지 않고 이 주제를 감당할 수 있다는 걸 발견했고, 심지어 이 주제가 매우 흥미로워서 더 파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해당 부분에서 만난 매력적인 인용문에 끌려 카뮈 <시지프 신화>부터 읽어보려 했으나 뜻밖에 이 책에 수면을 돕는 효능이 있단 것만 몸으로 증명했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다른 책 먼저 경유하고 돌아오기로 했다. 사이먼 크리츨리 <자살에 대하여>가 당첨됐고 무척 재미있게 읽고 있다. 그럼 이 책은 어디서 생겼을까? 저절로 생겼을 리 없다. 상반기 책 지름은 더는 없을 것이란 얼토당토않은 선언을 깨고 책을 질렀다. <자살에 대하여>는 알라딘 직배송 중고로 구매했는데 새 책 냄새가 나고 처음 펴는 책의 뻑뻑함이 느껴졌으며 책 사이에 속초 동아서점의 책갈피가 예쁘게 끼워져 있어 기대치 않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자, 어쨌든 그 결과 자기 주장이 뚜렷한 한 떨기 책탑이 완성되었다.



여기에 덧붙여 <헤어질 결심> 책갈피도.. 또 나만 못 참았지!! (또륵)



당분간 이 '자살'이라는 주제에 심취해 있을 것 같다.


물론 이런 문장엔 여전히 조심해야 한다. "(86)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에는 비뚤어진 합리성이 있고, 그 안에서 모든 이유는 돌이킬 수 없고 겉보기에 피할 수 없는 결정으로 이어진다." "자살충동을 느끼는 우울증은 냉혹하면서도 흥분된 공포, 끊임없는 절망의 상태이다. 삶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들이 빠져나가버린다. 종일 그리고 밤새도록 모든 것에 애를 쓴다. 희망도, 의미도, 무도 없다." 나의 경험을 관여시키는 이런 생생한 증언에는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러니 불온함을 적시에 감지하면서 살금살금 나아가 보려고 한다.



<자살에 대하여>는 먼저 자살이 왜 금기시되는지 그 이유부터 살펴본다.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자살은 부분적으로 수용되었다. 저자는 추방형보다 죽음을 택한 소크라테스를 예로 들면서 그에겐 아테네를 떠나는 것이 삶을 떠나는 것보다 더 가혹한 형벌이었음을 언급한다. 한편 17세기에 부상한 과학과 유물론적 자연 개념 하에서 죽음은 그저 하나의 물질이 다른 물질로 변화하는 것에 불과하다. 기독교적 세계관이 팽배했을 때조차 일부 신학자들은 성경에 자살을 금지할 뚜렷한 근거가 없음을 논증했다.


즉, 어떤 시대와 사회와 세계관에서는 자살이 금기나 범죄나 비도덕적인 일로 여겨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근대 국가에서는 자살을 범죄로 보고 처벌하기도 했다. 이미 죽은 사람을 어떻게 처벌할 수 있지? 나도 궁금했다. 방법이 다 있었다. 죽은 사람의 재산을 몰수하는 비교적 온건한 처분이 있는가 하면 시체의 머리가 바닥으로 향하게 해서 길에서 끌고 다니는 참혹한 형벌도 있었다. 죽은 사람에게 벌을 주는 방법을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조선시대에도 부관참시가 있지 않았나.


현대 국가 중에서는 자살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는 나라가 거의 없고, 한국에서 역시 자살은 범죄가 아니다. 자살이 범죄가 아닌데 자살방조죄는 어떻게 성립하는 거야? 짝꿍에게 물어보니 정범이 있고 그를 지원할 때 방조죄가 성립하는 다른 범죄와 달리 "자살방조"는 그 자체를 정범으로 본다고 한다. 야, 뭐야, 완전 이어령 비어령이잖아, 하니 좀 머쓱해 한다. 실제로 자살이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그 자살에 대한 공범을 처벌하는 입법에 대한 비판의견이 있기도 한 모양이다.



저자는 자살이 금기시되어온 배경을 기독교 교리에서 찾는다(크리츨리가 서구 남성 철학자임을 기억하자). 한국의 경우는 유교적 전통이나 공동체주의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 교리가 원인이라는 전제 하에 크리츨리는 자살을 금지하는 이유를 하나하나 철저히 깨부순다. 이 부분을 읽는 게 꿀잼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삶이 신이 준 선물이라 자살을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에 대해 선물엔 조건이 없어야 함을 언급한다. 삶이 진정으로 선물이라면 그것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존엄성을 근거로 드는 논리에 대해서는 생명이 그렇게 존엄하면 어떠한 경우에도 예외가 허용되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 그러면 사형제도나 정당방위도 성립해선 안 된다. 그 생명은 왜 인간의 생명만 가리키는가. 동물의 생명, 식물의 생명,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해서도 다 적용해야 맞는 거 아니냐. 존엄성은 근거가 되지 않는다.


반대로 개인에겐 자기결정권이 있으므로 자살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에 대해서도 저자는 논박한다. 나 자신에 대한 결정의 권리가 100% 나에게만 있는가. 공동체에 미칠 여파는? 실제로 죽음을 경험하고 그것을 삶과 비교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에서 삶보다 죽음이 더 낫다는 판단은 과연 가능한가?


여기까지가 2장의 내용이고 3장부터는 자살의 유형과 이유와 관련된 내용이 펼쳐진다. 예를 들어, 금문교에서 떨어져서 자살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태평양에 면한 쪽이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도시가 보이는 쪽으로 몸을 던진다고 한다. 이런 자살에는 공적인 성격이 있다.


위의 신의 선물(신의 무한한 사랑)과 관련해 저자가 사랑이 무엇인지 탐구한 부분이 걸작이라 그걸 인용하려고 한다.


(67) 결국 사랑이란 무엇인가? 나는 오스카 와일드가 <심연으로부터>에서 정의한 게 옳았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주고 자신은 어떤 권한도 없는 것을 받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랑이 보답받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은 아닌 채, 그렇게 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다른 사람에게 헌신하는 것이다. 사랑은 가정법에서 일어난다. 그렇게 될 수도 있고, 그렇게 될지도 모르고, 그렇게 되면 좋을 것이다. 사랑의 논리는 은총의 논리와 유사하다. 진정으로 내 통제 능력 밖에 있는 것을 주고, 그것에 완전히 전념하지만 사랑이 보답받으리라는 보장은 있을 수 없다. 사랑의 관계에서는 언제든 연인이 "널 사랑하지 않아"라고 말할 수 있고 그럴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연인이 사랑을 거부할 수 없다면, 사랑은 강압적인 통제, 계약상의 의무와 명령이 되어버린다. 이 중 어느 것도 사랑이 아니다. 신이 무한히 사랑한다면 그, 그녀 또는 그것이 그 사랑을 거부할 수 있고, 삶과 죽음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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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3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3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3-04-13 12: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상반기 책구매 금지라고 한 자신의 언어의 무개를 갈대처럼 내던지고 반항하는 인간 실존주의자 책먼지는 자살에 대하여 읽다 말고 한떨기 책갈피 파르르 꽂은 책 사진으로 독서의 최전선에 복무하시오!! ㅋㅋㅋ

책먼지 2023-04-13 12:47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ㅋㅋㅋㅋㅋㅋ 쟝님 진짜 천재아녜요?! 이게 과거였음 지금 장원급제밖에 못한다구요!!!

잠자냥 2023-04-13 12:50   좋아요 4 | URL
쟤 요즘 껍찔까진 비타민 좀 먹었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4-13 13:12   좋아요 3 | URL
그 비타민 좀 상큼해🤭

잠자냥 2023-04-13 12: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책먼저 님 그런 얼토당토 않은 선언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ㅋㅋㅋㅋㅋㅋ
<언어의 무게> 두께가 생각보다 좀 있네요!
자살과 관련한 책 중에 장 아메리 <자유죽음> 추천합니다~ 먼지 님이라면 아주 흥미롭게 읽으실 거 같아요-

잠자냥 2023-04-13 12:55   좋아요 4 | URL
책먼저라고 오타가 났는데 그냥 두겠습니다.
책먼지는 선언보다 책먼저..........

우끼 2023-04-13 13:03   좋아요 3 | URL
맞춤 큐레이팅까지… 자냥님은 정말……. 👍👍

책먼지 2023-04-13 13:08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분들 단체로 푸코 잡쉈나 오늘 왜 이렇게 천재천재이신건가요!!! 오타조차 큰그림이 아니었나 의심 중입니다!!
저기서 바예호들은 자냥님 지분!!! 믿고 읽는 자냥님표 추천이니 <자유죽음>은 하반기에.. (또 무책임한 선언을..)
<언어의 무게>는 책 무게로 이미 할말 다 끝냈음요.. 안 읽어도 무게 알겠음…

공쟝쟝 2023-04-13 13:13   좋아요 3 | URL
책안구매선언번복 갈대속의영원먼지

책먼지 2023-04-13 13:1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쟝님 제발 그만 ㅋㅋㅋㅋㅋㅋ 소리내서 못 웃으니까 눈물이 나요.. 궁서체로 현판만들어 걸어놓고 싶다..

공쟝쟝 2023-04-13 13:23   좋아요 2 | URL
장!원!급!제! 🥳👯‍♀️🥳

잠자냥 2023-04-13 14:09   좋아요 3 | URL
노노-
쟝!원!급!제!

다락방 2023-04-13 16:27   좋아요 4 | URL
앗 저 장 아메리 자유죽음 추천하려고 했는데 잠자냥 님이 나보다 한 발 빨랐다... 분하다..(부들부들)

책먼지 2023-04-13 16:53   좋아요 3 | URL
하아.. 두분이 다 이렇게 앞다투어 추천하시면 저 너무 참기 힘든데..😱

우끼 2023-04-13 12: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먼지님 글에 설득되어서 저도 비슷한 책을 읽고 싶어졌어요 ㅠㅠ….. 휴 저는 일단 책먼지님 리뷰를 기다리겠습니다!!!

책먼지 2023-04-13 13:1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뜻밖에 영업성공!!! 이 주제에 흥미가 떨어지는 그날까지 아마 보는 사람이 질리도록 주구장창 달릴듯요!!

건수하 2023-04-13 13: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 1/4분기 라는 저의 예언(?)은 맞았다... ㅋ

책먼지 2023-04-13 16:56   좋아요 2 | URL
수하님 안그래도 지난번 책탑에 달린 수하님 댓글이 떠올라서 어찌나 찔리던지요.. 보부아르 읽으면 이렇게 예지력(?)도 생기는 건가요!!!!

다락방 2023-04-13 16: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언급하신 소크라테스의 ‘그에겐 아테네를 떠나는 것이 삶을 떠나는 것보다 더 가혹한 형벌‘ 이라는 부분이 저는 자살을 설명하는 가장 큰 축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도 잠깐 댓글 달았지만 ‘장 아메리‘의 [자유죽음] 을 읽어보면, 자살은 바로 그럴 때 일어나거든요. 순전히 자신의 기준으로 나에게 일어난 어떤 사건 혹은 그 감정이 삶보다 더 크게 나를 휘몰아 치는거죠. 그 기준은 타인이 보기에는 지극히 작고 미미할 수 있어도 당사자에겐 그렇지 않다는 거죠. 저는 막연하게 자살을 하지 말자, 살아보자..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는데요, 그런데 그것이 선인가? 라는 생각을 점차로 하게 되었어요.

소설 중에선 <미 비포 유> 가 있는데요, 혹시 읽어보셨을 수도 있지만, 남자주인공 ‘윌‘은 사지마비 환자인데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서 안락사를 택하거든요. 내가 너를 사랑하고 너가 나를 사랑하는데 그게 충분한 이유가 안된단 말이야? 어떤 사람에겐 그것이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어떤 사람에겐 그것이 답이 아닐 수도 있는거죠. 사지마비가 되기 전에 윌은 자신의 활기찬 삶, 몸으로 사는 삶을 정말 사랑했거든요. 그것이 바로 자기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윌이 이런 식으로 살아가느니 죽기를 택하겠다는 것을 과연 타인이 반대할 수 있을 것인가, 라고 물으면 윌의 선택을 존중해야 겠다, 존중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맨 마지막 인용문 정말 좋으네요, 책먼지 님. <자살에 대하여>도 사야겠어요.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는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안읽었지만..

하아- 전 올해 책 좀 그만 사야하는데.. 책먼지 님 때문에 다 틀렸어요...........(체념한다)

책먼지 2023-04-13 17:08   좋아요 1 | URL
헛.. 다락방님 짚어주신 이 맥락 떠올리면서 책의 남은 부분 읽어봐야겠어요.. 앞으로 나올 부분에서 인셀들 사례(다중살인을 저지른 뒤 자살하는 사례)도 나오는 것 같은데 자살이 원인도 유형도 양상도 정말 다양하고 여기에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개별성)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있습니다!!!

<미 비포 유> 읽으면서 윌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사랑에도 불구하고 윌은 끝내 죽음을 택하겠구나.. 그치 사랑이 모든 걸 다 구원하진 못하지.. 충분히 예감하고 마음을 잡았는데도 저는 마지막 윌의 선택에 충격과 배신감을 느꼈어요.. 이론적으로는, 존중해야지 괴로움과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남겨질 사람들 때문에 살아달라는 건 이기심이야, 생각하면서도 막상 감정에 이입되니까.. 하아 그래도 살아주지 싶더라고요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 일단 진정하시고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가 마침 있으시니 그 책부터 읽으심이 어떠실지요??? (저는 말렸습니다!!!)

다락방 2023-04-13 17:32   좋아요 1 | URL
책먼지 님, 제가 그전에도 책먼지 님과 미 비포 유 얘기 했었던가요? 왜 데자뷰 같죠??????????

책먼지 2023-04-13 17:45   좋아요 0 | URL
오잉?? 분명 처음인 것 같은데.. 뭐죠..?? 이게 무슨 일이죠..??? 다락방님은 제가 이 책 읽었을지도 모른다는 걸 어떻게 아신 것이죠…??🤔 그나저나 오늘 알라딘에서 자꾸 <두 손이 닿을 때까지> 광고해서 한참 로맨스 읽고 싶어하시던 다락방님 떠올랐어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13 17:52   좋아요 1 | URL
<두 손이 닿을때까지>는 뭐죠? 아이참.. 검색해보고 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중고알림 등록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댓글로도 책 뽐뿌 넣으시는 책먼지 님...

책먼지 2023-04-13 21:33   좋아요 0 | URL
제 영업본능이 이 구역 큰손을 알아봐버리고 말았습니다ㅋㅋㅋㅋㅋ💕

희선 2023-04-14 0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보니 읽은 적 없지만 책 제목이 생각납니다 《자살의 전설》(데이비드 밴)... 지금은 이 책 팔지 않는군요 자살이라는 걸 보고 그런 책을 찾아 보시다니... 찾아보면 많기는 하겠습니다


희선

책먼지 2023-04-14 10:39   좋아요 2 | URL
후후후 제가 하필 이 주제에 꽂히는 바람에!!! <자살의 전설> 검색해보니 헤밍웨이와 코맥 매카시 한줌이래서 (정확히는 힘줄이랬지만…) 완전 궁금해졌어요!! 요거 중고로는 좀 있는 것 같으니 구해봐야겠습니다💕

2023-04-14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14 10: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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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파운데이션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3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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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불가능하고 당대에는 이뤄지기 어렵더라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커다란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 경우에도 백업 플랜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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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래 이 책에 박한 평가를 내리려고 했다. 세대와 성별을 비롯한 위치성이 달라서인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무척 많았기 때문이다(대략 책의 3분의 2 정도?). 철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문학을 바라보는 방법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큰 소득이라고 생각하려고 했다. 그런데 "자살하는 인간(231-243)"이라는 챕터에 그만 쓰러져버렸다.


내 어린시절엔 "오늘도 태양이 나를 위해 떴다"는 식의 해맑음이 없었다. 태어나지 말았어야 함을 자주 생각했고 '태어남'의 고통을 나만큼은 절대로 물려주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과 영생이 내겐 지독한 공포였고 '영원히 산다'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려고 할때마다 거의 패닉에 빠졌다. 죽고 싶은 건 아니지만 딱히 살고 싶지도 않은 게 우울증 환자의 디폴트 값이라고 전에 다른 글에 적은 적이 있었는데 거짓말이다. 죽고 싶었던 적이 꽤 있었다.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로부터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멀리 왔다.


삶의 아름다움이나 가치를 알게 되어 괜찮아진 건 아니었다. 삶은 엉망진창이고 사람은 이기적이며 세상은 실망스럽다는 걸 어느 순간 진심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거의 모든 것에 대한 기대를 접음으로써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나는 무뎌졌고 평온해졌다. 나를 거쳐간 수많은 책들이 내게 알려주었다. 네가 겪은 일은 이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거야. 그건 아주 진부한 이야기일뿐이야. 너도, 너의 슬픔도 특별하지 않아.


나쁜 일이 일어나면 당연히 분개하고, 좌절하고, 고통을 겪지만 한편으론 그래, 일어날 일이 일어난 거야 생각하는 내가 있다. 반대로 좋은 일이 일어나면 웬일로 삶이 내게 잘해주지 생각한다. "오히려 좋아" 감사하고 양껏 기뻐한다.


(237) 실존적인 상황이란 부조리로 가득찬 세상을 자신이 감내하고 살아가야 할 세상으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성립한다. 인생의 덧없음을 부정하기보다는 그것을 긍정함으로써 그 덧없음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실존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뭐야, 이거 완전 난데? 나 실존주의자였어?!



전에 공쟝쟝님이 댓글로 알려주신 링크를 타고 가서 테스트 해보았을 때도 후기 실존주의자가 무려 93%, 플라톤이 0%였다(보편성에 알레르기 있음).


(240) 실존주의는 기본적으로 플라톤주의적인 보편이성을 거부하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플라톤이 부정했던 감각의 세계를 긍정하는 데서 실존적 사유가 시작된다. 그 감각의 세계는 바로 우리의 몸이 속한 세계이다. 이 세상은 그 자체로서는 아무런 의미도 가지고 있지 않은 존재들과 우리의 몸이 만나는 세계이다. 우리가 세상을 향해 자신의 가능성을 던진다고 할 때 결국 던져지는 것은 나의 몸이다. 나는 몸을 통해서 세상과 만나고 그 몸을 통해서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나의 개별성 역시 나의 몸에서 비롯된다.


"원래 그런거야", "그냥 남들 하는대로 해" 같은 말들로 누군가 내게 무언가를 강요할 때 나는 그쪽 방향으로는 행여라도 단 한뼘도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건 내가 내 삶에 부여하는 의미와--나의 몸을 던지고자 하는 세상과--하등 무관하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몇년 전 타샤 튜더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야, 이거 완전 나야, 하며 한동안 카카오톡 프로필로 해두었던 사진이다(너야, 이거 완전 너야, 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 챕터의 주제인 "자살하는 인간"과 관련해 범우사판 까뮈의 <시지프의 신화>가 인용되어 있다.


(236) 자살한다는 것은... 인생에 대처하지 못하고 끌려감을, 혹은 인생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그것은 인생이 '살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많은 이유로--그 첫째는 습관이다--생존이 명하는 행위를 계속한다. 자진해서 죽는다는 것은 이러한 습관의 우롱적인 성격, 산다는 모든 깊은 이유의 결여, 매일 매일의 이 소란의 무모한 성격, 그리고 고통의 무용성을 의식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실존주의자에게 자살이란 스스로의 인생이 무가치함을 고백하는 것(242)"이다. 당장 카뮈를 읽고 싶어져서 책장을 뒤져보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카뮈 <시지프 신화>가 있다. 책을 덮어놓고 사다 보면 이런 좋은 일도 생긴다. 당장 읽고 싶은 책이 이미 내손에 있었는데 아직 안 읽었다니!!!



지금의 나는 무의미와의 싸움에서 질 생각이 없다. "자신의 무의미한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투쟁(242)"하며 끝까지 주어진 생을 다 살아냄으로써 인생의 가치있음을 증명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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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0 23: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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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1 1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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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3-04-11 0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았어요 - 오늘의 문장으로!!

책먼지 2023-04-11 12:16   좋아요 1 | URL
알겠어, 알겠어 대답하는 부분이 킬포입니다!!! 타샤 튜더님 진짜 너무 멋지지 않나요❤️

다락방 2023-04-11 09: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갑자기 이 글 읽다보니 제가 이미 <시지프 신화>를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매우 반갑고 좋습니다. 덮어놓고 사다보면 이렇게 사고 싶은 책을 미리 갖추게 되기도 하는군요. 제 경우를 말하는 겁니다. 으하하하.

그나저나 ‘자살하는 인간‘에 대한 꼭지 읽고 싶네요. 저는 자살이 궁금해요, 책먼지 님. 제가 자살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제가 표면적으로 이해하는 혹은 알고 있는 것 말고 다른 것들이 그 안에 잔뜩 있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궁금해요. 정희진 쌤은 자살 관련 책을 아주 여러권 읽었다 말씀하셨는데, 저도 관심이 가요. 읽어볼래요.

책먼지 2023-04-11 12:24   좋아요 1 | URL
사고 싶은 책을 이미 사두었다니.. 심지어 샀다는 걸 어렴풋이만 기억하고 있어서 이토록 행복한 기분이 들게 하다니!! 과거의 다락방님, 과거의 나, 아주 잘했다!!

저는 작년 초엔가 미괴오똑 읽다 과거의 제 경험으로 끌려들어가는 것 같아서 바로 읽기 중단했거든요.. 아직은 때가 아닌가보다 이렇게 생생한 여성 우울증의 증언까지는 내가 읽을 준비가 안 되었나보다 하면서요. 그런데 이 책의 요 부분은 읽으면서 멀리서 바라볼 수 있었고 심지어 자살 좀 궁금하다 인간은 왜 자살하는걸까 더 알고 싶다, 싶어졌어요!! 이건 읽어도 되는 것 같습니다!! 희진쌤이 일단 자신에게 절실한 문제에 닿아있는 책부터 읽으라고 하셔서 그 말을 계속 기억하고 있었는데 저도 관련된 다른 책들 더 파보려고요 이 책에는 딱 이 꼭지 뿐이라 좀 모자란 느낌이 듭니다!!

건수하 2023-04-11 0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실존주의적 인간인가…. %는 좀 낮을 것 같지만요 ㅎㅎ

책먼지 2023-04-11 12:27   좋아요 0 | URL
오?? 읽으시면서 공감 포인트 많으셨다면 아마 수하님도.. 혹시 저 테스트 아직 안해보셨을까요? https://www.gotoquiz.com/which_philosopher_are_you 링크 무단 나눔합니다!!!

건수하 2023-04-11 14:35   좋아요 1 | URL
후기 비트겐슈타인 철학이 제일 높네요 그 다음은 실존주의 ^^;;

공쟝쟝 2023-04-12 12:34   좋아요 2 | URL
역쉬 보뷰아르 수하!!

책먼지 2023-04-12 14:02   좋아요 1 | URL
수하님 쟝님하고 대디님하고 결과 비슷하신 것 같아요!! 보부아르 수하라니.. 고급지다🥹

공쟝쟝 2023-04-12 12: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실존주의자님 만나서 반가워요!! ㅋㅋㅋㅋ
저는 심각한 구조주의자에 본질주의자혐의를 받는 신자유주의 페민데여…. 독서나 지식 추구에 있어서 만큼은 실존주의자 하기로 해서 바뀔 수도 있습니닼ㅋㅋㅋㅋ
그리고 제 서재 제목은 의미가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인데 ㅋㅋㅋㅋㅋㅋㅋ
의미…있지 않나요? ㅋㅋㅋ

책먼지 2023-04-12 14:0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쟝님 서재 제목부터 라캉 묻어있는 거 쟝님 글 예습복습한 저는 다 알아버렸습니다!! 흠.. 그런데 몸의 개별성, 몸을 던진다는 부분은 읽으면서 쟝님 떠올랐단 말이죠?? 쟝님 안에 이미 실존주의자도 있는 듯요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4-12 17:15   좋아요 0 | URL
쿄쿄 저의 몸철학 이라 함은…. 🥹 아 몸탐구도 해야하는데…

희선 2023-04-14 0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까뮈를 찾아보니 실존주의자가 아니었다는 말이 있기도 하네요 까뮈가 어떻게 죽었더라 하다가 무슨 사고였던 것 같은데 했어요 차 사고로 죽은 거 맞군요 저는 무슨 주의일까 생각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타샤 튜더가 한 말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았다는 말 멋지네요 다른 사람 말에 흔들리지 말고 그런가 보다 하고 자기대로 살면 될 텐데...


희선

책먼지 2023-04-14 10:35   좋아요 1 | URL
헛 희선님 제가 어제 완독한 <자살에 대하여> 쓴 크리츨리님도 카뮈가 교통사고 아니었음 결국 자살했을 것 같다는 암시를 주면서 카뮈의 실존주의가 좀 불완전했다고 보는 것 같았는데 아예 실존주의자 아니란 말도 있군요?! 후후 애초 이런 ‘주의’ 같은 것에 회의감이 있으시다면 위의 수하님처럼 후기 비트겐슈타인에 가깝지 않으실지요!! 희선님도 타샤 튜더님의 멋짐을 알아보셨군요!! 맞습니다!! 결국 내 인생을 사는 건 내 자신이니 남들 말은 적당히 듣는 것으로!!!!
 

완벽한 내부자도, 외부자도 아닌 나의 오묘한 위치 때문인지 어느 회사에 가든 대나무숲 역할을 맡게 된다. 직접 겪지 않은 건 섣불리 판단하지 말자고 의식적으로 되뇌지만 당연히 들은 내용에 영향을 받는다. 누가 뭘 어쨌고, 누가 누굴 싫어하고, 누가 누굴 쳐내려고 판을 짜는지 알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나는 나의 기만적인 평화 속에서 회사에 다니고 싶다. 전에는 부당하거나 억울한 일이 일어나고 있으면 해결해보려고 했다. 도와주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함께 휘말려 부침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그냥 모르고 싶다. 알면 움직이고 싶어질 것이고 평화롭게, 안정적으로 회사에 다니기가 요원해질테니까. 그만 떠다니고 이제 앉고 싶다.


스트레스도, 체력도 한계라 어제 통크게 연차를 냈다. 8월에 부모님과 동생 부부까지 함께하는 가족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 연차를 아끼고 있는 중이다. 꼭 필요하면 반차를 낸다. 그러다 오랜만에 통으로 연차를 쓰니 와, 진짜 너무 해방감이 드는 거다. 일어나자마자 천천히 스트레칭을 하고, 망고와 오렌지, 블루베리로 호화로운 아침을 먹고, 현미밥을 짓고 양배추를 삶았다.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보살펴주고 싶은 기분이었다. 아직 따끈한 침대에서 한숨 더 자고, 나탈리 카르푸셴코 사진전을 보러 성수동에 다녀왔다.


금요일 오후라 비교적 관람객이 적었고, 가수 윤하의 목소리로 녹음된 작품 설명(오디오 도슨트 링크)을 들으며 느긋하게 전시관을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수중 촬영을 위해 다이빙을 배웠다는 모델들은 플라스틱 비닐에 감긴 채 바닷속에 잠겨 있기도 하고, 고래와 교감하며 헤엄치기도 했다. 작가의 의도는 오늘날 해양생물들이 처한 상황을 알리고 더이상의 파괴를 막자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었다. 실천을 독려하는 방법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나는 두려움이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방식보다는 이처럼 아름다움으로 사람을 설득하는 방식을 압도적으로 좋아한다. 무엇보다 작가의 작품에서 여성들이 서로에게 느끼는 신뢰와 지지, 애정과 연대가 느껴져서 좋았다. 가장 좋았던 사진은 앞선 촬영을 마치고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 그대로 힘차게 해변을 달리는 여성들의 모습을 포착한 <Running after the Dream>이었다. 그저 함께 달린다는 것만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서로를 향한 거의 완전한 신뢰의 모습은 자유로 나타난다는 걸 알 수 있다. 애석하게도 이 사진은 찾을 수 없었지만 좋았던 다른 사진들을 공유한다(나탈리 카르푸셴코 갤러리 링크).



관람을 마치고 성수동 '기미사'에 들렀다. 가장 맛있는 커피로 딱 한 잔만 마시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드립으로 "파나마 핀카과류모 마라고지페 무산소발효" 커피를 마셨다. 일단 농도가 절묘했다. 너무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게 정확한 온도에서 정확한 시간 동안 우려낸 홍차를 연상시키는 농도였다. 처음에는 위스키에서 날법한 묵직한 향미가 느껴지다가 나중에는 잘 익은 파인애플과 백향과 향으로 마무리 된다. 혀에 남은 뒷맛에서는 라즈베리 같은 붉은 과실류의 향도 느껴졌다. 근래에 마신 커피 중에 가장 품질이 좋고 만족스러웠다.




커피를 마시며 <아이러니스트의 사적인 진리>를 읽었다. 저자는 철학과 문학을 교차하여 삶의 '마지막 어휘'가 될만한 개념을 건져낸 뒤 이를 삶에 적용하는 방법을 책 전체를 통해 보여준다. 그는 사람들이 삶의 문제에 직면할 때 철학을 떠올리더라도 철학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이유를 철학이 상정하고 있는 '보편성' 때문으로 보고, 플라톤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자신의 삶을 비춰볼 수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문학 작품들과 달리 철학에는 그런 주인공이 없으며 굳이 주인공을 찾자면 그건 보편적인 인간인데 '서구 남성 백인 지식인'이 아닌 대다수는 당연히 그들의 삶에 자신의 삶을 동일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승인 리처드 로티와 마찬가지로 제자인 저자 이유선 역시 이런 면에서 철학적 문제들에 대해 문학이 철학보다 더 큰 효용을 낼 수 있다고 본다.


(12) 철학은 삶의 구체적인 문제에서 발생하는 궁극적인 물음에 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편성, 합리성, 객관성에 집착하기보다는 삶의 우연성, 구체성, 유한성을 기꺼이 감수하고 거기서 나름대로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문학은 그런 일들을 잘 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다가 뜻밖에 매천 황현에게 관심이 생기고 말았다. 아마 이번달 <정희진의 공부>에서 이완용 이야기가 나와서가 아닐까 싶은데. 이완용과는 달리 그는 애국도 매국도 하지 못한 채 장르 불문 목적 불문의 망국기록일지 <매천야록>을 남기고 합방령이 반포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어떤 글을 써야겠다는 계획도 목적도 없이 그저 쓸 수밖에 없었을 마음을 알 듯도 해서. 아, 이 사람 대체 어떤 사람이지? 궁금해졌다.



한편으론 책을 읽고 있어도 책을 읽고 싶어하는 마음을 간파당해서 뜨끔하기도 했다. 저자는 슬라보예 지젝의 <삐딱하게 보기>를 가져와서, 지젝이 현실과 실재의 경계에 관해 실재를 허구로 바라보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는 하나, 그런 허구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점에서 허구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욕망이 충족될 때가 아니라 계속해서 유지될 때 인간은 "삶을 확인하고 쾌락을 얻는다"는 것이다. 즉, 나는 실제로 책을 읽고 있을 때(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이 충족되었을 때) 지금 읽고 있는 책말고 다른 책, 다른 상황(의무도 책임도 없는 며칠의 연휴 동안 햇볕 잘 드는 곳에서 몸 컨디션 최상일 때 혼자서 커피마시면서 읽고 싶다), 다른 환경(지하철 말고 회사, 회사 말고 집, 소파 말고 침대)을 계속 꿈꾸면서 욕망의 대상을 의도적으로 '착각'하고 욕망의 목표를 재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한창 통역을 하던 때 통역에 환상을 품고 있는 누군가를 만나면 나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하"라고 못을 박곤 했는데, 그건 어쩌면 그 누구도 아닌 나의 환상이 비대해졌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욕망했던 일을 직접 했을 때 "별 거 없네" 싶었던 게 정말 많았다. 구체적 상상의 형태로 화했던 나의 오랜 욕망 중 하나는 광화문에서 사원증을 목에 걸고 테이크아웃 커피를 손에 쥐고 바쁘게 걸어가는 커리어우먼(이때 복장은 반드시 깨끗한 셔츠에 H라인 스커트여야 한다)의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그냥 점심시간에 쫓겨서 급하게 복귀하면 딱 그 모양일 거였다(매일 출근하는 직장인이 매번 깨끗하게 빨아서 잘 다린 셔츠를 입기는 지나치게 번거롭고, H라인 스커트는 막상 입으면 소화도 잘 안되고 숨도 잘 안 쉬어진다). 맛집 탐방이나 여행, 특정 물건에 대한 욕망도 다 이런 식인 것 같다.


(20) 욕망하기 위해 환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현실에서 이미 욕망이 실현되어 있다는 것을 은폐하는 것이다. 실재가 욕망이 실현된 세계이고 현실이 그런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욕망을 추구해야 하는 세계라면, 실재는 환상이고, 현실 속에서는 이미 욕망이 실현되어 있으므로 현실은 이미 실재가 된다. 왜냐하면 욕망의 실현이란 사실은 욕망의 재생산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며 실현된 욕망이란 끊임없이 멀어지는 환상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삐딱하게 본다'는 것은 똑바로 보면 존재하지 않는 욕망의 대상을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우리가 세상을 똑바로 볼 때 욕망의 대상, 곧 실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된다. 이것은 곧 우리가 욕망하는 것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거기에는 공허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는 순간 욕망은 중단되며 쾌락은 막을 내린다. 이것은 욕망하는 주체로서의 우리가 삶의 의미를 잃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우리는 삶을 유지하기 위해 삐딱하게 보지 않을 수 없다. 삐딱하게 봄으로써 실재는 현실과 구분되고 삐딱하게 볼 때에만 존재하는 그 왜상적 대상을 욕망하면서 우리는 미치지 않고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욕망을 놓지 않고 매번 또다른 욕망을 품으며 삶을 이어나갈 때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현실이 기다리기도 하고 예기치 못했던 기쁨을 누리게 되기도 한다.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까운 책들, 끝나는 게 애석한 순간들은 '어차피 실망일테니 애초에 바라지도 말자'는 태도로는 결코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앞으로도 나의 욕망들을 긍정할 것이다. 적극적으로 욕망을 재생산할 것이다. 실망하고 실패하더라도 또다른 환상을 품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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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3-04-08 16: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빠르십니다 책먼지님, 저도 후다닥 다녀오고 싶었는데 무거운 엉덩이 때문에 아직 못 갔어요. 전시 다녀오신 거 보니 지금이라도 후다닥 나가고 싶지만 분명 사람들이 어마어마할 테니 한가한 평일에 다녀와야겠어요. 주말 푹 쉬어요.

책먼지 2023-04-09 11:04   좋아요 1 | URL
수이님 저 얼리버드로 예매해놓고 곧 전시 끝날거라해서 더 미룰 수 없어, 이제는 움직여야해 하고 간신히 다녀온 것이랍니다!! (예매할 땐 의욕 뿜뿜인데 막상 가려면 왜 이렇게 귀찮은지요) 후다닥 말고 평일에 느긋하게 다녀오시는 거 완전 추천이요!! 수이님도 주말 평안히 보내시길요😘💕

공쟝쟝 2023-04-08 17: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갈한 사색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커피 한잔 하면서 오후엔 문학좀 읽어야 겠어요.
삶의 마지막 어휘가 될만한 개념, 개념의 적용, 어렵네요! 삶은 개념이 아니라 순간들로 짜여져 있고, 제 일상과 대화는 책이 아니라면 거의 습관으로 구성되어 습관처럼 사는 것 같아요. (그 습관에 독서를 넣는 건 확실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런데 사는대로 살다보니 정말로 철학(저는 시선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이 필요한 순간이 오더라고요. 내가 누군지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전혀 모르는 채 습관대로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고 싶어하는? 그렇게 살지 않고 싶어졌을 때, 책과 철학이 (어려운 개념이라기 보다는 내가 내 운전대를 일상에서 잡는 것.) 필요해졌어요! 그들의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이랑 견주면서 질문해서 내가 보는 방식. 지금은 그게 없이 되는대로 살아가려고 했다는 게 너무 얼토당토 않은 거라는 걸 느껴요. 느낍니다!
그렇지 않으면 금세 잡아먹힐 것 같은. 불안. 그런데 그 시선을 갖추는 일 자체가 온 사회에 혼자 주먹질 하는 것 처럼 거대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마지막은 욕망을 말씀하셨는 데, 제 욕망은 철학(시선)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당. 역시 좀 더 읽고 써야겠어요 😆

책먼지 2023-04-09 11:17   좋아요 2 | URL
쟝님 아이러니스트이신 거 같아요🥹 저 ‘마지막 어휘’나 개념이라는 게 개별적이고 우연(가변)적인 것이어서 이전에는 효용이 있었지만 지금 효용이 없다면 폐기 가능하고 그때그때 부딪치는 삶의 문제에 따라 또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는 거더라고요!! 쟝님의 ‘시선 갖춤’이 이와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내가 나의 언어나 시선으로 나의 세계를 설명하고 바라보기 위해 철학을 택하든 문학을 택하든 그 도구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무엇이 나에게 유의미하냐 그뿐!!!
쟝님의 욕망은 철학이 맞는 것 같아요(욕망이 철학이라니 이 멋진 여성 같으니) 철학을 통한 읽고 씀의 과정 전체를 통해 쟝님이 도달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으신 듯한 느낌..💕

Vanessa 2023-04-08 18: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

희선 2023-04-09 0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람한테 욕망이나 환상이 없으면 살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건 다 쓸데없다 생각하고 깨우친 사람이 아주 없지 않겠지만... 그저 평범하게 사는 사람은 그런 게 없으면 힘들겠습니다 넘치지 않게... 이건 제가 그런 거군요 그저 할 수 있는 것만 하기... 다른 사람이 책먼지 님한테 이런저런 말을 한다니, 책먼지 님이 잘 들어주시는가 봅니다 한두번은 괜찮아도 여러 번 그러면 힘드시겠습니다 하루 편안하게 쉬셔서 다행이네요 사진전과 커피 그리고 책 멋진 날이었네요 이렇게 글로 쓰신 것도...


희선

책먼지 2023-04-09 11:26   좋아요 2 | URL
희선님 말씀 맞아요!! 저의 길티플레져는 미니멀리즘 관련 책들 읽는 것인데.. 실제로는 완전 맥시멀리스트거든요(욕망의 전차..) 욕망과 환상 없이 허무를 직면하며 살아갈 그런 강인함이 제게도 없는 것 같아요ㅜㅜ 심지어 미니멀리스트들도 어떤 욕망의 동력에 의해 움직이는 것 같더라고요(물건을 비움으로써 성취하고 싶은 어떤 목표들이 있다는 점에서요) 넘치지 않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 걸까요..?? 아예 들어주지 말아버려야 하는 걸까요?? ㅠㅠ 주말에 회사 안 나가는 것과 평일에 안 나가는 건 진짜 차이가 큰 거 같아요 무척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공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해요 희선님🥹

다락방 2023-04-09 10: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진들 엄청 좋아요. 사진전 검색해보니 5/7 까지던데 저도 꼭 짬을 내봐야겠어요.
아름다움으로 사람을 설득하는 방식을 언급하셨는데, 저도 최근에 예술의 힘에 대해 생각했어요. 예술은 생각보다 힘이 센 게 아닐까, 하고요.

책먼지 2023-04-09 11:36   좋아요 2 | URL
바다 사진이 전시된 곳은 전시관 조명도 바다처럼 푸릇하고 어둑하고, 음악도 뭔가 웅웅 울리는 느낌이라 사진에 더 잘 몰입할 수 있더라고요!!
공포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직접적인 메시지에는 이성이 감정보다 먼저 작동해서 반발심이 드는데 예술의 경우 부드럽게 스며서 감정을 먼저 건드리는 느낌입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도 피난한 여성들이 책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연주해서 전쟁의 참상을 알렸잖아요.. 그게 국제사회를 움직이게 하는데 분명 크게 일조했단 생각이 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