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이대근 칼럼을 옮겨 놓는다.
제목부터 가슴이 먹먹해지는 컬럼이다.  이젠 플픽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이대근칼럼]우리는 조용히 죽어가고 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2161927555&code=990339
 

지난해 8월1일 동작대교에서 19세 소녀가 투신했다. “고시원비도 밀리고 너무 힘들다”는 문자메시지를 남긴 뒤였다. 이혼한 부모와 헤어져 혼자 살던 소녀는 고교 졸업 후 식당일을 했다. 소녀가 투신한 지 한 달여 지난 9월6일엔 여의도 공원에서 50대 남성이 나무에 목을 맸다. 그 자리엔 빈 소주병 하나, 그리고 유서 넉 장이 있었다. 한동안 날품을 팔지 못한 그는 유서에 자신이 죽으면 장애아들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적었다. 그로부터 엿새째 되던 날 창원 마창대교에서 40대 남성이 난간을 붙잡고 버티던 11살짜리 아들을 떠밀었다. 곧 그도 뛰어내렸다. 아내를 위암으로 잃고, 대리운전으로 살아온 날의 끝이었다. 다시 한 달쯤 지난 10월19일 전주의 한 주택에서 30대 주부와 두 아이가 살해됐다. 남편은 집 가까운 곳에 목을 맨 채 발견됐다. 그는 2개월 전 실직했고 월세와 아이들의 학원비가 밀려 있었다.


해가 바뀌고 나흘째 되는 날 서울 하월곡동 지하방. 60대 부부가 기초생활수급비 43만원으로 생활할 수 없다며 연탄을 피워 자살했다. 그로부터 아흐레 뒤 평택 주택가 차안에서 30대 남성이 자살했다. 쌍용차 구조조정 때 희망퇴직했던 이다. 안산·거제를 전전했지만 일거리를 찾지 못했고 아내는 떠났다. 그에겐 어린 두 아이가 남았다. 그리고 지난달 29일 안양의 한 월셋방. 가스가 끊겼고 수건이 얼어붙어 있었다. 음식을 해 먹은 흔적은 없었다. 그곳에 젊은 여성의 주검이 있었다. “저 쌀이나 김치를 조금만 더 얻을 수 없을까요”라는 쪽지를 이웃집에 붙여 놓은 지 며칠 지난 뒤의 일이다. 다시 열흘이 흘러 강릉의 한 원룸. 대학생이 번개탄을 피워 놓고 죽었다. 방에는 즉석복권 여러 장과 학자금 대출 서류가 있었다.

사회서 낙오된 자, 꼬리 문 자살
이 죽음의 기록을 그만 끝내야겠다. 물론 여름, 가을을 지나 겨울이 한창인 지금도 죽음의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곧 봄이 오겠지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하월곡동·평택·안양·전주·강릉 어디에나 있는 똑같은 이야기다. 어린 소녀도 죽고, 대학생도 중년도 노인도 죽었다. 참으로 공평한 세상이다. 일자리 못 찾고 실직하고 벌이가 적고 병들고 월세·학원비 밀린 이들은 다리 위에서 집에서 차안에서 공원에서 죽는다. 만일 가장이 생계를 유지할 능력이 없다면 그의 가족도 살아남기 어렵다. 국가는 경쟁력 강화하고 선진화하느라 겨를이 없고, 사회는 이미 정글로 변해 아무도 남의 가족을 돌보지 않는다. 그래서 나온 해결책이 가족 살해다. 사회가 낙오자로 찍기만 하면 찍힌 이가 알아서 나머지 쓸모없는 가족을 사회로부터 제거한다. 이건 연쇄살인, 아니 청부살인이다. 그런데도 세상은? 너무 조용하다.

죽음의 행진 ‘침묵’만 할텐가
1980년대 박종철·이한열의 사망은 즉각적인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사람들은 각성했고 연대했으며 행동했다. 그때는 누가 죽였는지, 왜 죽어야 했는지 알고 있었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알았다. 하지만 요즈음은 어떤 신호도, 의미도 없이 죽어간다. 잠자는 사회를 깨우면 안 될 것처럼 남몰래 세상을 뜬다. 그런 죽음에는 어떤 긴장감도 없다. 성공한 자와 이긴 자들이 구축한 질서와 평화를 위협하지도 않는다. 이 죽음의 레짐에서 살아남는 것, 이것만 문제일 뿐이다.

<시크릿 가든>의 작가도 밥과 김치가 없었던 최고은처럼 반지하방에서 사흘간 과자 한 봉지로 버틴 적이 있다고 했다. 다행히 그는 가난에서 탈출했지만 그의 성공이 그의 가난과 굶주림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그가 비운 자리를 다른 사람, 가령 최고은 같은 이가 물려받는다면 그의 예외적인 성공을 공유하기는 어렵다. 만약 20대라면 실업자일 가능성이 높고, 중년이라 해도 비정규직이기 쉬우며 큰 병에 걸리면 가정이 파탄나고, 늙는 것은 곧 가난해지는 것을 의미하는 사회에서 가난한 여자가 구원받는 길은 재벌2세의 여자가 되는 것이라는 환상을 퍼뜨리는 한 세상은 쉬 변하지 않을 것이다. 먹는 밥의 한 숟가락, 하루 중 단 몇 분, 번 돈과 노동의 일부라도 세상을 바꾸는 데 쓰지 않으면 죽음의 행진을 막을 수 없다. 내가 돈과 시간을 내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도 못한다. 내가 그렇게 못할 사정이 있다면, 다른 사람도 사정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다. 그래도 하지 않겠다면 죽음의 공포가 연탄가스처럼 스며드는 이 조용한 사회에서 당신은 죽을 각오로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해서 당신만이라도 살아남는다면 다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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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얼마 안되지만 나름 단시간 여러 권의 책을 질렀다. 전부 년초 집에서
하사하신 보너스 덕분이다. 그런데 보너스를 거의 다 소진할때쯤 일리아스의 반값 할인 소식이
전해졌다. 알라딘 인문MD님이 트위터로..

남은 실탄을 보니 고민스러웠다.
좋다는데, 그렇게 좋다는데 어떻게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더 그랬다.
괜히 사놓고 먼지만 쌓이게 되는 것은 아닌지...


구매여부를 고민하느라 간만에 강유원 선생의 '인문고전강의' 일리아스편을 다시 훝어봤다.
그리고 책의 원 소스인 동대문구도서관 강의 녹취파일도 두 시간씩이나(!) 들었다.
시간은 됐고, 결국 고민하느라 소모되는 칼로리가 책 값을 넘어갈 것 같아 그냥 콱 질러버렸다.
뿌듯했다.


..

하지만 이럴때마다 찜찜함도 함께 남는다.
도서정가제때문이다. 3월부터인지 반값할인을 제한하기로 했다는데 '싸게 사는것' 자체는 소비자로서는 좋지만  도서정가 파괴로 괴로워하는 출판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 한켠으로 찜찜해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사실 왜 정가제를 지켜야만 하는지, 여러 설명을 읽었어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반문하고 싶은 설명이 적지 않다.  다만 책만드는 사람들이 "그래선 안됩니다"라고 하니 왠지 양심선언처럼 들려 그대로 인정하고 있을 뿐이다.
서점의 상반된 입장이야 이해하고 말고 할것도 없고.

이렇게 이야기하면 서점만 나쁜 놈 취급하는 것 같은데 서점들도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것 쯤은 안다.  시장경쟁이라는 시스템상의 문제도 있다는 거지. 

컴퓨터 S/W나 영화, 음악파일을 공짜로 다운받아 즐기는걸 당연시 여기는 사람이 아직 많다. 하지만 90년대부터 20여년이상 저작권 강조가 지속되면서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오히려 한류붐이 불면서 남의 나라의 그런 모습을 꾸짖기도 할 정도다.

도서정가제가 충분히 당위성이 있는 거라면 비슷한 길을 갈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하루 이틀 사이에 이루어지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나같은 사람이 소신있게 주변사람에게 당위성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설득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누군가 반값할인제한이 담합 아니냐고 물어올때 "그건 이렇습니다"라고 말할수 있게 말이다.  소비자에게 먼저 부지런히 출판계를 공부하라고, 상도덕을 생각하라고 요구해서는 곤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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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2-12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지금 오프라인은 정가제를 하고 있는데 온라인서점에서 할인을 해주는것도 좀 그런데 반값 할인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예요.
청주에도 대형서점 한곳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더라구요. 괜히 미안한 맘이 들었습니다.

귀를기울이면 2011-02-13 08:25   좋아요 0 | URL
어렸을땐 서점차리는게 좋아보였는데 언제부턴가 불가능한 일이되어버렸더군요. 자승자박인지도..
 

 "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 

한 영화 시나리오 작가의 유언장이 되어버린 쪽지에 쓰인 글귀다.  지난달 29일 시나리오작가 최고은씨가 본인 집에서 숨진채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어제 트위터에서는 이 작가의 죽음 소식으로 떠들썩했고 문화예술계와 연관이 있는 사람들의 각별한 느낌과 반성과 성토가 넘쳐났다. 

자신의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한 청년이 집에서 지병과 굶주림으로 죽었다는 사실은 고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해도 참담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고인의 상황을 짐작해보려는 시도만으로도 걷다가 통곡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의 반응은 과연 우리 사회는 회복불가능한 병에 걸린것은 아닐까 의심하게 만들만큼 어처구니 없었다. 

"알바하면 굶어죽지는 않았을텐데.."
"자구노력도 없이 너무 안일했네요.."
"노숙자 무료급식이라도 먹지.. 된장녀 아닌가요?"

더 심한 말도 많은데 차마 더 옮기지를 못하겠다. 

사람의  죽음을 희화화하는 것도 그렇고, 어려운 사람들의 현실을 모르는 것도 그렇고, 모르는건 그렇다쳐도 듣고보고도 공감하는 능력이 없는 것도 그렇고 이건 짐승의 세계 아닌가 하는 절망감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대단한 종족들이다. 저렇게 사고능력이 망가지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어떤이는 그 죽음이 슬프고,
어떤이는 그 생존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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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라 하면 으레 오랜만에 집안 사람들이 한데 모여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하며 친목을 도모하기 마련이다. 물론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지만 보통은.. 그렇다. 

한편  집안 어르신들이 간만에 보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는 질문은 '성적은?', '취업은?', '결혼은?'   이 세가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니 이런 자리를 불편해 하는 사람들도 보게된다.  그뿐아니다. 졸업과 취업과 결혼 문제가 이미 지나간 사람도 지역민심(?)의 탈을 쓴 정치이야기를 들으면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의 어르신들 성향이야 거의 판에 박은듯 하니 더 말할것도 없는데, 이게 토론이나 대화라기보다는 일장훈시의 성격이 강해서 반론같은건 끼어들수 없기 때문에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여간 힘든 시간이 아니다. 남남이라면 자기 주장도 내세우면서 싸움이라도 하겠지만 집안에서야 어디 감히...

이번 설에는 그게 특히나 더 심했다. 얼마전 천정배 의원의 "이 정권, 죽여버려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는 발언이 임팩트가 강한듯 했다.  이 발언이 (사이비)보수 성향의 어른신들에게는  "대통령을 죽여버리자"라고 들린 모양이다. (물론 여론조작의 영향이 클것이다.)  계속 "천정배는 정치성향을 떠나서 인간이 그러면 안된다", "그럴수가 있느냐" 하면서 격한 반응을 보이신다.  실제 발언의 내용과 배경을 아는 입장에서는 잘못된 정보를 기초로한 원색적인 비난이 매우 불편하게 들렸으나 듣고만 있을수 밖에 없었다. 그분들에게는 진실이 중요한게 아니라 비난할 구실이 중요한 것이었으므로 그 구실을 뺏는다는 건 역효과를 가져올게 뻔했기 때문이다. 요새 어린(?)것들, 아무것도 모르면서 날뛴다는 그런 편견을 더하는 일밖에는 아무 의미 없는 짓이 될것이었다.

요새 말이 많은 '복지'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한 어르신은 한마디로 이 문제를 정의 하셨다.  

"이런 빨갱이 새끼들!" 

복지확충은 곧 공산주의를 하자는 거라고 명쾌하게 정리하셨다.  참..... 평생 교직에 계시면서 무상교육받는 아이들을 지켜보시고, 은퇴해서 나라에서 주는 연금으로 편안한 노후 생활을 즐기시는 분이 국가보조금 받는 3자녀 아들네 집에 오셔서  "복지는 공산주의"라고 외치시는걸 대체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난감했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모순을 완화하고 자본주의의 붕괴를 막기위해 필수불가결하게 커져야 하는 부분, 그리고 역사적으로도 그렇게 커져왔던 부분이 국가가 개입하는 공적 영역인데 그 과실을 한껏 누리시는 분이 공산주의 운운하시는 아이러니라니.... 

 사실, 위의 이야기들을 집안 어르신의 이야기라고 썼지만 선거나 여론조사의 세대별 결과를 보면 대다수의 50~60대 이상 세대 분들이 갖는 공통적인 인식이다.  참, 지겹게도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유시민 소장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정치인들도 그쪽 세대가 변할거라는 기대는 안하는듯 했다.  아예 고정 변수로 놓고 이야기를 했으니까. 

 

한껏 어르신들을 비꼬았지만, 기본적으로는 할수 있는 한 이해해보자는 입장이다. 내가 그런 인식을 하는데는 황석영의 <손님>을 읽으면서, 그리고 신문에 실린 모 목사님이 회개하듯 하신 말씀 "전쟁을 겪은 세대를 이해해달라"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느낀 바가 많이 작용을 했다. 잔인한 전쟁을 겪은 세대에 대한 연민과, 나는 상상하기도 힘든 고난과 상처를 겪은 세대에 대한 특별한 대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월은 흘러가고 어쨌든 그 분들의 시대도 점점 저물어가고 새로운 세대가 세상을 채워가고 있으니 자연상태라면 머지않아 세상도 내가 생각하는 만큼은 아닐지라도 방향은 같은 쪽으로 변해갈 것이다.  문제는 전쟁세대들의 상처와 고난을 이용하여 장사하는 세력들이 있다는 것!  이번 일만 봐도 족벌 언론은 천의원의 발언을 왜곡해가며 어르신들을 투사로 만들었고 대통령은 '누가 저를 죽이자고 말했다'는 구라를 쳐가면서 자신의 지지세력 결집을 유도하지 않았는가? 

 

그나저나 명절때마다 속에서 울컥하는 거 참으려니 좀 힘들다.  썩은 언론이 이렇게 구석구석 영향을 미칠것은 미처 생각 못했다. 집안의 화목해야할 모임까지도 불편하게 만든다. 다음에 상품권 돌리는 동네 조중동 신문 아저씨 또 만나면 멱살이라도 잡고 분풀이라도 해야겠다.  개인적인 체험은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데 큰 도움을 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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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now 2011-02-05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생각을 하게되죠. ㅡ_ㅡ;
"여보, 아버님댁에 신문 바꿔드려야 겠어요~"

인터넷 사용할줄 아시는 분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에요.

귀를기울이면 2011-02-06 08:13   좋아요 0 | URL
확실히 정보습득 경로가 다양한 분들은 반응이 다르시더군요. 저도 벌써 최신 전자제품이나 서비스를 보면 활용하기 귀찮아지는데 연세 많으신 분들이 타닥타닥 인터넷 활용하시는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닮아야 할텐데...

노이에자이트 2011-02-06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50~60대도 전쟁을 모르는 세대인데...그 윗세대들에게 "너희들이 육이오를 알아?" 하면서 욕많이 먹던 세대들이죠.

귀를기울이면 2011-02-07 00:09   좋아요 0 | URL
그 욕, 마치 경험하신듯..ㅋㅋ 50대는 좀 심한듯 합니다만^^ 그래도 60대 이상은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셈이겠지요. 제가 글을 쓰게 만든 분은 고희를 한참 지나신 분이시기도 하구요.
 
책소개에 '토론' 기능 추가 제안해요.

아마도 고질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 알라딘의 '40자'평은 그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는 경우도 많은 서비스로 보인다.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케이스는 크게 오용악용사례로 나누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단순한 오용 사례의 경우 사실 나도 전과자(?)라고 할 수 있다. 가끔씩 리뷰 대신 읽지 않는 책에 대한 기대평을 쓰거나, 책 내용을 비꼬기 위한, 이를테면 인터넷 신문기사에 댓글다는 식으로 활용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은 저자의 항의성 해명 글을 받고 나서 (해명에 동의 하지는 않았지만)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삭제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는 그런식으로 평을 다는 일에는 손을 끊은 상태다. -.-  

 

악용사례는 뭐 왜 그러는지 의도는 잘 모르겠고(정말?),  정말 읽고 썼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놀라운 속도로 , 그리고 그 내용을 봐도 책을 모르고 썼다는게 표가 나는 40자평들이다.  매우 자주 눈에 띄는 평자가 있길래 한 번 그의 블로그에 가봤는데 열흘 사이에 700권 정도 평을 썼더라.  이쯤이면 뻔하지 않을까? 하루 8시간 밥도 안먹고 화장실도 안가고 계속 독서만 한다고 계산했을때  7분마다 1권을 독파했다는 이야기.  그래서 그런지 평이라는게 평이하다. 차라리 평이하기만 하면 고맙(?)겠는데 책의 성격을 오해하게 만드는 평도 있다.  난 여기서 화가 치민다.  왜 책을 엉뚱하게 오해하게 만드는 글을 쓰느냐고!  읽을 사람도 못읽게!

그래도 놀라운 것은 나름 노력하는지, 책마다 40자평이 조금씩 개성이 있어 보인다는 것. 이것도 700편을 다 분석해 보면 반복되는 패턴이 나오겠지만 암튼 대충보면 나름 창의적(?)으로 쓰려는 노력이 가상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평자는 아예 책의 소개글 제목, 심지어는 책의 부제를 40자평이라고 열심히 옮겨다는 사람도 있다.  후아.... 이건 좀....  중언부언으로 괜히 남의 시간을 뺏는 시간도둑이라고 부르고 싶다. 

40자 평뿐 아니라 페이퍼의 경우에도 그런 경우가 눈에 띄는데  언제 한 번 알라딘에서 이벤트 한 번 했으면 좋겠다.  최단기간 최다 리뷰와 페이퍼서적등재한 사람들을 뽑아서 상을 주는 것이다.    그 시상식의 알라딘 멘트는 아래와 같은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이 분은 하루 70편씩 리뷰를 쓰시는 대단한 분이십니다. 책을 한 권 고르고 구하고 읽어서 정리하고 한 마디 리뷰를 다는데 단 10분!  리뷰의 킹왕짱을 모시고 그 비결을 들어봅니다!" 

네이버의 지식인의 서재처럼  별도 페이지를 만들어서 알라딘 서재도 소개하고 독서 비결도 소개하고 서면 인터뷰라도 해서 내인생의 책같은 것도 소개하고 부상도 푸짐하게 주고..  

 

뭐 이건 농담이고,  

불현듯 떠오르는 건의 사항 하나! 

진짜로 도서상품 페이지마다 댓글을 달수 있는 서비스를 따로 만들면 어떨까?  기대감도 좀 표시할 수 있고 출판사나 저자에게 질문할수도 있고, 그걸 다른 이용자가 답을 달수도 있고, 리뷰쓰기는 부담스럽지만 의견은 말하고 싶을때 쓸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작은 토론회 같은 것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수 있고 한 그런 댓글 서비스 말이다.  사실은 리뷰가 그런 기능을 할수도 있지만 별도의 40자평이 필요한 이유만큼 단문용 댓글서비스의 수요도 있어 보인다.  생각해 보니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벌써 그런 기능이 도입되어 있다. 하지 말란 법도 없겠군.. 

  

 

추가.  본 의견에 추천인 16명이 된 시점에서 이미 서재지기에게 '하이드'님이 공식적으로 제안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먼댓글로 해당 게시물을 연결해 놓습니다.  서재지기도 하이드님 의견을 확인하고 '관련부서와 적극검토'하겠다고 답변을 달아 놓은 상태입니다.   

향후 추진사항에 대한 답변을 기다려야 할 수순인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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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1-01-26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존에도 있죠. 디스커션 섹션. 건의해볼만 하네요.

알라딘 40자평 서비스는 쓰레기죠. 차라리 이전에 구매자만 쓸 수 있게 한게 더 나았어요. 저도 이전에 고객서비스 센터에 열 받아 있을 때 페이지 수 잘못 나온 책 페이지 틀렸다고 40자평 단 적 한 번 있어요. 고객센터에 연락하기 귀찮고 싫었더랬거든요. 근데, 그 40자평에 땡스투도 들어오고, 추천도 되더군요. -_-; 그런걸 노린거겠지요? 쓰레기 40자평들.

40자평이라는게 읽고 쓰는 40자평이어야지. 기대평인건 이상하다.고 이야기 한 적 있지만, 그렇다고 기대같은 걸 쓸 공간도 없으니깐, 하며 억지로 이해했더랬어요.

디스커션이 있는건 아주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귀를기울이면 2011-01-26 13:15   좋아요 0 | URL
오.. 디스커션! 핵심정리한 단어처럼 보이는데요? ^^ 내침 김에 정식건의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근데 보통 이런 저런 건의를 하면 보통은 내부적으로 검토중이었다고들 하더라구요. 오비이락인지.. 암튼 거짓말은 아닐테고 운영진이 더 잘 아는 문제인데 추진동력이 없어서 안하는 경우도 많을것 같다는 짐작...

BRINY 2011-01-26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매자만 쓸 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40자평에까지 땡스투 기능이 있어야하는지 의문입니다.

귀를기울이면 2011-01-26 13:16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건의 사항을 사용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기분이 드네요^^

무해한모리군 2011-01-26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아주 좋아요. 정말 묻고 싶은 것도 쓸 수 있고 이러면 좋겠어요 ^^

귀를기울이면 2011-01-26 13:20   좋아요 0 | URL
동의 한 표 추가군요.^^

herenow 2011-01-26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공감되구요, 건의사항은 알라딘 실무진에게 꼭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가끔 논의되는 번역 문제라든지, 저자와 독자, 출판사와 독자, 독자와 독자간에
쌍방향 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테니까요.
알라딘 서재지기 페이퍼 등에 정식으로 건의를 해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다른 분이 벌써 건의를 했군요.)

40자평도 그렇고, 페이퍼도 그렇고... 프로덕트 태그쪽은 더 심각하죠.
뭐, 간단한 해결책이 있지만, 이것 때문에 알라딘에 계신 분도 많을 것 같으니...

"땡스투" 자체를 없애버리고
태그 입력 갯수도 서재지수에 반영시키지 않거나 가중치를 팍 낮춰버리면 되겠죠.

덕지덕지 책에 붙어있는 글들의 거품이 확~ 줄어 버릴텐데 말입니다.
(한달이라도 시험삼아 해보면... 알라딘 이용자 수가 급감하려나요? ㅎㅎ;
현실적으로는 위의 댓글처럼 수정 적용이 대안이겠지만 말이죠.)

이것저것 구질구질한 이벤트 말고, 이렇게 좋은 제안을 내놓는 분들이나
한달에 한번씩 선정해서 적립금이든 상품을 주도록 했으면 좋겠네요.


2011-01-26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귀를기울이면 2011-01-26 17:48   좋아요 0 | URL
알고계시겠지만 빠릿빠릿한 하이드님이 벌써 정식 건의 하셨습니다^^
herenow님 의견도 같이 봐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먼댓글 달았는데 어떨지...

잘잘라 2011-01-26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아까 바빠서 추천만 누르고 갔다가 다시 왔어요.
40자평 유감, 공감 백배! 댓글 기능 건의 찬성에 제청합니다!

귀를기울이면 2011-01-26 17:53   좋아요 0 | URL
동의하시는 분이 많은데 이런 의견을 말할 기회가 저같이 둔한 사람에게까지 왔다는게 신기할정돕니다 ㅎㅎ

루체오페르 2011-01-27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 합니다~

귀를기울이면 2011-01-28 17:17   좋아요 0 | URL
루체오페르님 오랜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