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 따위 넣어둬 - 365일 퇴직을 생각하는 선생님들께
장정희 지음 / 꿈의지도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단의 현실을 낱낱이 드러낸, 40년 교사의 생존 분투기!"



365일 사표를 마음에 품고 살았다고 말하는 국어 교사의 40년 교직 생활기를 읽으며, 새삼 교단의 분위기가 과거와 크게 달라졌음을 느낀다.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한 에피소드들에서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 시스템이 확연히 달라졌음을, 그리고 그 속에서 모두가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연 누구를 위해 이런 상황들이 연출되는 것일까 하는 나름의 의문도 가져보지만, 이미 나의 학창 시절과 너무 동떨어져 버린 현시대의 모습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상태라 그저 고개만 절레절레 젓고 만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비롯해 40년간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경험한 아이들과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담임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나 글쓰기 반(문예반)을 운영하면서 경험한 에피소드들은 감동을 자아내거나 마음을 울리는 내용들이 꽤 많았는데, 그 에피소드들을 통해 교사뿐만 아니라 아이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 중임을 느낄 수 있었다.


어째서 우리는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야 할 학교라는 공간에서조차 이토록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보내야 하는 걸까?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한편, 저자는 작가와 교직 사이에서 꽤 오랫동안 갈등하고 고민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때 저자는 글쓰기를 방해하는 요인이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때문에 그 당시에는 아이들이 예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고백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 찾아온 뇌출혈로 쓰러지는 일을 겪으며 심경에 변화를 느끼게 된 듯하다.


말 그대로 바람 잘 날 없던 교직생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아이들과 함께 부대끼고 겪어 나가며 늦은 나이에 작가로도 데뷔를 하고, 어느새 40년을 꽉 채운 베테랑 국어 교사가 되었다.


이제 그 시간들을 돌아보며 저자는 현실의 녹록지 않음에 지쳐가는 제자와 후배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마음을 담아, 점점 더 추락해 가는 교권과 감당하기 어려운 아이들의 실상, 그리고 사사건건 참견하는 학부모에 대해 솔직하게 이 책에 담아냈다.


현직에 종사하는 교사들이 이 책을 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선택할지 아니면, '그래서'를 선택할지는 알 수 없으나 난제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

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


-----

나는 어차피 삶을 견디는 것, 버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스트레스가 나쁜 일에서만 생기는 게 아니다. 좋은 일에도 긴장을 일으킨다. 그러기에 우리의 일상은 크고 작은 스트레스로 가득 차 있다.


누구나 견디며 살아간다면, 억지로 버티느냐, 기꺼이 버티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러니 이왕이면 기꺼이 버티며 살아가자는 거다.

26페이지 中

-----


이 문장을 읽으며, 나 역시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이왕 어떤 식으로든 겪어야 하는 스트레스라면 기꺼이 버티면 살아가기로.



-----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 기회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리니까. 제때 물을 주고 거름을 준 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듯이.

170~171페이지 中

-----


깊이 공감하는 문장 중 하나다. 배우 송혜교도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자신은 되도록 자신이 잘못한 사항에 대해 빨리 사과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나 역시 내가 잘못한 것을 알게 되면 최대한 빨리 사과를 하려고 노력한다. 때를 놓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기에. 그러니 가급적이면 기회가 왔을 때를 놓치지 말자!



-----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맞아 죽을 수도 있고, 무심코 던진 향기로운 말에 황폐한 삶이 꽃 필 수도 있다는 것! 한마디 말이 한 사람의 일생을 건져 올릴 생명의 밧줄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일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빌미가 되기도 한다.


'무재칠시'라는 말이 있다. '재산이 없어도 남에게 줄 수 있는 7가지'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베푸는 행위는 반드시 재물을 가져야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


※무재칠시

-첫째는 화안시: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으로 '미소'를 이른다.

-둘째는 언시: 말로써 남에게 얼마든지 베풀 수 있으니,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양보의 말, 부드러운 말 등이다.

-셋째는 심시: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을 주는 것이다.

-넷째는 안시: 사랑을 담은 눈으로 사람을 보는 즉 눈으로 베푸는 것이다.

-다섯째는 신시: 몸으로 베푸는 것인데, 짐을 들어준다거나 하는 것이다.

-여섯째는 좌시: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것이다.

-일곱째는 찰시: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것이다.

192~193페이지 中

-----


보통은 한 마디 말로 사람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지만, 되도록이면 생명이 밧줄이 되어주도록 노력해 보면 어떨까?


나의 작은 습관 하나로 누군가는 무너질 수도, 누군가는 다시 피어날 수도 있다. 같은 말이라도 예쁘게 건네면 나 또한 꽃 피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위의 문장 아래 첨부한 무재칠시 일곱 가지는 마음에 새겨두면 좋을 거 같아 함께 추가했다.



-----

너는 내게 '재능'을 묻지 말고 너 자신에게 '열정'을 물어라. 얼마나 쓰고 싶은지. 그런 다음에 네가 가고 싶은 곳을 향해 끝까지 밀고 나아가렴.


여기서 포기하면 넌 다시 일어나기 힘들지도 몰라. 나쁜 년이 되어야 해. 할아버지에게 입학금만 내달라고 말해 봐. 나머지는 네가 해결하겠다고 말이야. 옛날에 돈이 없는 집에서 아들만 가르치고 딸은 공장으로 많이 보냈지만, 끝까지 버틴 년들은 어떻게든 다 졸업했단다. 그러니 너도 포기하지 말렴. 지금 포기하면 너는 '고졸자'가 되는 거지만, 어떻게든 입학금을 내면 '대학 중퇴자'가 될 수 있어. 중간에 그만둬도 이력서에 '대학 중퇴자'로 쓰게 되는 거야."

222페이지 中

-----


우리는 보통 '재능'을 묻는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열정'을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저자는 자신의 삶을 예시로 들며, 결국 스스로 선택한 삶을 열정이라는 재료로 불태우느냐 아니냐에 따라 미래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재능'이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말이다.


과거 남녀 차별이 극심하던 시절에도 결국 열정을 앞세워 '나쁜 년'이 되었던 사람들은 결국 어떤 결과물을 얻어냈다. 하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지금, '재능'이 있느냐 없느냐로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말을 꼭 명심했으면 좋겠다.



-----

글쓰기의 힘은 먼저 글 쓰는 사람을 치유하고 구원하는 데 있다고 믿어.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객관화하고 자기 정화에 이르게 되지. 그런 연후에 독자에게 가닿는다고 말이야. 그렇게 우리는 글을 통해 서로에게 공감함으로써 마침내 연대감을 가지게 되지. 혼자가 아니라는 든든한 위로의 힘으로 세상을 버텨가게 되는 거야.


고통을 겪어본 사람이 타인의 고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거라면, 글을 쓰는 사람에겐 고통은 오히려 '재산'이 될 수도 있겠지. 물론 불행해야만 작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야. 중요한 것은 슬픔에 공명할 줄 아는 감수성, 말없이 곁을 지켜주는 자세, 그게 바로 작가의 덕목이라는 거지.

238페이지 中

-----


나 역시 가장 힘든 시기에 독서와 글쓰기를 하며 버텨냈다. 그래서인지 글쓰기의 힘에 대해 나열한 부분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글쓰기는 자기 객관화와 더불어 마음 정화까지 시켜준다. 또한 쓴 글을 누군가와 공유함으로써 비슷한 일을 경험했거나 겪은 이들과 연대감을 갖게 된다.


그래서일까? 어떤 고통이나 불행을 경험하게 되더라도 이제는 완전히 그 속에 빠져들진 않는다. 미약하게나마 이 또한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

마무리

=====


40년의 세월 동안 사표를 매일같이 품고 살았다는 교사의 말 뒤에는 얼마나 큰 고통과 어려움이 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문창반을 개설하고 문제 아이들(소위 문제아)을 다독이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교사도 사람인지라 가끔 실수하거나 아이들에게 실수하는 일도 적지 않았지만, 저자는 그것을 바로잡으려 노력했고 덕분에 아이들도 완전히 마음의 문을 닫지 않고 기꺼이 선생님의 손을 잡아주었다.


때론 엄하고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상태로 아이들을 대하는 날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들은 솔직하고 다정하게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줌으로써 그들은 수업 시간은 빠질지언정 동아리 활동만큼은 성실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무리 어른이라고는 하지만 우리 모두는 각자 나름의 고충과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실상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365일 마음속에 사표를 품고 살지언정,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이런 마음을 가진 선생님들이 이제는 무너진 교권과 교단의 어려움으로 학교를 떠나가고 있다.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 늦었지만 아이들과 선생님, 그리고 연관된 모두를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해결책을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른의 품위 -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삶의 태도
최서영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품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



진짜 어른이란 무엇일까? 나이만 먹은 어른들을 최근 많이 만나서인지, 요즘 특히 그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점점 아이와 어른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는것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나와 타인을 살필 줄 아는 진정한 어른, 나는 이 책에서 그런 어른이란 무엇인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저자는 '진짜 어른'과 '나이만 먹은 사람'의 차이가 바로 '품위'라는 것을 자연히 알게 되면서, 그 품위에 대해 다방면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품위라는 단어 속에 포함되어 있는 마음가짐, 말투, 태도, 자세, 신념, 눈빛 등을 언급하며 진짜 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나이만 먹은 어른'말고 '진짜 어른'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 책에서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서 어떻게 품위를 지키며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미래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지금의 나를 사랑하는 연습에 대한 기록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나를 살필 줄 아는 너그러운 어른, 그리고 선을 지키며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어른.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스스로 검증하고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한다.



=====

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


-----

표면적으로는 거창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손에 쉽게 잡을 수 있는 행복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제대로 사는 데 필요한 재능일지도 모른다.

(...)

세상을 다 가져야 하는 것처럼 비장하게 마음먹지 않아도 누릴 수 있는 행복은 많았다. 나중이 아닌 지금의 행복을 누리는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큰 걸 갖지 않아도 더 자주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42~43페이지 中

-----


살다보면 한번쯤 제대로 사는 것이 뭘까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 온다. 그럴때 이 문장을 떠올려 보면 어떨까?


현재의 행복을 제대로 누리고 사는 사람! 이 명제만 가슴에 콱 박아놔도 우리는 행복한 사람, 제대로 사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이제는 의미 없어 보이는 것에 기꺼이 진심을 쏟고 싶다. 그건 시간을 낭비하는 게 아니라 나라는 존재를 다시 조율하는 것이 될 테니까. 누군가는 그걸 허송세월이라 부를지 모르지만 내 기준에서는 오히려 인생을 만끽하는 법에 가장 가깝다.

52페이지 中

-----


꼭 어떤 의미를 지녀야만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어떨 때는 시간 낭비하는 것만 같은 것들, 부질없어 보이는 것들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되더라.


나라는 존재의 다양성을 다듬고 채우기 위해서는 다채로운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니 남들이 어떤식으로 판단하고 평가하든, 나의 시선이 머무는 것, 내가 진심을 쏟고 싶은 것에 기꺼이 시간을 써보자. 그러다 보면, 진짜 나로 가득 채워지게 될 것이다.



-----

가끔 '나를 사랑하라'는 말이 피상적으로 들릴 때가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말이 단지 구호가 아니라 삶을 만들어 나가는 데 중요한 어떤 태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내 결핍을 핑계로 자신을 가볍게 다루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진짜 자존감은 굳이 말로 드러내지 않더라도 그 사람이 살아온 방식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은 자기 기준을 알고 그 기준에 따라 움직인다.


자기 삶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은 계속해서 자란다고 믿는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아끼지 않은 결과, 성장할 수밖에 없다.

(...)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기에 쌓여가는 성실함을 언젠가 그 사람만의 결로 드러난다.

65페이지 中

-----


무엇이든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어떤 고난이나 어려움에도 흔들림이 없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가볍게 다루지 않겠다는 결심이자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는 결심과도 같기 때문이다.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존중의 마음을 보인다. 또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삶에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있기에 늘 성장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마음들은 세월이 덧입혀질수록 더해져 그 사람만의 결을 만들어낸다. 이런 이유로, 어쩌면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

무조건 해결해야 한다고 애쓸수록 마음의 짐은 오히려 더 무거워진다. 피하는 것이 무조건 비겁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시간이 지나야 가벼워지는 짐도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몰아붙이지 않고 때로는 느슨하게 자신을 다루는 것. 그것도 충분히 용기 있는 선택이다.

87~88페이지 中

-----


한때 피하는 것은 비겁하다는 의미로 쓰이면서 무조건 밀어붙이거나 들이박는 형태가 지극히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던 때도 있다.


그런데 이것은 어찌보면 오히려 잘못된 방법일 수 있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 때로는 피하거나 돌아가는 것이 명답일 수 있다.


피곤하거나 힘들면 잠시 쉬었다 가자. 아니면 다른 방법을 활용해도 좋다. 이미 첫 발을 뗀 것 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것이기에.



-----

지쳐서 나가떨어지기 전에 조금 일찍 나를 쉬게 하는 일, 쉬는 것도 감각이다. 그 감각을 무시한 채 앞으로만 나아가면 나만 흐려진다. 누구에게 강요받지 않고 내 선택으로 결정해서 멈췄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일. 내가 생각하는 휴식의 방식이다.

92페이지 中

-----


되게 중요한 맥락을 짚은 부분이다. 우리는 하루의 일과표를 계획할 때 여전히 쉬는 시간을 빼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활동하는 시간만큼, 시간도 너무 중요하다.


지쳐 나가 떨어지는 번아웃이 오기 전에, 쉼과 활동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스스로 멈춤의 시간을 챙겨주자. 이런 리듬이 일상화 된다면 분명 우리는 더 오랫동안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배워서 꼭 무엇이 되지 않아도 상관없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당장 할 줄 아는 것이나 지금 하고 있는 일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내가 어디까지 보고 이해할 수 있느냐가 나라는 사람의 깊이와 넓이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일을 위한 공부가 아니더라도 배움이 내 안의 무언가를 변화시키는 기분이 든다면 충분히 가치있다고 믿는다.

97페이지 中

-----


꼭 무엇을 이루기 위해 목적성의 무엇을 배울 필요는 없다. 그냥 좋아서, 궁금해서 배움을 시작하는 것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러니 무엇을 시작함에 있어 너무 시간이나 효율을 따지지 말자. 특별한 이유없이 '그냥'이라는 이유로도 괜찮다.


목적과 상관없이 배움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 인생에 도움이 되기 마련이라, 이미 시작한 것만으로도 당신은 잘 해나가고 있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하루가 무겁다. 악보 없이 프리스타일로 연주하는 피아노보다, 잘 짜인 악보를 따라가는 것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 적어도 나의 하루른 그렇다. 나의 악보를 만들어 연습하듯 하루를 살아간다. 그리고 하루의 끝에 오늘도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감을 얻는다.

(...)

계획적으로 살면서도 넘치지는 않는 것. 시간을 스스로 선택하는 삶은, 꽤 충만하다.

112페이지 中

-----


과한 계획표를 세우는 건 스스로를 옭아매는 것이지만, 적당한 계획표는 우리의 하루를 안정적으로 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막연히 '잘' 지내보려는 노력은 때로 혼란을 야기시키지만, 적당한 가이드 라인에 따라 알찬 하루를 보내는 것은 충만함과 함께 보람을 느끼게 한다.


특히 특정한 이정표 없이 시간이 널널한 경우는 더 그렇다. 그러니 그럴 때는 특히 더 나만의 계획표를 세워보는 건 어떨까?



-----

'엄마라면 지금 어떻게 했을까?' 이 질문에서 힌트를 얻어 나도 힘들다고 무작정 주변 사람에게 기대기보다 스스로 회복해 보려고 하고, 무턱대고 의지를 불태우기보다는 신중히 고르고 꾸준히 지속해 나간다.


자기 삶을 무리 없이 감당하고, 누군가에게 기댈 필요 없이 자립할 줄 아는 어른.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고민이 될 때면 엄마를 떠올린다.

120페이지 中

-----


저자는 엄마의 삶을 통해 '진짜 어른'의 면면을 깨닫게 된다. 자기 삶을 무리 없이 감당하고 스스로 자립할 줄 아는 어른!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정신이 아닐까 한다.



-----

말을 통해 관계를 제대로 엮고 싶다. 이해와 배려를 전제로 한 대화를 하고 싶다. 말의 방향을 '나를 위한 것'에서 '우리 사이를 위한 것'으로 바꾸려고 노력함으로써 마음가짐도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그냥 하는 말인데 왜 그렇게 예민하냐"라고들 말하지만 '그냥'이라는 말에 담긴 무심함이 사람을 얼마나 깊게 할퀴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예민함'도 대부분은 말하는 사람의 기준으로, 오히려 듣는 사람을 판단하는 단어로 느껴질 수 있다.


말은 결국 사람을 닦는 그릇이다. 그 그릇이 꼭 예쁘지 않더라도 그 안에 담기는 진심만큼은 따뜻했으면 좋겠다.

139페이지 中

-----


위의 예시 상황을 많이 겪어 본 1인으로써 '그냥', '예민'이라는 말은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모든 것들은 화자 입장에서의 기준과 정의일 뿐 청자 입장에서는 무례함과 단정으로 느껴질 수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디 말을 할 때는 한 자 한 자 신중하게 건냈으면 한다. 말은 나의 마음과 생각을 담는 그릇이기에, 자신과 상대방을 위해 꼭 따뜻한 진심이 담았으면 좋겠다.



-----

무엇이 되었든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일이라면 그 출발이 꼭 거창하거나 진지할 필요는 없다. 나를 움직이는 힘은 생각보다 사소하고 조금은 부끄러우며 아주 인간적인 데서 오기도 하니까. 의지만으로 안되는 순간에 남들의 시선을 빌리는 것. 보여주기식이라는 단어가 갖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나는 다르게 바라보기로 했다.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자극으로 남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160페이지 中

-----


가끔 '주'와 '부'가 바뀌어 시작조차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순간 저자의 이 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무엇이 되었든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출발이 꼭 거창하거나 진지할 필요는 없다는 것, 여기에 더해 필요하다면 남들의 시선을 빌리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


중요한 건 시작하는 것이지, 남들의 이목이나 부끄러운 내 마음이 아니다. 그러니 일단 시작하자!



-----

헤맨 만큼 내 땅이라는 말이 있다. 결국 말이 아닌 행동이 그 사람을 만든다. 작은 발걸음들이 쌓이다 보면 누구에게 설명할 필요 없는 온전한 내가 만들어진다. 계속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말없이 움직이며 자신을 증명해 내는 사람.

209페이지 中

-----


많이 헤매고 실수하는 시간이 쌓여야 진짜 내 것이 된다. 실수가 무섭고 두렵다고 해서, 물러나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그러니 100번 실수하면 다시 일어설 각오로 천천히 나아가보자. 그 작은 발걸음들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 내가 바라는, 온전한 내가 만들어질 것이다.



=====

마무리

=====


이 책을 통해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는 방법에 더해,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까지 두루 만나볼 수 있었다. 품위라고 하면 정중하고 점잖아야 할 것만 같은 태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막상 하나하나 살펴보니 일상 속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나 마음가짐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몸이 자라고, 나이를 먹어가는 만큼 태도와 생각도 함께 자랄 수 있도록 저자가 말하는 품위, 다시말해, 마음가짐, 말투, 태도, 자세, 신념, 눈빛을 업그레이드 시켜보면 어떨까 한다.


나도, 당신도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 - 저항의 문장가 윌리엄 해즐릿 에세이의 정수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리한 비판과 성찰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에세이집!"



해즐릿의 글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세상을 조금 다른 관점과 각도로 보게 된다. 그가 쓴 에세이들의 주제를 살펴보면, 사회에 만연한 인간의 욕망, 사회의 병폐, 권위주의, 혐오, 인간 본성의 양면성, 문학을 통한 철학적 탐구, '착한 척'의 범람 등 우리 시대가 겪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부하듯 신랄하게 비판하고 파헤치듯 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한편으로는 속 시원한 느낌이 드는 한편,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하게 되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그의 설득에 넘어가 동조하는 자신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총 8편의 에세이로 구성된 이 책은, 헤즐릿이 독자를 기쁘게 하려고 쓴 글이라기보다 독자를 흔들고 깨우기 위해 쓴 글로, 우리의 삶을 정면으로 꿰뚫는 거울과 같은 글의 총집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약 200년 전 쓴 글임에도 시대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내용과 철학을 담고 있어, 어쩌면 많은 사람들에게 더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에 실린 여덟 편의 에세이 중 개인적으로 가장 끌렸던 에세이는 <온화한 사람의 두 얼굴>과 <인격을 안다는 것은> 두 편이었는데, 본편에서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

간략 내용 살펴보기

=====


▶진부한 비평가에 관하여

비평이라는 이름으로 퍼지는 피상적인 언어의 풍경을 해부


▶온화한 사람의 두 얼굴

온화한 얼굴의 이면에 숨겨진 면면에 대해 고하면서 이중성을 폭로


▶종교의 가면

신앙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인간의 허위와 자기 기만을 날카롭게 비판


▶인격을 안다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타인을 오판하는지를 보여줌


▶돈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경제적 현실이 인간의 존엄성에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를 짚어냄


▶인도인 곡예사

인간의 능력과 표현의 한계를 성찰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

청춘의 찬란함과 그 이면의 허상


▶병상의 풍경

몸과 마음이 무너질 때 찾아오는 고요한 통찰을 담아냄


통념에 도전하고 위선을 폭로하며 인간의 모순을 직시하고 단순화된 해석을 거부하는 해즐릿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

본문 자세히 들여다보기

=====



■온화한 사람의 두 얼굴


------

겉으로 보기엔 온화하고 착해 보이는 사람이 사실은 위선자일 수 있다. 자기 편안함만 중요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의 고통엔 무관심하면서도 자신을 온화하고 너그러운 사람처럼 위장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군가가 때리려 하거나 돈을 속여 빼앗으면, 즉 자기가 정말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건드리면 누구나 흥분하고 평정을 잃는다.


하지만 세상이 불타든 말든 신경도 안 쓰는 '온화한 사람'의 발뒤꿈치를 한번 밟아 보라. 그가 얼마나 빠르게 반응하는지 보게 될 것이다.


사실 겉으로 보기엔 까칠하고 불편한 사람들이 오히려 진짜 착한 사람일 수 있다. 이들은 자기 일이 아니어도 관심을 가지며, 남을 자신처럼 소중하게 여긴다. 이들은 세상의 온갖 고민과 짜증 거리를 안고 살아간다. 또한 이들은 세상 곳곳의 불의와 부조리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바로잡으려는 사람들이다.

41페이지 中

------


------

이들(겉으로 보기에 까칠한 사람)은 자유, 진실, 정의, 인간성, 명예 같은 고귀한 말에 너무 진지하게 집착한다. 하지만 그런 말들은 교활한 자들에게는 악용되고, 어리석은 자들에게는 오해받기 일쑤다. 그래서 속이 터질 듯한 답답함을 느낀다.

(...)

자기 일은 뒷전으로 미뤄 두고 남의 문제에 온 힘을 쏟지만, 정작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

이들은 거짓말을 부당한 행동만큼이나 싫어한다. 왜냐하면 진실은 모든 정의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진실이 가장 먼저고, 그다음은 인류 전체, 그다음이 자기 나라, 마지막이 자기 자신이 자리 잡고 있다.

42~43페이지 中

------


------

온화한 사람은 자기 뜻을 거스르거나, 자기 확신과 편안함에 위협이 되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격렬하게 미워한다. 그리고 그것을 막을 힘이 있다면 그는 주저 없이, 죄책감도 없이, 아무런 제약 없이 그 힘을 사용할 것이다.


이 성품의 하위 유형이 바로 일반적으로 말하는 '선의의 사람'이다. 선의의 사람은 없지만, 종종 엄청난 해악을 저지른다. 그는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려는 마음은 없다. 자기 이익에 반하지 않는 한은.

48페이지 中

------


그동안 옳다고 믿어왔던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내용이라 더 쇼킹하게 다가왔던 내용 중 하나다. '온화한 사람'과 '선의의 사람'을 보통 우리는 좋은 사람으로 평가하고는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해즐릿은 말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현실 속에서 해즐릿이 이야기하는 '선의의 사람'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 패턴을 우리 역시 한 두 번은 경험해 본 적이 있다.


다만 가면처럼 씌워져 있는 모습에 가려져 제대로 몰랐을 뿐, 그들은 언제 어디서고 자신에게 위협이 된다고 느끼거나 피해가 간다고 느끼면 그 즉시 그들이 가진 힘을 사용해 상대방을 무너뜨릴 수 있다.


그러니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고 판단하기 보다, 그 내면에 숨겨져 있는 진짜 본모습을 보는데 초점을 맞춰보자.


어쩌면 까칠하게 구는 불편한 사람이 더 속 정이 깊고, 정직한 사람일지 모른다. 착한 사람인 척, 다정한 사람인 척과 같은 '~척' 하는 사람들의 겉모습에 현혹되기 보다 오히려 경계심을 가지고 깊게 사람을 관찰해 보면 어떨까 한다. 이후에 속 깊은 마음을 나눠도 늦지 않는다.



■인격을 안다는 것은


------

인격을 파악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외모, 말투, 행동이 그것이다. 이 중 겉보기에 가장 피상적으로 보이는 첫 번째 방법, 즉 외모를 통한 판단이 오히려 가장 안전하고 가장 덜 속기 쉬운 수단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겉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이 방법에 가장 흔히 의존한다. 직업이나 사회적 지위는 인격을 판단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행동은 얼마든지 꾸며낼 수 있지만 사람의 얼굴은 속일 수 없다.

66페이지 中

첫인상이 가장 진실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우리는 첫인상을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에 속아 잊어버렸다가, 결국 대가를 치르고서야 그 사실을 깨닫곤 한다. 한 사람의 얼굴은 오랜 세월이 만든 결과물이며, 그의 삶 전체가 표정에 새겨져 있다. 아니, 그것은 자연이 직접 찍어낸 흔적이며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68페이지 中

------


------

우리는 처음 누군가를 봤을 때나 우연히 마주친 순간에 그 사람의 특징적인 인상이나 분위기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그 순간 상대의 본질적인 성향이나 전체적인 인상이 느껴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인상은 사라지고 평범하고 의미 없는 세부 사항들만 남게 된다. 그래서 첫인상 즉 겉으로 드러나는 최초의 느낌은 그 사람이 하는 말이나 행동보다도 그 사람을 더 잘 보여 준다. 왜냐하면 첫인상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그 사람의 마음의 습관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69페이지 中

------


------

나는 우정이 인격을 제대로 보여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정은 종종 약점이나 편견 위에 세워지기 때문이다.

(...)

늘 함께 살아온 가까운 가족이라면 서로의 인격을 잘 알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서로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너무 가까우면 고유한 특징들이 흐려지고, 판단력은 이익과 편견에 가려진다. 결국 우리는 서로의 인격에 대해 뚜렷한 의견을 갖지 못한다.

85페이지 中

------


위의 에세이는 중요하면서도 본질을 꿰뚫는 문장이 아닐까 한다. 첫 느낌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가 예사롭게 넘기는 첫인상이 사실은 인격을 파악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우스갯소리로, '첫인상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라고 이야기하고는 하는데, 실제로 가장 객관적인 지표로서 첫 느낌은 상대방을 파악하는데 가장 근접한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오히려 너무 가까운 사이일수록 판단력을 흐려놓아 편견과 나의 이익에 가려져 우리의 눈을 가리는 조건이 될 수도 있음이다.


더불어 나이가 들수록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도 있는데, 평소의 생활습관이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기 때문에 어쩌면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쉽게 무시하고 넘겼던 첫인상과 첫 느낌! 이제부터는 자세히 관찰하고 들여다보며 상대방의 인격을 파악해 보면 어떨까? 더불어 나의 인격 또한 거울을 보며 잘 다듬어 보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

마무리

=====


가끔 이렇게 머리를 탁! 치는 글들을 만날 때면, 온몸에 전율이 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이내 이것을 계기로 내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편견이나 가치관, 그리고 생활습관, 생각들을 다시 재정립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해즐릿의 글은 나에게 새로운 시야와 관점을 제시해 준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을 너무 한쪽 방향으로만 바라보기 보다, 이처럼 양방향 혹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고, 그 외에도 다양성을 포용하고, 어쩌면 내가 틀릴 수도 있는 가능성을 새롭게 다져보게 해줌으로써 더 나은 방향을 찾게 해준다.


'나만 옳다'라고 주장하는 요즘 사회에서 어쩌면 가장 필요한 관점과 성찰이 아닐까 한다. 여러 이유로 원래 그랬던 방식만 고집하기보다, 가끔은 이렇게 예리한 비판과 사고를 지닌 글들을 통해 진짜 문제를 제대로 마주해 보면 어떨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적을 만들지 않는 100일 필사
샘 혼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중 '관계'에 관련된 명언만을 쏙쏙 골라 만든 필사책!"



과거의 필사책이 그저 '따라 쓰기' 정도였다면, 요즘 출간되는 필사 책들을 살펴보면 여러 기능들을 많이 담고 있는 듯하다.


이 필사 책도 예외는 아니다. 단순한 읽기와 쓰기를 넘어, 필사를 통해 내면을 성찰하고 사유의 깊이를 더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 원작자 샘 혼의 조언과 함께 매주 주제에 맞는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읽고, 생각하고, 쓰고, 사유한 후에는 일상에서 실천하며 살 수 있는 루틴으로 연결할 수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긴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고, 또 이를 통해 관계의 대화법까지 습득할 수 있으니 가까이할수록 더 좋은 책이 아닐까 한다.


총 4장 14주 차 100개의 명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샘 혼의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에 소개된 글귀 중 관계와 관련된 유익한 문장들만 모아 따로 만들어진 필사 책이다.


한글과 영문, 그리고 샘 혼의 조언과 글쓰기 페이지까지 곁들어져 있어 사용자의 사용 방식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다.


매일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렵다면 하루 5분의 필사 시간을 통해 의미를 되새기는 것으로 마무리해도 좋고, 한발 더 나아가 일상의 루틴에까지 적용하고 싶다면, 명언을 읽고 쓰고 사유하고 나의 생각을 다시 글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더 성장시킬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우리 삶에 도움 되는 조언과 명언들을 만나볼 수 있으니 이를 통해 마음의 평화와 위안을 얻어보면 어떨까 한다.



=====

이 책의 활용법!

=====


이 책의 토대가 된 것은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이라는 책으로, 그 책에 소개된 유익한 글귀들만 따로 모아 두고두고 읽고 싶다는 요청이 쌓이면서 이 책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100일을 14주로 나누어 마디를 만들어 두었으며, 7일이 지나고 나면 한 주 동안 만났던 글귀를 다시 살펴보면서, 당신이 보낸 일주일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 시간이 더 의미 있도록 글쓰기 기회도 마련했다. 무엇을 쓸지 막막한 경우를 위해 질문도 주어진다.


부디, 100일 동안의 여정을 함께 하며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직접 필사해 보기!

=====




=====

의미 있게 다가온 명언들

=====


-----

남들의 실수에서 배워야 한다.

그 실수를 다 직접 겪어보기에는 인생이 짧다.


-그라우초 막스, 희극인-

32페이지 中

-----

.

의미 있는 문장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꼽아 보았다. 우리의 인생은 짧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다 직접 경험해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제대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경험만큼 도움이 되는 것도 없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상쇄시킬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바로 남들의 실수에서 배우는 것이다.


타인의 실수를 면밀히 관찰하거나 책을 통해 확인한 내용들을 반대로 내 삶에 적용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지 않을까 한다.



-----

이기심은 자기 삶을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다.

남들에게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 소설가-

42페이지 中

-----


뼈 때리는 조언이 아닐 수 없다. 자기 삶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은 이기심이 아니다. 다만 남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방식을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이기심이다. 사람들이 부디 요구하는 대상자를 잘 조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가진 연장이 망치밖에 없다면

모든 문제를 못으로 보게 된다.


-에이브러햄 매슬로, 심리학자-

60페이지 中

-----


순간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든, 깊이 있는 명언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문장이다. 내 경험치의 범주에 따라 나 역시 선입견과 편견에 사로잡혀 상대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는 문장이라, 더 마음을 파고들었던 문장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 내 손에 들려있는 것은 어떤 연장인지 한 번쯤 살펴보기를 바란다.



-----

분노의 대부분은

주의를 기울여달라는 울부짖음이다.


-샘혼, 커뮤니케이션 코치-

62페이지 中

-----


이 명언에 대해서는 내 경험에 비추어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다. 정말이지 분노의 표출은 "제발 나 좀 봐줘. 나 죽을 것 같아"라는 의미와 일맥 상통한다.


그러니 누군가 극심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면, 같이 흥분하기보다 잘 들어주는 선택지를 골라보면 어떨까? 그럼 의외로 쉽게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



-----

진정한 대화의 기술은

맞는 곳에서 맞는 말을 하는 것뿐 아니라,

안 맞는 곳에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불쑥해버리지 않는 것까지도 포함한다.


-도로시 네빌, 작가-

92페이지 中

-----


누구나 한 번쯤 하지 말아야 할 말이나 행동을 한 이후 이불 킥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두 번 다시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면 위 명언을 꼭 마음에 새겨두자.


맞는 곳에서 맞는 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 맞는 곳에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가리는 것이다. 이것만 잘 조절해도 뒤돌아서 후회하는 일 절반은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



-----

했던 일에 대한 후회는 시간이 가면서

누그러진다.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한 후회는

무엇으로도 위로받지 못한다.


-시드니 해리스, 칼럼니스트-

182페이지 中

-----


이 명언을 읽고 난 후, 고민하던 일들에 대해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되는 것이라면 그냥 하고 난 후 후회하자고.


명언에서 언급한 것처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평생을 간다. 반면, 하고 난 후 하게 되는 후회는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희석된다.


하고 난 후 후회는 반성과 피드백을 얻을 수 있지만, 하지 않은 후회는 어떤 피드백도 얻을 수 없다. 그러니 고민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그냥 일단 하고 보자!



=====

이상원 교수가 제시하는 주제 글쓰기

=====




최근 화가 났던 상대는 '변호사'로, 제대로 경청하지 않았던 부분과 함부로 이야기하는 부분,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절실함을 이용해 돈을 번다는 점에서 화가 났던 것 같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명분과 소소한 용돈을 벌기 위해 한 일이 다소 귀찮았을 것이고, 실제로 진행하는 소송 등에 비해 금액이 작고, 하찮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일을 하면서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것이겠지)


또 백트래킹을 시도하는 나의 말들이 짜증스럽게 다가왔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근데 아무리 입장 바꿔 생각해도 화가 난다. 그럴 거면 기관과 협업하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닐까? 누군가의 간절함과 절실함을 이용해 돈을 버는 게 과연 변호사가 할 일인가 하는 의문은 남는다.



=====

마무리

=====


책 제목을 살펴보면, '적을 만들지 않는'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이는 아마도 이 책의 토대가 된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을 활용한 제목이 아닐까 한다.


필사 책을 살펴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이 제목보다, '나를 성장시키는' 혹은 '나를 단단하게 해주는'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삶을 더 단단하게 해주는, 깨달음을 주는 명언들이 많이 담겨있어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닐까 싶다.


살면서 관계에서 놓치는 부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그런 부분들을 잘 짚어주고 있어, 읽다 보면 나를 더 업그레이드해주는 느낌들이 많이 든다.


그래서인지 쓰면서 반복적으로 소리 내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또 주제 글쓰기를 통해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일들을 털어놓듯 써 내려가면서 마음을 비워보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이 될 듯하다.


사람과 관계가 어렵다면, 하루 5분의 필사 시간을 통해 나의 마음을 다지고 깨닫는 시간을 통해 조금씩 바로 서보면 어떨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부터 끝까지 고백
주또(이주영) 지음 / 시선과단상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심이 담긴 사랑고백 속에 숨어있는, 수많은 사랑의 얼굴을 만나볼 수 있는 책!"



로맨스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도 함께 설렘을 느낄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 책에 한해서지 누군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를 통해서는 아니다.


그래선지, 에세이를 읽을 때마다 용기나 희망, 공감, 위로에 대한 내용은 쏙쏙 눈에 들어오지만, 일부 사랑에 대해 언급한 내용들은 그다지 나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어쩐지 사랑고백에 대한 내용만 가득 담겨있을 것 같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고백을 한다고 이야기하는 책 제목이 유난히 시선을 끌었기 때문이다.


읽기 전에는 '사랑을 주제로 책 한 권을 가득 채울만한 내용이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읽다 보니 이보다 더 솔직하고 다채롭게 사랑의 마음을 담을 수는 없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사랑을 시작할 때 느끼는 설레는 마음, 사랑을 하면서 느끼는 안온한 마음과 불안함, 그리고 사랑이 끝난 뒤에 느끼는 애틋함과 고마움에 대한 감정까지 두루 만나면서, 한편으로는 현실의 내가 마치 저자의 문장과 감정에 따라 연애를 하고 이별을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만남, 연애, 이별 등 사랑이라는 감정의 모든 결을 담아낸 감정 기록집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의 모든 마음이 가득 채워진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느 연애 에세이와 다르게, 세세한 감정선을 솔직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덕분에 쉽게 공감과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처음 사랑을 시작할 때의 떨림과 설렘, 사랑을 하며 느끼는 불안과 초조, 그리고 믿음과 신뢰, 여기에 더해 헤어진 이후 느끼는 고마움과 애틋함까지.


보통의 연인들이 사랑을 하며 느끼는 감정을 이처럼 다채로운 언어로 풀어내기 쉽지 않은데, 저자는 겹침이나 반복 없이 솔직한 언어로 풀어내며 '사랑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독자로 하여금 느끼게 만든다.


새로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 사랑이 무르익어 행복한 상태에 있는 사람, 사랑을 잃고 용기가 필요한 사람, 마지막으로 아직 사랑이라는 감정에 빠지지 않은 사람까지 모두 이 책을 통해 사랑이 가진 모든 얼굴을 마주해 보면 어떨까 한다.


그리고 나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동시에, 용기를 낸다면 언제고 우리는 또다시 멋진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한다.



=====

당신을 귀하게 여기고 있어요. 남들보다 아끼는 마음입니다. 이걸 사랑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으려나요.

49페이지 中

=====


사랑이라는 감정 중에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은 바로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사랑을 하면 무엇이든 상대방에게 좋은 것, 예쁜 것만 주고 싶어진다. 이것은 상대방을 아끼기에 가능한 일이다.


비록 내가 조금 더 수고스러워져도 우리는 그(혹은 그녀)를 위해 기꺼이 좋은 것을 내어놓는다. 이것이 사랑의 힘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

나는 자꾸 유치해지고 어려지고 당신 앞에선 꼴불견입니다. 머잖아 이 모든 것들이 '좋아해서'로 용서되지 않는 날이 올 테지요.


도망가고파요. 전력을 다해 당신으로부터 멀어지고파요. 섭섭한 소리이겠으나, 당신이 나를 약간이라도 더 사랑할 때 멈추고 싶어요. 결코 공감할 수 없을 테지요.


당신을 덜 좋아하고 싶어요.

140페이지 中

=====


너무 좋아하면 오히려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다. 상대에게 상처 줄까 봐, 내 마음이 너무 커져 버릴까 봐, 무언가 더 기대했다가 실망할까 봐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런 섬세한 감정들을 너무 잘 표현한 문장이라 소개해 본다. 좋아하는 마음이 넘쳐흘러서 겪게 되는 딜레마, 한 번쯤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


이 책은 10대~20대 분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읽으면 더 섬세한 감정들을 잘 캐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공감과 감정에 대한 이해, 그리고 위로와 용기를 얻는 것은 물론, 사랑과 애정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또 미성숙한 사랑의 감정으로 인해 상처받았던 마음을 치유함과 동시에 다시 용기를 내어 한 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