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전하는 따뜻한 마음

따뜻함을 드세요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먹는 것만으로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 소설집을 보고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음식이라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고,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가득 담긴 것이기 때문이다. 먹는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은 다소 실력이 모자라더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영화나 만화 등에서 음식을 다루는 주제가 은근히 많은 것도 이런 사람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나는 이 작가가 쓴 '달팽이 식당'을 미처 읽어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작가의 스타일은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 대단한 클라이막스는 없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한 기분이 이어진다. 엄청난 액션 소설을 읽을 때보다 한층 더 차분해진 마음으로 읽는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레 아픔을 치유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솔직히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거의 있을 법하지 않은 내용들이다. 아주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어쩌면 있을지도 모른다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소재로 나에게는 가까운 듯 하면서도 조금은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감정은 그들 앞에 펼쳐진 아주 정성스러운 음식의 묘사였다. 온전히 문장으로만 표현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음식의 생김새나 맛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기분이다. 특별히 음식을 즐기지 않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류의 음식 소설은 절로 그 음식을 먹어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특별히 그 음식을 먹고 싶다기 보다는 그 음식 안에 담겨있는 특별한 의미와 정성을 먹어보고 싶은 것이다. 잘 차려진 밥상은 보고 먹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느끼게 만든다.

참 오랜만에 가슴 깊숙한 구석으로부터 따뜻함이 전해지는 소설을 만났다. 모두 슬픈 사연을 지니고 있는 주인공들이라 어떻게 보면 눈시울을 적셔야 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앞에 놓인 음식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이 소설집의 제목도 '따뜻함을 드세요'인가보다. 아주 짤막한 단편 소설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책을 많이 읽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크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주변에 먹는 것도 힘들 정도로 괴로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그 사람의 손에 꼭 쥐어주고 싶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주변에 있는 음식들이 조금은 달라보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평범한 음식이라도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맛있는 음식으로 변신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음식에 담긴 마음, 그 마음을 한가득 느껴보고 싶은 밤이다. 

극단적으로 건강해지는 방법

한 권으로 읽는 건강 브리태니커 -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저자 제이콥스의 760일 죽기 살기 몸 개조 프로젝트!
A. J. 제이콥스 지음, 이수정 옮김 / 살림 / 2012년 7월

제목은 뭔가 거창하지만, 이 책은 절대 무겁지 않다. 오히려 꽤나 가벼운 내용이라 이렇게 두꺼운 책이 재미있어도 되나 싶을정도로 쉽게 읽히는 책이다. 이 책을 쓰기 전에 같은 저자가 쓴 책을 읽어보았던 독자라면 알겠지만 엉뚱한 발상으로 떠오른 생각을 직접 본인의 생활에 적용을 해보는 실험맨 타입으로 보통 사람 같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을 스스럼없이 해낸다. 이번에도 어떤 실험을 해보았을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역시 독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내용과 위트가 담겨 있어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는 전형적인 미국인 타입으로 단 것을 좋아하고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미국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대도시에 사는 모든 독자들이 비슷할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무럭무럭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늙을 때까지 건강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보통 사람처럼 헬스 클럽을 다니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몸의 각 부위별로 건강해지는 방법을 연구하고 직접 체험해보는 생활을 한다. 다소 엉뚱한 방법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많았는데, 의외로 좋은 결과를 내는 것도 있었고, 예상대로 전혀 소용없는 방법도 있었다. 왠만큼 건강해진다는 방법을 다 해본 듯 하다. 거의 2년동안 건강해지는 프로젝트를 위해서 여러 시도를 한 것과 세상에 건강해지는 방법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나의 생활 습관도 반성을 하게 되고, 책의 가장 뒷 부분에 나와있는 건강한 생활을 하는 방법은 꼭 따라해보고 싶다. 다소 엉뚱한 발상을 가지고 있는 저자라고 하더라도 극히 이성적이라 추천해주는 방법 만큼은 제대로 된 방법이니 말이다. 이 실험을 하는 동안 저자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덕분에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게 되고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을 떠나 보내야 하는 일도 겪었으나, 결국 모든 것을 극복해내고 예전보다 건강한 몸을 가지게 된 것은 분명하다. 운동하는 시간 때문에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조금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운동을 통해서 잔병치레를 덜 앓게 된 것도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모든 사람들이 저자처럼 극단적인 생활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솔직히 이런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여간 큰 결심을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간접 경험을 통해 건강한 생활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평소에 A.J. 제이콥스의 전작으로 인해서 이 작가의 팬이 되었거나, 극단적으로 건강한 생활이란 어떤 것인지 궁금한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웃음과 따뜻한 감동이 있는 에세이로 무기력한 일상에 재미있는 발상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올바른 건강기능식품 섭취 가이드

건강기능식품이 내 몸을 망친다 - 의사도 알려주지 않는 건강기능식품의 비밀
이기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7월

 요즘 워낙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이 많이 나오다보니, 어떤 것들을 같이 먹어도 되고 어떤 것들을 같이 먹으면 안 되는지 궁금할 때가 많았다. 화장품에도 같이 쓰면 효과가 잘 안나오는 제품이 있듯이, 건강기능식품에도 그런 것이 있지 않을까 싶던 차에, 이 책을 발견하게 되어 무척 기뻤다. 사실 이런 것을 병원에 가서 물어보기도 좀 어렵고, 왠지 처방 조제약 외에는 딱히 물어보면 안 될 것 같아서 달리 확인할 곳도 없는데 현직 의사가 쓴 책이라고 하니 더욱 신뢰가 간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질환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약들을 직접 가지고 가서 확인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이 책 하나만 있으면 왠만한 약들은 분간이 가능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각 성분별 특징을 세세하게 잘 써놓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성분별 조합과 증상별로 먹으면 좋은 성분들을 꼼꼼하게 실어놓았다. 매일 새로운 건강기능식품들이 나오기 때문에 특정 약을 지칭해서 소개해놓고 있지는 않아서 일단 가지고 있는 약의 성분표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약간의 수고만 하면 안심하고 약을 먹을 수 있으니 이 책에 나와있는 내용을 참고로 해서 정말 건강을 제대로 보조해주는 약을 먹으면 좋겠다. 사실 나도 약에 대해서는 기피하는 성향이 있어서 왠만하면 건강기능식품도 잘 안먹는 편인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것도 필요하겠다 싶다. 아무래도 영양소를 보충해주면 그만큼 몸이 덜 피곤하다고 한다. 애써 끙끙대고 참는 것보다 이왕이면 건강하고 즐겁게 생활하는 편이 여러모로 더 좋지 않을까?

전문 의학 서적을 접하기 어려운 일반인들에게는 이런 류의 책이 올바른 의학 지식을 쌓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워낙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라서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아도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기는 하지만, 신뢰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정제된 지식은 책을 통해서 얻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본다. 그냥 읽기에는 다소 지루한 책이기는 하나, 집에 건강기능식품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집에 있는 것과 이 책의 내용을 비교해보면서 과연 내 몸에 맞는 것을 섭취하고 있는 것인지 살펴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일이 될 듯 하다. 평소에 내가 정말 제대로 된 약을 먹고 있는 것인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과학적인 감성 마케팅 이야기

이모션 - 우리의 지갑을 여는 보이지 않는 손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지음, 배진아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8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상품을 구입할 때 굉장히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사례들을 보면 순간적인 충동에 의해서 돈을 지불하는 경우가 보인다. 순간적으로 결정한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오랫동안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가 세뇌되어 이미 감정적으로 훈련이 된 경우도 있다. 과연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어떤 과학적인 증거에 의하여 일어나는지 이 책의 저자는 알고 있다. 오랫동안 사람의 심리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스스로 개발한 측정 도구에 의하여 사람들의 유형을 분류하고 각 유형별로 어떤 포인트를 자극했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론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례를 보여주다보니 신뢰도도 높고, 과연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는 어떤식으로 접근해야하는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 읽는 동안 무척 흥미로웠다.

독일인 저자가 쓴 책이다보니, 책에 나오는 단어들이 독일식 발음과 독일 내 인지 브랜드가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 같은 경우에는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는 제품이나 브랜드의 경우에는 조금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저자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편이라 어느정도는 파악을 하는 것까지 가능했다.

지구에 있는 동물 중에 인간이 이성적인 동물인 것 같지만, 의외로 감정에 휘둘리기 쉬운 동물이기도 하다. 사람들 간의 경제 활동이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면,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 부를 어떤 사람이 더 많이 가져가는가에 대한 땅따먹기 과정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몫을 어떻게 하면 감정을 해치지 않고, 호의적으로 내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 마케팅의 한 과정이라고 본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오감을 활용하면서 상품의 특성 및 고객의 유형별 접근 방법을 굉장히 합리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평소에 감성 마케팅에 관심이 많던 독자라면 한 번쯤 참고해보면 무척 흥미로운 내용들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보기 좋으면서 맛도 좋은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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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세 편식 걱정 없는 매일 아이밥상 - 성장기 두뇌발달에 좋은 레시피 134
김윤정 지음 / 지식채널 / 2012년 7월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내 아이의 식습관을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교육을 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을 것이다. 애초부터 아무 것이나 잘 먹는 아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요즘에는 워낙 먹을 것이 많다보니 좋은 것만 가려서 먹이기도 쉽지 않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식품들은 대부분이 가공 식품이라 식성이 한 쪽으로 치우칠 수도 있고 영양학적으로도 고른 섭취가 어려운 것이 많다. 건강에 신경을 쓰는 엄마라면 매일 아이들의 식단을 짜는 것도 상당히 머리가 아플텐데, 이제 그 걱정을 깔끔하게 해결해 줄 요리책이 나왔다. 식품 영양학을 전공하고 현재 영양사,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는 저자가 그동안 아이를 키우면서 고민했던 식단들 중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던 음식들만 골라서 맛있는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엄마의 고민이 들어있는 책이라 구석구석 세심하게 신경을 쓴 부분들이 많이 보인다.

일단 책에 실려있는 요리들은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솔직히 아이들 요리 뿐만이 아니라 간편하게 만들어 먹는 어른들 요리로도 제격이다. 모든 요리들은 한 접시의 영양을 고려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영양소도 골고루 들어있다. 맛도 있으면서 영양도 듬뿍 들어있다면 그것만큼 완벽한 요리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만드는 과정이 별로 어렵지 않아서 요리를 잘 하지 못하는 엄마라도 얼마든지 따라할 수 있는 요리들이 많다. 물론 몇몇 요리들은 약간의 기술을 요하기는 하지만, 모름지기 요리란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그 음식 맛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니 과감하게 도전해봐도 좋겠다.

일단 요리 목록이 풍성해서 좋고, 두번째로는 한달 식단을 아예 제대로 짜서 실어놓으니 이것만큼 직장 맘에게 편리한 것은 없겠다. 솔직히 아무리 좋은 요리 레시피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조합을 할 것인지도 상당히 고민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한 달 분량의 삼시 세끼 식단이 있으면 어느정도 식단을 짜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자주 쓰는 요리의 레시피 카드도 실어놓아서 주방에 큰 요리책을 펼쳐놓고 요리를 할 필요없이 간단하게 카드만 보고도 요리가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 책의 구성도 종류별로 분류를 해놓아서 상황에 맞는 요리를 재빠르게 찾기 쉽게 해놓은 것도 장점이다. 이미 엄마의 마음으로 만든 책이라 이런 세심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어떤 요리를 해주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던 엄마들이라면 이 책 한 권으로 그 고민을 왠만큼 해결할 수 있으리라 본다. 또한 아이와 함께 어른들도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라 함께 음식을 먹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사실 어른 요리와 아이 요리를 따로 준비하려면 번거롭기도 하거니와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에 어른들의 식사는 대충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 있는 요리는 어른 입맛에도 충분히 맞을만한 것들이라 무척이나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오늘도 아이들이 먹을 내일의 메뉴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