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니의 쉽게 쓴 직장생활 생존기
진강훈 지음 / 성안당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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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 매뉴얼 A-Z까지!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아무리 오래 해도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 직장 생활!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살펴보면 신입사원 때부터 팀장급까지 두루 참고하면 좋을 팁들이 많았는데, '특별'한 팁이라기 보다 '노멀'한 팁 들이라 어떤 부분에서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고 느낀 이유는 혹시나 눈치가 없어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갓 회사 생활을 시작한 이들에게는 '하면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 패턴'을 일찍 파악할 수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총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신입사원부터 중견사원까지 알아야 할 슬기로운 회사 생활에 대한 지침들을 담고 있다. 간혹 친분이나 믿음만으로 속 이야기를 털어놨다가 뒤통수를 맞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 유용한 책이 되지 않을까 한다.


또한 직급이 올라갈수록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고립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팀원들과의 관계나 주변 사람들과의 거리감을 어떻게 조율하면 되는지, 또 이직 시점과 방법 등과 같은 실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현실적인 부분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피할 건 피하고 대비할 건 대비할 여유를 갖게 해주니, 알고 있으면 꽤 유용한 지침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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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유용한 방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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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성공과 실패는 작은 차이에서 시작되고, 그 차이를 제대로 활용했을 때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모든 일에 자신의 취향이 있고 이에 따라 호와 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회사에 있는 동안만큼은 가능한 한 '호'를 많이 보여야 기회가 더 많이 온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9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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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지만 분명한 사실이기에 한 번 더 남겨본다. 특히 요즘 세대들은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세대라 이 내용이 더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는데, 조직이 아무리 젊어졌다고 해도 결국 조직은 조직이다.


친구나 가까운 지인 사이에서도 '호'를 많이 보여야 관계를 좋게 오래 이어갈 수 있는데, 하물며 조직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그래서 이 부분만은 기억해두고, 상황에 맞게 호와 불호의 균형을 조절해 보면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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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에서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누구에게도 내 마음을 다 열어 보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친한 직장 동료라고 하더라고, 내가 너무나도 존경하는 선배나 상사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여러분의 모든 감정과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아야 합니다. 직장이라는 곳은 친목 단체가 아닙니다.

(...)

누군가를 깊이 신뢰해서 했던 한마디가 나중에 어떤 결과로 나에게 돌아올지 모릅니다. 특히 본인이 상사와 친해졌다고 생각해서 충심으로라도 직언을 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13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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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진 지금은 확실히 속 이야기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하물며 직장 생활은 더 그렇다. 기업은 이윤을 목적으로 움직이고, 그 안에 속해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과 이득을 위해 싸우는 싸움터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아무리 충심으로 신뢰를 가지는 상사라도 해도 내 마음을 다 보이는 어리석은 짓은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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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누가 얼마나 일을 많이 했고, 얼마나 열심히 했는가를 제대로 측정하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포장은 중요하지 않아. 내용물이 좋으면 되는 거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포장을 뜯어보고 물건을 사는 게 아니고 포장만을 보고 물건을 고릅니다. 마찬가지로 '남들이 알아주는 게 뭐가 중요해? 나만 열심히 하면 되니'라는 생각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남들 모르게 나 혼자 열심히 한 일은 결국 남들은 모르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열심히 일한 만큼 그 성과를 알리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걸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내가 팀을 책임지는 상사가 되었다면 보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315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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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하면서 나 역시 절실히 깨달은 부분인데, 직장 생활에서는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외로 이걸 잘해서 승진도 빠르고, 상사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은데, 실제로 숨은 곳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사회생활이며 직장 생활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내가 해낸 것들에 대해 스스로 드러내고, 성과를 당당히 공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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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 되는 것은 이제 직장 생활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해오던 일이 아무리 안정적이고 익숙하더라도,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고,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경쟁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세대 간의 소통을 통해 트렌드를 이해하며, 변화에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트렌드를 따라잡는 것은 경쟁력 있는 직장인이 되는 데 필수 요소가 되었습니다.

41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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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부모님 세대와 현 세대는 완전히 다르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도 사라졌고, 어떤 의미에서는 자주 이직을 하는 사람이 더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N잡러가 자연스러운 시대가 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 빠르게 변하는 흐름에 그나마 함께 올라탈 수 있다.


직장 생활이 아무리 안정적이라 해도, 꾸준히 배우고 소통하는 시간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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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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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몸으로 익혀서 경험으로 축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말하는 현명한 직장 생활을 위한 방법이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그럼에도 막상 현실에서 적용하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여기에 더해 과거와 달라진 환경이나 분위기까지 더 하면, 가끔은 우리가 소모품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현실이 이렇기에 우리는 트렌드를 어느 정도 따라갈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따지며 조심히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직장과 무관한 지인 관계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종종 보이니 더욱 그렇다. 하지만 내가 조금이라도 더 인정받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책에서 말하는 행동 지침을 어느 정도 참고할 필요는 있다.


생존은 전략이고, 기회를 포착해야만 위로 올라갈 수 있기에 더 그렇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다 하려고 하면 되려 시작조차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 일단 쉬운 것부터 천천히 시작해 보자. 그러다 보면 조금씩 나만의 스킬과 방법이 생겨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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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매일 철학이 필요하다 - 니체, 노자, 데카르트의 생각법이 오늘 내 고민에 답이 되는 순간
피터 홀린스 지음, 김고명 옮김 / 부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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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의 생각법에서 현실적인 오늘 내 고민의 답을 찾아보는 법!"



현실 속에서 너무 많은 문제를 껴안고 살다 보니, 정작 나 자신을 챙기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대안을 찾고자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어떤 부분은 현실적인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거나 따분하게 느껴졌다.


소개 글을 보면, 일상에서 마주하는 현실적인 고민에 철학적 사고를 적용했다고 하는데, 연결고리가 어딘가 모르게 살짝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달까?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 엉덩이 붙이고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본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하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책으로, 왜 그런 능력이 성공과 행복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의 삶은 늘 불확실하고, 선택의 순간은 끊임없이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옳은 결정'을 하려 애쓰기보다, 내가 어떤 렌즈를 쓰고 있는지, 혹은 어떤 렌즈를 아직 시도해 보지 않았는지를 스스로 묻는 일이 더 중요하다.


모든 생각에는 틈이 있고, 모든 렌즈에는 왜곡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성숙한 지성의 출발점이 아닐까 한다.


그럼 지금부터 우리가 쓰고 있는 렌즈를 제대로 살피기 위한 여정을 함께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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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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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단순한 해법이 무조건 최선의 해법이라는 법은 없지만, 보통은 최선의 해법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른 것을 다 떠나서 단순한 해법일수록 실행하기가 쉬우니까요. 종종 우리는 불안감 때문에 과도한 생각에 빠져서 잠재적 문제까지 따져보느라고 당면한 문제는 실제보다 훨씬 무섭고 복잡하게 느낍니다. 모든 문제에는 미지의 요소가 존재합니다.

(...)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이런 식으로 공포와 가정이 기승을 부리지 못하게 하려면 오컴의 면도날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황당한 음모론에 빠지는 이유는 대개 지성이나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데이터에 너무 감정적으로 매몰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극도의 공포, 의심, 불신, 분노를 느끼면서 그런 감정이 어떻게 합리적인 생각을 방해하는지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이 오컴의 면도날이라는 원리, 기법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1단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밝힌다.

*2단계: 문제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최대한 도출한다.

*3단계: 각 이론이 어떤 가정을 전제하고 얼마나 단순한지 파악해서 순위를 매긴다.

*4단계: 가장 단순한 이론, 즉 가장 적은 가정이 요구되는 이론부터 적용해 본다.

*5단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음 이론으로 넘어간다.

(...)

오컴의 면도날을 꺼내 들면 내가 마주한 문제 자체는 복잡하지 않은데 내가 문제를 보는 관점 때문에 괜히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35~4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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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문제에 대해 공포심이나 불안을 겪는 이유는 대체로 그것에 대해 모르거나 감정적으로 대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저자는 '오컴의 면도날' 원리를 활용해 5가지 단계에 따라 문제를 보는 관점을 달리해보라는 충고를 건네는데 실제로 이 방법을 따르다 보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실제보다 확대 해석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복잡한 프레임에 가둬두기보다 관점을 달리해 단순한 해법부터 적용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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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를 직시하며 버텨보세요. 그러면 그토록 간절해서 거부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졌던 충동이 언제나 단 몇 분 만에 사라집니다. 우리가 겪는 문제는 이처럼 금방 사라져 버릴 자극에 반사적으로 반응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한 발짝 떨어져서 가만히 지켜보면 모든 자극에 대응할 필요가 없고 어떤 자극도 영원하진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 관심을 요구한다고 꼭 관심을 기울일 필요는 없습니다.

9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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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면 되는지를 명확히 알려주는 문장이다. 우리는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욕구에 대해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반응을 잠시라도 직시하며 버텨보자.


이를테면 먹고 싶은 욕구, 화가 나는 욕구 등을 잠시라도 버텨보면, 사실 그 자극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내 몸이지만, 때로는 모든 자극에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나에게 꼭 필요한 문장이라 한 번 더 기록으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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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선택안 중에서 비용이 가장 적게 발생하고 보상이 가장 큰 쪽을 택하는 게 좋은 전략입니다. 이때 각각의 결과가 발생할 확률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

대신 존재한다고 믿는 편이 훨씬 이익이 크다는 결과를 생각했습니다. 인생의 모든 선택도 이와 같습니다. 확률이 낮더라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면 그쪽에 베팅하는 게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는 것이죠. 또 어떤 선택을 한 이후에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하고 최선의 결과를 실현할 방법을 생각하면 됩니다. 때로는 안전하게 가는 게 최선의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런지는 직접 판단해야 합니다. 그저 두려움, 불확실성, 고집, 게으름 때문에 현상 유지를 선택하면 곤란합니다.

131~132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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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그럴 때 이 문장을 귀담아 들어두었다가 접목해 보면 어떨까 한다.


어떻게 보면 조금 허무맹랑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따지고 보면 어떤 쪽을 선택하든 우리에게는 모두 미지의 선택일 뿐이다.


그러니 이왕이면 확률이 낮더라도 압도적 이익이 높은 쪽에 베팅해 보면 어떨까? 물론 때론 안전하게 가는 게 최선일 수 있으나 이때는 스스로의 판단을 통해 두려움이나 불확실성, 고집, 게으름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 것은 아닐지 깊이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


기본적으로는 비용이 가장 적게 들고, 보상이 가장 큰 것을 선택하는 전략으로 인생의 방향을 잡아보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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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을 선택하면 또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생깁니다. '틀린' 선택일지라도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쳐 또 다른 선택의 가능성이 열립니다.

놀랍게도 틀린 선택에도 가치가 있습니다. 틀린 선택으로 데이터가 생성돼 배움의 기회가 생깁니다. 선택의 지형이 바뀝니다. 혹은 같은 지형이라도 이전과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됩니다. 즉, '진전'이 생기는 것이죠. 그러나 선택하지 않고 우물쭈물하면 정체됩니다. 새로운 데이터가 생기지 않고 똑같은 정보만 곱씹게 됩니다. 그러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그저 고민만 반복할 뿐입니다.

181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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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머릿속에서만 수백 번 고민하다 그냥 그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멈춰버리는 경우가 흔한데 그렇게 해서는 아무것도 이뤄낼 수 없다.


그러니 부디 지금부터는 '틀린'선택일지라도 일단 실행하고 보자. 그러다 보면 틀린 것에서 배움의 기회나 경험을 얻을 수도 있고, 그 잘못된 선택 덕분에 다른 좋은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 그러니 부디 고민만 반복하지 말고, 일단 직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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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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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철학자들의 생각법에 투영해 살펴보다 보니, 결국 우리의 틀에 박힌 관점이나 생각이 어쩌면 가장 큰 문제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망설이고만 있기 보다 틀린 정답지라도 선택해 일단 실행해 보는 것, 가장 단순한 해법에서 답을 찾아보는 것, 불쑥불쑥 올라오는 욕구를 가만히 지켜보는 것, 결과에 대한 확률보다 비용이 가장 적게 발생하고 보상이 가장 큰 쪽을 택해보는 것.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모두 우리의 작은 실천과 다른 관점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렵다고 숨거나 피하기보다 제대로 마주하는 습관, 그리고 일단 직진하면서 순간순간의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활용하다 보면, 분명 우리도 내 삶에 대해 이 책에 거론된 철학자들처럼 현명한 답을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묵은 가치관과 행동양식은 버리고, 작은 것부터 실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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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 프로젝트 - 15주 운동 프로그램으로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김민철 외 지음 / 성안당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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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와 내면 모두를 건강하게 가꿀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



처음에는 신체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책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막상 읽다 보니 신체뿐 아니라 정신과 마음까지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책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시각적으로 풍성하게 담은 그림과 도표들 덕분에 내용을 읽지 않아도 한눈에 내용이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맨손으로 할 수 있는 운동들이 인상 깊게 다가왔는데, 이미 다 알고 있는 동작인데 막상 하려고 하면 잊게 되는 동작들을 다시 확인할 수 있어 매우 유익하게 다가왔다.


총 4개의 챕터, 15주로 구성된 이 책은, 신체 성장과 더불어 내면의 성장까지 함께 도모할 수 있도록 풍성하게 짜여 있다.


활용방법을 살펴보면, 마음 준비-지식 습득-운동 실천-운동 기록-동기 유지의 루틴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책은 이처럼 정신과 신체 모두를 챙길 수 있도록 마음 챙김, 식단 조절, 운동방법, 습관형성까지 모두 담고 있어 한 권으로 충분하다.


사람들이 운동을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와 더불어 시작했음에도 중도에 포기하는 이유, 그리고 쉽게 운동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까지 모두 담고 있어 어떻게 보면 보통의 사람들에게 가장 잘 맞는 책이자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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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게 다가온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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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에 그치는 나, 환경을 바꿔 보자!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목표를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인가 시작하기 위한 준비 과정을 짧게나마 방해 요소를 없애는 방식으로 주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 운동을 위해 전날 밤 미리 운동복을 입고 잠자리에 들거나 군것질을 줄이기 위해 집 안에 있는 간식을 전부 없애는 것도 목표 달성을 위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렇듯 작은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좋은 환경을 조성하여 성취감과 행복감으로 가득한 하루를 보내 보자. 당신의 삶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34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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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매번 실천하기 어렵다면, 반대로 잘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보자.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아침 운동 실천을 위해 운동복을 입고 잤다는 사람이 아예 없진 않다. 그만큼 자신의 굳건한 의지를 드러낸 행동이자 실천력을 보여준 행동이 아닐까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전날 밤 미리 준비물을 준비해두는 것으로 '무언가 해야 할' 부담감을 스스로에게 주는 편이다.


라이딩을 갈 생각이 있다면, 라이딩 복장과 헬멧을 미리 잘 보이는 곳에 준비해 둔다. 그러면 준비물에 자꾸 시선이 닿으며 결국 불편한 마음을 못 이기고 라이딩을 가게 된다.


시작해 놓고도 처음에는 30분만, 저기까지만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타다 보면 또 기분이 좋아져 결국 처음 목표했던 지점을 찍고 돌아오고는 한다.


이처럼 '시작'이 중요하기에 일단 무언가 하고자 한다면 환경부터 바꿔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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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10분이면 충분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운동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30분 이상의 무산소 또는 유산소 운동을 실시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사실에 반박하듯 일본 쓰쿠바 대학교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를 통해 단 10분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만으로도 뇌 기능과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

단 10분의 운동으로도 심박수가 상승하고, 혈액 순환과 근육 자극이 일어나며, 운동 후에는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같은 기분 개선에 효과적인 호르몬이 분비된다. 또한 짧지만 강한 자극은 뇌와 몸에 즉각적인 활력을 주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그러므로 아침에 일어난 직후, 혹은 점심, 저녁 시간에 10분씩만 투자하여 운동을 시작해 보자. 이러한 짧은 실천이 모이면 꾸준히 운동 습관이 형성되어 결과적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8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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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운동을 해서 효과를 보려면 30분 이상은 해야 한다는 말이 많다. 그러다 보니 선뜻 몸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10분이면 충분하다는 글을 만나니, '그럼 나도 한번 시작해 볼까?'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한다거나 아니면 점심때 잠깐 산책 시간만 가져도 10분은 훌쩍 지나간다. 아니면 저녁을 먹고 짧게 공원 한 바퀴만 돌아도 10분, 아니 20분은 금방이다.


따지고 보면 별 차이도 안 나는 시간인데,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이렇게 '10분만'이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운동 습관을 들일 수 있다면 한 번쯤 해볼 만한 시도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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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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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살펴보면, 마음가짐부터 지식을 습득하고, 몸을 단련하는 방법, 뒤이어 체크리스트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 신체 건강과 마음건강을 챙기는데 빠져나갈 틈이 없을 정도다.


보통의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느끼는 귀찮음과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들이 너무 조목조목 나열되어 있어 핑계를 대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여기에 더해 '30분은 해야 운동된다'는 국룰조차 10분으로 줄여버렸으니, 이제는 정말 몸과 마음을 챙길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10분 단위라도 조금씩 몸과 마음을 위해 시간을 써보려고 한다. 외출이 어려우면 이 책에 이미지로 삽입되어 있는 맨손체조라도 하면서 몸을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습관이 들여지지 않을까 싶다.


만약 귀차니즘, 어떤 상황, 30분이라는 시간 등등 여러 사유로 지금껏 건강 챙기는 것을 미루고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첫 발을 내디뎌 보면 어떨까 싶다.


일단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두고 처음은 살짝 끌려가는 느낌으로 시작해 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다소 귀찮거나 번거롭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시간이 쌓이는 만큼 분명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가 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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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내면을 채워주는 어휘 수업 - 품격 있는 대화를 위한 말 공부
박재용 지음 / 북루덴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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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들의 어원과 의미를 짚어주는 어휘 책!"



<나의 내면을 채워주는 어휘 수업>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내면을 채우기보다는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던 어휘들의 뿌리와 의미를 되짚어간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특정 언어들이 어떤 단어에서 시작돼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또 그 단어에서 파생된 어휘들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피다 보니, 마치 언어의 변천사를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통해 내면을 채우기보다는 단어의 깊이를 더 알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생성과정과 변형의 과정은 새삼 신비로우면서도 놀랍게 다가왔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일상 속에서 만나는 어휘들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것의 어원과 의미를 깊이 탐구하는 책이다.


특정 단어들이 최초로 생성되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가 그 단어가 생성된 배경과 파생돼 온 과정을 심도 있게 다루다 보니, 어떤 의미로는 어휘의 역사책을 들여다보는 느낌도 든다.


만약 평소 사용하던 특정 어휘들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거나 알쏭달쏭한 부분이 있었다면 이 책이 그런 궁금증을 푸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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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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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외의 우주를 뜻하는 천구, 스페라 셀레스티스, 카엘룸, 스파에라, 구와 같은 용어들은 현재 거의 쓰이지 않지요. 

(...)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우주는 '지구 대 우주'라는 대립 구조의 우주가 아니라 지구를 포함한 이 세상 전체를 뜻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로는 친숙한 것만 해도 세 가지가 있습니다. 유니버스, 스페이스, 코스모스가 그것이지요, 이 세 단어는 직접적으로는 고대 로마의 라틴어에서, 그리고 직 간접적으로는 고대 그리스에서 기원하죠. 셋 다 '우주'로 번역하긴 하지만 뉘앙스에서, 또 의미에서 다릅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우주'를 지칭할 때 가장 자주 사용했던 단어는 코스모스입니다. 지금은 사실 잘 쓰지 않는 단어지만 칼세이건의 대표적인 책 <코스모스>로 기억하시는 분은 많을 겁니다. 코스모스는 원래 '질서, 조화' 등을 의미하는 단어였는데, 피타고라스학파에서 우주의 질서정연한 체계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하면서 '우주'라는 의미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우주는 조화로운 선율이 울려 퍼지는 질서로 가득한 곳이었죠. 이후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은 우주를 대게 코스모스로 지칭합니다.


코스모스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대칭어로 카오스를 떠올립니다.

(...)

원래의 뜻이 '혼돈'인 카오스에서 대지가 생기고 하늘과 저승, 낮과 밤 등이 구분되면서 점차 저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안착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코스모스, 즉 '질서가 잡힌 세계'를 보게 됩니다.


카오스는 원래 '벌어지다', '열리다'라는 카이노에서 유래하며, 원래 '틈, 간극, 깊은 열린 공간'을 의미하고, 여기서 '심연, 무저갱, 텅 빈 공간, 공허' 등의 공간적 개념으로 사용되었습니다만, 해시오도스의 <신통기>에서 우주 생성 이전의 원초적 상태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이고 점차 '무질서', '혼돈' 등의 의미로 확장되었죠.

(...)

이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카오스와 코스모스의 대립항을 이야기합니다.

55~56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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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어휘의 변화와 역사를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지를 가장 잘 나타내 주는 부분이 바로 위의 부분인 것 같아 일부를 발췌해왔다.


우주라고 하면 일상에서는 보통 '스페이스'를 많이 쓰고, 게임이나 영화에서는 '유니버스'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반면,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코스모스'라는 단어가 우주를 뜻한다는 걸 알았다.


찾아보니 질서 있는 세계를 인문학이나 철학 쪽에서는 '코스모스'라고 표현한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코스모스와 대칭되는 단어로 '카오스'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벌어지다', '열리다'라는 카이노에서 유래한 카오스가 어느새 의미가 확장되어 현재는 '무질서', '혼돈' 등의 의미로 사용됨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특정 단어들이 생겨난 어원부터 시작해 변화와 확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계속 나열하는 형태로 서술하다 보니 어느 시점에는 조금 혼란이 오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 혹은 반대되는 단어까지 모두 담다 보니 어휘의 늪에 빠진듯한 착각 속에서 이 책을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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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크레네, 페게는 이미 그리스어로 복수 형태입니다.

(...)

그런데 라틴어로 넘어오면서 라틴어 복수형 어미를 또 붙인 거죠. '크레네들', '페게들'이 된 겁니다.


이들은 모두 님프입니다. 원래 '결혼하다'라는 뜻의 인도유럽어 어근 'sneubh-'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베일에 가려진 사람'이란 의미도 갖는다지요. 결혼식에 베일을 쓴 신부를 가리키고요. 또 '베일에 가려진 사람'이란 의미는 인간의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존재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리스어로는 님페, 라틴어로는 님파인데, 아주 오래 살지만 불멸자는 아니었지요.

140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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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언급하고 있는 패턴이 바로 이 책에서 자주 서술되는 방식인데, 한번 읽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낯선 단어와 어원, 의미 확장, 문화적 맥락을 반복해서 접하면서 조금씩 체득하는 구조이기에 더 그렇다.


'님프'라는 어휘에 대해 정리해 보면 이렇다. 님프의 기본 의미는 신화나 자연 속에 사는 요정이나 신비로운 존재를 뜻하는 것으로, 라틴어로는 님파, 그리스어로는 님페라고 불린다. 불멸자는 아니지만 인간보다는 오래 살고 신비로운 존재로 여겨진다.


어원적 의미로는 인도유럽어 어근 'sneubh-'에서 유래했으며 '결혼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여기에서 파생된 의미로 '베일에 가려진 사람', 즉 결혼식에서 베일을 쓴 신부를 가리킨다.


문화적, 상징적 확장으로 보면, '베일에 가려진 사람'은 인간의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 신비로운 존재라는 의미로도 쓰이며, 요정이라는 신화적 의미를 넘어서 숨겨진 존재, 신비함, 은밀함까지 포함한다.


라틴어 변형의 형태로 살펴보면 복수형 어미를 붙여서 ‘크레네들’, ‘페게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나타난다. 이 모든 것들이 모두 님프를 지칭하지만, 어원과 의미를 통해 신비로운 성격과 결혼식의 상징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님프를 단순히 요정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어휘에 대해 풀어주는 의미를 깊게 살펴보다 보니, 그것이 단순히 신비로운 존재라는 의미를 넘어 결혼식을 상징하는 베일을 쓴 신부를 지칭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게 다가온다.


아마도 앞으로 결혼식을 떠올릴 때면 이 '님프'라는 단어도 함께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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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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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번 읽어서는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 현재 사용되는 수많은 단어가 최초로 생성된 시점인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 거슬러 올라가 거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모두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반복적으로 곱씹고 의미를 되새겨야만 비로소 조금씩 파악이 되기 시작한다. 단어가 파생되고 확장되면서 달라지는 구조를 살펴보면, 당시 사람들의 인식과 사회적 통념, 추구했던 가치 등이 반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만약 이것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면, 아마도 이 책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책 전체를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하기보다, 나에게 꽂히는 특정 단어들을 중심으로 깊게 파보는 것을 추천한다.


앞서 언급한 '님프'와 같이 말이다. 어휘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히스토리를 살펴보다 보면, 당시의 서양 문명과 사고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아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시대에 사용하는 어휘도 미래에 살펴보면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문득 지금 나는 어떤 어휘들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작게 보면 내가 사용하는 어휘들은 나의 가치와 내가 중요시하는 의미,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는 방법을 반영한 결과라고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내가 자주 사용하는 언어들은 어떻게 보면 나를 이루는 근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파고들다 보니, 앞으로는 말을 하거나 어휘를 사용하는 데 있어 조금 더 신중을 기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나만의 표현방식이나 어휘들이 나를 나타내는 개성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질문을 독자들에게 건네보고 싶다. 당신을 나타내는 가장 적합한 표현(단어)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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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러운 의자 관리국 - 당신의 민원을 보여주세요
최혜미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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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



머리가 복잡할 때는 몸을 혹사시키거나 소설책을 읽으며 시선을 잠시 다른 곳으로 돌리는 편인데, 이번에는 체력이 달려 소설책을 택했다.


다행히 이 방법이 잘 먹혀들어 잠시나마 복잡한 상황을 잊을 수 있었는데, 특히 소재가 워낙 흥미로워 더 깊이 빠져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의자 관리국에 근무하는 엘리가 3개의 민원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이 과정은 결국 '진정한 나'를 찾아주는 여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전반적인 포맷이나 꿈을 통해 침투한다는 점에서 과거에 읽었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떠올리게 했는데, 비단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쨌든 소재는 꽤나 흥미로웠고, 민원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판타지 요소가 더해진 소설로 의자 관리국에 취직한 엘리가 각종 민원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겉으로는 의자 관리국이라고 칭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이 진짜 바라는 '나'의 모습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곳으로, 엘리는 신입 직원이지만 이 역할을 잘 수행해 낸다.


세 가지 의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일 뿐만 아니라, 특히 지셀리나와 엘리의 대화를 통해 그동안 놓치고 살아온 '진짜 나'의 모습까지도 되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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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및 배경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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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엘로 마을

-동서남북을 대표하는 4개의 관리국과 중앙 센터가 핵심인 마을

-4개의 관리국은 파라엘로 마을 청년들 모두가 꿈꾸는 꿈의 직장

-동쪽은 명패 관리국, 서쪽은 서책 관리국, 남쪽은 색깔 관리국, 북쪽은 의자 관리국

-관리국에 다니고 있다는 것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과 같음

-관리국에서 일한 사람들만이 중앙 센터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

-중앙 센터에는 '브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존재함

-중앙센터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는 모두 비밀에 부쳐져 있음


■의자 관리국

-생산부, 디자인부, 마케팅부, 민원 관리부로 이루어져 있음

-민원 관리부의 진짜 목적은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

-텔링크를 통해 의뢰인의 꿈으로 들어가 의뢰인의 민원과 가장 연관이 깊은 상황들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형태


■엘리

-오랜 백수생활을 접고 의자 관리국의 민원 관리부에서 근무하게 됨


■지셀리나 인그리드

-신입인 엘리 담당


■솔라나

-5년째 민원 관리부에서 근무 중으로 엘리와 같은 팀


■페레즈

-3년째 민원 관리부에서 근무 중으로 엘리와 같은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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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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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1

-안상진

-아무리 의자를 높게 쌓아도 만족스럽지 않아요.


아버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금까지는 직급과 사회적 명성을 쌓는 데 온 힘을 쏟아왔지만, 그에게 남은 건 늘 공허함뿐이었다. 그러던 중 엘리의 도움으로 마침내 그 빈자리엔 ‘진짜 내가 바라던 삶’이 들어앉게 된다.


삶이 채워지니 태도도 달라졌고, 태도가 달라지니 주변의 반응 역시 자연스럽게 변해갔다. 그제야 그는 비로소 새로운 방식으로, ‘진짜 내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민원 2

-강하다(이체리)

-사라져 버린 내 의자를 찾고 싶어요.


스스로가 '가짜 모습'으로만 존재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함, '진짜 나'에 대한 간절한 열망, 그리고 그 모습을 감춘 채 살아가는 자신에 대한 미안함까지 겹치다 보니, 어느 순간 하다는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런 하다를 지켜보던 엘리는 가장 가까운 친구를 통해, 하다가 '진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아낄 수 있도록 돕는다.



■민원 3

-김지수

-내 의자가 많은 보석으로 화려해졌으면 좋겠어요.


가난과 부족함 속에서 자란 지수는 성인이 된 뒤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명품을 사고, SNS에 자랑하며 잠시나마 욕구를 채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보다 더 잘 사는 친구, 더 많은 걸 가진 친구들을 볼 때면 또다시 기가 죽고 만다.


엘리는 이런 지수의 욕구를 알아차리고 도움을 주고, 지수는 그 과정에서 비로소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깨닫게 된다. 덕분에 겉만 화려한 의자에 대한 갈망도 자연스레 놓아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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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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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본래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특징이나 성격이 있지만 살아가면서 바뀌기도 하니까. 자유 의지가 있는 만큼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인생을 무한하게 바꿀 수 있으니."

39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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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사주, 타로카드 등을 보는 사람들 중에는 인생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믿는 경우가 많은데, 이 문장을 읽으며 새삼 우리의 삶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되어 꼭 언급하고 싶었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기질이나 성격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인생의 방향은 결국 자신의 의지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천천히 내가 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보자. 그러다 보면 언젠가 내가 바라던 삶이 우리 앞에 놓여 있을 것이다.



-----

"가장 최악은 뭔지 알아?"

(...)

"의욕에 넘쳐서 해결해 준답시고 섣부른 조언을 하는 거야. 물론 의욕적인 건 아주 좋지. 하지만 그게 오히려 의뢰인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해. 정말 자신이 100% 해결해 줄 수 없다면 괜한 말은 하지 않는 게 좋아."

(...)

"우리는 그 사람이 될 수 없으니까."

(...)

"난 이 일에 가장 중요한 것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거라고 생각해."

45~46페이지 中

-----


지셀리나는 엘리에게 중요한 말을 남긴다. 섣부른 조언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다.


누구도 타인의 인생에 함부로 간섭해서는 안 된다. 설사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아도, 섣부르게 말을 얹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결국 그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너무 쉽게 다른 사람의 인생에 끼어들거나 훈수를 두는 사람들이 많다.


기억하자. 내 인생을 누가 함부로 좌지우지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나 역시 타인의 인생에 함부로 발 들여놓아선 안 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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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 인생의 답은 뻔함 속에 있지 않을까.

뻔해서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뻔함을 무시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소중한 인생의 교훈과 선물을 가져다주는, 어쩌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게 만든 신의 배려.

238페이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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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인생의 정답은 아주 가까이에 있음을 느낀다. 우리가 너무 멀리만 바라봐서 그렇지 실상 해결책은 아주 뻔하고, 별것 아닌 것에 있으니 우리 주변부터 살펴보면 어떨까?



=====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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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든 감성 콘셉트의 일러스트 이미지처럼 느껴지는 부분만 제외하면, 내용상으로는 의미와 깨달음까지 담고 있어 나쁘지 않은 스토리로 보인다.


특히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의 상황과 현실적인 측면들을 민원인의 상황에 잘 대입한 덕분에,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도 쉽게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다.


끝없이 밟고 올라가야 하는 직급이나 사회적 지위에 목메는 사람들, SNS의 화려한 이면만 보고 보여지는 것에만 치중하는 사람들, 내가 가지지 못한 것만 부러워하는 사람들 등 누구나 한 번쯤 거쳐갔거나 혹은 겪어봄직한 이야기들이라 읽으면서 함께 반성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민원인의 사례를 통해 현실 속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 '진정한 나'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도 함께 배울 수 있었다.


지금부터라도 남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보다 진정한 나, 솔직한 나의 모습을 더 사랑하고 아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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