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판사
정재민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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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판사>라는 제목이 입에 착 감기지 않았다. <혼밥>과 <판사>가 따로 노는 느낌이다. 마침 표지도 아래위가 다른 세상처럼 구분이 된 디자인이다. 요즘 시대에 혼밥이 드문 일도 아니어서 혼밥을 하는 판사라고 해서 그다지 신기한 일은 아니다. 


불운하게도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는 무려 900여 쪽에 달하는 <모비 딕>을 아껴가면서 읽은 터였다. 제목만 읽고 판사 양반이 유유자적하게 고급 음식점이나 맛집을 탐방한 이야기를 모은 책으로 생각했다. 삐딱한 자세로 읽어 나간 지 3분 만에 혼자 지내는 골방에서 육성으로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깡치를 떼고 나면(쟁점이 복잡하고 다툼이 많아서 기록이 너무 두툼한 사건에 대한 선고를 마치고 나면) 마치 학창 시절에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끝난 듯한 기분이 든다. 몸과 정신이 아주 피곤한데도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은 것인지 몸에 해로운 일탈을 하면서 더 놀고 싶어진다. 그런 날은 라면을 먹게 된다. 


뭔가 거창한 일탈(?)을 상상하다가 기껏 라면이라니. 거참 재미난 분이라는 감탄과 제대로 각을 잡고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임영웅이 부르는 노래처럼 독자를 밀고 당기는 탁월한 글쓰기 실력을 갖춘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을 “시베리아 벌판에서 굶주리는 늑대”라고 지칭하던 어느 필로폰 중독자는 “칼에 꽂혀 있는 시뻘건 오소리의 간을 보고 그만 눈이 멀어서 핥아먹다가 아가리가 칼에 베이는 줄도 몰랐습니다”라며 마약의 중독성을 시적으로 표현한 적도 있었다. 나도 옛날에 노란 냄비에 담겨 있던 뻘건 라면을 보고 그만 눈이 멀어서 핥아먹다가 나트륨에 몸이 베이는 줄도 몰랐다.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 이토록 유머가 넘치는 글이라니. 급기야는 경외심과 감탄을 연발하면서 읽은 <모비 딕>을 까마득히 잊어버렸다. 저자 정재민은 그만큼 매력적인 인물이고 <혼밥 판사>는 그만큼 재미난 장면이 이어져 있었다. 


이혼 재판을 이야기하면서 천연스럽게 내놓은 다음 구절도 혼자서 키득 키득 웃게 만든다. 


자기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토록 밝은 표정으로 들뜬 목소리를 내는 남편은 처음이었다. 그때 내가 대꾸할 겨를도 없이 부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남편에게 삿대질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이고 이 인간아. J가 네 사위다. 얼마나 집구석에 관심이 없으면 니는 네 사위 이름도 모르나?


암이 재발해서 죽음을 목전에 둔 모친이 평소에 좋아하던 칼국수를 같이 먹으러 가자고 했을 때 저자는 거절한다. 밀가루 음식이 환자에게 좋은 것이 없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얼마 뒤에 모친은 세상을 달리했고 저자는 마지막 만찬을 거절한 일을 후회한다. 이어지는 다음 문장이 이랬다


칼국수가 나왔다. 잘 빗은 머리칼처럼 질서 있게 차곡차곡 면발이 쌓여있었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후회되는 일이 많은 것은 세상 모든 자식의 공통분모다. 내 어머니가 요양원에 계실 때 내가 찾아 뵐때마다 어머니는 냉장고 있는 얼마 되지 않는 어머니의 간식을 나에게 권하셨다. 고집스럽게 권하셨다. 그때마다 나는 어머니의 몫이니 먹을 수 없다고 고집을 부렸다. 언성을 높여가며 화를 내기도 했다. 


그때 맛있게 먹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혼밥 판사>는 음식 이야기와 판사 재직 시절 에피소드가 함께 하는 책이다. 내가 썼다면 에피소드 따로 음식 이야기 따로 였을 것이다. 말하자면 따로국밥이라고 해야겠다. 밥을 먹으면서 불고기를 반찬으로 먹는 그런 식이다. <혼밥 판사>는 재판 이야기와 음식이 함께 어우러진다.


맛있는 음식이 차려지는 가운데 재판 이야기가 오버랩된다. 이런 책에서 드라마틱한 시각적인 이미지가 그려지는 경우는 처음이다. 혼밥과 판사 이야기가 따로 노는 따로국밥인 줄 알았더니 고기와 국물이 잘 어우러진 꼬리곰탕과 같은 책이다. 욕심 같아서는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은은한 영상미와 감동이 밀려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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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8-12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 소개 기사에서 보고 궁금했던 책인데 좋은 리뷰 감사드립니다.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세상엔 능력자가 참 많아요. 판사님 작가님@_@;;;;; 보관함에 넣습니다^^

박균호 2020-08-12 21:55   좋아요 0 | URL
음...순수하고 착한 심성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얼마전 내가 인세를 제법 받았다는 사실을 실토하였다. 아내와 딸은 부의 재분배를 요구했는데 아내는 소박하게도 향수 하나면 충분하단다. 향수를 좋아하는 아내에게 지금까지 향수를 선물해준 적이 없으니 귀띔 해준 것이 감사하다.
인터넷과 주위 여자분들께 탐문 조사를 한 결과 적당한 것을 골랐다. 생각한 것보다 비싼 가격에 놀랐지만, 모름지기 아내에게 하는 선물인데 그 정도는 써야겠더라. 어이없는 것은 인터넷 쇼핑몰에는 팔지 않고 오직 오프라인 매장에 연락해야만 살 수 있다고.
어찌어찌하여 주문을 하고 배송을 기다리는데 담날인가 아내의 화장대에 내가 주문한 향수가 다소곳이 자리 잡고 있다. 옳거니, 내가 없는 사이에 아내가 택배를 받았구나 싶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따로 하지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부부 사이에 그 정도 일에 따로 인사를 하고 그런 것은 아니지 않는가 말이다.
의아하게도 다음날 향수가 배송된다는 문자를 받았다. 업체에서 실수로 두 번 보낸 것으로 생각하고 이제 막 아파트 입구에서 나에게 배송할 요량으로 택배 상자를 들고 오는 기사에게 반품할 것이니 다시 가져가라고 부탁을 드렸다. 한 달쯤 지났을 때 아내가 느닷없이 ‘당신 향수 온 거 반품했지?’란다. 그제야 눈치를 챘다. 어지간히 무던한 양반이다.
내가 천리만리를 거쳐서 선정한 진상품이 사실은 아내가 이미 사용하고 있었던 제품이었다. 아내의 화장대에 있던 향수는 아내가 구매한 것이고 거의 다 사용해서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찌나 부주의한지 카드 사용 명세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었다. 자칫하다간 센스 있는 남편이 될 뻔한 기회를 놓쳐버렸다. 어느 날 갑자기 기관장으로 승진할 기회를 놓쳤다고 해도 이토록 아쉬울까.
다행히 만회할 기회가 왔다. 오늘이 바로 아내의 생일이 다가왔다. 생일 선물로 문제의 그 향수를 선물하면 되지 않겠는가. 감동의 무게는 덜 하겠지만 말이다. 주말부부라 얼굴을 보지 못하는 아내에게 전에 없이 이모티콘을 보내고 생일을 축하한다는 문자로 부족해서 전화를 걸어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자연스럽게 선물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내는 물건을 싫고 미션 하나를 줄 테니 그것만 잘 수행해 달란다. 미션 내용은 문자로 통보하겠단다. 잠시 뒤에 도착한 아내의 미션을 보고 숨이 멎는 듯했다. ‘임영웅이 부른 ’바램‘을 불러 달라고’
자비로운 아내는 친절하게도 직접 불러주기가 머쓱하면 녹음을 해서 보내줘도 된다고 했다. 나는 학창 시절 음악 시간을 제일 싫어했다. 타고난 음치였다. 똘똘한 강아지에게 시켜도 나보다는 더 잘 부를 것이다. 당연히 성적은 항상 수우미양가 중에서 ‘양’이었다.
군대 시절 구보를 하면서 뒷줄에 선 고참이 장난삼아 나에게 군가를 독창하라고 했을 때 차라리 나를 죽여주시라는 심정으로 하지 않고 버티다가 구타를 당한 것이 얼마나 자주였던가. 모래에 원산폭격을 두 시간 시켜도 나는 끝내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한동안 멍하니 정신을 놓고 있다가 ‘하긴 해야겠다’라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고참이 시키는 노래를 하지 않았다고 번번이 고초를 겪는 나를 안타깝게 여긴 다른 고참이 한 말이 생각나기도 했다. ‘균호야, 넌 참 쉬운 일을 어렵게 만드는구나’ 돼지 멱따는 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그 고참이 다시는 나에게 노래를 시키는 용기를 내지는 않았을 터인데 말이다.
무엇보다 명품백이나 고가의 화장품을 마다하고 남편이 불러주는 노래 한 곡을 소원하는 아내의 ‘바램’을 거절할 수는 없다. 시험 기간이라 일찍 마치는 날인데 점심도 마다하고 퇴근을 했다. 빨리 집에 가서 ‘바램’을 녹음해야 하니까.
운전하는 내내 임영웅이 부르는 그 노래를 반복해서 들었다. 차 속에서 미친 사람처럼 크게 따라 불렀다. 과연 어려운 노래였다. 대학 시험을 볼 때도 이토록 비장하지는 않았다. 원룸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로 반주를 틀어놓고 학교에서 출력해온 ‘바램’ 가사를 낭독하기로 했다. 아내는 잘 불러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고 다만 불러달라고만 했다.
엄숙하게 작업을 시작하였지만, 뜻밖의 난관을 만났다. 웃음을 참지 못하겠다. 단 2~3초를 녹음하다가 혼자 웃음보가 터져 저 멈추기를 거의 열 번 이상이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상상을 하기로 했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을 하면 웃음이 터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봤는데 노래 부르기에 너무 집중을 하다 보니 ‘생각’이라는 것을 여력이 생기지 않았다. 계속 웃음이 터져 나온다.
노래를 부르면서 내 코를 쥐어박아도 웃음이 터져 나온다. 머리를 너무 세게 쥐어박았다가 하마터면 욕이 튀어나올 뻔 했다. 결국 웃음이 없이는 완창을 못 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 반주를 배경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 불가능하고 반주를 듣고 나서야 노래를 할 수 있겠더라.
결국 웃음이 터지면 터지는 대로, 내가 지금 국어책을 읽고 있는 게라는 생각이 들면 드는 대로, 불굴의 의지로 노래 부르기를 이어나갔다. 웬 노래가 이렇게 긴가. 가사가 복사용지 한 장을 가득 채운다. 녹음이 진행될수록 나의 가벼운 목소리는 휴대폰 녹음 앱으로, 나의 무거운 영혼은 깊고 깊은 심해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웃음을 참느라 한 소절을 읽고 입을 털어막아가면서 몰입한 결과 마침내 나는 ‘바램’을 완창하였다. 기념비적인 일이다. 러닝타임이 무려 4분 2초에 달하는 대작이었다. 세상에 없는 음치의 노래가 기초공사를 차곡차곡 하다가 마침내 거대한 불협화음의 성이 완공되어 있었다.
노래도 아니고, 낭독도 아닌 정체불명의 ‘중얼거림’ 정도로 정의해야겠다. 아내와 딸은 이 파일을 영구 소장할 것이다. 틈나는 대로 내 앞에서 그 노래를 틀면서 나를 놀려대겠지.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다. 어쨌든 나는 아내의 생일을 기념하여서 노래를 불러주었으니까.
떨리는 손으로 아내에게 나의 불후의 명작을 보냈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넋이 빠져나가 있는데 아내의 답장이 왔다. 아내에게 난생처음 듣는 찬사를 들었다. “아주 감동적이야” “고마워”라는 답장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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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8-05 2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임영웅 노래 어려운데ㅜㅜ;;;; 녹음 성공 축하드립니다. 저도 음치박치라ㅠㅠ 막 웃으며 읽었지만 그 노력에 공감하고 감동받습니다^^

박균호 2020-08-05 23:43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어렵더라구요. 근데. 전 모든 노래가 다 어려워서..ㅎㅎㅎ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2020-08-06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6 0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6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6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6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누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 산소에 잡초가 많이 생겨서 조만간 벌초를 해야겠단다. 두어 시간을 운전해야 갈 수 있는 어머니 묘소에 딸이 찾아뵙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닌데 숙모님도 함께 오셨다고 한다. 그날이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 생신이란다. '죽고 나서 산소를 잘 꾸미는 일 쓸데 없는 짓이다'. '살아 있을 때 찬물 물 한 바가지 주는 것만 못하다'는 어머니의 소신을 신봉하는 나는 그날이 어머니 생신인 것도 몰랐다.


 알았다고 해도 산소에 갈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세상을 달리한 동서의 생일을 맞아 일삼아 산소를 찾아뵙는 숙모님의 정성에 새삼 감탄을 하게 된다. 며느리 사이의 정서를 남자인 내가 가늠할 수는 없다. 다만 혈육이 아니더라도 짐작할 수 없는 정과 의리가 있다는 사실만 감지할 뿐이다. 감히 내가 가늠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다. 그분들끼리의 추억과 정서가 있을 것이다.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하지 않는 내가 부끄럽기도 하다. 몰랐으면 모르데 알고는 지나칠 수가 없어서 형제들이 각출해서 어머니와 아버지 산소를 손보기로 했다. 인부가 두 명이 왔는데 한 분은 여든이 훨씬 넘어섰다. 그런데도 봉분을 부수고 새로 조성하는 일을 능숙하게 잘하신다. 


비석에 쓰인 함양박씨라는 문구를 보시더니 ‘탑골에 박 씨가 아무개가 있는데’ 라시며 우리 집안 어른의 존함을 술술 말씀하신다. ‘할아버지, 방금 말씀하신그분이 이 묘의 주인이세요, 저는 아들이고요’라고 말씀드렸다. 30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력과 형제들의 존함을 어제 일처럼 말씀하신다.


꿈에서조차 보기 힘든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른을 만나면 마치 아버지를 눈앞에서 뵌 것처럼 감격스럽고 눈물겹다. 세상을 먼저 떠난 동서의 생일을 기억하고 발걸음을 주는 것과 우연히 만난 옆 동네 어른에게 아버지의 흔적을 듣는 일은 이제 다음 세대에서는 겪을 수 없는 일이다. 그저 숙모님과 그 어르신이 건강하고 오래 사시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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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책이 새로 나왔습니다.  표지, 제목을 비롯해서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고, 부족한 원고를 출판사에서 빛나는 책으로 만들어 준 덕분입니다. 무척 감사한 일입니다.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는 제목 그대로 딱딱하고 어려운 인문학이 아니고 아무나 모르는 사람을 붙잡고 자랑삼아 이야기 하고 싶은 ‘재미나고’ ‘신기한’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우리가 종교 개혁가로만 알고 있는 루소가 경영했던 양조장 이야기, 나무늘보는 왜 일주일 마다 한번 씩 위험을 무릅쓰고 굳이 나무에서 내려와 ‘응가’를 하는지, 단팥빵과 우리나라의 근대화가 무슨 관계가 있는 지 등.  그저 ‘재미’만을 생각하고 이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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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07-14 1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이로군요.
근데 책 제목은 집콕인데 쓰시긴 방콕이라고 쓰셨네요.ㅋ
암튼 수고 많이하셨구요, 축하합니다.
저도 기회되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박 나시기 바랍니다.^^

박균호 2020-07-14 11:57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제가 참 주의가 깊지 않아서 저런 엉뚱한 실수를 자주 해요.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07-14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14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20-08-07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님 축하드립니다. 저도 주문해서 읽어보려 합니다. 대박매출 기원합니다^^

박균호 2020-08-10 20:24   좋아요 0 | URL
아...말씀만으로도 막 행복해져요...고맙습니다. !!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영어를 잘 하면 ‘밥은 먹고 살겠다’는 소박한 생각으로 입학한 영문과는 기대와는 딴 판이었다. 영어를 배우기보다는 문학을 배우는 곳이었다. 책 읽기를 좋아하긴 했지만 학문으로서 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내 적성이 아니었다. 도무지 왜 명작인지 공감을 할 수 없는 영시, 영미소설, 셰익스피어는 왜 그렇게 지루한지. 


설마 작가가 이런 생각까지 하면서 글을 썼을까 라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별 시시콜콜하고 세밀한 부분까지 분석을 하고 나름의 의견을 제시한 논문을 접하다보면 정신이 몽롱해졌다. 그땐 몰랐었다. 반세기 후에 내가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엉뚱한 방향으로 고전을 이야기 하는 책을 쓸 것이라는 것을.


2017년 여름쯤 서울 서교동에서 김성신 선생의 소개로 만난 출판사 대표님이 ‘쓸 사람이 없어서’ 3년을 묵혀두었다는 기획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의 부주의함을 자책하게 되었다. 길게는 수 백 년이 된 고전을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않았던 시각으로 고전을 이야기 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 읽기>를 쓰면서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매사에 모범적이지 않은 나의 성품과 엉뚱한 곳에 탐닉하는 나의 취향이었다. 


고전에 관한 엉뚱한 생각을 말 한 이 책이 4쇄를 발행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참으로 엉뚱한 소식이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8625732&memberNo=7258696&fbclid=IwAR1a-j_pR4_g0xZr-fha00OS_Fs5vhuCG-VclwYAyjVbZGUMUwi8hjaCcj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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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8-07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릴 일이 자꾸만 있네요^^ 4쇄라니 훌륭하십니다. 축하합니다!

박균호 2020-08-12 21:36   좋아요 0 | URL
에공 감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