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사이언스 클래식 24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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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가하기에는 매우(×3) 벅찬 책이어서 평점은 별 의미없다. 암튼 읽기 전에 가졌던 (책 제목 때문에 더해진) 도전적인 생각은 일정부분 설득이 되었다.
지금의 불만족스러운 상황조차 저자에 의하면 엄청난 인류의 개과천선이 반영된 결과라는게 설득은 되는데 그래도 여전히 불만을 말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우리 인류는 이미 한참 전부터 창으로 찌르지 않아도 펜으로 사람을 고문하고 죽일 수 있는 세상을 살고 있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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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10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 두꺼운 책을 읽느라 고생했습니다. ^^

귀를기울이면 2016-10-10 17:04   좋아요 0 | URL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네요. ^^ 시간도 오래 걸렸지만 거치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책이었는데 그래도 번역이 좋아서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영화 '터널'에는 한국인의 '일상'에 대한 은유가 자주 보인다. 

물론 이 영화 자체는 매우 극적인 사건과 극적인 순간들로 가득하지만 그게 따지고 보면 한국의 일상보다 더하지 않다는 점에서 웃픈 영화이기도 하다.

(어쩌면 은유가 아니라 묘사가 맞겠다.)



문제해결보다는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는 정치인과 공무원들,

인명보호보다 비용절감과 이익수호에 안달이 난 기업인들,

국민의 생명보다 국가경제가 더 걱정인 65%의 국민들,

그리고 화룡점정, 쓰레기 기자들.




특히나 나는 문제 해결시에 벌어지는 관료주의적인 행태들이 더 공감이 갔는데 

그것은 아마도 하루의 대부분을 관료주의가 횡행하는 직장에서 보내는 일상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찌하다보니 일로 상대하는 상대방이 대부분 금융회사들이라 금융권의 문화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으며 일을 한다. 

대충봐도 알고 겪어보면 더 잘 알겠지만 금융계라는게 매우 보수적 관료적이다.

모든 금융회사, 금융기관, 금융공무원들의 수장을 할아버지들이 돌려막기하며 도맡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국가와 거의 동급의 전통과 힘을 가진 산업이기 

때문에 자부심은 높고 변화에는 둔감한 공룡같은 조직인 탓이다.

(미국 대통령을 미국금융계의 이너서클에서 낙점한다는 식의 음모론도 이해가 간다)


암튼 '보여주기'를 위해 하는 일들이 어찌나 많은지 앞으로도 당분간 근본적인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 상품의 가짓수나 인터넷 홈사이트나 TV광고는 세련되어지겠지만.



금융계만이 아니라 이 나라를 쥐락펴락하는게 상당수의 노인 세대들인데

노인 세대가 한국전쟁과 그 이후 가난했던 시절의 고생을 겪었다는 점은 참작해야 하지만

그들 스스로 성조기를 몸에 휘감고 인정하듯 미국(미군)덕에 쌓은 부인데

마치 자신이 이룩한 업적인양 착각하며 독재자들을 찬양하거나

세월호 문제에 혀를 차거나 건국절 개념으로 친일매국을 용인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젊은 세대를 아이 낳는 기계요 일하다 병들면 버리는 노예로 취급하며

다시 나라를 망국의 길로 몰고가는 꼬라지를 보자니 한심하다는 생각만 든다.



이미 노인세대에 대한 존경심이나 존중감은 떨어버린지 좀 됐지만

내가 점점 더 그들의 (내가 예전에 바라봤던) 나이에 가까워질수록 그들이 그때

나이들어 어쩔수 없었던게 아니라 그냥 X같아서 그랬다는 걸 느껴가기에 

마지막 가진 인간적 연민마저도 마지막 잎새와 같은 처지가 되었다.

전에는 "너도 나이 들어봐라"라든가 "나는 어려봤지만 넌 늙어봤냐?"라는 말에

대꾸할 말이 없었지만 이제 나는 "그때 왜 그랬어요?"라고 반문할 수 있을것 같다는 말이다.




영화에서는 자재를 빼돌려 부당이익을 챙기는 부실공사가 터널 붕괴 원인으로 암시된다.

뉴스를 검색해 보니 실제 2010년 이후 백수십 곳의 터널에서 부실공사가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온다. 

상당부분 '보여주기' 탓이다.

보여지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은 것. 

필요하지만 보여지지 않는 것은 삭제되거나 축소되고

필요없지만 보여주기가 필요한 것들은 불필요하게 자리를 잡는다.


사람도 마찬가지.

필요한 사람은 사라지거나 제거되고 쇼맨들만 남아서 불필요한 일을 반복한다.

어두운 터널이 끝나지 않을 것같은 생각이 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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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9-0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혁진의 소설 <누운 배>를 읽었는데요, 작가가 회사의 관료제 일상을 사실적으로 잘 묘사했다고 생각했어요. 그 소설에서도 임원들이 우두머리의 명령에 따라 불필요한 일을 합니다.

귀를기울이면 2016-09-05 02:30   좋아요 0 | URL
마침 리뷰를 올리신게 보이더군요. 복장터지는-.-; 내용이겠지만 일단 관심 도서로 넣어둬야겠습니다.^^
 

내 할아버지 대에는 첩을 두는 것이 특이한 일이 아니었다.

그뿐인가?  여자(아내)를 패는 일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약자에 대한 폭력은 뭐 굳이 조부모대에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되겠지만...



암튼 각설하고 성적인 부도덕 뿐 아니라 폭력의 부도덕함에 있어서 

제일 부도덕한 부류가 조부모대 > 부모대 > 본인대 > 미래세대 인 것이다.


그런데 나이 깨나 있는 사람부터 LGBT에 거부감을 가진다.

결혼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가 강하다.


참 내... 

'너나 잘 하세요'  이게 딱 당신들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뭐라구요? 그때는 시대가 달랐다구요?

그 말을 되돌려주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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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해바뀜에 엮이어 책을 고르지는 않지만 아마도 하워드 진의 연설문집이 첫 시작이 될듯 하네요. 역사, 역사, 역사.... 역사만큼 오래됐으면서도 핫한 주제도 흔하지 않겠죠. 특히나 한국에선 말입니다. 하워드 진의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시민으로써 역사에 참여하는 방법을 고민해 볼까 합니다. 저는 전혀 안녕하지 못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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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물건을 사는데 어제보다 오늘 돈이 더 든다는 것은 속이 쓰린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개별 소비자들은 자본주의체제 그 자체만큼 비정한 존재는 아니어서

(당연하지! 우린 이념이 아니라 사람이니까!)

공정무역 상품도 사고 자선단체 기부도 하고 자원봉사도 하고 빅이슈도 사고...

행동경제학이나 심리학 책의 실험결과를 봐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 이상으로 공정성을 

추구하는 그런 존재들이다. 가끔 비정한 일들도 벌어지지만...암튼 그렇다.


도서정가제도 마찬가지. 당장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기를 원하지 다른 사람의 눈물을 팔아 덕을 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만약 현실이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당한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경로를 

접근하기 복잡하게 만들었거나 진실을 널리 알리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소비자를 귀찮게 하면 만사가 꽝이다.)



사실 처음엔 인터넷 서점의 할인 판매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걸 오히려 이상하게 생갔했었다. 

왜냐하면 인터넷 상거래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서점'이었기 때문이다.

창고비용, 매장비용을 줄이고 소비자와 바로 연결될 뿐 아니라 롱테일경제라고 부르는 - 소수 베스트셀러가 매출을 주도하는게 아니라 다수의 이름없는(?) 책들이 꾸준하게 팔리는 - 인터넷매장의 장점이 저렴한 가격을 만들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기호 소장의 글을 보면 인터넷 서점이 대량구매처의 힘을 악용해 할인을 했을 뿐이라고 하는데다가 인터넷 서점의 효율성 운운하는 사람이 없는 걸로 봐서는 내 생각에 오류가 있는게 아닌가... 의심하는 중이기는 하다.



도서정가제 관련하여 생각을 정리하기가 힘들었고, 아직도 힘들다. 그 이유를 몇가지로 정리해 보면

우선, 책과 출판사가 하나로 묶이기에는 너무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이다.

고작 수명이 몇 달에 불과한 수험서나 문제집, 주간이나 월간 잡지, 스티커북같은

1회용 아동서적, 개Dog발로 번역한 책, 50%로 할인하기 위해 태어난 책들과

위고의 레미제라블과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와 '논어'가 함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위인전과 김대중 자서전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돌베개와 시공사와 더클래식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가제 주장 속에 배신감을 느낄만한 내용 그리고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주장이

섞여있어 설득이 되지를 않는다. 

이번에 어렴풋이 알았다가 확실해진 대표적인 사실이 책의 가격에 거품이 있다는 것. 

출판계의 도서정가제 찬성 주장에 반복해서 나오는 얘기가 있는데 할인을 고려해서 정가를 부풀려 판매하고 있다는 얘기다. 어처구니 없더라.

오프서점에서 정가주고 산 책들은 다 뭐란 말인가? 오프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사는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 고백이다. 거기다가 온라인 서점을 마치 악의 축처럼 몰고 있는데 온라인 서점의 공을 너무 무시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온라인 서점이 아니었다면 나의 독서 이력은 3...5...7...분의 1 정도로 줄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온라인 서점이 있어서 도서 구매가 몇 배는 늘었다는 말이다. 


화두가 되어 있는 알라딘에 대한 출고정지 문제도 있다.

알라딘에서 주로 책을 구매하는 사람으로서 기분이 꽤 거시기 하기는 하지만 

일단은 넘어가고, 출고정지의 효과만 보려고 한다.

출판인들은 온라인 서점의 과점화로 인해 출판사에 대한 횡포가 가능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3위권(알고보니 4위. 인터파크 3위. 허걱!)에 있는 온라인 서점에 대한 출고정지는 오히려 나머지 1~2위 서점의 과점, 

나아가 독점 상황을 강화하는 조치가 된다. 출고정지를 푼다해도 이미 이번 일로 어느정도든 과점상태가 더 심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이것은 스스로 자신의 목을 조이는 방침이 아닌지.... 

뭐, 정가제만 되면 상관없나?



내 생각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이뿐이 아니다.

이런 생각이 자꾸 든다. 최종소비자의 입장에서 책은 저마다 고유하다. 

따라서 책은 다른 책과 경쟁하지 않는다. 자신의 가치만으로 경쟁한다. 

굳이 경쟁을 한다고 한다면 유통업자간의 경쟁이지 책과의 경쟁이 아니다.

만약 '신화의 힘'이라는 책을 읽는다면 교보문고의 그 책이나 알라딘의 그 책이나

예스24의 그 책이나 모두 동일하다. 

다른 (비슷한 소재의) 책들이 경쟁상대가 아닐까 싶겠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나의  인생에 할당된 제한된 시간의 일부를 '신화의 힘'에 할애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것은 비슷한 다른 책들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TV나 카톡이나 영화나 강남스타일이나 야근이나 회식 때문일 것이다.



도서정가제 이후의 예상되는 상황도 그리 명확하지 않다. 아니, 내 생각에는 좀 암울하다.


일단 도서 구입비용은 올라간다. 가끔 반값에 횡재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생필품이 아니므로 불경기인 요즘 특히나 더 민감하게 판매량이 반응할 것 같다. 

온라인 서점의 사정이 좋아질지 나빠질지도 모르겠고...  

출판사들의 사정은 판매량이 떨어지는데도 조금이나마 나아질려나? 

(할인이 비정상적이었다면 할인에 기댄 판매량도 비정상적인 것이다.)

다행히 수익이 좋아지면 망하는 출판사가 줄게되고 자연스레 양서를 내는 곳이 많이 유지되긴

하겠지만 팔리는 책이 줄어든다면 존재 의미가.....

어찌되었든 이번 일은 독서인구와 독서량을 늘리는것과는 별로 상관없어 보인다. 

줄이는데는 기여할지는 모르겠다.

이번 일이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첫걸음이 될까?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지만 분위기를 보니 그런 분석 통해서 진행되는건 아닌걸로 보인다.

암튼, 책을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데 마진만 확보되면 뭐할지....

(유치원때부터 입시준비하고 취업준비에 엄청난 스펙이 필요하고 직장에서는 무한 경쟁하고 퇴직해서는 노후가 불안한데다가 주변엔 온통 스마트 기기로 둘러싸여 있으니 책을 읽을 여유가,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뜬금없는 이야기인데,

4대강 사업할 돈으로 도서관 사업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건설족들의 배도 부르게 하면서

도서관도 늘고, 도서관이 늘어나니 사서 등 취업자도 늘고 공공도서관의 도서 구매량도 

늘고 사람들이 책과 문화를 즐길 공간이 늘어서 좋고.

권력은 대중이 멍청한걸 더 좋아하니까 그럴리 없었겠지만서도... 






어제 저 멀리 이상한 색깔의 부천버스가 지나가서 궁금했는데 갤러리 버스라고 한다는걸

지금 알았다. 만화 읽는 인구가 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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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3-01-26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귀를기울이면 2013-01-26 17:1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헌데, 이 문제는 보면 볼수록 난해한듯 하네요.. -.-

다락방 2013-01-26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합니다. 저도 온라인 서점이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적은 양의 책을 사고 적은 양의 책을 읽었을겁니다. 온라인 서점 안에는 책을 읽는 사람만 있는게 아니라 거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들로 인해 더 많은 책들이 광고이상의 광고를 누리고 있는데, 그저 잘못했다고 말하기만 하네요. 씁쓸합니다.

귀를기울이면 2013-01-26 17:19   좋아요 0 | URL
그렇죠. 한해 무려 4만종의 책이 나온다는데 온라인매체의 중개역할이 없었다면 고르기 전에 질식했을지도 모릅니다. 놓쳤는지도 모르는 명작들, 자신의 취향과 어긋난 선택도 더 많아졌을것 같구요.