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위한 나의 첫 고전 읽기 수업>2쇄를 찍게 되었다는 소식이다. 초판도 적지 않은 수량을 찍은 데다 언론 보도가 전혀 없었는데 감사할 따름이다.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면서도 모자란 저자를 다독거려서 원고를 마감하게 했고 홍보도 잘한 출판사 덕분이다. 거듭 감사를 드린다. 이런 출판사를 만난 것이 저자로서는 참 행복하고 복된 일이다.

 

딸이 휴학을 하고 일을 해보겠다고 한다. 일종의 스펙 쌓기라는데 확실히 우리 세대와는 아주 다르다. 휴학할 시간에 대학원을 가라고 권했는데 그럴 생각이 없다고. CJ ENM 상암동 본사에서 일하는 모양인데 나름대로 경쟁이 치열했던 모양이다. 휴학하는 것이 싫어서 반대했지만, 원서를 제출하고 면접까지 보았다고 하길래 내심 꼭 합격하기를 바랐다. 부모 마음이 다 그렇지 않은가. 전공이 미디어니까 영상제작사에서 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운이 좋았는지 이번 주부터 출근하게 되었다고 한다. 기처럼 키워서 직장생활을 제대로 할지 걱정이 많다어제까지 주인이 있었던 딸아이의 빈방이 유난히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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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8-03 14: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박균호님 2쇄 돌입! 축하드립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 대단하셔요. 책이 좋으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따님의 웃는 얼굴이 정말 싱그럽고 예쁘네요. 자기 갈길을 알아서 개척해가는 따님도 응원합니다. ^^

박균호 2021-08-03 14:46   좋아요 3 | URL
모두가 바람돌이님 덕분이에요 ^^ 정말 감사드립니다.

서니데이 2021-08-03 14: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2쇄 소식 축하드립니다.
사진 속의 따님도 예뻐요.
더운 하루 입니다.
시원하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

박균호 2021-08-03 16:16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항상 고마워요.

새파랑 2021-08-03 14: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완전 👍네요.책도 잘나가고 딸도 잘나가고 부러워요 ^^

박균호 2021-08-03 16:16   좋아요 3 | URL
아유..새파랑님 정말 고맙습니다.

붕붕툐툐 2021-08-03 2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가장 궁금한 인세 정산서가 빠졌잖아욧! 하려다 따님의 싱그러운 미소에 우헤헷😊 하고 있습니다. 그 어려운 걸 해내시는 멋진 부녀네용!!^^

박균호 2021-08-04 07:16   좋아요 2 | URL
정산서는 우리 가족도 모르 ㅎㅎㅎㅎㅎ 감사해요. 붕붕툐툐님 !!!

그레이스 2021-08-04 0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요즘 뜸하셔서 새 책 쓰시는라 바쁘신가 했습니다.
탈고하셨나요?

박균호 2021-08-04 11:12   좋아요 2 | URL
아..네 ㅎㅎ 웅진씽크빅에서 내는 초등인문학 전집에 참여한다고 좀 정신이 없었습니다. 감사해요.
 

지난주에 장인어른께서 돌아가셨다. 장모님이 돌아가신 지 반년만이다. 아내와 나는 부모를 모두 잃은 처지가 되었다. 살아생전 장모님께는 무한한 애정과 연민을, 장인어른께는 적지 않은 원망을 내색한 아내는 장모님 때와는 다르게 대성통곡을 멈추지 않았다. 딸과 아버지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세상이 있는 것이구나.

자식으로서 잘못한 것이 한둘이 아니지만 장인어른을 생각할 때 늘 후회가 되는 대목이 있다. 언젠가 장인어른과 테니스를 했는데 콜을 고지식하게 불렀었다. 웬만하면 장인어른께 유리하도록 콜을 해야 했는데 장인어른을 이겨서 뭘 하겠다고 곧이곧대로 불러서 기어코 장인어른을 이겼다.
인터넷에 장인어른의 흔적이 있는지 검색해봤다. 25년 전 교장 인사 발령 기사 한 줄이 있었다. 왈칵 슬픔이 밀려왔다. 그땐 얼마나 꿈에 부풀었고 설레셨을까. 함께 발령받은 인사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실까. 많은 분이 이미 이 세상 분들이 아닐 터이고 교직 생활의 인연으로 문상을 온 분은 거의 없었다. 이미 퇴직한 지 20년이 지났으니 당연한 일이다.
노년일수록 취미 생활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장인어른께서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게이트볼을 매일 즐기셨는데 제일 먼저 우르르 몰려오셔서 애통해하신 분들이 게이트볼 동료들이셨다. 게이트볼 회원들은 점심을 같이 해 먹곤 했는데 독거노인인 장인어른이 좋아하는 반찬을 매일 해오고 한 번이라도 싫은 내색을 비추면 절대로 그 반찬을 해오지 않았다는 동료 게이트볼 회원분의 말씀을 들었다.
40년 교직 생활을 하면서 맺은 인연보다 매일 게이트볼을 함께 한 동네 분들과의 추억이 노년을 외롭지 않게 했다.
상황에 맞지 않는 억지웃음을 난발하는 분을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뭔가 담백하지 않다는 생각인데 또 다른 부작용이 있더라. 학교에 복귀해서 인사를 드리는데 나를 위로한다는 의도인 것 알겠지만 “아니, 사모님께서는 매년 (흐흐흐) 초상을 ( 흐흐흐 )당하시고 (흐흐흐 )힘드시겠어요 (흐흐흐) ”라고 말씀하시더라. 딱히 불쾌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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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6-10 09: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애통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삼가 조의를 전합니다.

박균호 2021-06-10 12:55   좋아요 2 | URL
정말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06-10 1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안좋은 일이 있으셨군요. 힘내시길 바랍니다~좋은 추억을 가지고 좋은 곳으로 가셨을거라 생각이 드네요.

박균호 2021-06-10 12:56   좋아요 2 | URL
네, 그러셨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책읽기 2021-06-10 1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후회되신다고 하셨지만 누구보다 살가운 사위셨나 봐요. 함께 테니스도 치시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박균호 2021-06-10 12:56   좋아요 2 | URL
네 고맙습니다.

mini74 2021-06-10 1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딸들에게 그 시대의 아버지는 애증의 존재인거 같아요. 제게도 그랬거든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박균호 2021-06-10 12:56   좋아요 2 | URL
네 애증의 존재 맞는 것 같습니다. 제 딸도 그렇구요 .

서니데이 2021-06-10 18: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반년 사이에 두 분이 돌아가셔서 사모님과 가족들이 많이 힘드셨겠어요. 좋은 추억을 적은 글에서 돌아가신 분에 대한 애정과 슬픔을 느낍니다.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박균호 2021-06-10 18:29   좋아요 3 | URL
조의 감사합니다

stella.K 2021-06-10 1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유족분들에겐 슬픈 일이지만 지금쯤 장인 어른께선
장모님과 함께 계시지 않을까요?
슬픈 시간 잘 다독이시기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박균호 2021-06-10 19:12   좋아요 2 | URL
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붕붕툐툐 2021-06-10 1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박균호님, 장인어른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게이트볼 친구들.. 각 시기에 맞는 좋은 친구들이 있었으니 행복하셨을 거 같아요. 균호님과 아내분 모두 큰 상실을 잘 극복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박균호 2021-06-10 19:43   좋아요 2 | URL
따뜻한 말씀 감사해요

바람돌이 2021-06-11 15: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르신께서 그래도 마지막까지 친구분들이 있는 나날이어 다행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사위하테 지더라도 같이 테니스를 치는 사위가 있어 그 또한 좋으셨을테고요.
후회는 남은 사람의 몫이겠죠. 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박균호 2021-06-11 15:19   좋아요 2 | URL
네 감사합니다
 
윤석열의 시간
김대우 지음 / 태웅출판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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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나온 <10대를 위한 나의 첫 고전 읽기 수업>이 부산광역시교육청 공공도서관이 추천하는 이달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교사로서 청소년 도서를 낸 것이 자랑스러운데 교육청 소속 도서관에서 이달의 책으로 선정했다니 더욱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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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06-03 1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박균호 2021-06-03 10:17   좋아요 1 | URL
잘 계시죠? 고맙습니다.

coolcat329 2021-06-03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기쁜소식, 축하드립니다.

박균호 2021-06-03 10:17   좋아요 1 | URL
기뻐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바람돌이 2021-06-03 1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우 축하드려요. 제가 정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부산교육청이라니 반갑네요. ^^

박균호 2021-06-03 10:47   좋아요 1 | URL
네 저도 그렇네요. 부산 멋진 도시에요.

새파랑 2021-06-03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축하드려요. 역시 부산은 멋진! 도시에요^^

박균호 2021-06-03 10:47   좋아요 1 | URL
네 그렇습니다. 부산, 제가 참 좋아하는 도시입니다.

서니데이 2021-06-03 2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책 선정 소식 축하드립니다.
얼마전에 전자책으로도 출간되었다고 들었어요.
박균호님 좋은하루되세요.^^

박균호 2021-06-03 21:16   좋아요 1 | URL
엥...전자책 며칠 전에 나왔는데 그걸 어떻게 아시는지요 ㄷ ㄷ ㄷ ㄷ

서니데이 2021-06-03 21:17   좋아요 2 | URL
알림이 왔거든요.^^

박균호 2021-06-03 21:18   좋아요 1 | URL
아...하 그렇군요 ㅎㅎㅎ 저를 알림해두셨다니 영광이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서니데이 2021-06-03 21:19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좋은밤되세요.^^

그레이스 2021-06-04 0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박균호 2021-06-04 06:24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초딩 2021-06-04 0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아~

박균호 2021-06-04 06:24   좋아요 0 | URL
네 초딩님 덕분이죠
 

집사람이 인터넷에서 주꾸미 양념 구이를 산 모양이다. 그걸 반찬 삼아 저녁을 먹으라는데 한 눈에도 매워 보였다. 이성을 마비시키는 허기 때문에 허겁지겁 집어 먹는데 주꾸미 한 마리를 먹을 때마다 대접으로 물을 들이켜야 숨을 쉴 수 있겠더라. 땀을 비 오듯이 흘리는 것은 당연한 순서다. 그래도 매운 중독 맛 때문에 꾸역꾸역 다 먹긴 했는데 모르긴 몰라도 물을 한 주전자는 마셔야 했다.

아내는 놀랍게도 그 매운 주꾸미 양념구이를 열 봉지는 넘게 비축해두고 있었다. 역시 함양박씨 33대 종부다운 큰 손을 자랑한다. 물론 나는 그 폭탄 덩어리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다음날 역시 운동을 마치고 허겁지겁 배가 고파서 집에 돌아왔다. 아내는 어제 그 주꾸미를 또 먹으려는지 그릇에 담아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아내는 마치 흥이 잔뜩 오른 래퍼처럼 나에게 “이거 먹을래? 이거 하나도 안 매워”라고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순간 몸은 뱀을 만난 개구리처럼 파르르 떨며 거부를 했지만, 아내의 간절한 표정을 보니 도저히 거부할 수가 없었다. 먹을래? 에 대한 답변을 들을 의사가 전혀 없는 것처럼 ‘하나도 안 매워’라는 애원을 마침표도 없이 나에게 던졌기 때문이다.
아내의 그 불쌍한 표정을 보는 순간 나는 무슨 영화인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한 장면이 떠올랐다. 고아들이 굶주림에 지쳐서 자신들을 데리고 가서 숙식만 제공하고 일을 시키는 어른들을 향해서 이렇게 구걸하는 장면 말이다. “제발요, 저는 하루에 한 끼 밖에 안 먹고요. 놀랄 만큼 적게 먹고 일을 잘해요”
독이 든 성배임을 알았지만, 묵묵히 아내가 건네준, 아내가 먹다가 지쳐서 건네준, 더 먹지는 못하지만 버리기엔 아까운, 그 주꾸미 그릇을 사약을 받는 선비의 심정으로 받았다. 그 쭈꾸미가 절대로 맵지 않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다만 나는 보았다. 아내가 조금 전 주꾸미구이 비빔밥을 제조할 때 내가 고추장보다 더 무서워하는 ‘치즈’를 듬뿍 넣는 장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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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5-16 2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국수라도 삶아서 넣어보세요 좀 덜 매울거예요 ㅎㅎ

박균호 2021-05-17 05:14   좋아요 0 | URL
네네 감사해요

바람돌이 2021-05-16 2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식을 인터넷으로 또는 홈쇼핑으로 주문하면 생기는 문제.... 전 다 못먹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매일 같은 것만 먹을 수는 없으니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잊어버리고 해서요.
그래도 사랑으로 한번 견뎌보시라고 하고싶군요. 결국 아내님이 혼자서 저걸 다 드시게 되면 아마 그 원한이 상당히 오래갈듯하니 말이죠. 언제든 가정의 평화가 더 중요한법이랍니다. ^^

박균호 2021-05-17 05:14   좋아요 0 | URL
맞아요 확실히 좀 그렇더군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