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하기로 소문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가 정식 출간되기 전에 리틀 리뷰라는 잡지에 일부가 연재되었다. 미국 우체국은(미국은 특이하게도 우체국과 세관이 불온하다고 판단한 문서나 책을 유통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당장 소송을 걸었고 리틀 리뷰50만 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가 총대를 메고 <율리시스>를 출간했을 때 득달같이 우편으로 예약한 사람이 많았고 앙드레 지드, 헤밍웨이, 윈스턴 처칠도 그 명단에 포함되었다. <율리시스>를 실은 배가 보스턴 항구에 도착하기도 전에 도대체 얼마나 야하길래라는 호기심이 머릿속에 꽉 찼던 수많은 독자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출간되었을 때 자살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되었으며 신문은 앞다투어 이 사실을 기사로 알렸다.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기사가 나올수록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날개 돋친 듯이 팔렸고 인쇄업자들은 불법적으로 재판을 찍기 바빴다. 그 누구도 신문 기사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전 세계로 번역되었고 독일 문학 최초의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독자는 이 책을 통해서 독일 문학을 처음으로 접했다.

 

어느 당이 사적인 통화를 악의적으로 공개한다는 이유로 사적인 통화를 방송하지 않도록 고발 조치했다고 한다.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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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4 0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4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아이와 나는 자주 통화하는데 딱히 용건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둘 다 심심해서전화를 한다. 새해부터 판교에 있는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를 하는데 재택근무가 잦은 모양이다. 점심시간이라고 잠옷 바람으로 영상통화를 걸어왔다


신촌에서 판교까지 통근하다가 재택근무를 하니까 여유가 생긴 모양이다. 마침 나도 배가 고팠던 차여서 대충 이야기를 나누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는데 딸아이는 아직도 심심하다라며 놓아주지 않아서 결국 한 시간 가까이 수다를 떨었다.

 

다음날은 출근하는 날이었다. 종일 소식이 없다. 이 녀석이 출근하고 눈치를 보면서 일하느라 정신이 없겠다고 생각하자니 짠한 마음이 든다. 인턴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대학 졸업도 하지 않은 어린아이인데 말이다. 전날 방바닥에서 뒹굴뒹굴하던 모습이 생각나서 종일 마음이 무겁더라.

 

문득 나보다 자식을 훨씬 사랑했던 우리 모친이 생각났다. 그토록 아꼈던 자식을 군대에 보내놓고 얼마나 걱정을 많이 하셨을까. 철이 유난히 없던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부모님 전 상서를 가끔 보내긴 했는데 부모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 우리 모친께서는 아들을 군대에 보내놓고 23개월간 노심초사하셨다. 혹시 몸이 약한 아들이 군대 생활을 제대로 못 하고 집으로 쫓겨올까 봐 그렇게 걱정을 하셨다고. 어머니! 당신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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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읽고 싶은 책이 아니고 필요한 책을 구매하게 된다. 한국 현대 작가의 문학 작품을 언제 마지막으로 읽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신문 칼럼 2건과 인문학 원고 집필


그러니까 총 3갈래의 원고를 매일 써야 하니 사정이 이렇게 되었다. 동시에 3건의 원고를 집필하는 것은 내 능력 밖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새 꼭지의 주제를 매 순간 생각해야 하고, 주제에 맞는 책을 사야 하고, 키보드를 두들거야 한다.

 

머리가 나쁜지라 순간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알고 보면 다른 원고에서 썼던 내용인 것을 깨닫고 실망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다가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요새 주로 다루는 책이 고전이라는 점이다


고전은 워낙 해석의 방향이 다양해서 한 권의 책을 읽고도 여러 갈래의 글이 가능하더라. 어렸을 적에 키우던 개가 귀엽다고 밥을 많이 주면 어른들은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개밥 너무 많이 주지 말아라. 다리 돌아간다.” 내가 밥을 많이 먹어서 다리가 돌아간 개의 신세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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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사 출근을 며칠 앞둔 딸아이와 통화를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회사 밥은 주나?”라고 무심결에 물었는데 내가 한 말을 듣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2002년 늦여름 어머니와의 저녁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대구한의대 부속병원 앞뜰에서 우리 둘이는 석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녁을 드시게 하고 기저귀를 갈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번거로운 절차를 끝낸 터라 나는 제법 홀가분한 마음이었다.

 

갑자기 어머니께서 눈물을 흘리셨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본 어머니의 처음이자 마지막 눈물이었다. 그때 어머니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더랬다. “이제 내 밥은 누가 해줄지 모르겠다.” 평생 남의 밥만 해주시던 분인데 당신의 몸이 불편해지자 당장 당신의 끼니 때울 걱정을 하게 만든 불효자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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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북사랑 2021-12-24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북플에 들어올 때마다, 플친님들의 효심에 뭉클해져서 울게 됩니다...

박균호 2021-12-24 13:28   좋아요 0 | URL
효심이 아니고 불효에 대한 반성이지요 ㅠㅠㅠ

바람돌이 2021-12-24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머니 세대의 슬픔이네요. 어머님께 저런 말을 들으셨으면 내내 마음한구석이 찌릿찌릿할듯요.

박균호 2021-12-24 15:13   좋아요 1 | URL
네 그렇죠 ㅠㅠㅠ
 

한 인터넷 서점 MD가 이런 말을 했다. “한 해에 책을 3권 이상 내는 사람은 사기꾼이라고 생각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만 해도 한 해에 책을 여러 권 내는 작가의 책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내가 그 사기꾼의 길을 걷고 있다. 올해 나는 세 권 이상의 책을 냈다. 인터넷 서점에서 팔지 않고 오프라인에서만 파는 아동용 인문학 전집 24권 중에서 8권을 집필했고, 십 대를 위한 고전 읽기 책, 그리고 책에 관한 책.

 

문제는 내년에도 3권을 내게 될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2권은 이미 탈고를 했으니 늦어도 내년 봄에는 판매가 될 것이고 나머지 한 권은 이제 집필을 시작했다. 일단 시작했으니 내년 상반기 중에는 탈고를 할 것이고 내년 연말이면 출간이 될 것이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말이다.

 

좋은 책을 쓰진 못하지만 여하튼 책을 내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가 되겠다고 자위해본다. 내가 심지어 청소년을 위한 철학을 주제로 지난주에 탈고했지만, 도저히 못 쓸 것 같은 주제는 글쓰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한테 특별한 글재주가 없고 비결도 없기 때문이다. 명색이 글쓰기책인데 글을 못 쓰면 그것만큼 웃기는 일도 없겠다 싶기도 하고.

 

다만 딱 한 가지 내가 확신하는 글쓰기 비법은 일단 쓰라라는 것이다. 키보드로 쓰는 글도 중요하지만 나는 머릿속으로 구상하는 글쓰기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여하튼 일단 쓰기 시작하면 탈고는 눈앞에 있었다. 계약된 3권 중에서 마지막 책의 첫 단락을 쓴 기념으로 아내와 산책을 다녀와야겠다. 아내와 산책을 하는 그것만큼이나 위로와 즐거움을 주는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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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2021-12-18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진짜 사기꾼이네요. 언제나 아내 앞에만 서면 작아지고
스스로 아내 포비아라고 또 경처가라고 자처하시면서 아내와의 산책이 위로와 즐거움이라니요 ㅎㅎ

박균호 2021-12-19 05:07   좋아요 1 | URL
ㅎㅎㅎ 오랜만이에요 ^^ 잘 계시죠? 가끔 오시면 참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