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블로그 - 역사와의 새로운 접속 21세기에 조선을 블로깅하다
문명식 외 지음, 노대환 감수 / 생각과느낌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제목이 나를 부르고 표지는 매력을 발산하며 나를 유혹했다. 그 이름 '조선 블로그'. 그 내용 또한 독특하고 참신하다.
 발간사를 읽으며 신기함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거기엔 옛날 우리 조상들이 남긴 기록을 발견했는데, 그것이 불로구(不怒口)와 갑회(甲會) 그리고 대문(對文)이라는 것! 이것들은 요즈음 우리와 친근한 블로그, 카페, 댓글로 자리잡아 있다. 이러한 형식과 역사를 접목시켜 이 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역사서라고 하면 줄줄줄줄 써내려가는 형식이 많아 밀려오는 졸음을 참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좀더 재미있게 보게 하기 위해 만화로 된 역사서도 많이 나오고, 최근엔 '엽기'시리즈로 현대문화에 당시의 역사를 접목시켜 이해하기 쉽게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은 한발자국이 아니라 더욱 앞서갔다. 블로그란 자신을 나타내주는 공간인데, 그러면서 남들이 알지 못했으면 하는 사항은 비밀글로 설정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도 한사람 한사람의 블로그가 존재하고 그 인물이 겪은 사실을 우리가 블로그에 작성하는 형식과 똑같이 글을 올리고, 비밀글도 설정되어 있다. 비밀글 설정 표시를 통해 그 당시 그 인물의 심리상황까지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좋았다. 겉으로는 저렇게 정치를 해도 실제 속마음은 이랬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같이 정치를 하는 여러 사람들이 글에 댓글을 남긴 것을 보고 그들 사이가 '친'인지 '반'인지도 알 수 있어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이해도 쉬웠다.
 이성계의 블로그에서 상인블로그까지... 어떻게 생각하면 접하기 어려운 역사를 쉽게 풀이하여 청소년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또한 다른 책에서는 재미를 위한다고 언어파괴를 한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은 언어파괴도 그리 많지 않아 좋았다. 그야말로 지금 이 시대에 딱 맞는 책이 아닌가 한다. 이런 책을 접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족 방랑기
가쿠타 미쓰요 지음, 신유희 옮김 / 해냄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제목과 표지 디자인에 매우 끌렸다. 내용 또한 표지만큼이나 발랄하다.

처음엔 책이 너무 읽히지 않아 고생좀 했다. 뭔가 확 끌어들이는 것이 없고 그냥 평범한 가족 소개를 하기 때문이다. 내용 또한 크게 튀는 것 없이 가족의 소소한 일상을 그려 나갈뿐이다. 그러나, 언제나 우리 곁에 존재하는 '가족'의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이 느껴진다.

우리 가족의 모습, 각자의 특징 들을 생각하며 책을 읽으니 이 책에서 풍기는 가족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리리코네 가족과 국적, 구성원의 수, 각자의 성격 등은 물론 다르겠지만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 그들의 모습은 수많은 '가족'들을 그려낸 것 같다. 항상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같이 생활하고 존재하지만, 각자만의 생활을 하고 다 같이 모여서 하하호호 웃을 수 있는 시간은 식사시간을 통해서나 겨우  만들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게 되면 그 사실을 견디지 못하고 아파하는 모습, 좋은 일이 생기면 언제나 축하하며 작게나마 파티를 하는 모습 등  여러가지를 경험하며 점차 성장하는 가족원을 통해 가족의 모습 또한 변하게 된다.

결말이 좋았다. 단순히 행복한/불행한의 차원이 아닌, 작가가 나타내고자 한 그것이 참 좋았다. 표면적인 '가족의 의미'가 아닌 이면적인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참 의미있는 단어인 '가족'. 정말 쉽고 친근하지만 어려운 단어이다.


 '가족이란 제게 있어서 답이 아직 나오지 않은 아주 어려운 수학 공식 같다고나 할까요.'

- 가족 방랑기 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신 p.s. i love you
모리 마사유키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어떤 계기로 만나게 된 남자와 여자가 서로 안부편지를 주고 받다가 사랑을 키워나가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편지'는 이 둘의 사랑의 매개체이다. 편지 중에서도 '추신(ps. -)'을 통해 마음 속에서 우러나는 꼭 하고 싶은 말들을 전하게 된다. 이들의 편지를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설렌다. 원래 누구에게든 편지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사랑의 메시지를 주고 받는 장면을 줄곧 상상하며 즐거움을 느낀다. 

 이책은 만들어진지 1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작가는 이 작품을 보고 내용과 그림체가 허술하여 부끄럽다고 하였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기에도 아주 잘 그린 그림도 아니고, 감동의 눈물이 줄줄 흐르는 대단한 내용도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박한 내용에서 소박한 감동을 느낄 수 있으며, 거의 모든 것이 '기계화' 되어 있는 요즈음, 정겨운 옛것을 느껴볼 수 있었다.

 어릴적 친구들과 '우정장'으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답장만을 기다리던 일, 얼굴도 모르는 상대와 펜팔을 하며 콩닥콩닥 하던 일, 방학 때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며 편지를 받고 기뻐할 상대방의 얼굴을 상상하는 일들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편지지를 잡아본다.

 이 책은 답장이 오기까지 우편함만 바라보며 설레여 하던 그 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실제 편지를 실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더욱 생생하다. 이런 즐거움을 준다면,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 주앙의 잃어버린 일기
더글라스 에이브람스 지음, 홍성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굉장히 읽고 싶었던 책이다. 이번 학기 오페라 수업을 들으며 '돈 주앙'을 알게 되었고, 그에 대해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수 많은 여성들을 거느리고 다니며 쾌락을 즐기기로 유명한 그였는데, 잃어버린 일기라는게 대체 뭘까 궁금했다.

 책의 두께는 굉장했으나 아주 술술 읽혔다. 그동안의 '돈 주앙'에 대한 평가와는 다른 견해를 지닌 책이었다. 이 책 속에서의 그는 단순히 호색한이 아닌, 많은 여성을 배려하고, 자신이 선택한 여성이 곤란해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자신의 욕망을 수치라고 느끼는 그녀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즉 그동안의 부정적인 평가에서 벗어나 긍정적으로 돈 주앙을 바라보고 있다.

 기존의 평가와 달랐기 때문에 책 자체는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사건간의 개연성도 괜찮았고, 내용을 추리하며 나만의 상상에 빠지기도 했고, 나에게 즐거움을 준 책이다.

 그러나 진지하게 바라보면 기존의 틀에 재미를 위해 상상을 더해 쓰여진 이야기이지만, 돈 주앙을 너무 긍정적으로 부각시킨다면 그를 상대한 수 많은 여성들은 대체 뭐가 되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민지 소년
김하기 지음, 김홍모 그림 / 청년사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 때. 일제 강점기. 그 시대상을 '덕경'이라는 소년의 성장 과정을 통해 그려낸 소설이다.
 학창 시절 국사시간에 일제 식민지 시대를 배우며 힘들었던 우리나라를 보며 안타까워 하기도 하고 일본의 만행에 분노하기도 한다. 그 시대의 역경을 느낄 수 있고,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긴 하지만 소설에서는 그 분노가 몇배나 더 쉽게 일었다.
 주로 덕경이가 학교를 다니며 교실에서의 상황을 중심으로 사건이 일어나는데, 일본인 교사에게 고자질을 하며 권력을 유지하는 반장, 창씨개명을 하지 않는다고 닥달하는 순사,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냄새난다고 모욕을 주는 일본인 교사, 우리말을 못 쓰게 하고 일본의 정신을 세뇌 시키던 중 우리 민족 정신을 끝까지 잊지 않게 해준 한국인 교사 등을 통해 더욱 인물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그 시대로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책의 페이지 수는 많지만 생각보다 금방 읽게 되는 책이다.  가장 마지막 페이지의 에필로그에서는 여운을 남기게 하며 감동을 준다.
 이 추운 겨울날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고, 청소년이라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김덕경 불합격!”
난 밤새 목욕을 하고 왔는데도 오히려 ‘거름통’에서 ‘똥통’으로 한 단계 더 격하시킨 것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요시다 선생은 더러움을 조선인의 민족적 특성으로 보았다. 그 중에서도 가난한 조선인에게서는 더욱 지독한 냄새가 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약장수가 나에게 씌운 일본 삿갓과 같았다. 선생님이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는 한 난 죽어도 용의검사를 통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나의 냄새를 당당하게 풍기며 다니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