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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숲 블랙 캣(Black Cat) 23
타나 프렌치 지음, 조한나 옮김 / 영림카디널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나는 구입한 책이 아니면 리뷰를 잘 남기지 않는다.
게다가 이 책은 꽤 괜찮았다.
일본문학에 익숙해진 탓인지 약간 질질 끄는 듯한 설명은 좀 지루했지만
사이코패스에 대한 작가의 설명과 묘사, 이해는 꽤 괜찮은 편이었고
결국 20년 전 사건과 관계가 없었지만 괜히 어설프게 두 사건을 엮어서 마지막을 망치는 것보다는 나았다.
어쩌면 작가는 과거의 사건이 계속해서 주인공을 붙잡고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읽는 내내 교정을 제대로 본 건지 너무 의심스러웠다.
왜 다른 사람들은 그에 대해 말하지 않는 건지, 내가 너무 예민한 건지 잠시 고민도 했었다.
하지만 읽다 말고 핸드폰을 들어 틀린 부분의 사진을 찍어댄 책은 맹세코 처음이다.
어색한 조사 사용으로 문장이 모호해진 것이나 큰 따옴표를 제대로 찍어두지 않아 대화가 섞인 것은 둘째치고 단순히 오타로 보기에는 틀린 부분이 너무 많았다. 
'대로'/'데로'(71쪽), '들러'/'들려'(305쪽), '던지'/'든지'(386쪽), '쌓여'/'싸여'(440쪽), '맞는다'/'(냄새를) 맡는다'(510쪽), '되요(X)'/'돼요(○)'(526쪽), '헤어지다'/'해지다'(563쪽) 등..
등장인물의 이름이 '산드라'였다가 '샌드라'였다가 하는 등 정말 순수하게 오타일 가능성이 있는 것들은 제외했다.
그 중에 내게 가장 충격이었던 부분은 "이번엔 날 좀 도와죠."(163쪽)였다.
뭐, 이 것 때문에 더 눈에 불을 켜고 찾았을 수도 있다는 점 인정한다. 

나도 내가 유난히 맞춤법에 강박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러는 나조차도 남말할 처지는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누구나 그렇듯 웬만한 정도는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나?
내가 1판 1쇄본을 보았으니 2쇄부터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교정이 엉망인 것을 고려해 기다렸다가 책을 사야하는 건 아니다.(사람들이 모두 기다리면 2쇄는 나오지도 않을 거다.)
아, 제발 부디 사람들이 교정을 좀 잘해줬으면 좋겠다. 
나도 이렇게 집착하는 내가 무섭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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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기술
딘 R. 쿤츠 지음, 양혜윤 옮김 / 세시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할 일이 너무 많을 때,
그래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을 때, 
내가 하는 것은 그 일에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 딴짓하기다.
물론 그 후의 뒷처리에 고생도 덤으로 하지만 도무지 고치기가 힘든 고질병.
사실 지금도 발병했다..;;
고질병이 발동했을 때는
네*버나 다* 같은 사이트에서 웹툰을 보거나 그동안 못 본 미드를 받아보거나 하지만
주로 하는 것은 역시 소설읽기. 

이 책은 '딘 쿤츠'라는 작가 이름 때문에 선택한 것이다.
학생 입장이라 가뜩이나 빈 주머니에 선뜻 책을 지르지는 못하여
주로 학교 도서관을 애용하는데
딘 쿤츠의 '오드 토머스' 시리즈가 재미있어 두 번째의 '죽음의 여신'과 함께 빌린 책이 
바로 이 '살인의 기술'이다.  
하아.. 그런데.. 
스트레스 도피용으로 읽은 소설에 리뷰까지 쓸 마음이 별로 들지 않는 것은 둘째치고
산 책도 아닌 빌린 책에 대해서는 미안해서라도 웬만하면 별 말 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이건 아니다.. 
다른 분들도 지적하셨다싶이 '스릴러 작가의 교과서'는 솔직히 약간 과장된 점이 있긴 하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번역, 맞춤법(교정) 그리고 표지(제목 포함)다.

우선 번역.
대체 왜 일본어를 전공한 번역가에게 영어 소설 번역을 맡긴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소일향'님의 리뷰를 보니 혹시 정말 일본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번역한 것인가 싶을 정도다.
더군다나 함께 빌린 '죽음의 여신'은 매우 재밌게 읽은 직후에 이 책을 집어든 터라서
과연 이 책이 별로인 것이 작가의 탓인지 번역가의 탓인지 헷갈린다. 

그리고 맞춤법.
출판 과정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출판 전 편집자 등의 사람들이 적어도 한 번은 읽고 교정을 하는 것 아닌가?
수많은 오타들은 계속 한숨을 쉬게 하고
분명 둘(유독 찰리와 크리스틴의 대화에서)이서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높였다 낮췄다 하는 제멋대로 높임법 대화는 뭔가 싶다. 
번역상 잘못된 일본어체의 문구도 교정 단계에서 어느 정도는 완화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
교정을 보지 않은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읽은 책이 1판 1쇄여서 지금은 새로 교정되었는지 알 수 없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고치고 다시 찍으면 된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1판 1쇄가 이런 식이라면 이건 정말 아니다.
같은 책을 두 권씩 사는 것도 아니고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1판 1쇄를 구입하기 마련인데
산 책이 이렇다면 책에 대한 실망은 커지고 잘못된 점을 고칠 2쇄의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나아가 출판사에 대한 이미지도 걷잡을 수 없어진다.
(실제로 읽다가 출판사 이름을 확인하였다. 그다지 좋은 이미지로 남을 것 같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표지와 제목.
다 읽고서 "대체 뭐가 살인의 기술이라는 거야?"라는 말을 내뱉게 하는 이 제목은 뭐란 말인가.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의 표지와 제목은 「살인의 해석」을 흉내낸 것처럼 보였다.
내 눈엔 다분히 그렇게 보인다.
(사실 그 책도 뭐.. 살인과 정신분석학이 별개의 것으로, 마치 억지로 끼워맞춘 것처럼 보여서
"내 눈에는" 그다지 재밌고 좋았던 소설은 아니었다.) 

도피용으로 읽은 책이었는데 실망감을 안고 책장을 덮었다.
웬만하면 있기 마련인 옮긴이의 말도 없는 것을 보고는 옮긴이도 좀 창피한가 하고 수긍했다.
손으로 하든 발로 하든 번역을 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들기 마련인데, (그것도 이렇게 두껍다면)
자신의 이름이 달린 짤막한 글조차 남기고 싶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약 2년 전에 읽었던 「번역은 반역인가」라는 책에서 기인한 것으로 기억한다.) 

원체 귀찮아서 리뷰는 쓰지도 않던 내가, 그것도 (내 딴에는) 긴 리뷰까지 쓰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나에게 '리뷰쓰기'라는 새로운 딴짓 방법을 제공하여 주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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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자 동서 미스터리 북스 9
윌리엄 아이리시 지음, 양병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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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오는 밤, 잠이 올 때까지 읽으려고 잡은 책은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잠을 내몰아댔다.

3시간 남짓 쉼없이 몰아치듯 읽은 후의 감상은 '재밌다'

누구도 못 봤다고 말하는 여인을 찾아 하나하나 단서를 추적해가고 진범을 찾는 과정은 물 흐르듯 읽혔다.

하지만 조금 아쉬움이 들기도. 내가 좋아하는 추리소설은 읽으면서 나름의 생각과 추리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책인데 이 '환상의 여자'는 너무도 쉬이 읽히고 다 읽은 후 책을 덮을 때 손에서 모래가 빠져나가는, 딱 그런 느낌을 남겼다.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생각하기도 전에 범인을 잡고 결론이 나고 사건 설명이 끝나버렸다. '추리'보다는 '서스펜스'나 '스릴'에 중점을 둔 소설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데.. 한 여자와 함께 밤을 보내고 여러 사람들을 만났지만 그들이 모두 그 여자의 존재를 부인한다면 나중에는 스스로도 의문을 갖게 되지 않을까.

잠 안 오는 밤에 잠을 아예 내쫓고 아침을 맞고자 할 때 적절한 책.

P.S. 내가 동서미스터리북스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옛날식의 문체와 오타 때문. 종종 보이는 오타들은 한참 흐르는 물길 중앙에 놓인 돌과 같다. 자꾸만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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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바케 - 에도시대 약재상연속살인사건 샤바케 1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간만에 집에 내려오면서 버스 안에서 읽으려고 들고 온 책.

정작 버스에서는 픽 잠들어버려 눈 뜨니 도착이었지만

터미널에서 잠시 읽었는데 꽤 재밌길래 마저 읽으려고 폈더니 날새서 다 읽었다;;

가볍고 술술 읽히고 들고 다니기에 적당하고..

추리라고 하지만 진득한 피가 난무하거나 잔인하지도 않고

목을 자르고 쉽게 살인하는 살인자는 사람이되 요괴에 씌인 것이라는 설정이라

추리소설이 어려운 분도 무난히 읽으실 수 있을 듯.

리뷰 카테고리에서 '추리소설'에 넣어야 할지 그냥 '소설'로 분류해야 할지 고민될 지경.

니키치와 사스케.. 경호원으로 요괴라니.. 멋지다, 부럽다ㅋㅋ

'일본학' 교양과목에서 배우긴 했지만 일본은 요괴나 귀신이 정말 친숙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오래된 물건에서 생기는 츠쿠모가미도 부족하여 츠쿠모가미가 될 '뻔'한 반쪽요괴까지..

아.. 읽다보니 나도 찹쌀떡과 만주가 먹고 싶어졌다..

이 거랑 '살육에 이르는 병' 가지고 왔는데

그동안 몇 달째 뇌가 영어에 너무 찌드는 바람에 휴식도 취할 겸 오랜만에 읽는 책이라서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기 전 가볍게 워밍업 겸 읽었다고 생각하려고 하지만

수위가 너무 높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조금 무겁더라도 다른 책 가지고 올 걸 하는 후회가 조금 든다

읽긴 읽었는데 딱히 리뷰를 쓸만한 꺼리는 없는데다가..

지금은 약간 몽롱한 상태라서 길게 쓰기가 넘 귀찮다

P.S. 병약하긴 하지만 심지가 굳고 똑똑한 이치타로가 오래 살아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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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알게 된 건 꽤 오래전의 일이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찾은 적도 몇 번 있다

마침내 책을 빌렸다

다 읽고난 후의 지금 심정은 후회.. '왜 이제야 읽은거야..'

솔직히 왠지 모르게 표지가 꺼려졌던 것 같기도 하다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노란색에 한자 제목, 한자의 '상', '중', '하'까지..(물론 결코! 어려운 한자는 아니지만..;;)

그런데 '중'권까지 읽고 나자 표지가 정말 사무치게 예뻐보였다

너무 일찍 세상을 알고 걷게 된 어둠 속에서 서로에게 빛이 되어준 주인공 남녀의 잃어버린 어린시절이

표지인 이 빛바랜듯한 마을 사진 안에 다 담겨져 있는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구입하기 위해 알라딘에 들어왔을 때는 표지가 바뀌지 않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상'권을 읽고는 등장인물이 너무도 많은데다 일본이름이기에 인물들 사이에 연결 그림이라도 그려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지만

살짝 스치는 인물도 많기 때문에 실제로 그리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것은 주인공 남녀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도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표현하자면 '1인칭 관찰자시점과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의 합의점' 정도??

그 덕분인지 수많은 복선들이 깔려있어서 범인을 예상하는 것이 결코 어렵지 않았다

(읽는 도중 누군지 눈치채고 나름 뿌듯했는데 리뷰 보고 당연한 것임을 알았을 때의 그 심정이란..;;;)

다 읽고 난 후 은근히 원했던 결말이 아니기에 (기리하라 료지가 무척 좋았습니다..;;)

속도 상하고 가슴 한 구석이 아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 것은 정말 원했던 결말이 아니라서 화가 나는 것이 아니었다

'딕슨카' 라는 분이 리뷰에서 쓰신 것처럼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를 외면해야 했기 때문인 것 같다

서로의 빛이 되어준 그들.. 서로(라고는 했기만 약간은 일방적인)를 위해 희생했지만 결말은 그렇게 끝나버리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P.S. 다른 분들의 리뷰처럼 나 역시 이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똑같은 질문에 대한 기리하라의 대답은, 한낮에 걷고 싶어, 라는 것이었다.
초등학생 같아, 라며 히로에는 기리하라의 대답에 웃었다.
"기리하라 씨, 그렇게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어요?"
"내 인생은 백야(白夜) 속을 걷는 것 같으니까" -- '중'권 141쪽

 "내 위에는 태양 같은 건 없었어. 언제나 밤. 하지만 어둡진 않았어. 태양을 대신하는 것이 있었으니까. 태양만큼 밝지는 않지만 내게는 충분했지. 나는 그 빛으로 인해 밤을 낮이라 생각하고 살 수 있었어. 알겠어? 내게는 처음부터 태양 같은 건 없었어. 그러니까 잃을 공포도 없지" -- '하'권 251쪽

하지만 추리소설로서 볼 때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이 것이었다

그때 열쇠고리에 달려 있던 작은 종이 딸랑, 하고 울렸다

이는 그 전까지 추측과 의심에 불과했던 범인을 한순간에 확신으로 만들어주는 문장이었다 (그 외에도 몇 개 더 있긴 하지만..)

P.S. 시간의 흐름이 너무 빨리 흐르는 감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장점투성이의 이 소설에서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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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08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확실히 - 제목만 봤을 때는 저 역시 끌리지 않는 취향이군요.
하지만 '푸른신기루'님의 리뷰를 보고나서는 읽고 싶어졌습니다. 게다가 저 문학적이고
상당히 주관적인 대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웃음)

푸른신기루 2007-03-22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주신 걸 이제야 읽었네요;; 쓴지 너무 오래된 리뷰라 거의 외면하고 지낸 듯..;; 댓글 고맙습니다ㅎㅎ '작은 종' 문장 말하신 거죠?? 심하게 주관적이긴 하죠ㅋ 전 그냥 기억에 남았길래 쓴 것이라 문학적..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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