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유월.

여름을 좋아하는 나는 여름을 기다리는 때가 참 설레고 좋다.

그리고 맞이 한 유월. 여름의 초입에서 나는 또 설레고 마음이 뜬다.

병원생활과 재활 과정에서 아프고 우울하던 날들이 조금씩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니 마음이 어지럽다.

너무 힘들어서 죽고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며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는 심정으로 있다가

조금 살만해지니까 그동안 잊고 있었던 혹은 잊혀졌던 욕구와 욕망들이 마구 솟아 올라 주체가 되질 않는다.

경조증 현상이 나타나면서 마구마구 지르고 있다.

 

충동적인 삶과 시간들.

돈쓰는 것만 그런 게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것도 그런 것 같다.

그때 그때의 감정에 충실한.

솔직히 요즘은 '내일 당장 죽어도 여한 없을 정도로 살고 싶다' 는 생각이 강하다.

그래서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기로 했다.

나중에 돌아봤을 때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후회는 나중의 것이니 지금은 그냥 즐기련다.

 

책도 많이 사두었는데 읽지를 못하고 있다.

한 권씩 한 권씩 읽으려고 노력해야지.

더 아파서 책 못 읽는 날이 오기 전까지 부지런히 읽어야지.

 

그리고 학교 아이들이 보고싶다.

2학기 복직이 8월 17일이다.

그날을 기대하면서 좀 더 건강한 몸을 만들고, 건강한 마음도 만들어가야겠다.

 

내 자신에게 당당하고 내 감정에 충실한 그런 사람.

완벽하지 못함을 분명히 인정하고 부족함을 채우려 하기 보다 부족한대로 인정하고 사는 그런 사람.

그냥 바라만 봐도 당당한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깊은 그리움'으로 혹은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으로 기억되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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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6-13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튼튼하고 씩씩한 마음이 되어
하루를 새롭게 누리시기를 빌어요.
모두 뜻한 대로 몸도 마음도 거듭나시리라 생각합니다
 
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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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고 나서 제대로 책 읽고 서평 올리지도 못했는데 간만에 책 읽고 서평을 올린다.

트위터에서 우연히 캘리로 쓴 구절을 봤는데 이 책에서 발췌해서 썼다길래 구매함.

임경선의 책들을 읽었는데 솔직히 깊이가 그렇게 느껴지지 않고 가벼워서 굳이 사서 읽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좀 덜 생각하고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구매함.

 

책을 사고도 며칠은 정신없이 바빠서 책만 계속 들고 다니다가 결국 이책을 다 읽게 된 곳은

머리 염색하러 간 미용실에서였다. 대기자가 너무 많아 한 시간 반을 기다리며 이 책을 겨우 다읽었는데

밑줄 그어가며, 관련된 내용 찾아 메모해가며 그렇게 재미나게 읽었다.

오롯이 책에만 몰두 할 수 있었던 시간을 간만에 가진 것만으로도 좋았던 책.

 

이 책에서는 살아가면서 우리가 접하게 되는 상황과 사람들. 그 속에서 자신이 가져야할 태도에 관한 책이다.

누구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위치나 태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꽤 많았다.

온전히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기에 개인적이지만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참 많아 밑줄이 많이 그어졌다.

 

인상 깊은 글들이 제법 많았는데 최근 아프고 나서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때문이었을까?

갑상선 암 수술을 다섯 번이나 했다는 저자의 경험 이후 꺠닫게 된 이야기가 크게 와 닿았다.

 

 

 혼자서 잘 서 있을 수 있어야 타인과 함께 있을 때도 더 좋은 관게를 맺을 수 있다 -p94


죽음을 의식하니까 삶이 아름다워 보이고, 가장 강하게 내가 살아있다고 ㄴ끼게 해주는 것이 누군가를 사랑할 때의 그런 감정들이었으니까.그래서 아낌없이, 바로 그런 감정을 느낄 수만 있어도 행복했어요. -p262

 

'무리하지 않는다' - 내가 나 자신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상황에 맞추지 않는다. -p271

 

'오늘도 나답게' - 기꺼이 상처 받을 것 -p287

 

'자유' - 자신의 정서와 영혼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태도 -p298

 

간만에 책을 책답게 읽어서 좋았다.

계속 이렇게 밑줄 그어가며 메모해가며 내 생각 정리해가며 책 읽는 순간들이 많았으면.

건강하게 꾸준히 책 읽어가며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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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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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한테, 학부모님들께 선물하는 책. 읽고 나면 감동이 밀려온다. 니어링 부부처럼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갖게 한 책. 내가 사는 모습과 살아갈 모습을 반성하고 계획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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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부란다 - 농부 일과 사람 9
이윤엽 글.그림 / 사계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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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독후 활동을 위해 산 책. 다른 직업을 소개한 글도 많았지만 굳이 농부에 대한 책을 고른 이유가 있다.

큰 아들을 가졌을 적 아들이 자라서 어떤 사람이 될까 생각해보았다. 나는 부자나 성공한 사업가, 남들이 바라는 직업 보다 가난하더라도,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행복하고 자유롭길 바랬다.

그래서 아들의 돌잔치에 남들이 흔히 올리는 `마우스, 청진기, 마이크` 이런 것들을 빼고 농부가 되라고 `모종삽`을, 넓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많은 걸 보고 느끼라고 `세계지도`를 작가가 되라고 `원고지`를 올려두었다. 이런 것도 부모의 욕심이겠지만 물욕보다 정신적 행복을 추구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아들은 부모의 마음을 알았는 지 `모종삽`을 덥썩 잡아들었다.

작은 중소도시에 살고 농사짓는 환경을 가까이 보지 못해 농부의 꿈은 차츰 흐려지고 있지만 장난감을 다루거나 폐품, 종이 등을 이용하여 만들기을 좋아아 하는 모습에 `목수`를 꿈꾸어 보기도 한다.

나는 아이에게 유형의 자산보다 무형의 자산. 자기의 마음 속 이야기를 잘 따라서 스스로 행복한 싦을 만들어갔으면 하고 무언갈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길 바란다.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몸을 움직여 생산해낼 수 있는 그런 능력.

이 책엔 농부의 사계절이 잘 나타나있다. 이 책을 통해서 아들도 마냥 추상적으로 알고 있던 농부의 삶을 좀 더 잘 알게 되겠지. 그리고 인상적인 장면
`자동차나 컴퓨터에서는 먹을 것이 나오지 않는다. 거친 농부의 손에서 우리가 먹을 것이 만들어진다.`

몸으로 하는 일들을 무시하는 사회. 농업을 천대하며 식량 자급률이 21%밖에 되지 않는 한국사회에서 솔직히 아이들 보디 부모가 더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윤엽의 강렬한 판화도 참 인상적인 작품. 강추.
사계절의 `일과 사람` 시리즈는 전집으로 사고 싶다. 우리애도 보고 우리 학교 애들도 봤으면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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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1~6 세트 - 전6권
최규석 지음 / 창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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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나오면 항상 보고 트위터로 출판하라며 요청했던 최규석의 `송곳` 학교로 돌아가면 도서관에 넣어달라고 요청할 것이고, 담임이 된다면 학급문고로 반드시 교실에 비치할 책. 이 만화는 경제 교과서를 대신해도 좋을 것 같다. 우리들의 진짜 모습과 진짜 삶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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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5-19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곳 추천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제목대로 역시 낭주지추인 모양입니다. 일단 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