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사람들
M. 스콧 펙 지음, 윤종석 옮김 / 비전과리더십 / 2003년 7월
절판


자녀들에게 있어서 부모란 하나님과도 같은 존재다. 그것은 사춘기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자기 부모가 살아가는 방식 그대로 자기들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는 자기 부모와 다른 아이들의 부모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능력이 거의 없다. 그들에게는 부모의 행동을 현실성 있게 평가할 수 있는 능력도 없다. 부모에게서 나쁜 아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는 아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중략)
이것을 아동 발달의 일반 원칙으로 표현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자녀를 향한 부모의 사랑에 결손이 있게 되면 아이는 십중팔구 그 결함의 원인이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그로 말미암아 비현실적인 부정적 자아상을 갖게 된다.-77~78쪽

"나는 마치 한 순간에 사고력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이것은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거짓은 사람을 혼돈시킨다. 악한 사람들은 '거짓의 사람들'이다. 자기 기만을 켜켜이 쌓아 올릴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또한 속이는 사람들이다.-86쪽

악한 사람들의 특징은 그들의 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 죄의 난해성, 완고성, 경직성에 있다. 악한 사람들의 핵심적인 결함은 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죄를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는 마음에 있다.-90쪽

이 책임 전가는 정신과 의사들이 투사(projection)라고 부르는 방어기제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악한 사람들은 밑바닥에서부터 자신들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까닭에 혹시 무슨 갈등이라도 생기면 그 갈등을 일관되게 세상 탓으로 돌리는 것이 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하고 불가피한 것이다. 자신들의 악함을 거부해야만 되는 까닭에 그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을 악하게 본다. 그들은 자신들의 악을 세상에 투사한다. 자신은 털끝만큼도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 속에서는 끝도 없이 악을 찾아내는 것이 그들이다.-96쪽

악의 피해자로서 가장 전현적인 사람은 어린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구성원들이다. 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는 자녀들의 생활 전반에 걸쳐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절대적인 권력이 주어져 있는 까닭에서다. 아이들에 대한 부모의 지배는 노예들에 대한 주인의 지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의 미성숙과 그로 인한 의존성은 부모가 거대한 능력을 장악하는 것을 불가피하게 만든다. 그러나 모든 권력과 마찬가지로 부모의 권력 역시 다양한 모습으로 악하게 잘못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도 결코 부인할 수 없다. 게다가 부모와 자녀 사이는 친밀할 수 밖에 없는 관계다. 주인은 노예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팔아 버릴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란 부모로부터 노예처럼 자유로운 존재가 아닌 까닭에 부모는 아이들과 그들이 부과해 오는 압력들로부터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142~143쪽

악이란 '자신의 병적인 자아의 정체를 방어하고 보전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정신적 성장을 파괴하는 데 힘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희생양을 찾는 것'이다. 희생양을 찾되 강한 자가 아니라 약한 자를 찾는다. 악이 힘을 악용할 수 있으려면 우선 행사할 힘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힘을 행사할 영역, 즉 피해자가 있어야 한다. 그 지배관계로 가장 흔히 나타나는 것이 부모 자녀 관계다. 아이들은 약하고 방어력이 없으며 부모와의 관계에 꽉 붙잡혀 있는 존재이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에게 얽매여 있다. 그러니 악의 피해자들 대부분이 바비와 로저처럼 어린아이들이라는 사실도 이제 놀랄 만한 것이 못 된다. 그들에게는 빠져나갈 자유도 힘도 없기 때문이다.-160~161쪽

또 한 가지, 악한 사람들에게도 진짜 고통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악한 사람들에게는 외견상 이렇다 할 고통이 없어 보인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들은 자신의 약점과 불완전함을 결코 인정하려 들지 않아 당연히 그렇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들은 언제나 최고의 위치, 명령자의 위치에 있는 자로서 자신을 내보여야만 한다. 그들의 나르시시즘이 그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그들이 최고의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앞서 등장한 부모들이 자신들을 얼마나 유능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가와는 무관하게 우리는 그들이 부모 역할을 해 나가는 데 사실은 무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유능한 듯 보이는 것은 그야말로 그렇게 보이는 것일 따름이다. 위장인 것이다. 명렬자의 위치에 있는 것은 그들 자신이 아니라 나르시시즘이다. 그 나르시시즘이 그들에게 끊임없이 건강하고 제대로인 모습으로 위장하도록 채찍을 휘두르는 것이다.
그러한 위장은 악한 사람들의 특징이다. 그처럼 끊임없이 위장을 유지하는 데 정신적 에너지가 얼마나 많이 소모되겠는가 한 번 생각해 보라. 최소한 합리화 작업에만도 엄청난 에너지가 요구될 것은 뻔한 일이고, 가장 건강한 사람 노릇을 하느라 친절한 행동을 하는 데 드는 파괴적 보상 행위의 에너지도 적지 않다. 도대체 왜 그래야만 할까? 무엇이 그들을 사로잡고 있으며, 무엇이 그들을 충동하고 있는가? 근본적으로 그것은 공포이다. 그들에게는 그 가면이 깨져 자신의 참 모습이 자신과 세상에 대러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혹시 자신의 악과 직접 마주치게 되지나 않을까 싶어 그들은 끊임없이 공포에 휩싸인다.-167~168쪽

사람은 하나하나가 모두 독특한 존재다. 비교(秘敎)의 주장들을 빼놓고는 인간은 모두 독립된 개별체들이다. 인간의 독특성은 각 사람에게 '나'라는 정체감을 갖게 하고 독립된 존재 의식을 심어 준다. 각 개인에게는 누구나 자신만의 영역이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우리는 일반적으로 상대방의 고유 영역을 존중해 준다. 사실 자신의 자아 영역을 확고히 하고 남의 자아 영역을 제대로 인정해 주는 것은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의 한 특성이자 선결 요소다. 우리는 어디까지 가야 되고 어디서 멈취야 되는지를 알아야 한다.-183쪽

중요한 말이었다. 아기를 향한 어머니의 사랑의 본질은 바로 인정인 것이다. 정상적이고 건강한 어머니라면 그 어떤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단지 아기가 존재한다는 그 사실만으로 자신의 아기를 사랑한다. 아기는 엄마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아무런 조건도 없다. 사랑은 무조건적인 것이다. 엄마는 아기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이 사랑은 바로 인정의 표시이다. 마치 아기에게 이렇게 말해 주는 셈이다.
"너는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도 놀라운 가치가 있단다."-217쪽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한 가지 느끼는 것은, 집단은 개인과 아주 비슷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다만 집단이 생각보다 훨씬 더 원시적이고 미성숙할 수 있다는 차원이 있다. 이것이 왜 그런지 즉 왜 집단의 행동이 그렇게 훨씬 더 미성숙한지, 심리학적 입장에서 볼 때 왜 집단은 부분의 총합보다 항상 뒤떨어지는지의 문제는 나의 대답 능력을 벗어나는 문제다. 다만 내가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즉 그 대답은 꼭 하나만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집단 미성숙의 현상은 정신 의학적 용어를 사용한다면 '다중 요인적인' 현상이다. 즉 복합적인 요인들의 소산이라는 얘기다. 그 복합적인 요인들 가운데 하나로 전문화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중략)
전문화가 집단의 미성숙과 집단 악의 잠재성에 이바지하는 양상은 몇 가지 기제를 통해 다양하게 나타난다. 여기서는 한 가지 기제에만 국한하여 생각하려 한다. 그것은 양심의 분해다. (중략)
집단 내 개인들의 역할이 전문화될수록 개인이 도덕적 책임을 집단의 다른 부분에 전가시키는 일은 가능해지며 쉬워진다. 이 과정에서 개인이 자신의 양심을 버리는 것은 물론 집단 전체의 양심도 너무 분해되고 희석되어서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될 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이 양심 분해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언급할 것이다. 이 문제에 있어서 한 가지 틀림없는 사실은 다음과 같다. 즉 모든 개개인이 자신을 자기가 속한 집단의 행동에 직접 책임이 있는 자로 인식할 때까지는 어떤 집단이라도 불가피하게 잠재적인 무양심과 악의 상태에 빠져 있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292~294쪽

집단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외부의 적에 대하여 집단의 증오와 적개심을 계속 불붙여 주는 것이다. 집단 바깥의 결함과 '죄'들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집단 안의 결함들은 쉽게 지나쳐 버릴 수 있다.-303쪽

태도에는 일종의 관성이 있다. 한 번 움직이기 시작되면 반증이 눈앞에 있어도 계속 똑같이 고수하려 하는 성질이다. 태도를 바꾼다는 것은 꽤 많은 수고와 작업이 요구되는 일이다. 그 과정은 끊임없이 자기 회의와 자기 비판의 자세를 힘써 지키려는 것으로 시작될 수도 있고, 내가 지금껏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모조리 그릇된 것일 수도 있다는 뼈아픈 인정으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 처음 한동안은 혼돈의 상태가 이어진다. 이 상태는 퍽 불편한 상태이다. 그러나 그것은 개방의 상태이며, 따라서 배움과 성장의 상태다. 우리가 새롭고 좀 더 나은 비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런 혼돈의 상태를 거침으로써다.-320쪽

거의 전적으로 본능이 결핍되어 있다는 것이야말로 인간 본성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본성과 행동에 그토록 엄청난 다양성과 가변성이 있다는 것도 그 본능의 결핍으로 설명된다. 인류에게 있어서 모든 종(種)에게 다 있는 그 본능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는 것은 학습되는 개인적 선택들이다. 우리 각자는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궁극적으로 자유롭다. 우리에겐 심지어 배운 것이나 사회가 정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거부할 자유도 있다. 우리는 인간의 몇몇 본능들마저도 거부할 자유가 있다. 예컨대 일부러 독신을 선택한다든지, 순교함으로써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든지 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자유 의지야말로 인간의 궁극적인 실존 요소이다.-326쪽

그 어떤 활동도 단 한 사람의 영혼을 구원하는 일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개인이 성스러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즉 선과 악의 전쟁이 벌어지는 곳도, 그리고 궁극적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곳도 바로 개인의 고독한 마음이요 영혼인 까닭에서다.-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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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갑이다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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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는 정말 타고난 작가이다

여러 입장에서 씌여진 10개의 단편이 모여 하나의 큰 이야기를 이루고(이건 <백야행>과 비슷하다고 생각)

그 단편의 화자는 사람이 아닌 지갑이라니.. 지갑이 이야기를 한다.. 어떻게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까?

구성 좋고 짜임새 있고 소재 좋고

지갑이라는 점을 내세워 적당한 공백을 만들어 독자가 상상할 수도 있게 하고

마치 인간처럼 서로 다른 성격에 심지어 성별까지 가지고 있는 지갑

이 지갑의 주인은 이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어떤 사연이 있을까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느라 또다시 밤을 새고 말았다

읽으면서도 계속 든 생각은 '내 지갑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말을 할까'였다

난 지갑이 아니라 거의 다이어리 수준으로 이것저것 넣고 다니는데 "내 주인은 내가 다이어리인줄 아는지 온갖 것들을 넣고 다녀서 돈이 아니라 쓸데없는 것들 때문에 배가 터지겠다"고 투덜대지 않을까..ㅎㅎ

일본에서는 꽤 오래전에 나온 책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왜 이제서야 출판된 건지 불만이다

하지만 그런 걸로 투덜대기 전에 이미 번역, 출판된 미미여사의 다른 책들을 읽는 게 우선일 듯.

<모방범>을 비롯해 읽겠다고 마음으로 찍어놓은 책만 수없이 많으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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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2007-07-22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미미여사의 책은 하나도 본 게 없어요.
어떤 걸로 선빵 날리는 게 좋을까요?? @_@

푸른신기루 2007-07-22 15:32   좋아요 0 | URL
저도 미미여사는 별로 접한 게 없어서;;
이매지님께 한 번 여쭤보세요
저보다 훨씬 많이 알고 계시고 많이 읽으셨을 걸요ㅎㅎ

이매지 2007-07-23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빵은 <화차>로 날리시는 게 어떠실런지. ㅎㅎ
<모방범>이 재미있긴한데 분량이 많아서 부담스러우니..
저도 이 책 이번 달 안에는 꼭 읽을꺼예요! (과연-_-;;)
제 지갑은 아마 "지가 몇 살인줄 알고 아직도 날 가지고 다니는지"라고 생각할지도.
(굉장히 유아틱한 지갑을 가지고 다녀요-_-)

푸른신기루 2007-07-23 01:13   좋아요 0 | URL
전 <화차> 재밌긴 했지만 그저그랬던 걸로 기억해요
도서관에서 구판을 빌려 읽었는데 구판 제목이 '인생을 훔친 여자'였던가..
미미여사 책은 읽을 땐 재밌는데 읽고 나면 무덤덤하고 희미해지는 것 같아요
<마술은 속삭인다>도 <대답은 필요없어>도..
하긴, 워낙 미미여사 책은 몇 권 읽지 않았으니..;;
어찌 되었든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모방범>을 읽고 나야 할 말이 더 생길 듯.
 
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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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다루는 오쿠다 히데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명이다

공중그네, 인더풀, 걸, 남쪽으로 튀어, 그리고 면장선거.. 어느 하나 실망하면서 덮거나 웃기만 하고 남은 것 없던 책이 없다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선뜻 구입할 수 있게 된 첫 번째 작가, 오쿠다 히데오

상담도 아니고 진료도 아닌 잡담과 대화가 오가는 중에도, 이라부의 아무렇지도 않은 듯 흘리는 말 속에서 환자들이 무언가를 깨닫고 스스로 문제를 짚고 해결해 나가는 건 정말 신기하다
심지어 간호사의 말에서도 깨달음을 얻을 정도이니.

하지만 외과 등 신체의 병을 고쳐주는 다른 의과와는 현저히 다른 특징을 가진 신경정신과에서는 그렇게 스스로 헤쳐가고 낫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환자들의 치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이라부가 등장하는 책 속에서 주인공은 이라부가 아니다

평범한 사람이든 특정한 위치의 사람이든 그들이 놓여있는 곳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신적, 심리적 문제점을 가지고 (의도한 것이든 우연히 들어오게 된 것이든) 치료를 받기 위해 이라부를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나아가는 과정에 들어간 것이고 스스로 낫기 위한 노력을 함으로써 해결 방안을 발견하는 모습들이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3편의 인물들이 실존하는 일본 내 유명인을 패러디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매우 놀랐다

실제로 그런 인물이 있고 그 인물들에게 그런 문제점이 있을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 아닌가

허구로 생각하고 읽은 소설이 사실은 현실을 담아낸 것이라는 점이 내게는 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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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육에 이르는 병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시공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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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코는 자기 가족이 어느새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제각각이 되어 버린 게 아닐까 하는 공포를 느꼈다. 내가 배를 앓아 낳고, 고생해서 이만큼 키운 자식들이 어느새 완전히 남이 되어 버린 게 아닐까.
(중략)
현대의 가족이란 많건 적건 그런 문제들을 분명히 안고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나만은, 우리 가족만은 자신의 사랑으로 굳게 뭉쳐 있다고 마사코는 믿었다. 어머니가 진실한 애정으로 자식을 대하면 가족들은 그걸 이해해 줄 것이고, 훌륭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왔다.-145~146쪽

살아가기 힘들어질 뿐만이 아니다. 산산조각이 나 버릴 것이다. 지금까지 죽을힘을 다해 이루어 온 모든 것이, 애정으로 맺어진 가족의 끈이 시기와 증오로 변해 버릴 것이다.-2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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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바케 - 에도시대 약재상연속살인사건 샤바케 1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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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간만에 집에 내려오면서 버스 안에서 읽으려고 들고 온 책.

정작 버스에서는 픽 잠들어버려 눈 뜨니 도착이었지만

터미널에서 잠시 읽었는데 꽤 재밌길래 마저 읽으려고 폈더니 날새서 다 읽었다;;

가볍고 술술 읽히고 들고 다니기에 적당하고..

추리라고 하지만 진득한 피가 난무하거나 잔인하지도 않고

목을 자르고 쉽게 살인하는 살인자는 사람이되 요괴에 씌인 것이라는 설정이라

추리소설이 어려운 분도 무난히 읽으실 수 있을 듯.

리뷰 카테고리에서 '추리소설'에 넣어야 할지 그냥 '소설'로 분류해야 할지 고민될 지경.

니키치와 사스케.. 경호원으로 요괴라니.. 멋지다, 부럽다ㅋㅋ

'일본학' 교양과목에서 배우긴 했지만 일본은 요괴나 귀신이 정말 친숙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오래된 물건에서 생기는 츠쿠모가미도 부족하여 츠쿠모가미가 될 '뻔'한 반쪽요괴까지..

아.. 읽다보니 나도 찹쌀떡과 만주가 먹고 싶어졌다..

이 거랑 '살육에 이르는 병' 가지고 왔는데

그동안 몇 달째 뇌가 영어에 너무 찌드는 바람에 휴식도 취할 겸 오랜만에 읽는 책이라서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기 전 가볍게 워밍업 겸 읽었다고 생각하려고 하지만

수위가 너무 높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조금 무겁더라도 다른 책 가지고 올 걸 하는 후회가 조금 든다

읽긴 읽었는데 딱히 리뷰를 쓸만한 꺼리는 없는데다가..

지금은 약간 몽롱한 상태라서 길게 쓰기가 넘 귀찮다

P.S. 병약하긴 하지만 심지가 굳고 똑똑한 이치타로가 오래 살아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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