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 B급 좌파 김규항이 말하는 진보와 영성
김규항.지승호 지음 / 알마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깊은 성찰의 용기를 얻다!! 진보와 영성의 조화, 그것이 나의 행복이자 세상의 진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 B급 좌파 김규항이 말하는 진보와 영성
김규항.지승호 지음 / 알마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김대중, 노무현, 유시민, 박원순. 그들은 진보인가?

한나라당이니 조중동이니 하는 세력의 대부분에게 그들은 분명 진보다. 아니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좌파다. 그런데 진보를 꿈꾸는 사람들 사이에선 답들이 제각기 엇갈리는 듯하다. 그만큼 헷갈린다는 것.


그런데 이에 대한 김규항(어린이 진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의 답은 단호하다. 그에게 그들은 진보가 아닌 “가짜 진보”다. 물론 그들은 “다 좋은 분들이고, 이른바 최소한의 상식을 가진 분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진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진정한 변화를 막는” “치명적인 반동”이다. 그렇다면 왜?


답은 인터뷰집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에 실려 있다. 이 책을 통해 김규항은 우리 시대, 우리 사회의 진보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전문인터뷰어 지승호가 인터뷰했고 지난 3월말 출간됐다.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분기점, 신자유주의

그렇다면 왜 김대중, 노무현, 유시민, 박원순은 진보가 아닌 “치명적 반동”일까.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진보적이다, 보수적이다’라고 할 때는 상대적 개념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규항에게 오늘날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분기점은 ‘신자유주의’다.


“체제를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은 보수고, 변화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은 진보인 거죠. 한국은 다들 흔히 하는 말로 ‘자유민주주의 체제’ 아닙니까? 자유민주주의 체제라는 말은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본주의 체제’고요. 자본주의 체제에 찬성하면 보수고, 반대하면 진보인 거죠.”

“모든 것의 구분은 신자유주의입니다. 반독재도 아니고, 정치적 민주주의도 아니고, 신자유주의입니다. 그러면 경계선이 분명해져요. 김대중, 노무현, 유시민 모두 확실하게 구별이 됩니다. 그것은 우리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거죠.”


물론 자본주의에 찬성하는 데도, 반대하는 데도 여러 층위와 방식이 있기에 “보수라고 다 같은 보수가 아니고 진보라고 다 같은 진보는 아니”지만 “큰 덩어리는 그렇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유시민, 박원순의 진보성 및 “한나라당, 조중동 같은 세력과의 차이를 무시하자는 게 아니”다. “그러나 엄연히 신자유주의 체제 안에서의 진보성이고 그 안에서의 차이일 뿐이라는 걸 분명히 해야”한다는 말이다. 김규항에게 그들은 “진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체제를 지키는 세력”으로서 “인민의 눈을 흐리게” 만드는 “한국 자본주의 체제의 가장 중요한 수호자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명박 정권보다도 더 큰 반동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우리는 사회 비판의 대상이 그 사회에서 가장 나쁜 놈들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가 않아요.”

“누가 보기에도 진보적이지 않아 보이는 건 실제적인 반동성이 없다는 겁니다. 진보적인 것처럼 보이면서 진보적이지 않은 게 우리를 미궁으로 몰아넣어요. 한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들죠.”


그는 “개혁이라는 건 보수의 일부”라고 말한다. “개혁을 경계하는 건 개혁이 갖는 현실적인 의미를 무시하려는 게 아니라 그 의미에 집착할수록 어느새 진정한 변화를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진보와 개혁은 절대로 하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계급’도 좌우를 가르는 분기점으로 제시한다. “우파적 관점은 시종일관 세상을 민족이나 국가로 나누어 보게”하지만 “좌파적 세계관은 세상을 민족이나 국가가 아니라 계급으로 나누어 보는 데서 출발”한다는 것.


“계급을 말하지 않을 때 좌파는 좌파 명찰을 단 자유주의일 뿐이죠.”


결국 진보를 위해서는 현 체제를 옹호하면서도 “인민들의 눈을 흐리게 만드는” 김대중, 노무현, 유시민, 박원순을 넘어서야 한다는 말이다.


예수의 삶에서 진보의 희망을 찾다

그럼 김규항은 우리 시대 진보의 희망을 어디서 찾고 있을까. 그에게 희망의 근거는 바로 ‘예수’다. 그는 진보와 영성의 조화를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영성이란 “사회변혁에 조응하는 ‘나의 변혁’이라는 관점에서의 영성”이다.


그는 “내 밖의 적과 싸우는 일을 혁명이라 하고, 내 안의 적과 싸우는 일을 영성”이라며 “하루에 30분도 기도하지 않는 혁명가가 만들 세상은 위험하며, 혁명을 도외시하는 영성가가 얻을 수 있는 건 제 심리적 평온뿐”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예수의 가르침이 중요하게 된다.


“예수는 사회변혁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내면의 변혁을 추구하는 사람들 모두가 봉착한 한계에 대해 비전을 제시한 인물입니다. 다시 말해 오늘날 인류 사회의 진보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인물이에요.”


그가 보기에 “신자유주의는 불과 10년에서 20년 사이에 사람들의 영혼을 완전히 망가트렸다.” “남보다 많이 갖거나 보통사람들과 격차를 벌이는 것에 대해 기뻐하는 사고방식”이 지배계급만이 아닌 서민 대중, 농민, 노동자의 사고방식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이 노골적인 시대인 만큼 그는 “오로지 지금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했던 예수의 말씀을 따르는 “회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여기서의 회개란 ‘회심’ 즉 “지금까지 살던 방식을 전복시키고 새롭게 살라는 말, 즐거움을 바꾸라는 말”이라고 한다.


“어제까진 남보다 더 많이 갖고, 앞서고, 대개의 사람들과 격차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즐겁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그게 전혀 즐겁지 않은 사람으로 바뀌는 거죠. 덜 가진 사람을 보면 내 욕심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아 민망하고, 뒤처진 사람들이 눈에 밟혀 불편하고, 그런 격차로 고통 받는 사람들과 연대하고, 그들의 빼앗긴 권리와 인권을 위해 함께 싸우는 게 훨씬 마음 편하고 즐거워지는 거죠. 그게 바로 회개입니다.”


“‘한줌의 지배계급이 잘 먹고 잘사는 세상’에 대한 혁명은 ‘한 줌의 지배계급이 차지하던 것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남보다 잘 먹고 잘사는 일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며 따라서 “혁명의 최종 목표는 ‘가치관’을 바꾸는 것”이란 말이다.


“예수의 방식대로, 더 근본적인 질문만이 균열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잘살고 행복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좀 못살고 덜 행복하더라도 훌륭하게 살자고 말하는 게 아니라 잘 산다는 게, 행복이라는 게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자문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그런 삶의 실천의 한 구체적 예로 교육문제를 제시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흘러가고 있는 가치관이 아닌 다른 가치관으로 아이들을 키워야 합니다. 그게 아이에게 손해가 아니라는 것, 부모의 별난 세계관으로 아이를 희생시키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저게 더 낫네, 내가 잘못 생각했네, 깨닫게 해야 하는 거죠.”


결국 우리의 생각하는 방식, 사는 방식이 달라져야만 하는 것이다. ‘나의 변혁’ 없이는 진보의 희망도 없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바뀌는 순간 진보의 희망은 싹 튼다.


“변화는 조금씩이라도 눈에 띄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계단처럼 툭 튀어 오르기도 하죠. 그건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분명한건 변화가 일어난다는 건데요. 변화가 내 눈 앞에서 목도되지 않는다고 해서 일희일비할 건 아닙니다. 당연히 절망할 것도 없어요. (...) 회개하면 바로 천국입니다.”


책에는 위에서 언급된 ‘한국 사회의 진보’, ‘예수에게 묻는 이 시대의 진보’에 관한 내용 외에도 ‘페미니즘, 영화로 우리 사회 엿보기, 촛불과 노대통령 추모, 미래세대 교육’ 등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인터뷰어 지승호의 말대로 “형명과 영성의 조화를 얘기하는 유쾌한 급진주의자 김규항의 얘기를 다 듣고 나면 어쩌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만의 정권>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기만의 정권 - 탈세와 부정으로 얼룩진 오바마 정권의 이면
미셸 말킨 지음, 김태훈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오바마의 탈세, 부정, 패거리 정치를 파헤친다. 오바마를 둘러싼 지나친 열광에 의문을 제기하며, 우리들은 오바마에게 속고 있다고 말한다. 오바마 정권의 인사, 영부인, 후원자 등 주로 오바마의 주변사람들 그리고 오바마와 그들의 부적절한 관계맺음을 폭로한다.  

맞다. 오바마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와 열망이 가히 뜨겁긴 했다. 지금은 다소 식었다해도, 그가 당선될 당시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희망에 달뜨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그런 희망이 과하긴 과했을 것이다. 어떤 정치인도 순백의 성자일리는 없으며, 어떤 권력도 진정 약자들의 편에 설 수는 없는 것. 오바마도 어디까지나 한 정치인이자 권력의 정점일 뿐.  

따라서 오바마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자는 저자의 의견엔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어느 권력이든 진정 정의롭고 진정 정직하고 진정 '착할' 수는 없다. 오히려 누가 덜 나쁘고 누가 덜 오염됐나를 따지는 게 맞는 걸 수도 있겐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자가 오바마의 진정성을 의심하듯, 저자에게도 과연 진정성이 있는가? 즉, 정말 권력의 비리와 부도덕에 대한 분노와 그를 바로 잡으려는 정의감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을까?  

저자 미셸 말킨. 그는 아주 보수적인 폭스 뉴스의 논평가로 활약했다. 폭스 뉴스는 오바마에게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독설을 퍼붓는 등 오바마에게 칼날을 세워왔다. 오바마 당선 이후 폭스뉴스 시청률이 급상승 했다고 하는데, 이는 오바마에 대한 반감의 결집이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저자는 유명 보수주의 블로그 두 개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나의 게으름과 부족함으로 저자에 대한 조사는 깊이있게 하지 못했다. 그가 썼다는 전작들의 내용도 알아보지 않았고(국내엔 번역되지 않음) 그의 논평과 블로그 글 등을 읽어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폭스 뉴스 논평가' 타이틀을 뼈대로 놓고 생각을 해보면, 물론 섣부른 판단이겠지만, 그의 블로그와 저작들의 방향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이 책은 오바마를 어떻게든 까고 싶던 저자의 노력의 결실이 아닐까. 탈세와 부정과 같이 기본을 벗어남에 대한 분노보다는 오바마의 결점을 어떻게든 잡아보려는 의도가 앞선 것이 아닐까. 물론 책에서 다룬 오바마의 탈세, 부정 등이 일정부분 엄연한 사실이겠지만 그렇다라도 그 지적은 그 자체 '목적'이 아닌 오바마 죽이기의 '수단'일 뿐인 듯.   

 

그래. 저자가 거품을 물고 얘기하듯 오바마 정권도 탈세와 부정이 있는 정권일 것이다. 그러니 오바마에 세계의 희망을 걸고 시대의 영웅처럼 떠받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도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 봐야한단 말이리라.  

그렇지만 이 책은 과연 그런 진솔한 성찰의 결과물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빵과자유를위한정치>를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 - MB를 넘어, 김대중과 노무현을 넘어
손호철 지음 / 해피스토리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이명박이 집권한지 2년. 오마이갓. 아직도 3년이나 남았다. 이 책을 보며 지난 2년이 주마등처럼 싹 스쳐간다.

이 정권이 그럭저럭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읽히지 않겠지만, 이 정권의 행태들에 크고 작은 분노를 느껴온 사람이라면 분명 손호철 교수의 글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그의 주장이 옳다고, 너무 좋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이 집권한 우리 현실에 대한 진단 그리고 그를 넘어서기 위한 모색에 대한 고민의 단초를 얻고, 생각을 진전시킬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프레시안, 한국일보 등에 실었던 칼럼들을 모아둔 책이므로 한 권의 책으로서는 구성이 성긴 감이 있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그만큼 언제라도, 어느 쪽을 펼쳐 읽어아도 좋다는 말이기도 하다.  

책 전체를 통독하지 않고 몇몇 칼럼을 꼽아 읽어도 충분히 가치가 있으리란 것이다.  

개인적으론 민주당의 한계에 대한 매서운 지적, 지금은 '맛이 간' 김문수에게 보내는 옛우정이 담긴 편지, 진보진영에 대한 분석 등이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을 통해 지난 2년간의 한국 정치를 곱씹어보고, 남은 3년을 깨어난 채 살아가는 법, 3년 후 지금의 이 현실을 때려부술 수 있는 법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메두사의 시선>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메두사의 시선 - 예견하는 신화, 질주하는 과학, 성찰하는 철학
김용석 지음 / 푸른숲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자 김용석.  

난 그를 상당히 좋아했다. '두 글자의 철학' '일상의 발견' '서양과 동양이 이메일을 주고받다'  모두 즐겁게 읽었던 추억도 있다.  

나같이 특출난 지식 훈련이 되어있지 않은, 그다지 똘똘하지 않은, 하지만 철학에 대한 갈증이 있는 독자에게 그가 마련한 만찬은 화려하진 않지만 아주 담백하고 즐거웠다.  

그의 책 몇 권은 언제나 추천도서이다!  

 

그러기에, 김용석이기에, 이번 신간 '메두사의 시선'도 정말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받아보았다.  그렇지만 결론은... 불통! 책과의 소통 실패.  저자는 일부러 각주도 참고문헌 목록도 빼고, 학술적인 글에서 논했던 것을 문학적 서술 안에서 풀어썼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인용문, 학자의 이름이 나오지만 개의치 않고 문장을 따라 읽으라고 말한다.   

이를 보면 다시금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철학서일 것만 같았는데...   

 하지만, 분명 나의 배경지식 부족, 무식함의 소치이겠으나...    

진짜 뭔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독서도 즐겁지가 않다.   

 

모르겠다. 언젠가 신화, 과학, 철학에 대한 더 많은 내공이 쌓이면 이 지적 유희를 이해하게 될지. 그때엔 이 책을 보며 빙긋 웃으며 "역시 김용석!"이라며 엄지를 치켜들게 될지.   

그런데, 이런 지적 유희란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지금은, 판단유보.   

아니, 판단 불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