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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국 부자들>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미국의 한국 부자들 - The Good Rich
송승우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한다. 최근에 미국 경기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극도로 악화되기는 했지만, 분명히 세계를 주름잡는 경제의 큰 축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한국 전쟁을 겪은 이후 정말 한국이 못살았던 시절에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에 굉장히 적합한 곳이었다. 그래서 기회만 된다면 사람들은 미국으로 가려고 했고, 유학이라도 하고 돌아오면 한국에서 상당한 지식인 취급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세계가 지구촌 시대라고 일컬어질 만큼 정보의 교환이 빨라져서 그러한 메리트는 많이 없어졌다고 해도 드넓은 땅에 여유롭게 생활하는 미국인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부럽기도 하다. 일찍부터 자본주의가 발달해서 성과주의를 가장 먼저 내세운 곳도 바로 미국인데, 먹고 먹히는 살벌한 기업 환경을 갖춘 곳이라고도 한다. 그런 곳에서 살아남은 한국인들이 있다. 정말 세계 경제를 주름잡는 대부호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미국에서는 성공했다고 여겨지며 사회의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왠지 모를 악착같음과 여유로움이 함께 느껴진다. 그들이 처음부터 부자는 아니었듯이 어떻게 하면 성공을 할 수 있었는지 성공 스토리를 듣다보면 나도 왠지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막연한 기대감이 들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CEO이다. 경쟁이 치열한 미국에서 그들이 살아남는 경영 철학으로 그들은 하나같이 한국적인 가족적 기업문화라 일컫는다. 최근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유지해온 호봉제도를 없애고 성과에 따른 연봉제를 도입하며 경쟁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워낙 이직이 많은 미국이라 좋은 연봉 조건도 중요하지만 이 회사와 함께 내가 성장해나갈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고보면 요즘 한국 기업에서는 인원 감축이나 조직 개편 등을 통해서 그 회사에 오랫동안 일해왔던 사람들을 한꺼번에 퇴출시키기도 하는 대수술을 감행하는 기업들도 상당수 있다. 전반적인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이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을 없애버렸으며, 직원들도 그 회사에 충성을 다하기 보다는 언제 짤릴지 모르니 자신의 잇속을 우선시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한 번 회사에 들어오면 같은 배를 타고 갈 동반자가 아니라 필요할 때 쓰고 나중에 그 기능을 다했다고 여기면 주저없이 버리는 것이 실제 경쟁사회의 모습이다. 이렇게 경직된 기업문화 속에서는 해당 기업이 오래 가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에서 성공한 부자들은 어떤 것보다도 조직원들의 복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회사가 어려울 때 구성원들의 복지와 관련된 예산을 가장 먼저 삭감하는 한국의 기업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 그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내심 부러웠다.
 
이 사람들이 처음부터 부자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그 자리에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지 무척이나 궁금한데, 이 책에 실린 그들의 성공기를 살펴보면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불굴의 의지와 남들 놀 때 일하는 피나는 노력이 성공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 '노력하면 다 돼!' 라는 말에 조금은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먹을 것도 못먹고 잠잘것도 제대로 못 자면서 정말 죽을 것처럼 노력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 생활에 만족하며 아주 조금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쉽게 좌절해버린다. 하지만 정말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해결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단순하지만 명확한 목표가 그들의 성공 비결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사회적으로 어느정도 안정된 위치에 오르고 난 후에는 이들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예전에 많이 비난을 받았던 것은 자신의 부를 쌓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사회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탓도 있다. 어떤 사람이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의 땀방울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일 텐데, 오직 자신의 능력만으로 성공했다고 믿는 큰 오류를 저지른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어려울 때라도 사회적인 기부활동을 잊지 않고 실천한 덕분에 부와 함께 주변 사람들의 존경을 얻을 수 있었다.
 
진정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아라. 그렇다면 분명히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이것은 미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통하는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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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아이 엠 - 모르고 살아온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셀프 인터뷰
미카엘 크로게루스.로만 채펠러 지음, 김세나 옮김 / 시공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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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를 정말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솔직히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것은 자신의 한 면만 보기 때문에 상당히 쉬운 편이지만, 나의 변화무쌍한 감정을 잘 알고 있는 자신은 정작 스스로를 평가하고 파악하는데 상당히 망설여진다. TV에서 유명인사나 조금 특별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들의 삶을 알게되고 생각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인터뷰 한다면 어떨까? 약간은 객관적이면서도 개인적인 질문들을 통해 직관적인 대답을 하면서 나 자신을 알아간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자신을 알기 위해서 만들어진 책이며,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들이 가득 담겨있는 엉뚱한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질문들에 성실하게 대답을 해나가다 보면 그동안 나도 깨닫지 못했던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상큼한 파스텔 블루 색상의 표지는 오랫동안 봐도 질리지 않고 요즘 나오는 예쁜 다이어리를 떠오르게 만든다. 한 때 다이어리를 꽤나 열심히 썼던 나로서는 상당히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다. 책을 처음에 받아들면 파스텔 핑크 색상의 연필과 함께 진공 비닐 포장이 되어 있다.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선물을 받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비닐포장을 뜯으면서 책 안에 무슨 내용이 들어있을지 무척 궁금했다. 실제 책 내부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감각적인 그림과 편집으로 이루어진 여러가지 질문들이 가득 실려있다. 커다란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해서 다양한 질문들이 가득한데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직접적인 질문들이 많아서 약간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질문들이 나라는 사람을 알게 해주는 재미있는 경험이라 별로 어렵지 않았다. 가끔씩은 한참을 고민해야 하는 질문들도 사실은 꽤 있었지만 말이다.

 

혼자서 사각사각 답변을 써 내려가는 것도 재미있지만,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와 함께 몇 가지 질문을 공유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은밀한 질문도 있어서 약간 난감한 것은 패스를 하면 되지 않겠는가! 아무튼 나름대로 성실하게 답변을 해나가는 작업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의 모습을 나중에 한 번 들춰보면서 내가 어떤 점에서는 성장을 했고, 또 이 때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지 되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솔직히 매일 일기를 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일기를 통해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돌발 질문을 통해서 내 모습을 알아가는 것이 가장 큰 재미일 것이다.

 

질문의 책은 사실 시중에 이미 나와있는 것이 몇 권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예쁜 일러스트와 디자인으로 나온 책은 이 책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선물용으로도 꽤 괜찮은 아이템이라 생각된다. 아마 이 책을 선물받은 사람도 자신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무척 좋아할 것이다. 그냥 슥슥 읽어나가는 것도 괜찮겠지만, 나는 이 책과 함께 들어있는 연필로 답변을 꼭 써보길 추천한다. 그냥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넘어가는 것과 짧은 문장이라도 끄적이는 것은 사고의 깊이와 진실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알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던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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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다스리는 사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 / 완보완심>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완보완심 緩步緩心 -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느리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김경집 지음 / 나무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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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긴 책을 만났다. 그저 경쟁자가 아닌 정말 예전에 느꼈던 따뜻한 마음씨가 책을 읽는 내내 그대로 나에게 전해져오는 듯 했다. 그런 따스한 온기가 그리웠던 건지, 평소와는 달리 아주 느긋하게 책을 읽었다. 이런 책은 여유롭게 누워서 차분하게 그 뜻을 음미하면서 읽어야 제 맛이다. 그리 수식어가 많지 않아서 담백한 느낌의 문장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요즘에 하도 나의 행동을 좌지우지하고 싶어하는 책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이 책이 무척 반갑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이 책의 구성은 42개의 사자성어의 풀이와 현대적인 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사자성어들을 선별하여 각 장의 제목으로 삼고, 그 사자성어에 대한 이야기들을 짤막하게 풀어나가는 형식이다. 짧은 에세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지하철이나 조금씩 짬이 날 때마다 읽어도 글의 흐름이 깨지지 않아서 가볍게 읽기 좋다. 가벼우면서도 의미있는 이야기들이라 이 책을 읽는 동안만은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었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고, 이 책은 아주 천천히 읽는 것이 더 알맞다. 사자성어에서 배울 수 있는 현대적인 삶의 지혜가 아주 가득 담겨있는 책이다.

 

책의 문장들이 알기쉽게 되어 있길래 문득 이 책의 저자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졌다. 책 표지 안 쪽에 쓰여 있는 간단한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인간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란다. 요즘 중고등학교에서도 도덕을 가르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사실 대학에서 인성에 대한 관심을 두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학문적인 지식이나 전문적인 기술을 가르치는데 치우쳐있기 때문에 사실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경우는 드문데, 저자가 있는 학교에서는 이 과목이 교양필수과목이라고 하니 세상이 많이 퍽퍽해졌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이 책 외에도 다른 책도 꽤 많이 썼는데, 이름을 들어본 책도 꽤 된다. 책 한권을 쓰려면 상당한 수준의 지식이 필요한데, 한 권도 아닌 여러권을 쓴 저자는 풀어놓을 이야기가 무척이나 많은 재주많은 이야기꾼인가보다.

 

큰 욕심을 버리고,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을 하며, 무조건 강해지려기 보다는 유연함을 가지고 살다보면 정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사회적인 분위기가 경쟁에서 이긴 자만이 성공을 한 것으로 인정을 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본질적인 것은 깨닫지 못하고 겉치레에 연연하며 살아가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스스로가 이런 모자람을 깨닫기는 어려우니 이와 같은 책들을 읽으면서 그 부족함을 채우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제목처럼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느리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산다면 그보다 풍족한 삶은 없을 것이다. 물질 만능 주의에 길들여진 내가 이를 실천하기도 만만치 않을테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는 동안만이라도, 적어도 이 책의 한 구절이라도 내 마음에 진정으로 와 닿는다면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것을 얻은 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항상 바쁘게 달려왔던 내 자신을 잠시나마 되돌아 보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경험하고 느꼈던 생각들이 이 책을 읽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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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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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실 이런 류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기 어렵다. 내용이 까다롭고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용어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번역본이기 때문에 역자가 여간 꼼꼼하게 번역을 하지 않으면 읽는 독자는 도대체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종잡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이 책도 실제 강의의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쓰여진 책이고 정치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솔직히 말하면 책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매체 등을 통해서 소개되고 있는 것을 보면 요즘 상당히 베스트셀러의 대열에 올라와있는 듯 하다. 대중들은 왜 이 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그만큼 대중들이 사회의 진정한 정의에 대해 목말라 있다는 것을 대변할만한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정의의 칼을 휘둘러야 할 검찰이 부정 비리를 저지르고, 정치인들의 공공연한 비리들은 시민들을 정말 화나게 만들었다. 그래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서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정의에 대해 다시금 재정립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이에 대한 대중의 지적인 욕구에 대해 마이클 샌델 교수는 아주 오래전 아테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에서부터 현대 정의에 대한 논쟁까지 다루는 분야는 굉장히 방대하고 체계적이다.

 

미국은 자유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이다. 그래서 개인의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고, 그만큼 빈부의 격차가 큰 곳이기도 하다. 모든 부는 개인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어느 정도 이상의 부가 차이나게 되면 그 게임은 더이상 공정하게 진행될 수가 없다. 부가 더 큰 부를 낳듯이, 그로 인해 가난한 계급에 속하게 된 사람은 상위 계급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이다. 정말 엄청난 행운이 있지 않는 이상, 대대로 내려오는 부자를 이길 수는 없다. 그래서 효과는 미미하나, 미국에서도 조금씩 공공선에 대한 의식이 깨어나고 있는 듯 하기는 하다.

 

세계의 지성들이 모이는 하버드에서 샌델 교수는 과감하게 학생들에게 그들이 순전히 자신의 실력으로만 학교에 입학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말한다. 대학은 다양한 계급의 사람들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며, 같은 실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타고난 운에 의해서 입학 여부가 결정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사실을 통해 학생들의 지나친 자만심을 일깨우고자 하며, 진정한 정의의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과연 정의를 한마디로 아우를 수 있는 그런 말이 있을지 고민해보기는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상황을 같은 저울에 놓고 정의를 판단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 상황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존재하고 모든 사람이 100% 공감하는 상황을 만들기란 절대적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꽤나 난해하다. 철학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기존 대가들의 철학 사상이 어떻게 현대 사회의 문제에 적용되어 해석될 수 있는지 양상을 보는데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겠지만, 나처럼 대중 소설에나 관심있던 독자라면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조차 몰라서 우왕좌왕 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두께도 상당히 두꺼워서 그저 읽어내려가는 일만도 녹록치 않았다. 하지만 이 책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책 한 권을 다 읽어냈다는 그런 뿌듯함이 그간의 어려움을 모두 날려주어서 굉장히 기쁘다. 책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시대의 지성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한 번 더 통독을 한다면 그 때는 어느 정도 이 책의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책보다는 실제 강의가 더 재미있을 것 같지만, 일단은 이 책으로나마 간접적인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무척 기분이 좋다. 사회의 정의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아주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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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언어 씨 이야기 - 헬로우 Mr. 랭귀지 1881 함께 읽는 교양 5
에리카 오크런트 지음, 박인용 옮김 / 함께읽는책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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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매일 언어를 사용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어떤 장애가 있어서 제대로 된 언어를 활용하지 못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사용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언어들이 존재한다.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생겨났는지 명확하게는 모르지만 그래도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표현하기에는 언어만큼 간편한 것이 없다. 한국에 한 때 선풍적으로 불었던 영어 조기 교육은 아직도 그 여파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요즘은 조금은 잠잠해진 듯 하다. 아무튼 멀쩡한 한국어를 놔 두고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엄마들을 보면 차라리 한국이 영어권 국가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마저 든다. 예전에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희소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영어를 구사할 줄 알고, 워낙 영어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그리 영어 점수에 연연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아무튼 이렇게 영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면 우리 나라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1.5개 국어를 하는 문화적인 국가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렇게 언어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영어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영어가 현재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국제어에 가깝기 때문이다. 미국이 빠른 속도로 세계 경제를 장악하면서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아는 것이 비즈니스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당분간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위치가 하락할 염려는 크게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를 쓰고 영어를 배우려고 한다. 영어도 다른 언어와 마찬가지로 그 기원을 명확하게 추적하기란 어렵다.

 

그런데 영어가 세계를 장악하기 이전에 세계어를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언어들의 불합리성과 문화 교류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각 나라의 사람들이 편하게 배워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선구자들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들은 어느 한 나라의 언어를 국제어로 정하기에는 불평등하다는 생각에서 모든 언어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을 모아서 좀 더 보편적인 공통어를 만들고자 했다. 사실 그 목적과 방법은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자면 모두 다르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발명가의 열망은 똑같았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이 책을 읽기 전가지 내가 알고 있는 인공어라고는 '에스페란토 어'밖에 알지 못했었다. 이것도 대학교에 들어와서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내가 다니던 학교에 에스페란토어 동아리가 있었다. 내가 직접적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동아리방을 왔다갔다 하다보니 그 동아리의 문 앞도 지나간 적이 있어서 그 존재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맨 처음 봤을 때에는 굉장히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에스페란토 어 외에도 많은 인공어가 존재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수많은 인공어의 탄생과 소멸을 이야기하고 있다. 표지에는 뭔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숨어있을 듯 한 문구들로 가득하지만, 사실 내용의 본질을 따지고 보면 인공어의 역사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놓은 책이다. 수많은 인공어들을 일일이 열거하기는 어렵고 그 중에서도 비교적 자료가 많이 남아있고 인공어의 역사에서 나름대로 기념비적인 흔적을 남긴 언어들을 위주로 서술하고 있다. 언어학자인 저자가 실제로 공부한 언어도 여럿되는데,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는 언어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에스페란토 어나 클링온은 사람들이 모여서 매년 행사도 개최한다고 하니 언어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그리 적지는 않은가보다. 그리고 자신이 발명한 언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한 과학자고 있었다고 하는데, 언어의 물리적인 특성상 일단 세상에 공표를 하고 나면 조금만 바꾸어도 다른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으니 한 사람에게 귀속된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그 소유권을 주장한 과학자도 결국에는 패소하여 그리 좋은 결과를 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언어에 대해 조금 관심이 있던 독자라면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인공어라는 개념에 대해서 낯선 독자라 하더라도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던 상식의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읽어두면 꽤 도움이 될 것이다. 책 뒤에는 풍부한 참고 문헌이 실려있으니 언어적으로 능력이 되는 사람이라면 웹사이트나 해당 원서를 직접 찾아서 읽어봐도 좋겠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나서 지금 내가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꽤 의미가 있는 독서경험이었다. 앞으로 동서양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언어가 만들어질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의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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