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이런 식으로 생일 축하를 받는 아빠가 얼마나 될까 싶다. 그저 행복하다.


나에겐 이렇게 축하 인사를 하고는 제 엄마에게는 받기만 하지 말고 아빠한테도 선물을 해봐라고 했다고. 웬일로 아내가 뭐 사줄까라고 말하더라.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사고 싶은 물건이 없다. 나이를 먹는다는 게 이런 건가 싶다. 소년 시절 야구 글러브를 사기 전날 너무 설레서 한숨도 못 잔 기억이 생생한데 말이다.

 

선물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받고 싶은 게 생기긴 하더라. 그건 바로 내 새 책 <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에 대해서 독자가 써주신 장문의 리뷰를 낭독하면 성실히 들어주는 것. 원고지 15매는 될법한 긴 리뷰를 또박또박 크게 낭독했고 그들은 깔깔대면서 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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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8-11 2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아빠 맞으시네요^^ 아무도 부럽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ㅎㅎㅎ 행복한 생일 하루 마무리하시길^^

박균호 2022-08-12 03:44   좋아요 1 | URL
주말 부부라서 행복한 하루를 혼자 ㅎㅎㅎ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2-08-11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올해도 좋은 일들 가득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박균호 2022-08-12 03:44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은 언제나 다정하시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파이버 2022-08-11 2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신 축하드립니다! 따님의 축하 인사가 너무 다정해서 괜시리 읽는 저까지 행복해지네요~ 가족분들께 늘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

박균호 2022-08-12 03:44   좋아요 2 | URL
파이버님의 댓글이 오히려 저를 행복하게 만드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mini74 2022-08-12 08: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서 !!! ㅎㅎㅎ 아몬드브리즈 저거 맛있는데 ㅎㅎㅎ 박작가님 생신 무지무지 축하드립니다 ~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듯 합니다 ㅎㅎ

박균호 2022-08-12 11:25   좋아요 0 | URL
아이쿠 전생까지 ㅎㅎㅎ 감사합니다.

stella.K 2022-08-12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생신이신데 너무 소박하신 거 아닙니까?
늦었지만 생신 축하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십시오.^^

박균호 2022-08-12 11:25   좋아요 1 | URL
소박하지 않아요. 왜냐면 스텔라님 서평을 읽었으니까요 ^^
 

나는 대체로 무명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가 나더러 작가님이라고 부르면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민망하다. 나는 그냥 책을 여러 권 출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일 뿐이다. 가끔 확고부동한 내 정체성에 가끔 혼란을 주는 일이 있다


예를 들어서 며칠 전 국회도서관에서 <월간 국회도서관>이라는 기관지에 원고를 실어달라는 청탁을 받는 경우다. 내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으니 검색을 통해서 알았을 텐데 굳이 나를 찾아서 청탁하니까 내가 아주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것은 아닌 것이 아니냐는 착각을 하게 된다. 이번에 출간한 <오십 이제 나는 다르게 읽는다>가 대부분 연령대가 50대 이상인 국회의원들과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서인가?

 

어쨌든 티브이로만 보는 국회의원실과 공공 도서관에 배포되는 잡지라니 얼른 수락하고 글을 써야겠는데 난감해졌다. ‘내 삶에 들어온 책이라는 어렵지 않은 주제인데 문제는 내 서재가 이사업체 창고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공구가 없는 목수처럼 무기력하게 전혀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새삼 감옥에서 저 유명한 항소 이유서를 써 내려간 유시민 선생이나 조선 역사를 통째로 머릿속으로 생각해가면서 임꺽정을 집필했다는 홍명희 선생이 존경스러워졌다. 그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천재이며 작가이다.

 

그냥 책을 여러 권 출간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 불과한 나는 서재가 없이는 글을 쓸 수가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새삼 서재의 쓸모를 생각했다. 서재에 있는 책은 집필할 때 참고도 되지만 그 존재 자체로 나에게 글을 쓸 수 있는 영감을 준다. 그래서 나에게 서재란 무속인의 거처에 자리 잡은 불상이나 불기(佛器)와 같은 존재다. 나는 서재의 기운이 있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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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08-08 15: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디 잠시라도 서점과 카페를 함께하는 곳에 가서 작업해 보심이...😅

박균호 2022-08-08 11:18   좋아요 2 | URL
ㅎㅎㅎ 좋은 생각 감사해요.

얄븐독자 2022-08-08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페보다 다방이 일상적 이었을때 사장님 하면 모두 돌아보았다 하고 요즘엔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아도 선생님... 그런것처럼 자비출판 한 권만 내도 작가, 온라인 사이트에 글만 써 올려도 자칭 무슨 작가... 작가라는게 그렇게도 흠모의 직업?인걸까 싶기도 합니다 거칠게 표현해서 개나 소나 다 작가 전국민이 작가 같기도 하구요. 작가와 저자를 좀 구분했으면 싶네요

2022-08-08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08-08 1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내분 손을 꼭 잡고 사랑의 힘으로 글을 쓰시는 건 어떨지요 ㅎㅎㅎㅎ농담입니다. 스텔라케이님 말씀! 오호 북카페가 있군요...좋은 글 쓰실 겁니다 작가님 *^^*

박균호 2022-08-08 17:14   좋아요 2 | URL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 !! 말씀하신대로 해보죠 ㅎㅎ
 

윗집이 리모델링을 위해서 짐을 빼기 시작했다. 남의 일이 아니다. 윗집과 우리 집은 이사업체가 가장 싫어하는 책을 무지막지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략 1천 권의 책을 들어냈지만, 여전히 좌불안석이다


부지런히 윗집을 오가며 정보를 수집하던 아내가 비보를 전했다. 책이 하도 많아서 이사업체 사장님이 극대노 했다는 것과 윗집 아저씨가 소처럼 일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나가보았다. 과연 평생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쳐온 고매한 교수님께서 이사 트럭에서 메뚜기처럼 이리저리 다니면서 짐을 옮기고 있었다.


 <모비 딕>에서 글로만 읽었던 포경선에서 일하는 말단 선원의 모습을 현장에서 보는 듯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윗집 아저씨는 나를 향해서 v 자를 만들어 보였다. 그러나 그의 미소는 나에게 다음 차례는 너야. 각오해라는 경고로 다가왔다.

 

사시나무처럼 덜덜 떨면서 다시 서재로 복귀한 나는 버릴 책을 또 물색하기 시작했다. 이사업체 사장님의 성난 표정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마치 페북 친구를 정리할 때 발견한 아랍인처럼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몇 년 동안 구독했던 내셔널 지오그래픽이었다. 얇지만 돌덩이처럼 무거운 잡지다. 하도 무거워서 택배를 보내려고 해도 쉽지 않다. 새삼 한숨이 나왔다


이 잡지야말로 미국인들이 이사를 갈 때도 꼭 챙긴다고 소문난 귀중본 아닌가. 이미륵 선생의 소설<압록강은 흐른다>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른다. 자식을 머나먼 외국으로 떠나보내는 어머니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잘 가라. ‘내셔널 지오그래픽

 

서재를 정리하다 보니 끝까지 살아남는 목록이 추려진다.

우선 추억이 담긴 책이다. ex) 대학 시절 메모가 담긴 교재, 누나를 사모하는 총각 선생이 누나에게 선물한 책(이게 왜 내 서재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둘째 사진집. 사진집은 절대로 버릴 수 없다.

셋째, 사전처럼 필요한 정보가 있을 때마다 들춰봐야 하는 참고용 도서

넷째, 최신 번역의 고전 소설

다섯째,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절판 본이나 희귀본. 또는 재출간되었지만, 무척 힘들게 구했던 절판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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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7-3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한 권도 못 버리실것 같은 느낌이 들지요 ㅎㅎ 윗집교수님 손 한 번 꼭 잡아드리시지 ㅠㅠ ㅎㅎ

박균호 2022-07-30 11:38   좋아요 1 | URL
버렸씁니다. ㅠㅠ 시원한 미숫가루 한 잔 타드렸어요 ㅎ

잉크냄새 2022-07-30 1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셔널 지오그래픽 결국은 버렸습니다. 책꽂이에 있으면 뽀대나는데...

박균호 2022-07-30 13:58   좋아요 1 | URL
네...저도 ㅠㅠㅠ 저 영롱한 노란 빛 ㅠㅠㅠ

2022-07-30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30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7-30 1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ㅠㅠ 서재 정리 참 생각만 해도 난감하고 마음이 쓰리기도 하고 그렇습니다ㅜㅜ 저도 절판본이나 구할 수 없는 책들은 결코 버릴 수 없을 것 같아요.

박균호 2022-07-30 16:55   좋아요 1 | URL
네 오래된 <병사 슈베이크>를 버리기 전에 혹시나 검색해봤더니 10만원이 넘는 걸 보고 다시 집어 넣었죠 ^^

살리에르 2022-07-30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독서가가 아닌 ‘책수집가‘들은 다들 고민하는 내용이지요..^^ 그래서 얼만큼 덜어내셨나요?^^

2022-07-30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22-07-30 17: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일 같디가 않습니다. 이사올 때 700권 정리했는데...다시 책을 버려야할 상화이 와서 우울합니다..^^;; 5년 전레 이사 올 때도 책 때문에 견덕이 150정도 나왔거든요~ 어떻게든 저렴하게 쇼부처봤지만 챡정리하는데 몇달을 소비했습니다...정말 이사..끔찍합니다;;

2022-07-30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이버 2022-07-30 19: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쪽 벽면에 꼭 맞는 책장이 멋있는데 비워내야한다니 슬프네요ㅜㅜ 책장에 빈공간이 많이 보이는걸 보니 정말 많이 정리하셨네요...

박균호 2022-07-30 20:42   좋아요 2 | URL
모든 장서가의 운명인가 봅니다. ㅠㅠ

stella.K 2022-07-30 1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내용 얼마 전에 책에서 읽었어요.
남의 일 같지가 않아요.ㅠ
이사하면 당장 정리해야할 게 책이구나 싶더군요.
물론 아쉽긴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여 비운만큼
어떤 책으로 채울까 행복한 상상을 하게되지 않나요?ㅋㅋ

박균호 2022-07-30 20:42   좋아요 2 | URL
아...그러셨군요 ㅎㅎㅎ 비움은 새로운 채움을 의미하니까요 ㅎ

서니데이 2022-07-30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집도 내부 수리 할 때 책이 많아서 힘들었어요.
책장에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내려놓으면 정말 많아요.
저희는 이사를 가지 않고서 방을 옮겨가면서 했었는데, 그것도 일이 정말 많습니다.
리모델링 잘 끝내시고 서재도 좋은 공간으로 돌아오면 좋겠어요.
더운 주말입니다. 시원하고 좋은 밤 되세요.^^


박균호 2022-07-30 22:34   좋아요 2 | URL
방을 옮겨가면서라..ㅠㅠ 생각만 해도 힘드셨겠네요..ㅠㅠ
서니님도 건강하고 시원한 여름 되길 바래요.

서니데이 2022-07-31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균호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까지 7월이고, 내일부터 8월입니다.
좋은 일들 가득한 시간 되세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2022-08-01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2-08-0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셔널 지오그래픽 제게는 처분 1호 대상인데... ^^ 남편은 펄쩍 뜁니다.ㅋ

박균호 2022-08-02 11:45   좋아요 1 | URL
저에게 1950년 ~1953년의 네셔널 지오그래픽이 있는데요. 아직도 윤이 나고 반짝입니다. 사진은 말할 것도 없고요. ㅎ
 

넓고 웅장한 내 서재는 사실 윗집 아저씨 것을 따라 한 것이다.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윗집 아저씨 댁의 서재를 보고 아내는 감탄했고 그 천우신조를 놓치지 않고 집안에서 제일 큰방을 서재로 삼았다. 물론 윗집 아저씨와 같은 공장에서 책장을 맞춤 주문했다. 


그분도 눈에 불을 켜고 책을 사 모았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집안에서 서열 막내였고 서재의 안위는 늘 가시방석이었다. 빚쟁이처럼 틈만 나면 서재를 못살게 구는 아내의 속박 아래서 우리는 숨죽여 살아야 했다. 


그러나 도도한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는 법이다. 이사라는 파도를 용케도 넘어왔던 우리는 리모델링이라는 피할 수 없는 암초를 만났다. 공간의 재배치에 있어서 서재는 늘 천덕꾸러기다. 비용과 공간의 절약이라는 거대한 담론 앞에 우리의 서재는 속절없이 숙청의 칼날을 받아야 했다. 소문에 듣자 하니 윗집은 다섯 수레의 책을 내다 버렸다고 한다. 남들은 다섯 수레의 책을 읽는다는데 우리는 다섯 수레의 책을 버려야 하는 신세다. 나라고 별수 있겠는가. 권력의 무서운 사정의 칼날 앞에서 자식 같은 다섯 수레의 책을 내놓았다. 


그뿐만 아니다. 우리 둘이는 집안 재건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서재의 안위에 연연해서 조금이라도 재건 사업에 주저함을 보였다가는 삼십 대에 모 당 대표를 지낸 인사처럼 영원히 버림당할 처지다. 무더운 여름날 우리 둘이는 높으신 양반을 모시고 타일과 벽지, 욕조 등을 고르는 사업에 동참하였다. 윗사람들이 업자와 재건 사업에 필요한 자재와 디자인을 고르고 있을 때 우리는 귀퉁이에서 커피 믹스를 홀짝이고 있었다. 


이윽고 윗집 양반이 입을 열었다. “어휴 서재만 건드리지 않으면 마음이 편안할텐데” 이 말을 들은 나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수십 년 동안 권력자의 눈치를 보면서 서재를 지켜온 온갖 수모와 역정이 그 말 한마디에 담겨 있었다. 눈치 없게도 서재를 온전히 지키겠다고 ‘집안 재건 사업에 서재만 제외할 수 없느냐고’ 조심스럽게 권력자에게 대들었다가 무시무시한 토벌대에 의해서 진압당한 것이 불과 몇 시간 전의 일이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해외순방에서 돌아온 국가원수의 행차에 동원된 중고등학생처럼 우리는 권력자들의 탁월한 선택에 손뼉을 쳐야 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숨죽여 살 수는 없지 않은가. 타일 가게 귀퉁이에서 마침내 조심스럽게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논하기 시작했다. 윗집 아저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집사람 이야기를 들어보니 책장에 세 개에서 두 개로 준다고 합니다. 중국과 일본에서 어렵게 큰마음 먹고 산 책을 거저 준다고 해도 가져갈 사람이 없네요” 나도 아내의 동정을 파악해가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책장을 두꺼운 목재로 제작한다던데 그러면 예전보다 꽃을 수 있는 책이 줄어들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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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2-07-27 12: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행히 개인사무실로 밥벌이를 하고 있기에 정권이 싫어하는 모든 것들은 일단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다음 번에 사무실을 옮길 때 좀더 투자를 해서 책과 함께 그간 모은 영화테이프와 DVD 그리고 게임도 잘 펼쳐놓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이사올 때 CD는 클래식 재즈 및 일부 가요를 제외하곤 모두 알맹이만 남겨졌네요 밥벌이를 100프로 책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힘을 잃어가는 것이 남자의 운명인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건강하세요

박균호 2022-07-27 12:41   좋아요 2 | URL
저도 직장에 상당한 책을 보관하고 있는데 직장을 영원히 다닐 수 없으니 그것들도 아마 버려야 하겠지요. 개인사무실이 있다면 정말 부럽네요. 서재는 한 주인을 섬긴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주인이 사라지면 서재도 함께 사라지는...ㅎ 언제나 건강하셔요.
 

교환학생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는 딸에게 이런 말을 했다. 지극히 책덕후 다운 예를 들었다.


엄마 아빠는 네가 교환학생을 간다면 걱정을 많이 할 거야. 또 네 전공이 영어가 딱히 필수가 아닌데 미국으로 간다면 비용이 수천만 원이 들 텐데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도 네가 가기로 하면 엄마 아빠는 반대하지 않을 거야.


그런데 지금은 네가 교환학생에 너무 매몰되어 있는 것 같다. 사실 생각을 조금만 바꿔도 아무것도 아니거든. 예를 들어 우리 집이 지금 리모델링 때문에 아빠 서재를 정리해야 하잖아. 어제까지만 해도 나는 내 서재에 버릴 책이 한 권도 없다고 단언했거든. 그런데 이사 비용을 따지니까 책 때문에 감당할 수 없는 돈이 드는 거야. 결국 아빠는 책을 정리하기로 했지. 막상 정리하려고 생각을 바꾸니까 서재에 남겨둘 책이 별로 없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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