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으로 메이크업을 쇼핑하라 - 중저가 화장품만을 다룬 최초의 뷰티북!!
김지현 지음 / 우린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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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 사보고 싶은 화장품은 많고, 주머니 사정은 넉넉치 않은 것이 보통 사람들의 현실이다. 예전에 화장품이라고 하면 조금 비싼 가격대의 제품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워낙 저렴하면서도 제품력이 좋은 제품들이 많아서 주머니가 가벼운 사람들도 다양한 제품을 써볼 수 있는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온스타일의 '겟잇뷰티'에서 시작을 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고렴이보다 뛰어난 저렴이 화장품 소개를 많이 한 덕분에 이제는 무조건 비싼 화장품만 찾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저렴이 화장품도 싸다고 바구니에 막 담다보면 은근히 돈이 많이 들어간다. 물론 고렴이 화장품보다 싸기는 하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은 것이 화장품 가격이다. 내 돈을 써가면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이 써본 후기를 검색해보고 나에게 맞는 제품을 찾는 것이 좀 더 현명한 쇼핑 방법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아닌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저렴이 화장품을 골라준다면,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고 분석한 내용이기 때문에 좀 더 신뢰가 갈 것 같다. 그런데 정말 그런 책이 나와버렸다. 평소에 화장품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던 나에게는 솔깃한 정보가 아닐 수 없어서 책을 받자마자 펼쳐보았다.

 

일단 전체적인 구성은 각 제품군 별로 나누어서 설명을 하고 있다. 스킨이나 로션, 에센스 등 기능 위주로 분류가 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피부타입을 건성, 지성, 복합성, 여드름 피부 등으로 나누어서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골라 쓸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기존에 유명한 제품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고,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상도 여럿 들어가 있어서 읽는동안 잡지를 읽는 것처럼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특히 비싼 제품이 아니라 비교적 저렴한 브랜드 위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나중에 실제로 제품을 구매해보는 데에도 부담이 없다. 그리고 단순히 제품 소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각 단계에서 어떻게 하면 쉽고 예쁘게 메이크업이나 제품을 효율적으로 바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이런 팁들을 읽는 것만해도 많은 도움이 된다. 모든 내용들이 다 깨알같이 도움이 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재미있게 본 것은 속눈썹 붙이는 팁! 매장에서 속눈썹을 많이 보기는 했는데, 과연 이것을 셀프로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되어서 구입하지 않았던 제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에 나온 설명을 보니 혼자서도 연습을 충분히 한다면 꽤나 효과를 많이 볼 수 있는 아이템이 될 것 같다. 나중에 도전해보고 싶은 메이크업 방법이다.

 

정말 다양한 주제들로 유용한 정보들을 가득 싣고 있어서 화장품에 관심이 있는 여성이라면 모두 한 번쯤은 정독해도 괜찮을만한 책이다. 남자들에게 추천해도 괜찮은 화장품도 가장 뒤쪽에 간단하게 나와있으니 내 화장품 사면서 남자친구 화장품도 하나 껴주는 센스를 발휘해봐도 좋겠다. 평소에 화장품 관련 카페를 들락날락 하며서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책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으니 나에게 맞는 화장품과 그렇지 않은 화장품이 한눈에 들어와서 고민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그만큼 시행착오를 겪는 횟수도 줄게 되었으니 가격대비 효율은 높은 편이다. 주머니가 가벼운 여성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한 가지 일러둘 것은, 무조건 비싸다고 해서 다 좋은 화장품이 아니라, 저렴하더라도 나에게 맞는 화장품이 가장 좋은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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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설계의 정석 - 미래설계 사회경제학
홍성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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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년 후 미래는 어떻게 될까? 과연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지금까지 경제 상황은 어떻게 흘러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갈지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진다면 미래 설계를 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일단 이 책은 노후 준비를 하고자 하는 40~50대에 초점을 맞추어서 미래 설계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20대가 읽어도 괜찮지만 실질적으로 와 닿는 면은 좀 더 적은 편이다. 그러나 현대 경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어떤 나이대가 읽어도 괜찮을만한 책이다. 경제의 흐름에 대해서 앞부분에 상당 지면을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실제로 어떻게 대비를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투자라는 것이 책 한 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신문과 방송, 각종 경제지 등을 보면서 공부를 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투자법에 대해서는 독자들이 좀 더 공부를 해야하는 여지를 남겨놓았다. 그렇기 때문에 책 한 권으로 모든 것을 다 배우겠다는 욕심보다는 그래프와 정말 객관적인 시각으로 경제 현황을 파악한 저자의 논거를 보면서 포괄적인 경제 환경 지식을 넓히는데 좀 더 중점을 둔다면 이 책을 선택하는데 주저가 없으리라고 본다.

 

지금 은퇴를 앞둔 세대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수명은 늘어났는데, 실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짧아졌다. 그리고 은퇴를 하고 나서도 돈 나갈 곳이 너무나도 많아서 모아놓은 돈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또 다시 새로운 일을 찾아보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나이 먹고 일을 하기에는 지금까지의 생활 방식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돈을 주는 곳은 없다. 막상 돈을 모아놓는다고 해도 나중에 얼마나 오랫동안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앞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더 불안해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디스토피아적인 관점에서 왜 경제가 앞으로 더 살아날 수 없는 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에전에는 국가 부채가 크지 않아서 기업이 망해도 국가 주도의 경제 성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기업이나 국가 모두 부채를 안고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빚이 있는 이상 경제 운영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을 수 밖에 없다. 선진국들의 부채율은 상당히 높으며, 한국은 비교적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점차 부채가 늘어나고 있다. 범세계적인 도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은 노력을 할 테지만, 과연 그 선이 어디까지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지금까지 익히 알고 있는 자산 상품에도 여러가지 맹점이 있다. 예금이나 채권 같은 고정금리형 상품은 이제 투자를 하면 할 수록 원금을 까먹는 구조로 바뀌었다. 물가 상승률보다 금리가 더 낮기 때문에 투자를 한다고 해도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을 까먹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물가 상승률 만큼은 금리가 같이 올라가주어야 원가 보존이 가능한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보험 상품이 있는데, 이것도 잘 보고 비교해서 선택해야한다. 무리하게 보험을 가입하거나 정작 필요한 보험상품을 가입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필요할 때 돈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주식투자의 경우에도 요즘에는 비교적 열기가 줄었지만, 아직까지는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역시 주식투자는 꼼꼼하게 공부를 한 후에 도전을 해야 돈을 제대로 벌 수 있다. 요즘 원자재 가치가 올라가는 덕분에 상품 투자라는 것도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일반인이 상품투자를 직접 하기는 어려우니, 이와 관련된 펀드를 통해서 투자를 한다면 좋은 결과 나올 확률도 있다. 부동산 상품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경기 악화로 거래량이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이제 오를만큼 가격은 다 올랐다는 전망이다. 가능하면 소형 주택 위주로 투자를 하고, 상가도 가능하면 정리하는 것이 좋다. 물론 목 좋은 곳에 있는 상가는 경기에 상관없이 꾸준히 이익을 내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 있는 상가는 상품성이 없다. 앞으로 부동산 상품은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투자를 지양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이런 논리를 통해서 책의 마지막에는 어떻게 미래 설계를 해야하는지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미래 설계를 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 인생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어떤 시점에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서 투자 계획을 만들어야 하고, 그에 맞추어서 투자 상품도 가입을 해야한다. 사실 이게 말은 쉽지만, 항상 계획대로만 되는 것이 인생이 아니라서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뀔 때는 수정을 하더라도 일단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실제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에는 가능하면 전망있는 펀드 상품이나 주식 상품을 주로 설명하고 있다. 아무래도 조금 위험은 있지만, 제대로 준비만 한다면 위험도는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질적인 상품 이름은 알려주지 않고 있으니 자신이 공부해서 투자를 하는 수 밖에 없다.

 

결국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제대로 된 미래 설계를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해주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해야 그나마 편안한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다. 익히 알고 있는 말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실천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이 책에 나와있는 기본 지식을 가지고 좀 더 다양한 경제 공부를 해나간다면 아마 나중에는 자신의 노후를 똑똑하게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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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과연 진정한 지식인가 - 인터넷과 SNS의 시대,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과 교양
요아힘 모르 외 지음, 박미화 옮김 / 더숲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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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 그 전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루면서 그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진 듯 하다. 그나마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대부분 스마트 폰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기기가 스마트해졌다고 해서 그 기기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똑똑해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스마트 폰이나 아이패드, 컴퓨터와 같은 전자 제품들은 간단한 정보를 빨리 찾는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깊이있는 지식을 찾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방식의 책을 읽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발달로 지식의 습득마저 많아진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단편적인 지식은 습득하는 속도나 양적인 면에서 많이 발전을 했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깊이있는 사고를 요하는 질문을 하면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수박 겉핥기 식의 지식만 쌓아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원시인 취급하는 이 시대의 상황은 대중문화의 폐혜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독일에서도 이러한 담론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바 있다. 그래서 '슈피겔'이라는 주간지에 연재되었던 글을 모아서 이 책이 발간되게 되었다. 한동안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있었다고 하니, 진정한 지식에 대한 독일인들의 관심도 대단한가보다. 다양한 지식인들이 요즘에 인기를 끌고 있는 사이트들이나 사회적인 현상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았는데, 우리나라의 상황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서 한 번은 읽어볼 만 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중문화의 성격이 강하여, 어떤 것이 유행을 타기 시작하면 사회 전반적인 전파 속도가 놀랄만큼 빠르다. 외국에서도 우리나라를 테스트 마켓으로 할 만큼 반응이 빠른 곳이기도 한데, 외국에서는 유행하던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주춤한 것도 있기 때문에 이 책에 나와있는 사실이 우리나라 상황과 모두 다 맞다고는 볼 수 없지만, 충분히 공감되는 대목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몇 가지 주제는 나의 흥미를 끌었는데, 일반 교양의 필요성에 대한 것도 그 중의 하나이다. 일반 교양이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기본적으로 알아야하는 지식들을 말한다. 예전에는 각종 학문의 범위를 넘나들면서 지식인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각 분야의 전문성이 대두되다보니 많은 장르를 넘나드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주종목으로 삼는 분야에서 파생된 인접 학문까지인 정도가 대부분이다. 왠만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다 나오기 때문에 일반 교양이 불필요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자신의 것으로 온전하게 흡수되지 않은 지식은 진정으로 자기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아무리 단순한 것이라도 일반 교양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구글, 위키디피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꼬집고 있는데 구글 같은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클릭한 사이트를 위주로 사람들에게 검색 결과를 내놓는다. 그러나 과연 대중이 선택한 정보라고 해서 그것이 진정으로 옳은 것만도 아니라는 것이 문제이다. 물론 해당 단어만 들어있다고 해서 아무 순서 없이 결과를 내놓는 예전 방식보다는 많이 진보했지만, 잘못하면 대중의 인식을 한쪽으로 몰아갈 수도 있는 과학기술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위키디피아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수정되고 정보가 쌓이는데, 각자가 인식하고 있는 정보의 세계가 다르기 때문에 그 내용들이 무조건 맞다고 하기도 어렵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외에도 과학관과 지식 오류의 역사 등 다양한 오늘날의 정보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책의 끝머리에는 미래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지식에 도움이 되는 책들이 나와있다. 모든 분야에 대해 나와있는 것도 아니고, 표로 일목 요연하게 정리된 내용도 아니지만, 적어도 유럽의 지식인이라면 알아야 할 정보들이 많이 실려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여기에 나온 책들을 참고 서적 삼아서 한 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그 뒤에는 나의 교양과 지식을 측정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도 있으니 재미삼아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진정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과 정제된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식생활에서는 지나치게 가공된 식품을 먹으면 건강에 해롭하고 하여 최근에 유기농 식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지식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나치게 분할된 단편적인 지식은 평소에 교양을 쌓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한 두 문장을 안다고 해서 거창한 지식인이 되는 것도 아니다. 모든 지식을 최대한 종합하여 총체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을 때 그와 같은 지식은 진정으로 쓸모가 있어진다. 정말 쓸모있는 지식을 쌓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스마트 폰과 인터넷을 끄고 좋은 양서 한 권을 집어드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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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안네 - 60년 만에 발견한 안네 프랑크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
베르테 메이에르 지음, 문신원 옮김 / 이덴슬리벨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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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안네의 일기를 무척이나 감명깊게 읽은 독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알고 있지 못하는 안네의 또 다른 이야기는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러나 미리 말해둘 것은, 이 책은 안네를 위한 책이 아니라 안네 프랑크를 잠시 보았던 베르테 메이에르의 이야기이다. 아마도 안네가 지금까지 살아남았더라면 아마 저자와 비슷한 아픔을 겪지 않았을까 싶다. 그녀와 비슷한 삶을 살았던 베르테의 이야기를 통해 독일의 나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는지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아픔은 우리나라의 일제 시대에 고문 받고 힘겹게 살았던 사람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일도 되리라 생각한다.

 

저자가 안네를 만난 것은 집단 수용소에서였다. 그 때 안네는 어린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주는 등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다른 곳에서 생활하게 되고 결국 집단 가스실로 가버려서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저자는 정말 죽을 것만 같던 상황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아 고아원에서부터 착실히 성장하여 지금은 네덜란드의 성공한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살고 있다. 굉장히 어린 시절에 집단 수용소 생활을 했지만, 그 때의 그 기억이 너무나도 끔찍하여 평생을 따라다닌다. 과거에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독일 나치에게 끌려가면서 모든 재산을 몰수당한다. 부모님은 수용소에서 노동을 하다가 돌아가시고 어린 여동생과 본인만 살아남았다. 유럽과 미국에 친척이 있었으나 전후에 모두 어려운 생활을 겪었기에 따로 받아줄 곳은 없었고 자매는 고아원에서 성장을 해야했다. 살아남는 법만 배웠을 뿐, 살아가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여 그녀는 평생을 갖가지 공포에 시달리면서 산다. 일단 기차나 비행기와 같은 대중 교통 수단은 수용소에 끌려가던 기억 때문에 타는 것만 해도 공황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나마 자유롭게 탈 수 있는 수단은 자동차이다. 그리고 집에 어떤 숨을 비밀 공간이 없으면 굉장히 불안해한다. 요리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수용소 생활 당시 너무나도 배고팠던 기억 때문인데, 지금도 냉장고에 음식을 가득 채워놓지 않으면 성이 차지 않는다. 이러한 강박증상은 나치가 어린 아이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 책 전체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따르고는 있으나,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은 제외를 하고, 중간에 끊어진 기억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완전히 그녀의 전 생애를 파악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지금까지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왔고, 그 상처가 절대로 치유될 수 없다는 사실은 명백하게 알 수 있었다. 나는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로서 굉장히 풍요로운 삶을 누려왔다. 적당히 돈도 있고, 물건도 풍부했기 때문에 굳이 절약을 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소비가 미덕이 될 수 있다는 논리도 많이 들어보았다. 그렇기에 전쟁을 겪은 사람들이 어떠한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처 알 길이 없었다. 이렇게 책으로나마 그들의 고통을 조금 알게되었다는 사실이 다시는 전쟁을 겪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수용소에서 끔찍한 일들을 겪은 사람들은 그 기억이 평생을 따라다닌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래도 지금은 사회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안정을 되찾아서 조금은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온전히 그녀의 힘으로 일어선 것이기 때문에 그 노력이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 땅에 다시는 이와같은 고통을 겪는 일이 없도록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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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생활의 발견
와타나베 쇼이치 지음, 김욱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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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지식을 쌓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책 제목만 보았을 때는 이 책의 내용이 무엇일지 쉽사리 짐작하기가 어렵다. 다만 학식이 있고, 좀 더 지성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서 나와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 책은 일본의 유명한 대학교수가 쓴 책으로 어떻게 하면 현명한 지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나는 항상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도 뭔가 모자란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었다. 어린 시절에는 모든 소설 종류에 빠져 들어서 시대의 고전이라는 책들은 다 섭렵하고자 노력을 했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온갖 종류의 자기계발서와 실용서를 뒤지고 있다. 요즘에는 너무 책을 읽는 장르의 깊이가 얕은 것 같아서 철학서나 인문서, 경제관련 서적도 함께 보려고 노력중이다. 그러나 막연하게 도전하는 것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일단 저자가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말하고 있는 것은 현명한 지적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서재를 집안에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쓸 무렵만 해도 책이라고 하면 종이로 된 책을 말하는 것이라 부피도 차지하고 제대로 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그러나 요즘과 같이 전자책이 점차 보급되고 있는 시점에서 책을 소장한다는 것은 반드시 그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물론 종이가 주는 질감과 책장을 넘길 때의 활동적인 느낌은 아직까지 전자책이 따라가지 못하지만, 점차 나아질 것이다. 책을 소장하는 가장 큰 이유가 내가 찾고자 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고자 함이니 전자책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책을 놓는 공간이 축소된다고 하더라도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만의 온전한 지적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의 확보는 필수적이다. 결국은 지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컴퓨터가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본인이 창작활동을 잘 할 수 있는 공간은 꼭 있어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계속 강조하고 있는 점은 지적인 창작물을 자신이 내킬 때 쓰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기계적으로라도 글을 써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 그냥 시간이 흐르다가 내 마음이 내킬 때 글을 쓰게 된다면 그것은 언제 작품이 끝날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자칫 잘못하면 사람이 게을러지기 딱 좋다. 이런 환경을 갖추어 놓는다면 창조적인 지적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글을 쓰는 것을 업으로 삼지 않는 일반인들에게는 약간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는 이야기들이 무척 많다. 평범한 직장인들은 그날 그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치우면서 짬짬이 책을 읽게 되는데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온종일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 그렇게 하자면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 별도의 시간을 내어서 그런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작가가 쓴 이 책 어디에도 그러한 고행을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그것은 저자가 학문 연구를 업으로 하는 대학교수이기 때문이고, 이 책도 비슷한 환경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 쓴 책이기 때문이다. 책의 뒷부분으로 갈 수록 글을 쓰는 작가나 교수들의 입장에서 쓴 내용들이 주로 이어져서 이미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법을 기대했던 나에게는 약간 핀트가 안 맞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책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고, 책을 대하는 그 분의 자세가 너무나도 훌륭했기 때문이다. 일단 대충 훑어보고 괜찮다고 생각되는 책은 무조건 사야한다. 지금 당장 밥 벌어 먹기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책 한 권을 사는데 돈을 아까워해서는 안된다. 어떤 책이든 책을 한 권 만들어 내기 위해서 저자가 쏟는 노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그런 노력에 비해서 책 값은 무척 싸기 때문에 좋은 책은 반드시 구입을 해야한다. 그 형태가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크게 상관은 없다. 그리고 감동 깊은 책은 여러 번 읽어도 색다른 감명을 주기 때문에 여러번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다. 자신만의 장서를 꾸미는데 성공을 한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든 자신의 지적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아직까지 나만의 도서관을 갖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제부터라도 작은 책장 하나라도 마련하여 조금씩 채워보길 바란다. 처음에는 책장 채우는 재미에 맛들이게 되면 나중에는 그 책들이 나의 지적 생활에 엄청나게 도움을 주는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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