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밥 먹여준다면 - 생애 첫 책을 위한 33가지 현장 이야기
이훈희 지음 / 가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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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 책이 막 쏟아져 나오는 지금, 확실하게 한국 출판계를 보여주는 책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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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 데미안 세트 - 전2권 - 영문판 + 한글판
헤르만 헤세 지음 / 반석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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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의문이 많이 들었다.

그가 2번이나 이혼을 하고 3번이나 결혼을 했다고 해도 의구심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비록 내가 헤르만 헤세의 모든 작품을 읽지는 못 했지만, <수레바퀴 아래서>와 <데미안>에서 보이는 구도 너무 수상하다. 헤세 그가 기숙학교를 다녀서인지는 몰라도 소년 간의 끈끈한 유대에 의문이 간다. 미성숙한 주인공과 그와 달리 성숙하고 신비로운 존재란 구도가.

동경인지 아니면 동질감인지 모를 끈끈한 유대와 감정들이 주인공과 그의 겉에 있는 존재를 잇는다. 처음 접했을 때는 충격이었다. 헤르만 헤세란 작가님의 성적취향에 대해서 알송달송하다가 <데미안>에 와서 나만의 대답을 찾을 수 있었다.



미성숙한 주인공과 성숙하고 신비로운 존재는 헤르만 헤세 자신과 그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주인공은 자신과는 다른 성숙하고 신비로운 모습에 이끌린다. 그게 성적이든 신성함이든 경계를 오고가도 상관은 없다. 그들은 주인공의 일부이자 주인공이 되고자 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다만 <수레바퀴 아래서>와 <데미안>에서 차이점이 있다면 자아의 확립에 있다.

<수래바퀴 아래서> 한스는 자아를 찾지 못 했다. 주변의 인물들에게 끌려다니며 사랑을 일방적으로 받을 뿐 자기 자신은 스스로 사랑하지 못 했다. 그래서 죽음에 이르렸다.

그러나 싱클레어는 자신을 사랑하였고 이상적인 존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싱클레어는 사랑을 받으면서 동시에 사랑하는 법을 알았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싱클레어는 가족들에게 일방적인 사랑, 감정을 받았었다. 그는 사랑을 받을 줄만 알았지 사랑을 줄지는 몰랐다. 그래서 자신에게 사랑이 오는 어린 과거에만 머물렸다.

그러나 데미안을 만나면서 싱클레어는 자신을 사랑하고 사랑을 주는 방법을 배웠다.

데미안을 통해서 싱클레어는 관심을 갖고 관심을 주고 교감하는 방식을 습득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휘두르지 못 하게 하는 힘을 얻었다.

싱클레어가 성장함에 따라 사랑을 갈구하며 결국에는 받는다.

사랑을 받기만 하는 존재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에 따라 사랑하고 사랑을 받았다.

데미안에게서도 에바 부인에게서도 자신에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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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고 싶은 글
이승국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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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공부를 할 때 고전문학이 현대문학보다 쉽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틀리는 부분도 현대문학이어서 더 그렇게 느꼈다. 

고전문학은 현대문학에 비해서 주제와 구조가 딱딱 정해진 느낌이었다.

시가의 경우 자연과 함께 더불어사는 삶, 자연 속의 은자로서 소박하게 삶, 왕을 생각하며 자연에서 신하로서 사는 삶, 소설의 경우 혼란스러운 세상에 영웅이 나타날지어니라는 식의 주제와 구조가 많았다. 

만약에 틀에서 벗어나가더라도 다사다난한 국가에서 힘들게 사는 백성의 삶, 여자이기에 재능을 펼칠 수 없었던 아낙네들의 비애에서 크게 벗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어는 순간 고전문학 해석에 익숙해졌다. 현대문학보다 주제도 정해지고 해석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남기고 싶은 글>도 그랬다.


나는 창작물이 작가의 나이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그림체만 해도 다양한 나이대의 작가님들이 예상과는 다른 경우가 많아서(수염이 덥수룩한 아저씨가 정말 귀여운 그림체를 선보이는 등) 책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시대적인 배경을 보면 탈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지만 글에서 나이차이를 크게 느낀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남기고 싶은 글>에서 작가님과의 나이차를 크게 느꼈다. 실제로 작가님의 출생년도는 1951년으로 부모님 세대인 X 세대보다 더 위의 세대이다. Z세대인 내가 보기에 이 시집은 연륜이랄까 조언이랄까 고전시가에서 선비들에게서 느낀 문체가 보였다.

독자보다 위에 서서 자연을 관망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옛날 사람들이 쓴 고전시가에 비해서 한자어와 잘 모르는 한글이 적다.

해석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래서 한글로만 쉽게 고전시가를 쓴다면 이런 느낌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옛 시가들이 전하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이치라는 소재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동시에 쉬운 시를 통해서 의미를 전한다.

선비들이 가진 어떤 자존심이 드러나는게 아니라 나이가 지긋한 큰아버지께서 그동안 겪은 세월의 조언을 전하는 느낌이라 무난하게 다가온다.

너무 어려운 해석을 할 필요도 없이 글에서 주제가 단순명료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수능공부를 해보았거나 중학교에서 고전시가를 배운 적이 있다면, 쉽게 읽을 수 있는 시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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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9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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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는 모든 가족들이 같아야 한다는 편견을 깨버린다.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마음 속에 가족은 혈연중심의 사람으로 구성된다.

이는 <엄마의 엄마>에서도 변하지 않는 믿음이다.

그러나 가족은 언제나 화목하고 사이가 좋아야 한다는 사회가 바라는 가족은 이 소설에 존재하지 않는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가족이 족쇄이고 훨씬 복잡한 존재라고 이 소설은 들려준다.

다나카 히나미의 엄마와 할머니의 관계, 히나미의 친구인 사치코와 그녀의 가족,

기숙학교을 다니는 미카미 신야와 그의 가족, 다나카의 기도 선생님과 그의 형님

모두 가족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 했던 그런 관계에 있다.


다나카 히나미의 할머니 다나카 다쓰요를 보면서 나는 나의 할머니가 생각났다.

검은 피부에 쪼글쪼글한 주음이 가득한 피부를 지닌 할머니가 내 엄마의 엄마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주근깨가 가득한 노란 피부에 여름에는 꽃무늬 원피스, 겨울에는 청바지를 입고 다니는 호리호리한 엄마가 이런 쪼글쪼글하고 작은 사람의 자식이라니! 믿기지가 않았다.

하지만 할머니가 떠난지 3년이 지나서야 알았다. 엄마가 할머니와 많이 닮았다는 점을.

히나미의 엄마와 할머니가 체격과 뒷모습이 비슷하다면 나의 엄마와 할머니는 앞모습이 비슷하다. 부모와 자식이 안 닮아 보이고 사이가 안 좋더라도 결국은 닮았다.

성인이 된 지금도 가끔 할머니가 또렷하게 생각나는 나로서는 히나미가 너무 놀랬을까봐 걱정이 되었다. 저체중이어서 마른 할머니의 얼굴이 해골 같지는 않았는데, 히나미의 할머니는 얼굴이 해골처럼 보여서 독자인 나보다도 어린 히나미의 마음이 신경쓰였다.


그러나 나는 동시에 히나미가 부러웠다. 적어도 할머니와 괜찮은 인사를 했기 때문이다.

이는 히나미의 기도 선생님과 그의 형의 만남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나의 도시락을 싸주고 귀여워해주었던 사람들이 모두 떠났다. 

또 <엄마의 엄마>에 나오는 가족들만큼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그렇게 관심과 애정이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10살 무렵부터 혼자서 도시락을 만들고, 철이 들 무렵부터 혼자 차려먹고 살았다.

그래서 사치코에게 크로켓을 사주던 히나미의 엄마가, 미카미 신야에게 어설프게라도 애정을 보이는 미카미가가 조금은 부러웠다.

한 번 애정을 주던 사람이 떠나는 일을 경험한 사람은 알 것이다. 어설프게 보이는 가족의 애정이 그 사소한 손길이 얼마나 소중한지. <엄마의 엄마>도 그런 흔적 중에 하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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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새들에 관한 기억
서수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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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벤트에 선정되어,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당신은 새에 관한 추억이 있나? 나는 시골에 살아서 새에 관한 추억이 많다.

중학교 때 학교에 집을 짓던 제비들, 고등학교 때 잡았다 놓아준 새들,

성인이 되어서 공원에서 본 딱따구리, 물까치, 매, 괭이갈매기들

해마다 가을이 되면 보는 철새들, 가끔씩 드물게 보는 장끼와 까투리들

멀리서도 보고 가까이서도 새들에 대한 추억이 가득해서 이 책이 친숙했다.

<어떤 새들에 관한 기억>이 많아서 읽는 동안 새록새록 피어나는 추억에 즐거웠다.

만약 당신이 새가 많은 시골에 산다면 이런 추억이 떠올라서 즐거울 것이고,

만약 당신이 도시에 산다고 해도 새로운 새들의 모습에 즐거울 것이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시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 이과였던 나에게 시는 달달 외우는 요약본이었다. 진짜 수능을 위해서 요약본을 몇번이고 읽었던 기억만 있었다. 수능이 끝난 뒤에도 시만 보면 그랬다.

그래서 읽기 전에 긴장이 되었다. 

"아, 또 이 시집도 수능처럼 읽으면 안 되는데! 이번에는 즐기기 위햇 읽는건데~"

작가님이 보여주시는 달달구리한 추억들을 보기 위해서 고른 책인 만큼 두근거렸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이 시집은 쉬웠다. 왜냐하면 시골에서 보는 풍경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서 책의 뒷표지에서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었다.


내가 공원에서 보던 풍경과 너무 비슷해서 웃음이 났다.

처음 걸을 때부터 보았던 꼬리가 길고 푸른 물까치 때들, 좀 걷다 보면 얼굴을 보이는 갈색머리의 이름 모르는 텃새, 그 텃새가 안 보일 정도로 걸으면 얼굴을 내미는 오색 딱따구리

오색 딱따구리가 안 보일 정도로 걸으면 보이는 괭이 갈매기와 참매

질겹도록 그렇지만 즐겁게 도는 공원에서 보던 새들이 모두 뒷표지에 있어서 웃겼다.

'내가 시골에서 본 일상을 이렇게 보는 작가님도 있구나. 이들이 이렇게 즐겁고 새로운 존재로 쉽게 해석될 수 있구나. 이과 생활만 5년 넘게 한 나도 이렇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가 있다니!' 이과생 5년 짬밥에 이렇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집이 있어서 행복했다.


작가님의 갤러리를 접하기 전까지 나는 그림이란 이렇고 저래야 한다는 틀에 갇혀있었다.

그림이란 작가님의 미의식을 보여주고 그 개성을 뚜렷하게 살리는 표현 도구로서 생각했다.

그런데 작가님이 그림을 그린 이유는 그게 아니었다.

새를 주제로 한 시를 표현하기 위해서 그림 그림들, 독서 노트에 끄적인 낙서에서 시작된 그림들이었다. 내가 알던 무거운 그림이 아니었다.

코로나 블루로 그림에 권태기가 온 나로서는 충격이었다.

이렇게 투박하고 거칠게 그려도 귀여울 수 있구나. 이렇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구나. 창작으로 지친 마음에 마중물을 뿌려주어서 기쁨의 눈물만 나왔던 그림시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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